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 인터뷰> 6·13 기다리는 사람들- 홍미영 더불어민주당 인천시장 예비후보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8.02.26 10:23:48
  • 호수 115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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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중심의 도시 만들 것”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1995년 처음 민선으로 치러진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올해로 제7회를 맞았다. 광역단체장부터 기초의원에 이르기까지 약 4000명의 정치인이 배출된다는 점에서 매번 지방선거마다 각 당은 사활을 걸어왔다. 올해는 어떤 정치인이 국민들 앞에 새롭게 모습을 드러낼까. <일요시사>는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참신한 인물을 소개하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세 번째 인물은 더불어민주당 홍미영 인천시장 예비후보다.
 

홍 예비후보는 최초라는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정치인 중 한명이다. 2004년 열린우리당 비례대표로 인천 최초의 여성 국회의원이 됐다. 지방의회 의원이 국회의원으로 된 최초의 사례였다. 

2010년 제5회 지방선거에서는 인천 부평구청장으로 당선, 전국 최초 민주당 소속 여성 지방자치단체장에 이름을 올렸다. 2014년 재선에 성공해 인천 최초로 재선에 성공한 여성 구청장이 됐다.

연이어 최초를 달성할 수 있었던 원동력에 대해 홍 예비후보는 1991년 지방자치 시작과 함께 다져진 정치 경험과 30년 넘게 인천지역의 사회적 약자를 위한 활동을 해오며 일궈낸 내적 성장을 꼽았다. 

그런 홍 예비후보가 지난해 12월 인천시장 출마를 선언하며 전국 최초 여성 광역단체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일요시사>는 홍 예비후보가 인천 부평구청장직을 내려놓기 전인 지난 21일, 부평구 집무실을 찾아 인터뷰를 가졌다.

다음은 홍 예비후보와 일문일답.


- 경선에 앞서 각오를 밝힌다면.
▲나한테는 늘 본선보다 어려운 게 경선이었다. 본선에선 한 번도 떨어져본 적이 없는데 경선에선 아픈 경험이 있다. 1995년부터 경선을 쭉 치러오며 드는 생각이 경선은 대체로 한국 정치의 민낯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흔히들 경선을 남성 정치의 영역이라고도 부른다. 본선은 유권자의 선택으로 결정되고, 상대적으로 경선에 비해 선거룰이 촘촘히 잘 정비돼있다.

 반면 경선은 유권자의 선택이 아닌 당내 정치공학에 의한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한 정당서만 20년 넘게 정치를 해온 헌신도, 재야운동권 시절부터 당과 함께 민주화운동을 했던 기여도 등을 경선 과정서 잘 드러낸다면 당원들도 알아봐주실 것이라 믿는다.

- 최초라는 단어가 잘 어울린다. 인천시장에 당선된다면 전국 최초 여성 광역단체장이 된다. 원동력이 무엇인가?
▲생활정치를 해왔다는 점이다. 정치에 몸담기 전부터 달동네로 집을 옮겨 어려운 사람들과 함께 생활하며 그분들의 고충을 몸소 체험했다. 달동네 엄마들이 소중하게 생각하면서도 잘 못하는 게 아이 돌보기다. 맞벌이를 하면서 좁은 집에서 살림과 육아도 해야 한다. 얼마나 힘든 삶인가. 
 

그분들께 조금이라도 힘이 되고자 비영리 공부방이자 놀이방인 ‘해님방’을 열었더니 진심으로 고마워하시더라. 그런 경험을 살려 구의원, 시의원, 구청장이 되고난 후 취약한 부분을 공약화하고 의정 활동에 반영해 주민들로부터 많은 인정을 받았다.

- 인천시장 후보군 중 가장 먼저 출마를 선언했다.
▲국회의원들은 대체로 늦게 출마한다. 반면 단체장이나 지방의원은 대체로 그 시기(지방선거를 6개월 앞둔 시점)에 한다. 중앙(여의도 정치)의 안목으로 보면 빠른 출마 선언이라고 할 수 있다. 국회의원들 중 지방선거도 정치 바람으로 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가진 분이 많다. 

