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구영신 특집] 2018년 더 기대되는 슈퍼루키

“무술년 주인공은 나야 나∼”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2017년 정유년이 지나가고 2018년 무술년 새해가 다가왔다. 올해는 유난히도 스타 탄생이 많았다. 한 해를 되돌아보고 새해를 맞이하며 2018년이 더 기대되는 슈퍼루키들을 살펴봤다.
 

한치 앞으로 다가온 2018년 무술년. 어떤 한 해로 기록될지 벌써부터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특히 주목받는 인물들이 있다.

[차세대 디바]
[크리샤 츄]

내년 1월3일 컴백을 앞둔 크리샤 츄가 트랙리스트를 전격 공개했다. 크리샤 츄는 지난 18일  공식 SNS를 통해 첫 번째 미니앨범 트랙리스트를 공개하며 본격적인 컴백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공개된 트랙리스트에는 타이틀곡 ‘라이크 파라다이스(Like Paradise)’를 포함한 수록곡 4곡의 하이라이트 부분이 짧지만 강렬하게 귀를 사로잡는다. 타이틀곡 ‘라이크 파라다이스는 Mnet <프로듀스101> 시즌2에 프로듀서로 참여해 히트곡 ‘네버(NEVER)’를 비롯해 워너원의 ‘에너제틱’을 만든 ‘대세 작곡돌’ 펜타곤 후이와 플로우 블로우(Flow Blow)가 크리샤 츄만을 위해 완성한 곡이다. 

특히, 펜타곤 후이는 자신이 속한 펜타곤과 워너원 이후 다른 아티스트는 물론 여성 아티스트와는 처음으로 곡 작업을 진행한 만큼 크리샤 츄의 신곡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높아진 상황이다. 또, ‘썬셋 드림(Sunset Dream)’의 한국어 버전과 영어버전이 수록됐다. 


이 곡은 크리샤 츄가 작곡에 참여한 것은 물론 영어 버전 작사에도 참여해 한 층 성장한 음악적 발전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폴링 스타(Falling Star)’는 아이콘의 ‘오늘 모해’ 뮤직비디오를 통해 얼굴을 알린 같은 소속사 연습생 민주와 함께 호흡을 맞춘 깜짝 듀엣곡이 수록돼 팬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이처럼 크리샤 츄의 첫 미니앨범에는 후이, 플로우 블로우를 비롯한 해외 유명 프로듀서 Command Freaks, Sophia pae, Denis Seo, 신승익 등 초호화 제작진이 참여해 앨범의 완성도를 높였다. 

지난 5월 데뷔 앨범 ‘트러블(Trouble)’로 가요계에 정식 데뷔한 크리샤 츄는 에너지 넘치는 톡톡 튀는 매력으로 대중들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으며, 2018년이 기대되는 가요계 루키로 주목받고 있다. 

[오리콘 기염]
[SF9]

그룹 SF9(영빈 인성 재윤 다원 로운 주호 태양 휘영 찬희)이 일본 첫 번째 정규앨범으로 오리콘 차트 상위권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일본 최대 음반 집계 사이트 오리콘에 따르면 SF9은 지난 13일 발매된 일본 첫 번째 정규 앨범 ‘센세이셔널 필링 나인(Sensational Feeling Nine)’으로 발매와 동시에 일간 앨범차트 3위를 차지했다. 이 앨범은 일본 최대 레코드점인 타워레코드 월드 차트서도 4위를 기록했다. 


열풍의 주역 떠오르는 신예들
내년 행보에 모두가 기대만발

SF9은 일본 데뷔 반년 만에 처음으로 발매한 정규앨범이 좋은 성적을 거두며 K팝 슈퍼 루키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이번 앨범은 타이틀곡 ‘오솔레미오(O Sole Mio)’를 비롯해 지난 활동 곡인 ‘팡파레’ ‘부르릉’ ‘쉽다’ 등이 수록됐다. 

이외에도 팬들에게 숨은 명곡으로 사랑 받은 ‘투게더(Together)’ ‘머리카락 보일라’ ‘웬 감성팔이야’ ‘와치 아웃(Watch Out)’ ‘빈칸’ ‘여전히 예뻐’ 등 총 10곡이 일본어 가사로 새롭게 수록됐다. 
 

SF9의 첫 정규앨범 발매를 맞이한 현지 팬들의 응원은 계속되고 있다. 뜨거운 관심에 힘입어 도쿄 시부야, 오사카 도톤보리 등 번화가의 건물 외벽에 초대형 이미지가 내걸렸고, 대형 스크린으로는 발매 소식을 알리는 영상이 송출되고 있다. 

