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질공원여행 ④산방산·용머리해안 지질트레일

태초의 제주와 조우하다

푸른 바다 위에 솟아난 신비로운 화산섬. 제주도는 섬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이자 국가지질공원이다. ‘화산학의 교과서’라 일컬어지는 지질 자원의 보고로, 독특하고 희귀한 화산지형이 많다. 수려한 자연경관과 지역의 고고학적·생태적 가치까지 인정받아 제주도는 2010년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선정됐다. 2014년 재인증에 이어 올해 두번째 재인증 평가를 앞두고 있다.

제주도는 화산과 햇빛, 바람, 파도 등이 상호작용하며 오랜 시간에 걸쳐 완성된 섬이다. 수백만년 전 제주도 일대는 점토와 모래층이 바닷물에 드러났다 잠겼다 하는 지형이다. 수많은 화산활동과 풍화작용이 거듭되면서 지금 같은 제주도가 형성된 것이 약 180만년 전이다.

마그마와 화산재가 쌓여

서남부 해안 지대인 용머리해안은 원시 제주도의 모습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질 명소다. 제주도의 탄생 기원이 궁금하다면 이곳을 찾아보자. 산방산·용머리해안 지질트레일을 따라 걷는 동안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산방산·용머리해안 지질트레일은 세계지질공원 재인증 평가에 맞춰 종전 코스를 정비한다. 용머리해안을 중심으로 산방연대와 산방굴사를 둘러보는 A코스(약 2km, 1시간30분 소요), 사계포구를 거쳐 마을 안길을 걷는 B코스(약 2.5km, 1시간30분 소요), 산방연대에서 황우치해변을 따라가는 C코스(약 5.7km, 2시간30분 소요)로 나뉜다. 용머리해안 입구에 지질트레일 해설사가 상주해 오후 3시 이전이면 해설을 요청할 수 있다.


용머리해안은 서로 다른 위치의 화산이 세 번 폭발했는데, 분화구에서 터져 나온 마그마와 화산재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며 완만한 언덕 모양 화산체인 응회환을 만들었다. 물결치듯 겹겹이 층을 이룬 지층 단면은 뜨거운 마그마와 차가운 바닷물이 만나 강력한 폭발을 일으킨 결과물이다. 마그마에 용해된 물질이 급속히 식으면서 모래알 만한 화산쇄설물이 형성되고, 이것이 반복적으로 쌓여 이색적이고 웅장한 원시 제주의 지질층이 탄생했다.



언덕 아래 탐방 코스를 따라가면 해안가에 드러난 독특한 지층 구조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가늠조차 할 수 없는 시간이 켜켜이 쌓인 그곳은 태초의 제주나 다름없다. 가만히 귀 기울여보라. 끊임없이 철썩대는 파도가 제주도가 태동하던 때의 맥박 소리처럼 들린다. 


용머리해안은 바람이 거세거나 파도가 높은 날엔 출입이 금지된다. 1년 중 관람 가능한 날이 200일이 채 안 된다니, 날씨 운이 따라야 태초의 제주와 조우할 수 있다. 하루에도 몇 번씩 기상이 변하므로, 출발 전에 탐방안내소에 관람이 가능한지 문의하는 것이 좋다. 

산방산·용머리해안, 제주 대표 화산지형
산방산온천 국내서 드문 ‘탄산온천수’

용머리해안을 한 바퀴 돌고 언덕 위로 발걸음을 옮기면 곧 산방연대가 보인다. 선조들이 사용한 통신수단으로, 봉수대와 같이 횃불과 연기를 피워 적의 침입을 비롯해 급한 소식을 알린 곳이다. 


지금은 용머리해안과 화순항, 송악산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최고의 전망대로 꼽힌다. 길은 이곳에서 산방산을 오르는 A코스와 황우치해변을 따라가는 C코스로 갈린다. C코스는 현재 탐방로 위쪽에 도로 확장 공사가 진행되어 안전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산방산은 용머리해안과 함께 제주에서 오래된 화산지형으로 꼽힌다. 점성이 높은 조면암질 용암이 흐르지 못하고 계속 쌓이면서 분화구가 없는 용암돔 형태로 굳었다. 산중턱에 자연적으로 형성된 산방굴사가 유명하다. 


화산 토양인 제주도는 땅이 척박해 예부터 밭을 주로 경작했으며, 빗물이 고이지 못하고 스며들어 물이 무척 귀했다. 지하에서 솟아나는 용천수를 중심으로 공동체 문화가 발달한 것도 이 때문이다. B코스를 따라 산방산 자락에 펼쳐진 사계포구와 굽이굽이 이어진 마을 안길을 걷는 동안 지질 환경이 삶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볼 수 있다.


