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판결>비, 이나영처럼 승소했다

비에게 3억 9600만원 지급하라!

[일요시사=최형호 기자] 2010년 9월 세간의 주목을 받으며 화려하게 등장한 드라마 <도망자 PLAN-B>. 정지훈(비), 이나영, 다니엘 헤니, 이정진 등 화려한 캐스팅과 <추노>의 연출진이 만난 작품으로 일찌감치 하반기 최고 기대작으로 꼽혔다. 하지만 제작사는 배우와 스태프들에게 출연료를 지급하지 않으며 드라마가 끝난 후에도 출연료로 인해 법정싸움에 휘말렸다.    

드라마 <도망자 PLAN-B> 제작사 상대로 승소
제작사 32억6000만원 벌었지만 출연료 지급 안해

드라마 <도망자 PLAN-B>를 위해 이나영과 비는 온몸을 던졌다. 달려가는 차 위에서 뛰었고, 추격신에서 오토바이의 뒷바퀴를 들고 앞바퀴로만 달리는 기술인 ‘오토바이 잭나이프’ 기술을 선보이기도 했다. 비와 액션신을 촬영해본 박주천 감독은 함께 촬영해보니 국내에 비를 능가할 배우가 없다고 극찬할 정도였다. 비는 극 중 아시아 최고의 탐정 지우 역할로 변신해 고난도 액션연기와 능청스러운 표정 연기까지 선보여 월드스타의 이름값을 톡톡히 해냈다.

이나영 역시 비밀을 간직한 ‘진이’ 역을 소화하기 위해 남성들과의 격투장면 등을 대역 없이 소화하며 신비스러우면서도 묘한 카리스마로 시청자들을 매혹시켰다.

이나영, 2억5000만원 승소

<도망자>는 첫날 시청률 21.7%를 기록하며 순조롭게 가는 듯 했다. 드라마의 흐름도 빨라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흥미진진했다. 하지만 점점 회를 거듭할수록 흐름이 부자연스러운 연출과 무의미하고 과도한 액션신 등으로 시청률은 10% 대로 뚝 떨어졌다.

이처럼 시청률이 저조했음에도 불구하고 <도망자> 제작사는 광고료, 해외판권료 등으로 총 32억6000만원의 수익을 벌어들였다. 하지만 도망자 제작사는 비, 이나영 등 출연진과 스태프들에게 돈이 없다는 이유로 제 때 출연료를 지급하지 않았다. 이에 이나영의 소속사인 ‘키이스트’는 지난 해 12월 출연료 미지급과 관련해서 <도망자> 제작진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총 4억4000만원의 출연료 지급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이나영이 해외 촬영 당시 개인사정으로 하루 동안 촬영에 불참해 제작비 손실을 끼친 점을 감안, 총 2억5000만원을 지급하라는 조정판결을 내렸고, 이나영 역시 법원의 조정을 받아들였다.

도망자 제작사 관계자는 “일본 내 부가사업권 관련 계약 관련서류에 이나영의 초상권 사용 승낙 서명 동의를 받는 대로 출연료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전하며 “빠른 시일 내에 1차로 출연료 미지급분을 결제하고, 나머지는 자금이 확보되는 대로 지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나영의 소속사인 키이스트 법무팀 관계자도 “드라마 제작사 측에서 일본 내 부가사업이 해결된 후 돈이 입금되는 대로 출연료를 지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나영 사건이 일단락되던 지난 4월, 비도 출연료를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서울중앙법원에 같은 소송을 제기했다. 비의 소속사인 ‘JYP엔터테인먼트(옛 제이튠엔터테인먼트)’가 <도망자> 제작사를 상대로 출연료를 지급하라며 서울중앙지법에 소장을 제출한 것. JYP는 “지난 해 9월 당시 비가 소속되어 있던 제이튠엔터테인먼트와 비, 제작사 3자간 계약을 맺을 당시 비는 회당 5000만원을 받고 16회분을 출현하기로 계약을 맺었다”며 “계약금 및 중도금 6억 4000만원 그리고 잔금 1억 6000만원을 지난 11월 초까지 받기로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도망자> 제작사로부터 어떠한 잔금도 받지 못했다는 것이 JYP측의 설명이다.

관계자는 이어 “4회분 연장 제작에 따른 추가출연료도 아직 못 받았으며 별도로 약정 맺은 드라마 수익금도 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한 “비가 드라마 출연 과정에서 해외판권과 간접광고 협찬 등으로 벌어들인 수익의 10% 등을 받기로 했지만 <도망자> 제작사가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자금 확보되면…”

드라마 제작사 대표는 “비가 소송을 제기한 지난 4월 초 출연료 지급과 관련해 정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소송을 제기한 것과 관련 직접적으로 아는 바가 없다”고 밀을 아꼈다. 이어 “4월 말 남은 출연료를 주겠다고 했는데 왜 이런 상황이 벌어진 건지 잘 모르겠다. 어떻게 된 건지 알아봐야겠다. 더 이상 해줄 수 있는 말이 없다”고 말했다. 

이렇게 공방이 이어졌던 지난 4개월간의 법정싸움 끝에 재판부는 비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 8일 서울중앙지법 민사35부(한영환 부장판사)는 JYP엔터테인먼트가 비가 출연한 <도망자> 제작사를 상대로 낸 정산금 청구소송에서 "제작사는 JYP엔터테인먼트 측에 3억 96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드라마 제작사는 이미 지급된 3억2000만원 외에 잔금과 4회 연장분 3억96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이에 <도망자> 제작사 측은 자금이 확보되는 대로 출연료를 지급할 것이라고 전했으며 항소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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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