그때 상황 봐서 유리하면 나가고, 불리하면 안 나가는 식이다. 그러나 우리처럼 지방서 뛰는 사람들은 지방선거가 실시되기 1년 전 쯤부터 거취를 결정하고 한 달 단위로 플랜을 세운다.

아쉬운 점은 지방선거임에도 국회의원의 눈으로 선거를 바라본다는 점이다. 지방선거 공천권도 그 지역 (국회)의원들이 가지고 있다. 지방분권 시대에 맞춰 중앙서 모든 걸 핸들링하는 지금의 방식을 끊어내야 한다고 본다.


인천서만 30년…풀뿌리 의정 구상 중
‘꿈의 도시’ 꾸리찌바 모델로 로드맵

- 다른 후보보다 앞서는 자신의 강점은 무엇인가?
▲바로 1991년 지방자치 시작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지방자치를 벗어난 적이 없다는 점이다. 국회에 간 이유도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서였다. 국회 행정자치위원회 위원만 4년을 하며 분권과 지방으로의 재정 이양에 집중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나를 두고 지방자치의 산증인이라고 한다. 

어느 후보가 지방자치에 이처럼 충분한 경험과 실천을 해왔는가. 문재인 대통령께서 지난해 지방자치의 날 기념식서 지방분권을 개헌에 담겠다고 말씀하셨다. 지금은 촛불의 시대이자 지방분권의 시대다.

또 인천 빈민운동과 민주화운동을 해오면서 끊임없이 사람들과 밀착하며 지혜를 모아내는 훈련을 해왔다는 점이다. 그런 훈련들이 부평구청장으로 있으면서 거버넌스 행정을 할 수 있었던 근간이 됐다. 여론조사를 하면 구청장 임기 8년 동안 가장 잘한 일로 거버넌스 행정이 꼽힌다. 거버넌스 행정은 협치와 숙의민주주의의 기본이라는 점에서 21세기에 가장 필요한 시스템이다.

- 인천시가 시급히 다뤄야 할 현안은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한국GM 문제다. 지금 우리 인천시에 던져진 가장 시급한 현안이다. 2000년대 초 대우서 GM으로 넘어갈 때 인천시민들은 굉장히 큰 고통을 겪었다. 많은 실업자가 생계로 고통 받았다. 이는 노동자의 문제가 아니었다. 경영진의 잘못으로 그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본 것이다. 그런 아픔이 다시 일어나려 하고 있다.

- 한국GM 관련 인천범시민대책위를 제안했다.
▲오늘(지난 21일) 아침에도 회의를 하고 왔다. 대책위를 제안한 이유는 GM 문제가 의원들과 산업통상자원부의 태스크포스(TF)만으로 해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GM 문제를 중앙이나 의원들이 얼마만큼 잘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느냐는 시민들의 의견이 중요하다. 

시민들이 판단해 미래를 결정할 사안이다. 대책위도 일종의 거버넌스 형태다. 여러 시민단체와 전문가, 노조가 머리를 맞대는 데 지방정부가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는 말씀 보태겠다.

- 복수의 인터뷰서 사람 중심의 도시를 강조했다. 모델로 삼고 있는 도시가 있다면?
▲브라질의 꾸리찌바다. ‘꿈의 도시’로 불리며 UN서 정한 가장 사람이 정착하고 싶어하는 도시다. 2000년과 2011년, 두 번 꾸리찌바에 갔다 와보니 우리도 이렇게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을 중심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뤄낸 도시가 바로 꾸리찌바다. 그 곳에서는 사람이 폐지를 모아오면 지방정부에선 양에 따라 바나나와 우유로 바꿔준다. 

스스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유치원과 어린이집에서는 아이들과 함께 개천에 나가 수질검사를 함께 한다. 장애인과 같은 교통약자도 대중교통을 이용해 시골까지 불편함 없이 이동할 수 있게 정비돼있다. 쓰레기 처리장을 식물원으로, 폐광을 오페라장으로, 탄약창고를 영화관으로 만들어 도시를 재생시켰다. 

모두 사람을 중심에 두고 행정을 하니 시민들 90% 이상이 꾸리찌바에 머물고 싶어 한다. 그러면서도 경제적으로 나날이 부유해지고 있다. 인천을 꾸리찌바에 버금가는 도시로 만들어보고 싶다.


<chm@ilyosisa.co.kr>


[홍미영은?]


