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 및 박물관 여행 ③경기 과천

현대미술, 과학, 말… 박물관 종합 선물 세트

박물관은 이야기보따리다. 유리창 안 뭉툭한 돌멩이 하나가 수백만년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익숙한 것부터 보이지 않는 세계까지 모든 것이 소재가 된다. 미술관도 그렇다. 작품을 마주한 우리는 작가의 시간과 생각 속을 자유롭게 걷는다. 국내 미술관의 대표 격인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은 우리에게 ‘미술 이야기 초대장’을 보낸다. 
 

1986년 볕이 잘 드는 과천시 양짓말 덕고개에 지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은 지금까지 청정 자연 속 미술관을 자랑한다. 도심에 자리한 덕수궁관이나 서울관과 차별되는 가장 큰 장점이다.

건축가 김태수는 과천관을 설계할 당시 경북 영주의 부석사에서 영감을 얻었는데, 실제로 소백산 자락의 부석사처럼 미술관이 청계산 자락에 살포시 얹힌 모양새다. 관람객이 자연 속을 산책하며 작품의 이야기를 온전히 듣고, 때로는 멈춰서 편히 쉴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공간이다. 
 

과천관의 주된 전시는 현대미술이다. 20세기 건축, 디자인, 공예 등 다양한 시각예술 장르를 아우르며 총 8개 전시실에서 이를 풀어낸다. 과천관의 상징과도 같은 백남준 작가의 ‘다다익선’은 현관에 들어서면 바로 만난다. 

다양한 체험 가득

TV 수상기 1003대가 탑처럼 쌓였는데, 중앙 경사로를 따라가며 어느 방향에서나 감상할 수 있다. 나선형 계단은 모든 전시실로 연결되는 통로다. 1층 전시실은 기획 전시, 2~3층 전시실은 소장품을 기반으로 한 전시가 주로 진행된다. 
 


이추영 학예연구사는 “미술관 관람은 자신의 취향을 알아가고 찾는 과정에서 즐거움을 느낍니다. 미술관으로 발걸음 할수록 취향을 발견하죠. 미술관이 재밌어지려면 그만큼 시간이 필요합니다. 미술은 가장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예술이에요”라고 설명한다. 
 

인근에 있는 국립과천과학관은 국내 최대, 아시아서 두 번째 규모 종합 과학관이라는 위상에 걸맞게 유익함과 재미, 알찬 프로그램을 모두 갖췄다. 2008년 설립 후 연간 240만명이 방문하는 과학 문화 명소로 언제 가도 좋은 가족 놀이터이자 배움터다. 

이곳에서 ‘과학’이라는 단어가 풍기는 딱딱함은 잠시 잊어도 좋다. 
 

지난해 11월 리모델링을 마치고 오픈한 2층 자연사관이 눈길을 끈다. 자연이 들려주는 장엄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관람객이 흥미롭게 접근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미술관은 저렴하게 즐기는 예술의 장
리모델링 자연사 박물관 볼거리 풍부

고생대 태초의 바다를 재현한 디오라마, 가상현실과 증강 현실 기술로 생생하게 되살아난 중생대 공룡, 실제 수족관 옆 디지털 수족관 등 자연의 역사와 현재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지난해 12월29일 재개관한 첨단기술관 항공·우주 코너에는 첨단 기술의 발전을 제대로 체험할 전시가 가득하다. 
 

야외전시관에는 실물 크기 공룡 모형 7종이 전시된 공룡동산, 패밀리창작놀이터, 곤충생태관, 자연생태공원 등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내도 될 만큼 볼거리가 많다. 과학놀이터에서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놀면서 과학을 몸으로 익힌다. 
 


과학관서 나와 대로 건너편에 자리한 렛츠런파크 서울(옛 서울경마공원)은 주말 나들이 장소로 인기다. 말(馬)과 관련한 모든 것을 배우고 체험할 수 있다. 말 생태 탐방 프로그램 ‘시크릿웨이 투어’는 호기심 많은 아이와 즐기면 재미가 두 배다.

