[릴레이인터뷰] 6·13 기다리는 사람들 -더불어민주당 조성민 인천 남동구의원 예비후보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8.04.30 10:18:49
  • 호수 116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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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받는 정치인 되겠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1995년 처음 민선으로 치러진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올해로 제7회를 맞았다. 광역단체장부터 기초의원에 이르기까지 약 4000명의 정치인이 배출된다는 점에서 매번 지방선거마다 각 당은 사활을 걸어왔다. 올해는 어떤 정치인이 국민들 앞에 새롭게 모습을 드러낼까. <일요시사>는 선거를 앞두고 참신한 인물을 소개하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아홉 번째 인물은 인천 남동구의원(간석2·3동, 구월2동) 출마를 선언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조성민 예비후보다.
 

“지역 주민들에게 더 겸손하고 더 낮게 다가가겠습니다.”

조성민 예비후보는 구태의연한 정치인의 모습을 과감히 탈피하겠다고 약속했다. 정치를 시작한 이유도 직장생활서 느꼈던 경제적‧사회적 불합리함을 해결하는 방법은 정치가 유일하다고 생각해서라고.

“물론 정치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순 없지만, 물꼬를 터줄 수 있는 건 정치가 유일하다고 판단해 회사를 그만두고 정치를 시작했습니다.”

지난 24일 인천 남동구 간석3동에 위치한 선거사무소서 청년 정치인이 그리는 남동구에 대한 구상을 들어봤다.

다음은 조 예비후보와 일문일답.


- 출마 각오는.
▲선거운동을 하면 주민들께서 자주하는 말씀이 있다. “너희들은 선거 때만 찾아온다.” “당선되면 얼굴도 안 비추겠지?” 그러나 난 선거철에 상관없이 당선돼서도 꾸준히 주민들과 소통하겠다는 일념으로 정치를 시작했다. 주민들의 애로사항을 경청하고 민원을 해결해 나가겠다. 주민들에게 인정받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

- 지역 현안은.
▲여기 지역은 주차난이 상당히 심각하다. 불법주차로 인해 소방차 진입이 불가능할 정도다. 우리가 세월호 참사를 보면서 느꼈듯 기준을 명확히 지키고 대비하면 혹시 모를 불의의 사고가 일어나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다행히 현재까지는 이 지역에 큰 화재가 발생하지 않아 괜찮을 수 있지만, 혹시나 화재사고가 났을 때 불법주차된 차량으로 인해 대형 화재로 번질 수 있다. 그래서 주차난 해소를 첫 번째 지역 현안으로 생각하고 있다.

- 그 외 지역에서 해결해야 될 일이 있다면.
▲학교 주변과 동네에 방범 CCTV가 부족하다. 그리고 가로등도 더 있어야 한다. 아이 키우기 좋은 남동구를 위해 영·유아 국공립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더 확충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예산을 지금보다 더 많이 확보하겠다.

- 존경하는 인물은.
▲많은 사람들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을 꼽는다. 물론 나도 그분들을 존경한다. 그런데 한 분을 더 꼽고 싶다. 우리 당 안희태 인천 남동구청장 예비후보다.

- 이유는 무엇인가.
▲안 예비후보는 지난 30년 동안 이 지역에서 정치를 하면서 지역주민들에게 많은 인정을 받고 있다. 난 그분을 욕하는 사람을 단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 그분은 의정활동을 하면서 매일 걸어 다니신다. 
 

선거운동하면 무료급식 봉사를 가게 되는데 다른 정치인들은 입구에 서서 명함을 돌리기 바쁜 반면, 안 예비후보는 고무장갑을 끼고 주방에 들어가 일을 하신다. 안 예비후보가 주민들에게 인정받는 이유다. 그런 모습을 본받고 싶다.


- 청년정치인이라서 겪는 어려운 점은.
▲선거운동을 다니면 젊은 정치인이 제대로 정치를 해야 한다며 응원해주시는 분이 있는 반면, 너무 어린 것 아니냐고 말하는 분도 계시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나를 내 나이에 비해 더 어리게 보는 분들이 더러 계시더라. 내가 서른두 살이고 선거나이로는 서른 살인데, 20대로 보시는 분들이 있다.

최대 현안은? ‘주차난 해소!’
남동구 ‘원 팀’ 캠페인 진행

- ‘너무 어린 것 아니냐’는 인식을 어떻게 해쳐나갈 건지.
▲공약은 나이와 관계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공약은 없다. 주민들을 많이 만나고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게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겠다. 지역의 많은 관변단체와 시민단체들과도 소통하겠다. 그분들이 정말 필요로 하는 일을 하면 그러한 우려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후보의 하루를 간략히 알려준다면.
▲5시에 일어나서 6시부터 8시까지 피켓을 들고 아침인사를 한다. 그 후에 아침밥을 먹고 이후 일정을 소화한다. 아침밥을 먹고 난 후 선거 사무실에 모여 회의를 할 때도 많다. 요즘은 날씨가 좋아서 야유회를 가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 거기 가서 인사드리기도 하고 단체 등도 많이 찾고 있다.

- 선거사무소 계단 현수막에 ‘원 팀’이라고 적혀 있던데.
▲원 팀 캠페인이라고 남동구 지역 민주당 예비후보들이 각개전투를 하지 않고 구청장 예비후보를 필두로 함께 움직이며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이곳 선거구에는 구의원 예비후보가 두 명이다. 

보통 선거구에 가 번과 나 번 예비후보가 있으면 서로 경쟁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가 번 이정순 남동구의원 예비후보님은 오히려 나를 많이 불러주시고 챙겨주신다. 우리 원 팀이 굉장히 모범적인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 주변에 도와주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부끄러운 말이지만, 지역에서도 민주당에서도 오랫동안 생활하지 않았다. 나름의 핑계를 대면 지난해까지 직장생활을 하면서 쉴 새 없이 바빴다. 민주당 인천시당 청년위원회(이하 청년위) 활동을 시작으로 출마까지 이어지게 됐다. 

민주당 인천시당 지역위원장이자 당 최고위원인 윤관석 국회의원은 공정한 기회를 주셨다. 존경하는 안희태 예비후보, 청년위 활동을 할 수 있게 해준 김성수 청년위원장, 물심양면으로 나를 챙겨주시는 이정순 예비후보, 여러 현실적 조언을 해준 강원모 시의원 예비후보 등 많은 민주당 선배님들께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 선거운동을 하는 데 동기부여가 되겠다.
▲도와주시고 응원해주시는 분들에게 보답하는 길은 당선이다. 그 분들께서 자신의 이름을 걸고 나를 지지해주시는 것 아닌가. 그분들 얼굴과 이름에 먹칠하지 않도록 지역 주민들에게 더 겸손하고 더 낮게 다가가서 지역 사회 발전을 위해 열심히 의정활동을 하겠다. 그게 나의 도리라고 생각한다.


<chm@ilyosisa.co.kr>


[조성민은?]

▲인천기계공업고 졸업
▲한국산업기술대 졸업
▲사랑의네트워크 남동지회 봉사국장
▲사단법인 의회정책아카데미 기획팀장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 청년위원회 총무국장
▲더불어민주당 남동을 지역위원회 상무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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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