▲서울 출생
▲이화여대 사회학과 학사
▲제1대 인천 부평구의회 의원
▲제2·3대 인천시의회 의원
▲제17대 민주당 국회의원
▲인천 부평구청장(민선5,6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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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성 없는 ‘내란 TF’ 겉핥는 내막

강제성 없는 ‘내란 TF’ 겉핥는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이재명정부가 내란을 방조하거나 간접적으로 가담한 이들을 가리기 위해 TF를 구성했다. 내년 1월까지 공무원 75만명을 대상으로 참여·협조 여부를 조사한다. 일부 기관은 자체적으로 판단해 TF를 구성하는 걸 두고 고민하고 있다. TF는 강제성이 없으며, 이미 조사를 끝내 인사에 반영한 기관도 존재한다. 헌법 존중 정부 혁신 TF(태스크포스)는 중앙행정기관 49곳에 구성됐다. 구체적으로 각 부처 25곳이 포함됐다. TF는 총 48개다. 활동 목표가 인사에 합리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것이라지만 각 기관 안팎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실상 내란 특검팀(조은석 특별검사)의 연장선이 아니냐는 것이다. 방조·간접 가담자들 김민석 국무총리는 지난달 24일 TF 실무 책임자들과 첫 간담회를 갖고 “TF의 조사 활동은 대상, 범위, 기간, 언론 노출, 방법 모두 절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절제하지 못하는 TF 활동과 구성원은 즉각 바로잡겠다”면서 “TF 활동의 유일한 목표는 인사에 합리적으로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 TF는 공무원 75만명의 ‘내란 참여·협조’ 여부를 개인 휴대전화까지 제출받아 조사한다는 방침 등이 인권침해란 논란이 일었다. 총리실에 설치된 ‘총괄 TF’는 이날까지 부처 25곳을 포함한 기관 49곳에서 TF 48개가 출범했다. 국무조정실·국무총리비서실로 구성된 총리실에 단일 TF가 설치되면서 TF 숫자는 하나 줄었다. TF는 대부분 10~15명으로 구성됐지만, 전체 인원이 많은 국방부(53명), 경찰청(30명), 소방청(19명) 등은 대규모 조사단을 꾸렸다. TF 48개의 총인원은 정부 내부 인사 536명을 포함해 661명에 달한다. TF 48개 중 32개에 외부 인사 125명이 참여했고 그중 76명(60.8%)은 법조인, 31명(24.8%)은 학자, 18명(14.4%)은 시민단체 관계자 등이 참여했다. TF는 ‘내란의 사전 모의나 실행, 사후 정당화, 은폐’를 한 공무원은 ‘내란 참여’로, ‘내란의 일련의 과정에 물적·인적 지원을 도모하거나 실행’한 공무원은 ‘내란 협조’를 한 것으로 보기로 했다. 적발된 공무원에게는 내년 2월13일까지 ‘징계’나 ‘승진 배제’ 같은 인사 조치할 방침이다. 또 ‘내란 행위 제보 센터’를 설치해 동료 공무원들에게 제보·투서를 받고, 의심 공무원은 개인 휴대전화를 들여다보기로 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의혹이 상당하다고 판단되면 대상자의 휴대전화를 제출받아 들여다볼 예정이다. 의혹이 상당한 데도 조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수사 의뢰까지 가능한 선을 정했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TF 조사 권한을 두고 이견이 나온다. 형사가 아닌 행정 절차이지만 일반적인 조사가 아닌 만큼 행정법이 지켜져야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공무원 75만명 전방위 조사 문제없나 형소법 원칙 유명무실…권력남용 소지 한 서초동 변호사는 “영장 없는 조사를 두고 많은 문제 제기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 행정조사기본법에 따르면 인사상 불이익으로 압박하거나 진술을 강요하면 직권남용 혐의가 성립될 수 있다. 최소한의 범위를 규정하고 조사해야 하는데 TF가 정한 선이 어느 지점까지인지가 핵심일 것 같다”고 조언했다. 국회도 과거 비슷한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2022년 발간한 ‘권력적 행정조사의 쟁점 및 개선 과제’ 보고서에서 행정조사 과정에서 영장주의·진술거부권이 침해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행정조사에서 수집된 자료가 수사기관으로 넘어가 형사 처벌 근거로 활용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형사소송법상 원칙이 유명무실해지고, 국가권력이 남용될 소지도 있다. 