투어는 평소에 입장이 제한되는 경주마의 비밀 공간까지 포함되어 흥미진진하다. 말이 수영 훈련을 하는 모습, 말굽 제작 과정, 말전문병원서 말이 수술 받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다. 마사에 들어가 먹이 주는 체험도 한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과 울타리를 같이하는 서울대공원은 667만㎡ 대지서 살아가는 동식물과 교감하는 힐링·휴식 공간이다. 청계산과 과천저수지를 끼고 있어 그 규모는 단번에 가늠하기 어렵다. 대공원 내 서울동물원은 세계 각국의 동물 이야기가 펼쳐진다. 

아이와 함께 추억을

이곳에는 세계적 희귀종인 롤런드고릴라를 비롯해 약 330종 2700여마리가 모여 산다. 서울랜드 라바눈썰매장에서 썰매를 타며 겨울을 제대로 즐겨도 좋다. 
 

서울대공원 스카이리프트 옆에 위치한 기린나라는 대형 키즈 체험관이다. 비가 오거나 날씨가 궂은 날, 어린아이를 동반한 여행객에게 추천한다. 실내에서 뒹굴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신나는 추억을 쌓는 체험 놀이터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서울대공원(서울동물원, 서울랜드)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서울대공원(서울동물원, 서울랜드) 
[둘째 날] 렛츠런파크 서울→국립과천과학관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과천시 문화관광 http://gccity.go.kr/tour/main.do
- 국립현대미술관 http://www.mmca.go.kr
- 국립과천과학관 http://www.sciencecenter.go.kr
- 렛츠런파크 서울 http://park.kra.co.kr/seoul
- 서울대공원 http://grandpark.seoul.go.kr
- 서울랜드 http://www.seoulland.co.kr
- 기린나라 http://gilinnara.co.kr  

문의 전화
- 과천시청 문화체육과 02)3677-2068
-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02)2188-6000
- 국립과천과학관 02)3677-1500
- 렛츠런파크 서울 1566-3333
- 서울대공원 02)500-7335
- 서울랜드 02)509-6000
- 기린나라 02)503-1900

대중교통 정보
[지하철] 4호선 대공원역 4번 출구서 무료 셔틀버스 20분 간격(09:40~16:00) 운행, 약 5분 소요. 
*문의: 서울교통공사 1577-1234, http://www.seoulmetro.co.kr  


자가운전
사당역→수원 방향 지하차도 진입→지하차도 진출, 대공원 방향 고가차도 진입→대공원역삼거리서 우회전→국립현대미술관 방향 주차장 진입 

숙박 정보
- 호텔그레이스: 과천시 별양상가로, 02)504-6700, http://hotelgrace6700.tnaru.net  

식당 정보
- 본수원갈비 과천점(갈비탕): 과천시 향나무로, 02)502-8434
- 가마솥회관(곰탕): 과천시 과천대로, 02)503-3377
- 이운정가든(쌈밥): 과천시 가일로, 02)502-0909

전시·체험 정보
시크릿웨이 투어: 화~일요일 오전 10시~오후 4시(하루 5회), 렛츠런파크 서울, http://park.kra.co.kr/seoul (1인 5000원, 홈페이지 예약 혹은 놀라운지 안내 데스크 현장 접수) 

주변 볼거리
한국카메라박물관, 온온사, 과천향교, 연주암, 보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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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아나운서 강제 마약’ <br>적색수배 피의자 실체

