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구영신 특집] 2018년 더 기대되는 슈퍼루키

“무술년 주인공은 나야 나∼”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2017년 정유년이 지나가고 2018년 무술년 새해가 다가왔다. 올해는 유난히도 스타 탄생이 많았다. 한 해를 되돌아보고 새해를 맞이하며 2018년이 더 기대되는 슈퍼루키들을 살펴봤다.
 

한치 앞으로 다가온 2018년 무술년. 어떤 한 해로 기록될지 벌써부터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특히 주목받는 인물들이 있다.

[차세대 디바]
[크리샤 츄]

내년 1월3일 컴백을 앞둔 크리샤 츄가 트랙리스트를 전격 공개했다. 크리샤 츄는 지난 18일  공식 SNS를 통해 첫 번째 미니앨범 트랙리스트를 공개하며 본격적인 컴백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공개된 트랙리스트에는 타이틀곡 ‘라이크 파라다이스(Like Paradise)’를 포함한 수록곡 4곡의 하이라이트 부분이 짧지만 강렬하게 귀를 사로잡는다. 타이틀곡 ‘라이크 파라다이스는 Mnet <프로듀스101> 시즌2에 프로듀서로 참여해 히트곡 ‘네버(NEVER)’를 비롯해 워너원의 ‘에너제틱’을 만든 ‘대세 작곡돌’ 펜타곤 후이와 플로우 블로우(Flow Blow)가 크리샤 츄만을 위해 완성한 곡이다. 

특히, 펜타곤 후이는 자신이 속한 펜타곤과 워너원 이후 다른 아티스트는 물론 여성 아티스트와는 처음으로 곡 작업을 진행한 만큼 크리샤 츄의 신곡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높아진 상황이다. 또, ‘썬셋 드림(Sunset Dream)’의 한국어 버전과 영어버전이 수록됐다. 


이 곡은 크리샤 츄가 작곡에 참여한 것은 물론 영어 버전 작사에도 참여해 한 층 성장한 음악적 발전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폴링 스타(Falling Star)’는 아이콘의 ‘오늘 모해’ 뮤직비디오를 통해 얼굴을 알린 같은 소속사 연습생 민주와 함께 호흡을 맞춘 깜짝 듀엣곡이 수록돼 팬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이처럼 크리샤 츄의 첫 미니앨범에는 후이, 플로우 블로우를 비롯한 해외 유명 프로듀서 Command Freaks, Sophia pae, Denis Seo, 신승익 등 초호화 제작진이 참여해 앨범의 완성도를 높였다. 

지난 5월 데뷔 앨범 ‘트러블(Trouble)’로 가요계에 정식 데뷔한 크리샤 츄는 에너지 넘치는 톡톡 튀는 매력으로 대중들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으며, 2018년이 기대되는 가요계 루키로 주목받고 있다. 

[오리콘 기염]
[SF9]

그룹 SF9(영빈 인성 재윤 다원 로운 주호 태양 휘영 찬희)이 일본 첫 번째 정규앨범으로 오리콘 차트 상위권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일본 최대 음반 집계 사이트 오리콘에 따르면 SF9은 지난 13일 발매된 일본 첫 번째 정규 앨범 ‘센세이셔널 필링 나인(Sensational Feeling Nine)’으로 발매와 동시에 일간 앨범차트 3위를 차지했다. 이 앨범은 일본 최대 레코드점인 타워레코드 월드 차트서도 4위를 기록했다. 


열풍의 주역 떠오르는 신예들
내년 행보에 모두가 기대만발

SF9은 일본 데뷔 반년 만에 처음으로 발매한 정규앨범이 좋은 성적을 거두며 K팝 슈퍼 루키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이번 앨범은 타이틀곡 ‘오솔레미오(O Sole Mio)’를 비롯해 지난 활동 곡인 ‘팡파레’ ‘부르릉’ ‘쉽다’ 등이 수록됐다. 

이외에도 팬들에게 숨은 명곡으로 사랑 받은 ‘투게더(Together)’ ‘머리카락 보일라’ ‘웬 감성팔이야’ ‘와치 아웃(Watch Out)’ ‘빈칸’ ‘여전히 예뻐’ 등 총 10곡이 일본어 가사로 새롭게 수록됐다. 
 