업무용 PC나 이메일에서는 변호사와 상담한 내용까지 확보되는 사례도 있어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 행정조사 위법성과 관련해서는 판례도 존재한다. 지난 2012년 서울고법은 기관이 업무용 휴대전화 통화 기록과 문자메시지를 동의 없이 확보해 공무원을 해임한 사건에서 이를 위법한 증거수집으로 보지 않았다. 법원은 기관이 통신비를 부담했고, 감사 목적이 공익적이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상고를 기각했다. 조직 내부 감사는 세무조사·공정거래위원회 조사·근로감독 등과 달리 별도의 법적 근거가 불명확한 경우가 많아 조사의 한계 역시 모호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부 차원의 대규모 내부 감사가 법적 문제를 일으킨 선례 역시 많지 않다. 민간인의 TF 참여도 새로운 논란이다. 정부는 감사부서 공무원 외에 민간인을 포함하거나 아예 외부 전문가로만 구성된 TF를 둘 수 있다는 지침을 내렸다. 명확한 법적 근거 없이 민간인이 공무원에 대해 조사권을 행사하는 셈인데, 정부는 TF 설치를 위한 별도 입법을 마련하지 않았다. 논란 불구 조사 시작 공직사회는 뒤숭숭한 분위기다. 조사 기준이 모호해 억울한 문책 인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반면 계엄을 방관했거나 동조한 세력을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상당하다. 핵심 조사 대상으로 거론되는 기관은 기획재정부·국방부·행정안전부·경찰·검찰·법무부 등이다. 기재부의 경우 최상목 전 기재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겸했다. 최 전 장관이 12·3 비상계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부터 국가비상입법기구 예비비 편성 등 계엄 지시 문건 등을 받고 1급 고위직들을 소집해 회의를 연 바 있어,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이들이 조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 국회 국정감사 때 김동일 전 예산실장과 신중범 전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 등이 아시아개발은행(ADB)과 아시아거시경제감시기구(AMRO)로 파견되기 직전 명예 퇴직금을 수령한 것을 두고 ‘해외도피’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외교부는 이번 국감에서 비상계엄 직후 대통령실이 외교부 장관 명의로 ‘합법적 계엄’이란 내용의 공문을 주미한국대사관에 보내고, 이를 ‘3급 기밀’로 지정한 점을 지적받은 바 있다. TF가 가동되면서 외교부 인사는 사실상 ‘중단’ 상태다. 외교부는 애초 올해 말까지 1급 인사를 마무리할 계획이었지만, TF 활동이 시작되면서 어렵게 됐다. 새 정부가 출범한 지 반년이 다 되어가지만, 그동안 외교부 실·국장 및 재외 공관장 인사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외교부 인사는 특임 대사 임명과도 맞물려 있지만 인사 속도는 더디기만 하다. 특히 현 정부는 특임 대사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외교부는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임 대사는 직업 외교관이 아닌 전문가·정치인·학자 등을 대통령이 재외공관장으로 임명하는 제도다. 주요 공관장 인사가 늦어지면서 사안이 터졌을 때 제대로 대응할 수 있느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9월 미국 조지아주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한국인 불법구금 사태 당시에도 조지아주를 관할하는 주애틀란타총영사직은 공석이었고, 캄보디아 사태 때도 주캄보디아 대사직이 비어있었다. 필요는 한데… 이중 감사 검찰 TF는 최근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다음 달 12일까지 제보용 익명 게시판과 별도의 이메일 계정을 통해 관련 제보를 받겠다고 공지했다. 단장은 구자현 검찰총장 대행이 김성동 대검 감찰부장과 주혜진 대검 감찰1과장이 각각 부단장과 팀장을 맡아 10여명이 참여했다. 법무부에 설치된 TF 역시 같은 날 공지를 게시했다. 