[단독] ‘아나운서 강제 마약’
적색수배 피의자 실체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필리핀에서 프리랜서 아나운서 김나정에게 강제로 마약을 투약한 한국인 사업가 권모씨에게 인터폴 적색수배가 내려졌다. 권씨는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 일대에 서버를 두고 투자 사기, 마약 유통 등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 6년간 수사망을 피하며 도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24일 경기북부경찰청 마약수사계는 아나운서 김나정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필리핀 현지에서 강제로 마약 흡입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관련 증거를 경찰에 제출했지만, 경찰은 해당 증거로는 강제성을 증명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해외 도주 대담한 행적 김씨는 지난해 11월12일 마닐라에서 자신의 SNS에 “제가 필리핀에서 마약 투약한 것을 자수한다”며 “죽어서 갈 것 같아서 비행기를 못 타겠다”는 내용의 글을 올려 논란이 됐다. 이후 그는 마닐라에서 여객기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귀국해 인천국제공항경찰대의 조사를 받았다. 사건은 주소지 등을 고려해 경기북부경찰청으로 넘어왔다. 이후 김씨 측은 필리핀 현지에서 강제로 마약 흡입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김씨의 법률대리를 맡고 있던 법무법인 충정은 “김나정은 뷰티 제품 홍보 및 속옷 브랜드 출시를 위해 필리핀을 찾았다가 젊은 사업가 A씨(권씨)를 소개받았다. 젊은 사업가가 김나정의 사업을 적극 도와주겠다고 해 시간을 할애해 방문했을 뿐이다. 항간에 도는 소위 ‘스폰’의 존재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취재를 종합하면, 김씨가 필리핀에서 만난 1995년 8월5일생의 사업가 권씨는 SNS에 ‘투자 리딩방’을 개설해 범죄수익을 벌어들인 범죄자다. 업계에서 일명 ‘재림’으로 불리는 그가 리딩방 총책으로 활동하며 발생시킨 투자 사기 피해액만 약 3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2019년 8월4일 필리핀으로 간 권씨는 이후 국내로 입국한 적이 없다. 유튜버 크라임넷 등 제보에 따르면 권씨는 드라마 의 주인공 차무식의 실존 인물인 이상태씨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보호받아왔다고 한다. 검찰은 21년간 필리핀에서 도주 행각을 이어가던 이씨를 현지 교민 정보망을 활용해 검거했다. 법원에서 실형이 선고됐으나, 광주지검 목포지청(곽영환 지청장)은 해외 도주를 이어가던 이씨를 필리핀 현지에서 검거했다고 지난해 8월23일 밝혔다. 사업가로 변신, 김나정 앞에 나타난 권씨 취재 결과 70억대 사기단 우두머리로 확인 이씨는 2014년 공범과 함께 필리핀에서 불법 도박 사무실을 운영하겠다며 투자금 1억1000여만원을 받아 가로챈 사기 혐의 등으로 기소돼 2020년 2월 징역 2년의 확정 판결을 받았다. 구속 기소된 공범은 실형을 살았지만, 해외에 있던 이씨는 공소시효 임박에 따라 궐석재판으로 징역형이 확정돼 ‘자유형 미집행자’ 신분이 됐다. 자유형 미집행자는 징역·금고 등의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잠적하거나 도주한 사람을 뜻한다. 이씨는 2003년 필리핀으로 출국한 뒤 세부섬에서 유흥업소를 운영하며 21년간 귀국하지 않고, 현지에서 공갈·사기 범행을 11건(피해액 약 8000만원) 저질러 지명수배·지명 통보 조치가 내려진 인물이다. 목포지청은 검거팀을 꾸려 이씨 검거에 나섰는데, 필리핀 현지 교민 사이트에서 이씨 거주지를 특정하는 단서를 확보해 검거에 성공했다. 현지 주민들이 이용하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이씨에 대한 제보를 받아 검거에 필요한 핵심 정보를 획득했다. 결국 법무부, 필리핀 파견 검찰 수사관, 필리핀 이민청 수배자 검거팀과 국제공조로 클락시에서 이씨를 검거했다. 검찰은 “7000여개 섬으로 이뤄진 필리핀의 지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본섬인 루손섬이 아닌 곳에서 범인을 검거한 첫 사례”라고 밝혔다. 