SF9의 첫 정규앨범 발매를 맞이한 현지 팬들의 응원은 계속되고 있다. 뜨거운 관심에 힘입어 도쿄 시부야, 오사카 도톤보리 등 번화가의 건물 외벽에 초대형 이미지가 내걸렸고, 대형 스크린으로는 발매 소식을 알리는 영상이 송출되고 있다. 

SF9 새 앨범의 재킷 이미지로 전면 래핑한 ‘SF9 트럭’이 도심을 주행하고 있고, SNS 상에는 팬들의 인증 사진이 속속 게재되고 있다. SF9은 일본서의 첫 번째 정규 앨범 발매를 기념해 21일부터 후쿠오카를 시작으로 22일 아이치, 23일 오사카, 24일 도쿄서 사인회·하이터치회 등을 진행했다. 

한편 SF9은 16일과 17일 양일간 진행된 패밀리 콘서트 ‘2017 FNC 킹덤 인 재팬 - 미드나잇 서커스 -’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초고속 남주]
[양세종]

양세종이 세상에 얼굴을 알린 1년. 시나리오와 드라마 대본이 각 10여편씩 들어와 있다. 광고는 2개를 계약했고, 그외 10여 개의 계약을 진행 중이다.

양세종은 조연을 거쳐 멜로 드라마의 주인공까지 꿰찼다. 쉼없이 4편의 드라마를 했다. 무서운 성장세다. 양세종이 2017년을 손에 넣은 ‘슈퍼루키’가 됐다. 양세종은 지난해 11월 시작한 SBS TV <낭만닥터 김사부>로 데뷔했다. 도도한 금수저 의사 도인범으로 시청자와 처음으로 만났다. 

<낭만닥터 김사부>가 시청률 27.6%로 종영하면서 신인인 양세종은 데뷔작서 바로 얼굴을 알리는 행운을 거머쥐었다. 그러더니 그는 <낭만닥터 김사부> 종영 열흘 후 SBS TV <사임당 - 빛의 일기>를 통해 다시 시청자를 만났다. <사임당>이 사전제작 드라마로 <낭만닥터 김사부>보다 먼저 제작이 끝난 드라마였던 덕분이다. 

비록 용두사미로 끝나긴 했지만 <사임당> 역시 톱스타 이영애의 12년 만의 복귀작이라는 점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관심을 받았다. 그 덕에 과거와 현재의 인물을 각각 맡아 1인2역을 펼친 양세종에 대한 관심도 이어졌다. 

<사임당>이 끝난 후 양세종은 한달 만인 6월 다시 OCN <듀얼>을 통해 안방극장에 복귀했다. 그의 세번째 드라마. 그런데 이번에는 주인공으로 올라섰다. 심지어 베테랑도 어렵다는 쌍둥이 1인2역을 맡았다. 신인의 ‘밑천’이 바닥을 드러내기 딱 좋은 상황. 


하지만 그는 보란듯이 쌍둥이 1인2역을 잘 해냈다. <듀얼>의 시청률은 높지 않았지만 배우 기근에 시달리는 방송가서 신예 양세종의 주가는 치솟았다. 주인공으로서도 손색이 없는 연기력을 펼친 ‘새로운 얼굴’양세종은 <듀얼>을 끝내자마자 곧바로 차기작에 캐스팅됐다. 

그게 지난달 시작한 SBS TV <사랑의 온도>다. <듀얼>을 끝낸 지 두달도 안돼 네번째 드라마가 방송을 타기 시작했고, 이번에는 정통 멜로 드라마의 주인공이다. 양세종의 이같은 성장세는 방송가서 유례가 드물다. 연예계에서는 이구동성 양세종을 ‘2017년의 신인’으로 꼽는다.

[안방 신데렐라]
[표예진]

신예 표예진의 성장이 놀랍다. 작은 역할에도 입체감을 부여하며 눈길을 끌더니 이젠 일일극 주연을 맡아 거대한 스토리를 힘 있게 끌고 간다. 

단연컨대 2017년은 표예진 성장의 해다. 표예진은 현재 KBS1 일일드라마 <미워도 사랑해>서 메인 줄거리를 이끄는 주인공 길은조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철부지 소녀의 모습은 물론이고 피가 섞이지 않았지만 모녀지간처럼 지내온 김행자(송옥숙)와의 미묘한 관계 변화, 두 남자 사이서 흔들리는 모습 등을 섬세하게 표현해 호평을 받고 있다. 
 