SF9 새 앨범의 재킷 이미지로 전면 래핑한 ‘SF9 트럭’이 도심을 주행하고 있고, SNS 상에는 팬들의 인증 사진이 속속 게재되고 있다. SF9은 일본서의 첫 번째 정규 앨범 발매를 기념해 21일부터 후쿠오카를 시작으로 22일 아이치, 23일 오사카, 24일 도쿄서 사인회·하이터치회 등을 진행했다. 

한편 SF9은 16일과 17일 양일간 진행된 패밀리 콘서트 ‘2017 FNC 킹덤 인 재팬 - 미드나잇 서커스 -’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초고속 남주]
[양세종]

양세종이 세상에 얼굴을 알린 1년. 시나리오와 드라마 대본이 각 10여편씩 들어와 있다. 광고는 2개를 계약했고, 그외 10여 개의 계약을 진행 중이다.

양세종은 조연을 거쳐 멜로 드라마의 주인공까지 꿰찼다. 쉼없이 4편의 드라마를 했다. 무서운 성장세다. 양세종이 2017년을 손에 넣은 ‘슈퍼루키’가 됐다. 양세종은 지난해 11월 시작한 SBS TV <낭만닥터 김사부>로 데뷔했다. 도도한 금수저 의사 도인범으로 시청자와 처음으로 만났다. 

<낭만닥터 김사부>가 시청률 27.6%로 종영하면서 신인인 양세종은 데뷔작서 바로 얼굴을 알리는 행운을 거머쥐었다. 그러더니 그는 <낭만닥터 김사부> 종영 열흘 후 SBS TV <사임당 - 빛의 일기>를 통해 다시 시청자를 만났다. <사임당>이 사전제작 드라마로 <낭만닥터 김사부>보다 먼저 제작이 끝난 드라마였던 덕분이다. 

비록 용두사미로 끝나긴 했지만 <사임당> 역시 톱스타 이영애의 12년 만의 복귀작이라는 점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관심을 받았다. 그 덕에 과거와 현재의 인물을 각각 맡아 1인2역을 펼친 양세종에 대한 관심도 이어졌다. 

<사임당>이 끝난 후 양세종은 한달 만인 6월 다시 OCN <듀얼>을 통해 안방극장에 복귀했다. 그의 세번째 드라마. 그런데 이번에는 주인공으로 올라섰다. 심지어 베테랑도 어렵다는 쌍둥이 1인2역을 맡았다. 신인의 ‘밑천’이 바닥을 드러내기 딱 좋은 상황. 


하지만 그는 보란듯이 쌍둥이 1인2역을 잘 해냈다. <듀얼>의 시청률은 높지 않았지만 배우 기근에 시달리는 방송가서 신예 양세종의 주가는 치솟았다. 주인공으로서도 손색이 없는 연기력을 펼친 ‘새로운 얼굴’양세종은 <듀얼>을 끝내자마자 곧바로 차기작에 캐스팅됐다. 

그게 지난달 시작한 SBS TV <사랑의 온도>다. <듀얼>을 끝낸 지 두달도 안돼 네번째 드라마가 방송을 타기 시작했고, 이번에는 정통 멜로 드라마의 주인공이다. 양세종의 이같은 성장세는 방송가서 유례가 드물다. 연예계에서는 이구동성 양세종을 ‘2017년의 신인’으로 꼽는다.

[안방 신데렐라]
[표예진]

신예 표예진의 성장이 놀랍다. 작은 역할에도 입체감을 부여하며 눈길을 끌더니 이젠 일일극 주연을 맡아 거대한 스토리를 힘 있게 끌고 간다. 

단연컨대 2017년은 표예진 성장의 해다. 표예진은 현재 KBS1 일일드라마 <미워도 사랑해>서 메인 줄거리를 이끄는 주인공 길은조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철부지 소녀의 모습은 물론이고 피가 섞이지 않았지만 모녀지간처럼 지내온 김행자(송옥숙)와의 미묘한 관계 변화, 두 남자 사이서 흔들리는 모습 등을 섬세하게 표현해 호평을 받고 있다. 
 


<미워도 사랑해>는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오다 모든 것을 잃은 시기에 인생의 꽃을 피우게 되는 길은조의 삶을 조명하며 인간 사이에 피어나는 정의 중요성을 얘기한다. 