현실판 차무식의 비호를 받고 유유자적한 삶을 살아온 범죄자가 바로 권씨인 것이다. 권씨의 이름은 다른 사건에서도 언급된다. 2022년 SNS에 ‘투자 리딩방’을 만든 뒤 대체 코인 거래 사이트로 이용자 130명을 유인해 70억원대 투자 사기 행각을 벌이다가 경찰에 붙잡힌 일당도 권씨가 총책이라고 진술했다. 그해 6월30일 부산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전기통신금융사기 등 혐의로 투자 사기 일당 16명을 검거해 총판 관리팀장 20대 A씨 등 8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도주한 조직 총책인 권씨 등 핵심 간부 5명에 대해서는 인터폴 적색수배 조치하고, 국내에 체류 중인 나머지 조직원 1명은 지명수배해 뒤를 쫓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21년 6월부터 올해 2월까지 SNS 오픈 채팅방인 투자 리딩방에서 전문 투자 상담사를 사칭해 투자자 130명을 허위 가상 자산 사이트에 가입하게 한 뒤 투자금 약 70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강제 투약 진실은? 총책인 권씨는 필리핀에 본사를 두고, 본사 운영팀과 총판 관리팀, 회원 모집책 등 역할을 나눠 치밀하게 조직을 운영했다. 우선, 인터넷에서 불법 수집한 개인정보를 활용해 국내 휴대전화 사용자에게 무작위로 문자메시지를 전송한 뒤 SNS에 개설한 오픈 채팅방인 투자 리딩방에 초대했다. 이들 일당은 “대체 코인 투자로 300~400%의 고수익을 보장하겠다”라거나 “VIP에게만 제공하는 투자 리딩이 진행된다”며 피해자들을 유인했다. 회원 모집책 20대 C씨 등 13명은 투자 리딩방에서 대체 코인에 투자해 큰 수익을 낸 전문가인 것처럼 1인 다역 행세를 했고, 이에 속은 투자자들이 허위 가상 자산 사이트에 가입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C씨 등은 가짜 투자 전문가 자격증과 사업자 등록증을 소셜미디어 프로필에 게시하거나 피해자에게 보여주며 안심시켰다. 이들의 속임수에 넘어간 가입자 중에는 노후 자금 1억5000만원을 날린 60대 남성과 최대 2억5000만원의 투자금을 날린 50대 남성도 있었다. 또 가상 자산인 코인 시장에 처음 들어가 재테크를 해보려고 나선 대학생과 주부 피해자들도 포함됐다. 피해자는 모두 130명에 달한다. 1인당 피해 금액은 1000만원에서부터 2억5000만원에 이른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 일당은 피해자들에게 처음 한두 차례는 소액으로 투자한 수익금을 그대로 돌려줘 신뢰를 쌓은 뒤, 큰 투자금을 받는 수법으로 범행을 이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 일당이 범행에 사용한 계좌 28개를 지급 정지하고, 1억2000만원 상당의 범죄 수익에 대해 법원 결정을 받아 추징·보전 조치한 상태다. 인터폴 적색수배를 받는 권씨는 필리핀에서 가장 부유하고 발전된 보니파시오 지역 등 부동산을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제보자에 따르면, “필리핀, 태국 등지에 권씨의 차명 부동산이 여럿 있고, 일부 한국 영사들이 지내는 집도 사실상 권씨의 소유”라고 한다. 현실판 차무식 돈이 곧 권력이자, 신분인 동남아에서 권씨가 경찰을 매수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권씨는 수사망을 피해 사업가로 위장했고 다수의 여성과 향락을 즐겼다. 김씨도 부유한 사업가로 위장한 권씨를 의심할 수 없었을 것이다. 충정 측은 “김나정은 술자리를 가져 다소 취했던 상황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손이 묶이고 안대가 씌워졌다. 이 과정에서 그들은 김나정이 연기를 흡입하게 했다. 김나정이 이를 피하는 모습을 보이자 급기야 어떤 관 같은 것을 이용해 김나정이 강제로 연기를 흡입할 수밖에 없도록 했다”며 “김나정의 핸드폰에 손이 묶이고 안대를 가리고 있는 영상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김나정에게 문제가 된 마약을 강제 흡입시키기 전, 총을 보여주고 사람을 쉽게 죽일 수 있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이 사실을 증명할 자료는 따로 없으나 경찰 조사 과정에서 권씨는 다수의 범죄를 범해 수배 중인 자로 밝혀졌다. 