<미워도 사랑해>는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오다 모든 것을 잃은 시기에 인생의 꽃을 피우게 되는 길은조의 삶을 조명하며 인간 사이에 피어나는 정의 중요성을 얘기한다. 

표예진은 신인답지 않은 안정적인 연기력과 사랑스러운 매력으로 캐릭터에 입체감을 부여하고 있다. 시작은 ‘승무원 출신 배우’였다. 만 19세에 대한항공 승무원이 됐던 표예진은 약 1년 만에 일을 그만두고 배우로 전향했다. 

하늘을 날던 그가 단역도 마다하지 않으며 새로운 길을 개척하기 시작했다. 다수의 작품에 단역으로 출연하던 표예진은 지상파에 발을 들여놓으며 존재감을 뽐내기 시작했다. 데뷔작인 MBC <결혼계약>(2016)에선 자신이 예쁘다고 확신하는 얄미운 알바생 현아라 역을 맡았다. 

수수하고 사랑스러운 외모는 물론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단번에 시선을 끌었다. 이후 SBS <닥터스>(2016)에선 간호사 현수진 역으로 극에 생기를 불어넣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2017년, 표예진은 인기 드라마에 연이어 출연하며 얼굴을 각인시켰다. 

지난 2월 종영한 KBS2 주말드라마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에서는 돌싱 이동숙(오현경)의 딸 김다정을 연기했다. 가족들이 모이는 장면서 단연 눈에 띄는 외모와 귀에 쏙쏙 들어오는 목소리로 눈길을 끌었다. 적은 비중에도 시청자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쉽게 꺼지지 않는 인기 열풍
향후 주목할 예비스타 누구?

이후 안방극장에 열풍을 일으키며 7월 종영한 <쌈, 마이웨이>에서는 늘어난 비중만큼이나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줬다. 회사 상사인 김주만(안재홍)을 짝사랑하는 금수저 장예진 역으로, 주인공 커플의 로맨스에 훼방을 놓았다. 얄미울 수 있는 캐릭터도 사랑스럽게 표현하며 자신만의 연기 영역을 구축한 표예진이다. 

어느 날 하늘서 뚝 떨어진 배우가 아니다. 단역을 시작으로 차근차근 성장해 현재 첫 주연작인 <미워도 사랑해>까지 쉼 없이 달렸다.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기에 표예진의 2018년이 더욱 기대된다. 

[바람의 손자]
[이정후]

넥센은 지난 13일 신인왕 이정후와 1억1000만원에 2018시즌 연봉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시즌 신인으로 받았던 연봉 2700만원서 8300만원이 인상된 금액이었다. 인상률로 따지면 무려 307.4%로 지난해 신인왕 신재영과 넥센 구단 인상률 최고기록이다.

이정후는 2017시즌 넥센의 중견수로 144경기에 풀타임 출전해 552타수 179안타 2홈런 111득점 47타점 12도루 타율 3할2푼4리를 기록했다. 안타와 득점 모두 역대 신인 최다기록이었다. 이정후는 입단과 동시에 넥센의 중견수와 톱타자 자리를 꿰찼다. 
 

시즌 뒤에는 국가대표로 선발돼 일본프로야구 투수들을 상대로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이정후의 존재감은 2차 기록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2017시즌 이정후의 WAR(Wins Above Replacement,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은 3.59로 리그 야수 중 21위를 차지했다. 김재환이 7.49로 가장 높았고, 박건우(7.03), 최정(6.60), 최형우(6.58), 나성범(5.82) 등이 뒤를 따르고 있다. 

모두 골든글러브 후보에 오를 정도로 리그정상급 선수들이다.

넥센서 이정후보다 WAR이 높은 선배는 김하성(4.91, 11위)과 서건창(4.14, 15위) 뿐이었다. 기록상으로 드러난 이정후의 가치는 이대호(3.64, 20위)와 비슷하게 견줄 수 있을 정도로 높았다. 

이정후보다 WAR이 떨어지는 선수 중 강민호(3.49)와 민병헌(3.37)은 비시즌 80억원으로 FA대박을 터트리며 소속팀을 옮겼다.