표예진은 신인답지 않은 안정적인 연기력과 사랑스러운 매력으로 캐릭터에 입체감을 부여하고 있다. 시작은 ‘승무원 출신 배우’였다. 만 19세에 대한항공 승무원이 됐던 표예진은 약 1년 만에 일을 그만두고 배우로 전향했다. 

하늘을 날던 그가 단역도 마다하지 않으며 새로운 길을 개척하기 시작했다. 다수의 작품에 단역으로 출연하던 표예진은 지상파에 발을 들여놓으며 존재감을 뽐내기 시작했다. 데뷔작인 MBC <결혼계약>(2016)에선 자신이 예쁘다고 확신하는 얄미운 알바생 현아라 역을 맡았다. 

수수하고 사랑스러운 외모는 물론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단번에 시선을 끌었다. 이후 SBS <닥터스>(2016)에선 간호사 현수진 역으로 극에 생기를 불어넣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2017년, 표예진은 인기 드라마에 연이어 출연하며 얼굴을 각인시켰다. 

지난 2월 종영한 KBS2 주말드라마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에서는 돌싱 이동숙(오현경)의 딸 김다정을 연기했다. 가족들이 모이는 장면서 단연 눈에 띄는 외모와 귀에 쏙쏙 들어오는 목소리로 눈길을 끌었다. 적은 비중에도 시청자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쉽게 꺼지지 않는 인기 열풍
향후 주목할 예비스타 누구?

이후 안방극장에 열풍을 일으키며 7월 종영한 <쌈, 마이웨이>에서는 늘어난 비중만큼이나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줬다. 회사 상사인 김주만(안재홍)을 짝사랑하는 금수저 장예진 역으로, 주인공 커플의 로맨스에 훼방을 놓았다. 얄미울 수 있는 캐릭터도 사랑스럽게 표현하며 자신만의 연기 영역을 구축한 표예진이다. 

어느 날 하늘서 뚝 떨어진 배우가 아니다. 단역을 시작으로 차근차근 성장해 현재 첫 주연작인 <미워도 사랑해>까지 쉼 없이 달렸다.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기에 표예진의 2018년이 더욱 기대된다. 

[바람의 손자]
[이정후]

넥센은 지난 13일 신인왕 이정후와 1억1000만원에 2018시즌 연봉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시즌 신인으로 받았던 연봉 2700만원서 8300만원이 인상된 금액이었다. 인상률로 따지면 무려 307.4%로 지난해 신인왕 신재영과 넥센 구단 인상률 최고기록이다.

이정후는 2017시즌 넥센의 중견수로 144경기에 풀타임 출전해 552타수 179안타 2홈런 111득점 47타점 12도루 타율 3할2푼4리를 기록했다. 안타와 득점 모두 역대 신인 최다기록이었다. 이정후는 입단과 동시에 넥센의 중견수와 톱타자 자리를 꿰찼다. 
 

시즌 뒤에는 국가대표로 선발돼 일본프로야구 투수들을 상대로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이정후의 존재감은 2차 기록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2017시즌 이정후의 WAR(Wins Above Replacement,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은 3.59로 리그 야수 중 21위를 차지했다. 김재환이 7.49로 가장 높았고, 박건우(7.03), 최정(6.60), 최형우(6.58), 나성범(5.82) 등이 뒤를 따르고 있다. 

모두 골든글러브 후보에 오를 정도로 리그정상급 선수들이다.

넥센서 이정후보다 WAR이 높은 선배는 김하성(4.91, 11위)과 서건창(4.14, 15위) 뿐이었다. 기록상으로 드러난 이정후의 가치는 이대호(3.64, 20위)와 비슷하게 견줄 수 있을 정도로 높았다. 

이정후보다 WAR이 떨어지는 선수 중 강민호(3.49)와 민병헌(3.37)은 비시즌 80억원으로 FA대박을 터트리며 소속팀을 옮겼다.

물론 WAR이 선수의 가치를 평가하는 절대적인 기준은 될 수 없다. 다만 이정후가 리그의 슈퍼스타들과 비교해 적게는 1/93 수준의 연봉을 받으면서 비슷한 효과를 냈음을 알 수 있다. 이정후가 2018시즌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준다면 단연 리그최고의 가성비 끝판왕 자리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

이정후는 “현재 웨이트 위주로 훈련을 하며 비시즌 일정을 보내고 있다. 스프링캠프에 대비해 근육량을 늘리고 힘을 키우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준비를 잘해서 내년 시즌은 올 시즌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국제적 스타]
[박성현]

이미 국내서 골프 스타로서 인기를 누리던 박성현은 올해 미국 진출로 명실공히 국제적인 스타가 됐다. 여자골프 최고의 무대인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올해 정식 데뷔한 박성현은 신인을 넘어 최고 여자 골퍼 자리에 올랐다. 