이 때문에 한국에 귀국할 수 없는 자”라면서, “김나정은 권씨의 정체를 알게 됐고 후술하는 권씨의 협박이 허풍이 아니라는 생각에 공포를 느끼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나정이 귀국 전 소셜미디어에 올린 마약 자수 관련 게시물은 ‘긴급 구조 요청’을 위한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투약은 이번 단 한 번만 있었던 것이고 앞서 설명드린 바와 같이 강제로 행해진 것”이라며 “김나정이 경찰과 본인의 신변보호를 요청하는 영상통화를 했고 이 과정에서 권씨의 관계자로 보이는 자가 권씨와 통화하며 김나정을 추적하는 영상을 녹화했다. 즉 김나정은 긴급히 구조 요청을 하기 위해 마약 투약 사실을 자수한 것이지, 자의로 마약을 투약했음을 인정한 것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후 자료를 제출받은 경찰은 약 3개월 동안 분석 작업을 했다. 또 경기북부경찰청은 김씨 측이 강제성을 주장하며 언급한 권씨에 대해 경찰청 본청 국제 관련 사건 담당 부서에 수사를 요청했다. 대검찰청은 2016년 필리핀 국가수사청과 초국가적 범죄 대응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2022년부터 검찰수사관 2명을 현지에 파견해 국제공조·도피 사범 검거 업무 등을 수행하고 있다. 필리핀 본사···치밀한 조직 운영 추정 범죄 수익만 3000억원 이상 다만, 지난해 경기북부경찰청은 권씨에 대해 “수배 중인 자라 한국에 귀국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씨가 인천국제공항 경찰단에서 2회 정도 조사를 받았고, (사건은) 주거지 관할인 경기북부경찰청으로 인계됐다”며 “사전 조사 후 1~2회 정도 소환조사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내법에서 마약을 다른 사람에게 강제로 투약하는 행위에 대해서 가중처벌하는 조항은 없다. 마약 강제 투약도 일반적인 마약 관련 행위와 마찬가지로 마약 관리법 위반으로만 처벌된다. 지난 2019년 국회에서 마약, 향정신성의약품, 임시 마약류를 다른 사람 의사에 반해 투약하거나 흡연 또는 섭취하게 한 경우 법정형의 2분의 1까지 가중 처벌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마약류관리법 개정안 발의가 이어졌지만 모두 폐기됐다. 법무부가 ‘신중 검토’ 의견을 제시한 이후 20대 국회 임기가 만료되면서다. 한편, 동남아에서 활동하는 투자 리딩방 범죄조직들은 대부분 마약 유통에도 가담한 것으로 추정된다. 일례로 ‘김미영 팀장’으로 불린 보이스피싱 총책 박모씨와 함께 필리핀 구치소에서 탈옥한 조직원들도 ‘비쿠탄 이민국 수용소’서 보이스피싱과 마약 유통을 결합한 신종 범죄조직을 꾸렸다. 이른바 ‘비쿠탄 마약왕’으로 알려진 송모씨는 2022년 수원에서 필로폰을 소지한 채 붙잡힌 김모씨의 상선이라는 정황이 드러났다. 이들은 보이스피싱, 대포폰 판매, 마약 유통 사업으로 수감 생활을 이어갔다. 박씨와 함께 탈옥한 송씨 등은 비쿠탄 교도소 내에서 대포 유심칩으로 신분을 숨겨 텔레그램 ‘마약방’을 개설했다. 평소 이들은 주식 및 코인 리딩방 등을 운영해오면서 모은 수만명의 회원들을 마약방으로 초대해 새로운 수입원을 창출했다. 이들은 수억원의 범죄수익을 비트코인으로 환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지 제보자는 “리딩방, 보이스피싱 조직들이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마약 사업에 손을 대기 시작했고, 권씨도 똑같은 수법으로 마약 유통에 가담하고 있다”며 “그렇기에 김나정에게 마약을 쉽게 투약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활동명 ‘재림’ 그러면서 “지난해 탈옥한 송씨도 필리핀 파사이 등에 있는 마약 공급책을 통해 한 달에 5kg 정도의 필로폰 유통을 지시했다”며 “송씨는 비쿠탄에서 만난 중국 마피아로부터 싸게 구입한 필로폰 등을 드로퍼(전달책)에게 전달해 한국으로 수출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송씨가 드로퍼에게 준 배달료는 한화 약 1000만원가량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