물론 WAR이 선수의 가치를 평가하는 절대적인 기준은 될 수 없다. 다만 이정후가 리그의 슈퍼스타들과 비교해 적게는 1/93 수준의 연봉을 받으면서 비슷한 효과를 냈음을 알 수 있다. 이정후가 2018시즌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준다면 단연 리그최고의 가성비 끝판왕 자리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

이정후는 “현재 웨이트 위주로 훈련을 하며 비시즌 일정을 보내고 있다. 스프링캠프에 대비해 근육량을 늘리고 힘을 키우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준비를 잘해서 내년 시즌은 올 시즌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국제적 스타]
[박성현]

이미 국내서 골프 스타로서 인기를 누리던 박성현은 올해 미국 진출로 명실공히 국제적인 스타가 됐다. 여자골프 최고의 무대인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올해 정식 데뷔한 박성현은 신인을 넘어 최고 여자 골퍼 자리에 올랐다. 

3월 HSBC 위민스 챔피언스 3위로 정식 데뷔 첫 무대를 가뿐하게 출발한 박성현은 데뷔 첫 우승을 메이저대회인 7월 US여자오픈서 차지했다. 박성현은 8월 캐나다 퍼시픽 여자오픈서 시즌 2승을 달성하면서 대세 자리를 굳혔다. 

올해 출전한 23개 대회서 ‘톱10’에 11차례나 이름을 올린 박성현은 신인답지 않은 성적으로 일찌감치 신인왕을 확정했다. 후반기 상금 선두를 달리며 시즌 최종전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서도 공동 6위를 차지한 박성현은 데뷔 첫해에 상금왕에 올랐다. 
 

233만5883달러(약 25억4260만원)의 상금을 쓸어담은 박성현은 올해 LPGA 투어서 유일하게 200만 달러 이상의 상금 수익을 올린 선수다. 또 유소연과 함께 ‘올해의 선수’ 부문 공동 1위도 차지했다. 

이로써 박성현은 올해 LPGA 투어 신인상, 올해의 선수, 상금왕 등 3관왕을 달성했다. 신인 3관왕은 1978년 LPGA 투어 역대 최고의 신인 낸시 로페스(미국) 이후 39년 만에 나온 대기록이다. 1주일 동안이기는 했지만, 박성현은 지난 11월 6일자 여자골프 랭킹서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신인 세계랭킹 1위는 LPGA 투어 최초였다. 누구보다 '남다른' 시즌을 보낸 박성현은 현재 세계랭킹 2위를 지키며 내년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이재명 덮치는 문재인 그림자