3월 HSBC 위민스 챔피언스 3위로 정식 데뷔 첫 무대를 가뿐하게 출발한 박성현은 데뷔 첫 우승을 메이저대회인 7월 US여자오픈서 차지했다. 박성현은 8월 캐나다 퍼시픽 여자오픈서 시즌 2승을 달성하면서 대세 자리를 굳혔다. 

올해 출전한 23개 대회서 ‘톱10’에 11차례나 이름을 올린 박성현은 신인답지 않은 성적으로 일찌감치 신인왕을 확정했다. 후반기 상금 선두를 달리며 시즌 최종전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서도 공동 6위를 차지한 박성현은 데뷔 첫해에 상금왕에 올랐다. 
 

233만5883달러(약 25억4260만원)의 상금을 쓸어담은 박성현은 올해 LPGA 투어서 유일하게 200만 달러 이상의 상금 수익을 올린 선수다. 또 유소연과 함께 ‘올해의 선수’ 부문 공동 1위도 차지했다. 

이로써 박성현은 올해 LPGA 투어 신인상, 올해의 선수, 상금왕 등 3관왕을 달성했다. 신인 3관왕은 1978년 LPGA 투어 역대 최고의 신인 낸시 로페스(미국) 이후 39년 만에 나온 대기록이다. 1주일 동안이기는 했지만, 박성현은 지난 11월 6일자 여자골프 랭킹서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신인 세계랭킹 1위는 LPGA 투어 최초였다. 누구보다 '남다른' 시즌을 보낸 박성현은 현재 세계랭킹 2위를 지키며 내년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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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세보다 무서운 산재와의 전쟁