산방산·용머리해안 지질트레일을 벗어나 사계포구부터 시원하게 뻗은 해안도로를 따라가면 송악산이 나온다. 옥빛 바다를 사이에 두고 산방산과 용머리해안을 마주 보는 송악산은 너른 분화구 안에 깊고 작은 화구를 품은 이중 화산체다. 용머리해안과 같은 응회환 형태지만, 해안 절벽 위로 둘레길이 조성돼 또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하루를 마무리하는 추천 코스는 온천이다. 산방산탄산온천은 국내에서 희귀한 탄산 온천으로, 온천수에 몸을 담그면 신기하게도 온몸에 기포가 생긴다. 온종일 걷느라 쌓인 피로가 풀리며 몸이 한결 가뿐해진다. 산방산을 감상하며 노천탕을 즐겨도 좋다. 


제주도의 푸른 밤이 아쉽다면 포레스트판타지아(옛 제주조각공원)를 찾아보자. 숲속을 유영하는 범고래, 우아하게 빛나는 백조와 반짝이는 순록이 뛰어노는 환상적인 밤 풍경이 펼쳐진다. 산방산탄산온천 이용객은 30% 할인 혜택이 주어진다. 


산방산 인근에 자리한 제주추사관도 가볼 만하다. 추사 김정희 선생은 1840년 윤상도 옥사 사건에 연루돼 제주에서 약 9년간 유배 생활을 했다. 선생은 이곳에서 일생의 역작인 추사체를 완성했으며, ‘김정희필 세한도’(국보 180호)를 그렸다. 제주추사관에서 여전히 살아 숨 쉬는 선생의 흔적을 확인할 수 있다. 

김정희 9년간 유배

최근 문을 연 제주신화월드는 테마파크와 쇼핑, 다이닝, 숙박 등을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복합 문화 공간이다. 곳곳에 인기 캐릭터 라바가 숨어 있는 다양한 어트랙션, 지드래곤이 설계와 디자인에 참여한 ‘GD카페’, 한류 콘텐츠 공간 ‘YG리퍼블릭’ 등 흥미로운 볼거리가 많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산방산·용머리해안 지질트레일→송악산 둘레길→산방산탄산온천→포레스트판타지아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산방산·용머리해안 지질트레일→송악산 둘레길→산방산탄산온천→포레스트판타지아 
[둘째 날] 제주추사관→제주신화월드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비짓제주 www.visitjeju.net
- 제주도세계지질공원 http://geopark.jeju.go.kr
- 제주지오 http://jejugeopark.com  
- 산방산탄산온천 www.tansanhot.com 
- 포레스트판타지아 http://forestfantasia.com
- 제주추사관 www.jeju.go.kr/chusa/index.htm
- 제주신화월드 www.shinhwaworld.com  

문의 전화
- 서귀포시청 관광진흥과 064)728-2754
- 지질공원 탐방안내소(산방산·용머리해안) 064)760-6321
- 산방산탄산온천 064)792-8300
- 포레스트판타지아 1899-0536
- 제주추사관 064)710-6801
- 제주신화월드 1670-8800

대중교통 정보
[버스] 제주국제공항에서 182번 급행버스 이용, 창천리 정류장 하차. 창천초등학교 정류장에서 202번 간선버스 환승, 산방산 정류장 하차. 용머리해안 주차장까지 도보 약 10분. 
*문의: 제주버스정보시스템 http://bus.jeju.go.kr

자가운전
제주국제공항→공항로→신제주입구교차로에서 우회전→평화로→덕수2교차로에서 좌회전→화순서서로 약 890m 이동, 우회전→덕수동로 약 3.45km 이동, 좌회전→사계로114번길→산방로 약 50m 이동, 우회전→용머리해안 주차장   


숙박 정보
- 더머뭄: 안덕면 사계북로, 064)792-6006, http://thestay.kr
- 루시드엠: 안덕면 사계북로, 064)794-1690, www.lucidm.net
- 두빛나래리조트: 안덕면 사계북로, 064)792-0045, http://twobitnalae.com
- 썬앤문리조트: 안덕면 사계남로, 064)794-6633, https://jejusunandmoon.modoo.at
- 제주개구리펜션: 안덕면 사계로114번길, 010-9909-1407, www.froginjeju.com  

식당 정보
- 진미명가(다금바리회): 안덕면 사계남로, 064)794-3639
- 토끼트멍(낙지볶음): 안덕면 사계남로, 064)794-7640, https://rabit123.modoo.at
- 산방산국수명가(고기국수·성게국수): 안덕면 사계남로216번길, 064)792-6789, http://yongmeori.co.kr
- 소봉식당(치킨남반정식·비프스튜정식): 안덕면 사계로, 070-8147-1418, https://blog.naver.com/jeju_sobong
- 춘심이네 본점(통갈치구이): 안덕면 창천중앙로24번길, 064)794-4010, http://choonsim.co.kr