이재명 덮치는 문재인 그림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통령선거는 전 정부의 공과를 통째로 평가받는 시험이다. 여당 후보는 전 정부의 공이 크면 후광을 입고, 반대로 과가 많으면 핸디캡을 안고 시험장에 들어서는 셈이다. 이번 대선 정국은 대통령 탄핵으로부터 시작됐다. 야당은 5년 만에 정권을 교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정권 창출에 성공한 대통령은 집권 1~2년 차에 가장 강한 힘을 발휘한다. 3~4년 차에 이르면 정부 안팎서 누수가 발생한다. 빠르면 이 시기에 레임덕이 시작된다. 임기 마지막 해에는 정권 재창출을 위해 몸을 사려야 한다. 지지율에 따라 차기 대선에 끼치는 입김도 달라진다. 5년 단임제 이후 대체로 나타나던 대통령의 모습이다. 주기설 깬 집값 폭등 국회의원 선거나 지방선거가 중간 평가의 성격을 띤다면 대선은 최종 시험에 가깝다. 모든 정당의 목표가 정권 창출인 만큼 대선의 무게감은 남다르다. 행정부 수장을 넘어 국가원수로서 대통령이 갖는 권한이 그만큼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결과로 대통령직선제가 도입됐다. 국민 모두에게 투표권을 부여하고 대통령을 ‘직접’ 뽑을 수 있도록 헌법이 개정된 것이다. 대통령직선제가 정착된 이후 정권교체는 10년 주기로 이뤄졌다. 보수 진영의 노태우·김영삼정부에 이어 진보 진영의 김대중·노무현정부가 들어섰다. 이후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당선으로 보수 진영이 다시 정권을 잡았다. 박 전 대통령이 탄핵으로 물러난 뒤 진보 진영의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재수 끝에 청와대에 입성했다. 그대로 이어지는 듯했던 ‘10년 주기설’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등장으로 깨졌다. 5년 만의 정권교체가 진보 진영에 안긴 충격은 컸다. 문 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퇴임 전까지 40% 안팎을 오르내렸다. 지지율 10~20%대를 오가며 레임덕에 시달렸던 과거 대통령 때와는 다른 양상이었다. 그럼에도 진보 진영은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다. 득표율 차이는 1%도 되지 않았다. 지난 대선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윤 전 대통령에게 0.73%p 차이로 졌다. 대선 전 여러 여론조사에서 보여준 윤 전 대통령이 이 후보를 넉넉하게 앞선다는 결과와 비교해서는 선전이었지만 문 전 대통령의 지지율을 고려하면 충격적인 패배였다. 게다가 당시 윤 전 대통령은 선출직 출마 경험이 단 한 번도 없는 ‘초보 정치인’이었다. 대선 패배, 서울이 결정적 역할 부동산 가격이 낙선에 영향 줘 민주당에서는 대선 패배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했다. 이 과정서 레이더망에 걸려든 게 ‘부동산’ 문제였다. 정확하게는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도마 위에 올랐다. 문정부에서는 20번이 넘는 부동산 대책이 쏟아졌다. 정부 발표가 나올 때마다 부동산시장은 널뛰었다. 실제 윤 전 대통령 승리의 쐐기를 박은 서울 표심이 부동산 정책에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 개표 직후 제기됐다. 지난 대선은 말 그대로 양 진영을 ‘쥐어짠’ 선거였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텃밭’인 영남과 호남 지역서 총결집했다. 당락을 가른 건 서울서의 격차였다. 윤 전 대통령은 서울서 31만여표를 앞섰다. 전체 표 차이인 24만표보다 많다. 윤 전 대통령은 마포·용산·성동 등 이른바 ‘마용성’으로 불리는 지역과 광진·강동·양천 등 아파트가 밀집돼있으면서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이 높은 지역서 이겼다. 구별로 따지면 25개 구 중 14곳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더 많은 표를 몰아줬다. 21대 총선 때 민주당이 4곳을 빼고 21개 구를 이긴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선방이었다. 노원·도봉·강북 등 ‘노도강’으로 불리는 지역서도 윤 전 대통령은 선전했다. 이 지역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곳이다. 재건축·재개발 아파트가 밀집돼있다. 승부 자체는 이 후보가 이겼지만 표 차가 근소했다. 총선 때 20% 가까이 차이 났던 게 대선에서는 1% 안팎으로 줄었다. 부동산 문제에 따른 민심이반이 뚜렷하게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완전한 실패 최악의 실정 같은 해 8월 국회입법조사처에서 발간한 <제20대 대통령선거 분석> 자료에도 부동산이 가른 표심이 언급돼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대선에서 유권자가 관심을 가진 의제는 경제 회복과 주거 안정 등 부동산 정책이었다. 대선 전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서 조사한 대선 주요 의제 관련 설문서도 경제 회복(32%), 부동산 문제 해결(32%)이 첫손에 꼽혔다. 40~50대보다 30대서 부동산 문제에 관한 관심이 컸다. 그러면서 이 후보가 과거 민주당 후보에 비해 수도권 득표가 낮았다며 부동산 가격 상승과 관련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민주화 이후 모든 대선서 민주당 계열 후보가 국민의힘 계열 후보에게 서울서 패한 적은 2007년밖에 없었다”며 “수도권은 인구가 집중된 탓에 득표율 차이가 작더라도 득표 차는 매우 크게 나타난다. 그만큼 선거 승패에 수도권 표심의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부동산 이슈와 득표율의 상관관계를 보기 위해 동 단위로 서울 지역의 아파트 가격을 살폈다. 