탈세보다 무서운 산재와의 전쟁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산재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건설 현장에서 근로자가 사망하는 사건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이 대통령이 칼을 휘두르자 기업은 납작 엎드렸다. 이 대통령의 행보를 보는 시각은 엇갈린다. 산재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는 만큼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환영하는 의견과 구조적 문제를 뒤로하고 기업 ‘잡도리’만 하고 있다는 의견 등이다. 건설업계에 칼바람이 불고 있다. 미국발 관세나 국내 경기 문제가 아니다. 산업재해(이하 산재)가 건설 현장을 뒤흔드는 중이다. 대통령은 여러 현안 중 산재로 인한 사망사고 근절을 국정 과제 첫머리에 올린 듯한 모습이다. 대통령 한마디 이재명 대통령이 반복되는 산재 사망사고의 고리를 끊겠다고 나섰다.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한 기업을 법과 제도를 통해 처벌하겠다고 선언했다. 발언 수위도 나날이 세지고 있다. 본보기가 된 기업은 대통령이 일으킨 칼바람을 온몸으로 맞는 모양새다. 지난 5월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1분기 ‘산업재해 현황 부가 통계’에 따르면 올해 1~3월 재해 조사 대상 사고 사망자는 총 137명(잠정)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38명)보다 1명(0.7%) 줄었다. 사망사고 건수도 같은 기간 136건에서 129건으로 7건(5.1%) 감소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29명으로 지난해보다 2명, 기타 업종(건설업과 제조업 이외 업종)이 38명으로 6명 감소했지만 건설업은 71명으로 오히려 7명 늘었다. 노동부는 부산 기장군 건설 현장 화재와 서울-세종고속도로 교량 붕괴 등 대형 사고의 영향으로 건설업 사망자 수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지난 2월14일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리조트 신축 공사장에서 불이 나 6명이 숨졌다. 또 같은 달 25일, 경기도 안성시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 현장 교량 상판 구조물이 붕괴해 4명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일어났다. 규모별로는 상시 근로자 50인(건설 업종은 공사 금액 50억원) 미만 사업장에서 올해 1분기 사망자는 83명으로 지난해보다 5명(6.4%), 사망사고 건수는 83건으로 7건(9.2%) 늘었다. 반면 50인 이상 대형 사업장과 대규모 공사 현장에선 사망자 54명, 사고 건수 46건으로 각각 6명, 14건 줄었다. 사망사고 유형별로는 ‘추락’ 62명, ‘끼임’ 11명, ‘물체에 맞음’ 16명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각각 1명, 7명, 5명 감소했다. 화재와 폭발로는 10명, ‘붕괴’ 사고로는 11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자체별로는 경기(31명), 서울(17명), 경북(15명), 부산·전남(12명), 경남(11명), 충남(9명), 강원·울산(6명) 순으로 많았다. 산재로 인한 사망은 건설 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사고다. 정부는 산재 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한 각종 대책을 내놨다. 2022년 1월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이하 중처법)도 그중 하나다. 중처법은 근로자의 사망사고 등 중대 재해가 발생했을 때 기업의 경영 책임자 등이 안전 보건 관리 체계 구축 등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확인되면 처벌하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취임 이후부터 직접 챙겨 국정 운영 계획에도 포함 문제는 실효성이다. 중처법이 시행된 이후에도 건설 현장에서 근로자가 죽는 일이 계속 일어나고 처벌은 ‘솜방망이’ 수준에 그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이 대통령이 칼을 빼 들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 “비용을 아끼기 위해 누군가의 목숨을 빼앗는 것은 일종의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또는 사회적 타살”이라고 비판했다. 필요하면 법을 개정해서라도 ‘산재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벗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일상적으로 산업 현장을 점검해서 필요한 안전조치를 하지 않고 작업하면 엄정하게 제지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제도가 있는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최대의 조치를 해달라”고 주문했다. 사고 위험이 큰 업무를 하청과 외주를 통해 해결하는 ‘위험의 외주화’ 현상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이 대통령의 산재 사망사고 근절 ‘드라이브’는 점진적으로 거세지고 있다. 초기에는 주무 부처에 대책을 요구했다면 최근에는 직접 목소리를 내고 움직이는 식이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산재를 줄이라고 지시했는데도 불구하고 사망사고가 이어지자 특유의 행동력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이 대통령이 고용노동부에 산재 관련 종합 대책을 주문한 뒤에도 ▲인천 맨홀 작업 노동자 질식사 ▲포스코이앤씨 노동자 끼임사 ▲경기 의정부 아파트 신축 현장 노동자 추락사 등의 사고가 일어났다. 불과 한 달 새 일어난 일이다. 지난달 6일 인천 계양구 병방동의 한 도로 맨홀 안에서 지하 시설물 조사 작업 중이던 노동자 1명이 의식을 잃고 1명은 실종됐다. 이들은 결국 사망했다. 조사 결과 이 사고는 용역 계약 위반에 따라 허가 절차 없이 진행하다가 발생한 인재로 드러났다. 법으로도 안 됐는데… 숨진 근로자는 산소 마스크 등 안전 장비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채 작업하다 유독가스에 중독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대통령은 “현장 안전 관리에 미흡한 점이 있었는데 철저히 밝히고 법령 위반 여부가 있었는지를 조사해 책임자를 엄중히 조치하라”며 “후진국형 산업재해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현장 안전관리를 정비하고 사전 지도·감독을 강화하는 등 관련 부처도 특단의 조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포스코이앤씨가 시공하는 경남 함양-울산고속도로 의령나들목 공사 현장에서 사면 보강 작업을 하던 60대 근로자가 천공기(지반을 뚫는 건설기계)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포스코이앤씨 시공 현장에서만 올해 들어 4번째 일어난 사망사고다. 