법무부에선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TF 단장을 맡고 내외부 인사 10여명이 구성원으로 참여한다. 법무부는 내부 익명 게시판을 통해 제보를 접수하는 한편, 검찰과 별도의 이메일 계정을 개설해 운영할 예정이다. 경찰은 경무관 승진, 총경 인사를 앞두고 숨죽이는 분위기다. 앞서 계엄 수사로 조지호 경찰청장 등 수뇌부가 재판에 넘겨졌지만, 계엄 당시 국회 출입 통제나 체포조 투입에 관여됐던 간부 상당수는 기소를 피했다. 국방부는 이중 감사 논란이 일고 있다. 이미 12개 기관을 대상으로 내부 감사를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취임 직후 감사관실 주도로 중령급 이상 간부를 전수 조사해 지난주 보고서를 대통령실에 제출했고, 이는 이번 3성 장군 인사에도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총리실의 지시에 따라 기존 감사자료를 제출하는 수준에서 협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관실은 조사본부를 합류시켜 TF를 꾸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국방부의 자체 감사는 합참 현역 장교뿐 아니라 본부 군무원과 민간 공무원까지 포함한 대대적 감사였다. 지난 9월 진영승 합참의장 취임 이후, 권대원 합참차장을 제외한 합참 장군 전원과 2년 이상 근무한 중령·대령에 대한 대규모 인적 쇄신이 실제로 단행됐다. 합참의 지시에 따라 장교들의 진급이 보류되거나 보직이 변경됐다. 국정원은 이미 이종석 국정원장 취임 이후 직원들의 비상계엄 관련 여부 등 내부 조사를 마쳤다. 특히 의무적으로 TF를 구성해야 하는 기관이 아니다. 국정원은 지난 8월 첫 1급 인사를 단행하고 최근까지 2∼4급 인사를 마무리했다. 애매한 의혹 제기 투서 남발 우려 일부 기관 자체 판단 별도 TF 설치 이 인사는 이 원장 취임 이후 진행한 내부 조사 결과를 반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국정원은 이 원장 취임 두 달 만인 8월 1급 간부 20여명의 인사를 단행하면서 그간 정권이 바뀐 뒤 1급 간부를 모두 교체하던 관행과 달리 윤석열정부에서 임명된 간부들을 일부 유임시켰다. 국정원은 대통령 직속 기관이다. TF 설치를 두고 대통령실이 직접 관리할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본래 정권이 바뀔 때마다 신임 국정원장이 취임하면 국정원은 윗선 지침이 없어도 원장 지시하에 내부적으로 감찰이나 조사를 철저하게 해 왔다”며 “대통령실에서 직접 관리해 TF 조사가 이뤄져도 추가로 드러날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은 지난달 4일, 국정원 국정감사 이후 브리핑에서 “국정원이 불법적 비상계엄 상황에서 내란·외환 정보수집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했다”면서 “국정원은 국정원법 4조에 따라 내란죄·외환유치 관련 자료를 특검에 이미 제출했고 계엄 시 국정원 역할 재정비와 실효적 안보조사체계 복원을 추진하겠다고 보고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인권침해 진정이 들어온 기구를 인권위가 설치하면 모순”이란 이유로 TF 설치를 거부했던 국가인권위원회는 TF 구성 반대 의결 과정에서 절차상 흠결이 지적되자 다음 전원위원회에 다시 상정해 논의하기로 했다. 앞서 인권위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등 독립기관은 TF 설치를 자율적으로 판단하기로 정해졌다. 안창호 인권위원장은 지난달 24일 열린 제21차 전원위원회에서 “정부에서 부처 내 헌법존중 TF를 자율적으로 만들라는 권고가 있는데 어떻게 할 것이냐”고 위원들에게 물었다. 이에 한석훈 위원이 구두로 안건 발의를 제안했다. 이후 안건 발의자로 참여한 김용원·이한별 위원 포함 발의자 세 명과 강정혜·김용직 위원, 안 위원장 등 6인이 ‘TF 구성 반대’에 손을 들면서 의결됐다. 부역자 남았나 인권위 안팎에선 자율적 설치라고 해도, TF 설립 취지에 비쳐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는 위원들이 안건을 즉석에서 상정해 반대 의결까지 한 건 부적절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특히 반대 의견을 낸 안 위원장과 김용원 위원 등은 지난 2월 ‘윤석열 방어권 안건’ 의결에 찬성해 특검에 내란 선동·선전 혐의로 고발된 상태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