아파트 가격 변동에 따른 득표율을 본 것이다. 분석 결과 2021년 아파트 가격과 2020~2021년 가격 변동이 윤 전 대통령, 이 후보의 득표율과 상관성이 높았다. 가격 변동보다는 가격 자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아파트 평(3.3㎡)당 평균 가격이 높은 지역일수록, 아파트 가격 증가폭이 큰 지역일수록 윤 전 대통령의 득표율이 이 후보보다 높았다. 또 재산세 부담이 증가한 지역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많았다. 재산세가 늘었다는 건 그만큼 부동산 가격이 올랐다는 뜻이다. 지지율도 무용지물 민주당서 지목한 패배 원인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민주당은 대선 패배 1년 뒤인 2023년 8월 녹서(Green Paper, 정책을 제안하고 다양한 의견 수렴 과정을 담은 대화록) <민주당 재집권 전략 보고서>를 발간했다. 민주당 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을지로위원회) 출범 10주년을 맞아 발표한 일종의 대선 패배 ‘반성문’이었다. 민주당은 해당 보고서에서 “오락가락하는 정책으로 집값 상승을 잡지 못했다”고 짚었다. 문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보수와 진보 양 진영서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그 원인을 일관성 부족에서 찾은 것이다. 그러면서 “노무현정부 부동산 정책도 부족한 것이 많았지만 선거 대패와 당내 비난에도 철학과 원칙을 버리지 않은 점은 높게 평가된다”며 “문정부는 세제 개편 이후에도 집값이 계속 상승하면서 비판에 직면하자 전반적인 세제를 완화하는 정반대 조치를 취했다”고 지적했다. 문정부는 부동산, 즉 집이 투자가 아닌 거주의 대상이라는 점을 시장에 각인시키는 데 정책 방향을 맞췄다. 당연히 투기 수요를 때려잡는 데 모든 역량이 집중됐다. 부동산으로 재산을 불리려는 세력이 많아지면서 집값이 왜곡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른바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이 벌어졌다. 문정부는 세금 부과, 대출 규제 등으로 돈줄을 조였다. 2017년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대출 규제 강화 등의 정책이 시행됐고 2018년에는 주택을 보유한 사람이 규제 지역서 새집을 사려 할 경우 주택담보대출을 받지 못하도록 했다. 서울 25개 구, 분당·과천·하남·세종 등이 규제 지역으로 묶였다. 규제가 심해질수록 집값은 천정부지로 뛰었다. 부동산이 ‘우상향 안전자산’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시중에 풀린 돈이 몰리고 또 몰렸다. 저가의 낡은 집 여러 채보다 고가의 좋은 집 한 채를 사자는 ‘똘똘한 한 채’ 이론도 생겨났다. ‘자고 일어나면 집값이 오른다’는 말이 돌면서 부동산 심리를 크게 자극한 것이다. 당시 ‘영끌족’ 지금은 곡소리 통계 조작으로 검찰 수사까지 부동산을 움직이는 건 ‘심리’라는 말이 있듯 너도나도 집을 사는 데 혈안이 되면서 집값이 요동쳤다. 집값이 오르는데도 수요가 있으니 계속 상승하는 구조였다. 이 과정서 ‘벼락 거지’ 등의 말이 생겨났다. 부동산 등 자산 가치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가난해진 상황을 일컫는 표현이다. 동시에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어느 정부든 출범하자마자 제일 먼저 손대는 게 부동산 정책일 정도로 우리나라 국민의 ‘집’ 사랑은 남다른 데가 있다. 문정부 역시 임기 내내 ‘집값 잡기’에 몰두했다. 하지만 끝내 실패했다. 몇몇 전문가는 문정부의 가장 큰 패착으로 부동산 정책을 꼽을 정도다. 그 여파가 대선까지 이어졌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후폭풍이다. 문정부 당시 ‘갭투자(전세 끼고 매수)’ 방식으로 집을 마련한 이들이 현재 파산 지경에 이르고 있다. 폭탄 돌리기를 하다가 더 버티지 못하고 폭발한 것이다. ‘영끌족’의 몰락이다.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산 사람은 높아진 금리를 견디지 못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문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펴면서 통계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수사가 진행 중이다. 당시 정책을 주도했던 대통령 비서실장, 국토교통부 장관 등은 감사원의 의뢰로 전부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이들은 정부 정책을 뒷받침하는 통계를 만들어내라고 통계청, 한국부동산원 등을 압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감사원에 따르면 문정부가 통계를 조작한 횟수는 102회에 달한다. 2018년 1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일어난 일이다. 청와대와 국토교통부는 한국부동산원에 주택 가격 변동률을 하향 조정하도록 하거나 부동산 대책이 효과가 있는 것처럼 통계 수치 조정을 지시했다. 민주당은 ‘전 정권에 대한 탄압’이라면서 반발 중이다. 이번에도 이슈 될까? 이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재건축·재개발을 활성화해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의 공약도 비슷하다. 후보별로 차이가 미미해 이번 대선에서는 부동산 이슈가 생각보다 대망론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문정부의 정책 후폭풍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는 만큼 또다시 문정부에 이 후보가 발목을 잡히는 형국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