지난 1월 경남 김해 아파트 신축 현장 추락사고, 경기도 광명 신안산선 건설 현장 붕괴사고, 대구 주상복합 신축 현장 추락사고 등도 줄을 이었다. 이 대통령은 “똑같은 방식으로 사망사고가 나는 것은 결국 죽음을 용인하는 것이고 아주 심하게 얘기하면 법률적 용어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산재 사망사고가 나면) 여러 차례 공시하도록 해서 투자를 안 하고 주가가 폭락하게 (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여름휴가를 마치고 복귀 첫 일성도 산재 관련 발언이었다. 이 대통령은 “앞으로 모든 산업재해 사망사고는 최대한 빠른 속도로 대통령에게 직보하라”고 지시했다. 산재 사망사고를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천명한 것이다. 사과문 내고 또 반복되다 지난 9일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을 통해 전해진 이 대통령의 발언은 전날인 8일 경기 의정부 신축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안전망 철거 작업을 하던 50대 근로자가 6층 높이에서 떨어져 숨진 사고가 영향을 미쳤다. 이 대통령이 선포한 ‘산재와의 전쟁’에 기업은 바짝 얼어붙은 상황이다. 지난달 25일 경기 시흥 SPC 삼립 공장을 방문해 ‘중대산업재해 발생 사업장 현장 간담회’를 열었다. 해당 공장은 지난 5월 50대 여성 노동자가 작동 중인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사망했고 2022년과 2023년에도 여성 노동자가 각각 소스 교반기와 반죽 기계에 끼어 숨지는 등 중대 산재가 빈번하게 일어났던 곳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 SPC 근로자의 노동 시간 등을 자세히 물었다. 그러면서 “(산재가) 심야에 대체적으로 발생하고 12시간씩 4일간 일하다 보면 사실 심야 시간에 힘들다. 주의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심야 장시간 노동 때문에 생긴 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지적에 SPC 회장을 비롯해 그룹 관계자들이 쩔쩔맨 것으로 전해졌다. SPC그룹은 이 대통령이 다녀간 지 이틀 만인 지난달 27일, 8시간 초과 야근을 폐지하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제품 특성상 필수적인 품목 외에는 야간 생산을 최대한 없애 공장 가동 시간을 축소하겠다는 것이다. 또 주간 근무 시간도 점진적으로 줄여 장시간 근무로 인한 피로 누적, 집중력 저하, 사고 위험 등을 사전에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달 29일 담화문을 내고 고개를 숙였다. 정희민 전 대표이사는 “어제(28일) 사고 직후 모든 현장에서 즉시 모든 작업을 중단했고 전사적 긴급 안전 점검을 실시해 안전히 확실하게 확인되기 전까지 무기한 작업을 중지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협력업체를 포함한 모든 근로자의 안전이 최우선 가치가 되도록 필요한 자원과 역량을 총동원해 근본적인 쇄신 계기로 삼겠다”며 “또다시 이런 비극이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사즉생의 각오와 회사의 명운을 걸고 안전 체계의 전환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 전 대표의 사과는 엿새 만에 또다시 일어난 사고로 빛이 바랬다. 지난 4일 오후 경기 광명시 옥길동 광명-서울고속도로 민간투자사업 제1공구 현장에서 미얀마 국적 30대 근로자가 감전돼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이 근로자는 병원으로 이송된 지 8일 만인 지난 12일 의식을 회복했다. 높아진 발언 수위·제재 조치 “왜 기업만 잡도리?” 의견도 정 전 대표는 사의를 표명하고 물러났다. 연이어 산재사고가 일어난 포스코이앤씨는 ‘본보기’가 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일단 이 대통령은 포스코이앤씨에 대한 건설 면허 취소, 공공 입찰 금지 등 법률상 가능한 방안을 모두 찾아서 보고하라는 지시를 내린 바 있다. 국내 건설 면허 취소는 현행 건설산업기본법상 최고 수위의 징계다. 1994년 성수대교 붕괴 책임이 있던 동아건설산업에 내려진 사례가 유일하다. 건설 면허가 취소되면 신규 사업을 할 수 없고, 다시 면허를 취득한다고 해도 수주 이력이 없기 때문에 관급공사를 따내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경찰은 사고 관련 수사 전담팀을 만들고 고용노동부 안양지청과 함께 포스코이앤씨와 하청업체에 대한 압수수색에 돌입했다. DL건설도 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원진 전원이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에 책임을 지고 일괄 사표를 제출하는 등 납작 엎드렸다. 특히 이 대통령이 휴가에서 돌아와 산재 관련 발언을 한 직후 터진 사고여서 충격파가 더 컸다. DL건설에서 사표를 제출한 임직원은 80여명, 공사를 중단한 현장은 44곳에 이른다. 이재명정부는 산재사고로 인한 사망자 비율을 2030년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인 1만명당 0.29명까지 끌어내리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산재로 인한 사망자 비율은 1만명당 0.39명으로 OECD 평균을 크게 웃도는 실정이다. 이 같은 내용은 ‘이재명정부 국정 운영 5개년 계획’에 포함됐다. 이 대통령이 지난달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전 세계에서 또는 OECD 국가 중 산업재해율, 사망재해율이 가장 높다는 불명예를 이번 정부에서 반드시 끊어내겠다”고 의지를 드러낸 부분을 국정과제로 담은 것이다. 구조 문제 나 몰라라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지나치게 건설업계만 잡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관련 법과 제도가 시행되고 있는데도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는다면 구조적인 문제도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수주 경쟁이 과열되면서 저가 입찰이 늘고 안전관리에 소홀해지는 점이 산재로 이어지는 식의 고리를 끊어야 진정한 의미의 ‘근절’이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