축제·행사 정보
- 가파도청보리축제: 2018년 4월10일~5월10일, 가파도 일원, 064)794-7130(가파리사무소), http://70ni.seogwipo.go.kr
- 한라산청정고사리축제: 2018년 4월28~29일, 남원읍 한남리 산76-7, 064)760-4182(남원읍축제위원회), www.jejugosari.net 

주변 볼거리
군산오름, 노리매공원, 제주항공우주박물관, 오설록티뮤지엄, 화순곶자왈 생태탐방숲길, 환상숲곶자왈공원, 차귀도, 알뜨르비행장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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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추석 연휴 직후 진행될 국정감사에선 여야가 수많은 현안을 놓고 공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안을 밀어붙이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자기 앞가림도 어려운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맹탕 국감을 진행하는 데 머무를지 많은 국민이 지켜볼 예정이다. 2025년 국정감사는 1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첫날인 13일엔 국방위·정무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이하 과방위)·국토교통위·법제사법위(이하 법사위)·행정안전위(이하 행안위)·기획재정위(이하 기재위)의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누가 또… 회피성 출장 정치적인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국회 운영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는 대통령비서실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체회의서 증인·참고인 명단을 확정할 때, 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김현지 제1부속실장 출석 여부는 큰 논란이 됐다. 이번 증인·참고인 명단에 김 실장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자 운영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김 비서관은 절대 불러선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평가받는 김 비서관을 국회에 보내지 않으면, 뭔가 숨기는 게 있기 때문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11명은 한 해도 빠짐없이 국감에 출석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간사인 문진석 의원은 “정부 출범 후 6개월 동안은 정부에 협조적 태도를 보이는 게 관례”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도 “대통령비서실 최종 책임자는 강훈식 실장”이라며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여야의 논쟁이 이어지던 지난달 29일 돌연 김 실장을 제1부속실장으로 발령냈다. 김남준 당시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1부속실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김 실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맺은 시기는 지난 1998년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이 이 대통령에게 소개한 것을 계기로 당시 이 대통령이 설립했던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다. 장성철 공감과정책 소장은 지난 8월 “김 실장이 실세라는 소문은 자자했지만 누구도 만나지 않고, 로비도 안 통한다고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실장의 남편은 세무사인데, 사람이 너무 몰려 견디지 못한 남편은 얼마 못 가 개업한 세무사 사무소를 폐업했다”고 설명했다. 신상 정보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채 ‘대통령의 집사’로 통하는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됐던 인물 사례로는 박근혜정부 당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있다. 이 전 비서관은 박근혜정부 ‘문고리 3인방’ 중 1명으로 거론됐다. 이런 전례가 있어서 야당도 김 실장에 대한 공세를 준비하려고 했다. 김현지 증인 거론되자 급하게 보직 변경 사이버 레커 피해자 쯔양도 참고인 출석 대통령실은 보직 이동으로 이를 피했고, 이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구설수로 연결됐다. 김 실장이 대장동 소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야권의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실장이 국회에 직접 출석해 야당의 공세를 받는 일은 피했지만, 여야 간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선 오는 14일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의 신청으로 유튜버 쯔양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쯔양 측도 “국회 출석에 부담이 있었지만, 고민 끝에 사이버 레커 관련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결정했다”면서 출석 의사를 밝혔다. 쯔양은 구제역·카라큘라·주작감별사·크로커다일 등 온라인견인차 공제회에 소속된 유튜버들로부터 “과거사를 폭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수익금 수십억원을 갈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구제역은 항소심에서까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한 경제지의 법조 전문 기자로 근무하면서 이들이 쯔양을 협박하도록 배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최우석 변호사는 제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그외 유튜버들은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쯔양을 공갈한 사실이 알려진 후 “기성 언론사와 비교해 사이버 레커에 대한 법적 규제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어 ▲수익 창출 정지 ▲처벌법 신설 ▲전담 규제 기관 신설 등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방위 국감에선 쯔양의 피해 증언을 토대로 그동안 제시됐던 관련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논점이 제기돼 여야 간 격론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리박스쿨 관련 공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학교’의 약자로 알려졌다. 리박스쿨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부정선거론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선 “극우 성향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리박스쿨에 대해선 지난 대선서 일명 ‘자손군(자유 손가락 군대)’로 알려진 댓글 조작팀을 운영했단 의혹이 제기됐다. 자손군은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대선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달면서, 이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함께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울 교육위 리박스쿨은 불과 하루 동안 진행되는 교육을 이수한 이들에게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자격증 발급과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알선을 미끼로 댓글 작성을 제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수강생과 교육 이수자를 상대로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정부가 리박스쿨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리박스쿨은 서울교대와의 협약을 토대로 서울 소재 10개 학교서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전직 우체국장이었던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교육부의 교육정책 자문위원 직함을 가졌던 것도 그동안 제기됐던 특혜 의혹의 일부분이다. 민주당에선 신문규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과정 논문 관련 논란도 재점화될 예정이다. 김씨는 국민대 대학원에서 지난 2007년부터 2년 동안 3편의 논문을 작성했다. 이 중엔 ‘회원 유지’를 영문 ‘Member Yuji’로 표기한 논문도 있어 윤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큰 논란이 돼왔다. 아울러 역술인의 홈페이지와 사주팔자 관련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무단 전재한 논문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진 후 국민대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국민대는 지난 2021년 “만 5년이 지나 접수된 제보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검증 시효가 지나 본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비판을 이기지 못해 재조사에 착수했지만,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학회의 검증 기준을 알 수 없어 검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의혹을 무마하려고 했다. 김씨의 논문은 지난 2022년 교육위 국감에서도 큰 화제였다.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과 임홍재 총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국민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몰락하고,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난 7월이 돼서야 김 여사의 박사학위를 최종 취소했다. 이에 대해선 “정치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국감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이사장은 이번 국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물론 범여권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은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의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려다가 정치적으로 주목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았다가,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딸 조민씨에게도 논문 관련 논란이 있다. 조씨는 한영외고 1학년이었던 지난 2009년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이를 고려대학교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종원 대표 증인으로? 조씨는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으로 활동한 후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문은 연구부정행위가 인정돼 게재가 철회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비판은 그가 석방된 이후 곧바로 정치 행보에 들어가고 비대위원장까지 맡으며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동원 고려대 총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지난 6월 학생 3명이 사망한 부산 브니엘예고 사태도 국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사망한 학생들은 전임 강사와 심각한 마찰을 빚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전임 강사의 수업 중 태도를 문제 삼아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학교 측에 “부실하게 운영돼 각종 민원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울러 “교장이 특정 학원과 연결돼 해당 학원에 다녀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선·후배 간 군기도 과도해 폭력적”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현임숙 브니엘고 교장은 증인으로서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를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정무위에선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연이은 홈플러스 지점 폐쇄가 쟁점으로 두드러진다. 롯데카드에선 지난 8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약 222만명의 결제 정보가 유출됐고, 4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일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신고했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에 돌입한 이후 임대료가 조정되지 않는 점포를 중심으로 총 15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MBK 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금융권에서 7조2000억원을 차입했다. 담보는 홈플러스 주식이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5조원대 부채를 떠안았고, 8년 동안 부담한 이자만 약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지점 폐쇄에 대해선 “알짜 부동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카드와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MBK 파트너스다. 정무위는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현안 많은 교육위, 여야 불꽃 공방 예상 롯데카드·홈플 논란에 김병주도 국회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선 하이볼 원산지 표기 논란을 놓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백 대표는 매출·수익률 허위 과장 논란이 불거진 연돈볼카츠 사태와 관련해 국감 증인 출석 여부가 거론됐던 적이 있다. 백 대표는 지난 2월 돼지고기 함량 및 가격 논란에 휘말린 빽햄 사태가 불거진 이후 지속해서 그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와 관련해 광범위한 위법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법사위에선 최근 정치권 최대의 이슈로 거론되는 ▲대법관 증원 ▲검찰 해체 ▲조희대 대법원장 논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시도하는 대법관 증원과 검찰 해체 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최대 숙원이었던 검찰 해체를 달성했기 때문에 쉽게 물러서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30일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를 진행했다. 조 대법원장은 출석을 거부했고, 민주당은 고발 조치와 국정감사 증인 소환을 압박 카드로 제시했다.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에서 매우 꺼리는 이슈였기 때문에, 이번 법사위 국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사법부의 대결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대왕고래 프로젝트 실패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등에 대한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선 “윤석열정부가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전하기 위해 성급하게 발표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이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으로 신설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경우 “환경부가 재생에너지·원자력 발전을 맡고, 기존 화석연료 정책은 산업부에 남는 등 이원화한다”는 데 따른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선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정감사 중 건강보험 재정 등 이슈가 여야 간 공방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간호사 증원 문제도 다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위에선 ▲해병 대원 특검법 ▲비상계엄 사태 ▲합참 이전 비용 등 이슈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시설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장형진 영풍 고문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우려되는 맹탕 국감 이번 국감은 이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되는 국감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이 다수의 의석을 앞세워 각종 현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 ▲중도 공략 ▲특검법 방어 등 당내 현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많은 현안 앞에서 이전처럼 존재감 부각 목적의 쇼 위주로 진행되는 맹탕 국감으로 끝나진 않을지, 국민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