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여행 ②척산온천

바다 도시 속초의 따끈한 겨울 명소소

강원도 속초의 겨울 명소로 척산온천이 있다. 용출수가 50℃를 넘나드는 척산온천은 시린 바다 산책과 설악산 산행 뒤에 언 몸을 훈훈하게 녹여준다. 척산온천 원탕이 처음 개장한 것은 1970년대 초반이다. 온천의 나이는 쏟아지는 용출수와 함께 50년 세월을 채워가고 있다.
 

척산온천은 설악산 자락과 속초 시내를 잇는 노학동에 자리한다. 노학동은 예부터 ‘온정리’ ‘양말’이라 불렸다. 겨울에도 땅과 웅덩이 물이 잘 얼지 않고 김이 나 마을 아낙네들이 빨래터로 애용했다고 한다. 
 

1970년대 초반 온천공을 통해 온천수가 대량으로 용출되며 척산온천이 비로소 세간에 알려졌다. 당시 척산온천은 설악산 산행객이 피로를 푸는 자그마한 목욕탕에 불과했으나 온천수가 피부병과 신경통에 좋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찾는 사람이 늘었다. 

열하지 않는 온천수

1980년대 초 척산온천장이 들어서고 1985년 원탕 자리에 척산온천휴양촌이 재개장하면서 본격적인 척산온천 시대가 문을 열었다. 
 

척산온천의 자랑거리는 뜨거운 용출수다. 천연 온천수가 50℃ 안팎으로 ‘데우지 않는 물’을 표방한다. 30℃ 미만인 일부 온천과 달리 온천수를 가열하지 않아 원탕에 있는 성분이 고스란히 보존된다. 


라돈이 포함된 강알칼리 온천수는 노폐물 제거 효과가 커서 살결이 부드러워지고, 아토피를 비롯한 피부병에 효능이 있다. 온천수에 불소 성분이 있어 입을 헹구면 양치가 되는 점도 이채롭다. 
 

몸을 치유하는 데는 시각적인 효과 역시 중요하다. 척산온천휴양촌 남성 노천탕에서는 솔숲과 설악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여성 노천탕은 정자와 목재가 어우러진 가지런한 욕탕이 인상적이다. 노천탕을 이용하면 화려한 도심 온천과 달리 고요한 휴식을 경험할 수 있다. 

척산온천휴양촌 본관 주변에는 소나무 3000여그루가 늘어선 산책로와 석림원이 조성됐다. 연못과 바위 조형물이 곁들여진 산책로는 솔향기를 마시며 20분쯤 걸으면 설악누리길로 이어진다. 
 

오붓한 시간을 원하면 가족온천실을 두드려도 좋다. 목재 가구 향이 깃든 가족탕은 소나무와 사군자의 이름을 빌렸다. 제법 큰 욕조를 갖춘 객실에서 한가로운 온천욕이 가능하며 투숙객은 대온천장 이용이 무료다. 

탕 성분 피부병·신경통에 효능
노천탕서 솔숲·설악산 한 눈에 감상

척산온천휴양촌 별관에는 전통불한증막, 찜질방, 전망 휴게소 등 부대시설이 있고, 주말에는 족욕탕도 운영한다. 척산온천휴양촌 입구에 들어서면 1970년대 척산온천의 옛 건물 사진이 향수를 자아낸다. 
 

척산온천휴양촌서 나와 척산교를 넘어서면 척산온천장이다. 척산온천휴양촌과 더불어 척산온천지구의 한 축을 이루는 척산온천장은 현지 주민이 즐겨 찾는 곳이다. 온천수의 효능은 두 온천이 크게 다르지 않다. 


척산온천장은 노천탕이 없지만 대온천탕 창 너머로 설악산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이곳 역시 투숙객은 대온천탕 이용이 무료다.
 

척산온천지구의 온천 시설은 오전 5시30분~6시부터 오후 8~9시까지 운영한다. 척산온천장 맞은편에 마을 주민이 운영하는 척산족욕공원은 동절기에는 휴장한다. 

노곤한 온천욕을 마치고 겨울 산책을 부추기는 속초의 명소는 청초호다. 척산온천을 가로지르는 청초천이 흘러드는 곳도 바다와 맞닿은 청초호다. 둘레 5km에 이르는 청초호는 철새생태공원, 청초호해상공원 등 다양한 테마 공간이 나무 데크로 연결된다. 

철새생태공원은 갈대밭 사이에 청둥오리, 쇠오리 등 철새가 날아드는 시민의 휴식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철새생태공원 주변에 엑스포타워가 호수의 랜드마크로 우뚝 솟았고 요트 선착장이 이어진다. 호젓한 산책로를 따라 멀리 포구를 바라보며 걸으면 청초호해상공원의 청초정이 나온다. 
 

청초호에서 속초항 가는 길의 아바이마을은 속초의 근현대사가 묻어나는 곳이다. 한국전쟁 1·4후퇴 때 내려왔다가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 함경도 피란민이 정착한 동네다. 드라마 〈가을 동화〉에 이어 예능 프로그램 〈해피 선데이-1박 2일〉이 방영되며 인기를 모았고 아바이순대를 간판으로 내건 순댓국집 10여곳이 성업 중이다. 
 

초관광수산시장

좁은 골목을 벗어나면 함경도 사투리로 할아버지를 뜻하는 ‘아바이’ 동상과 자그마한 간이해수욕장이 모습을 드러낸다. 아바이마을에 들어갈 때는 갯배를, 나올 때는 금강대교를 이용해본다. 

아바이마을과 중앙동을 잇는 갯배는 밧줄을 당겨 운항하는 무동력 배로, 추억의 향취가 묻어난다. 우회하는 금강대교 위를 거닐면 마을 정경과 속초 바다가 한 눈에 내려다보인다.
 

최근 속초 여행의 필수 코스는 속초관광수산시장이다. 속초 중앙로에 들어선 시장은 접근성이 좋고, 이 일대 횟감과 먹거리가 한데 모여 인기를 끈다. 평일에도 관광객으로 북적이는 속초의 명소로 우뚝 섰다. 닭전골목의 닭강정은 그중 별미로 사랑받는다. 지하 1층에서는 회를 인근 포구보다 저렴하게 맛볼 수 있으며, 씨앗호떡과 순댓국을 파는 맛집 식당도 시장 골목에서 만난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청초호길→아바이마을→척산온천→속초관광수산시장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신흥사→청초호길→아바이마을→속초실향민문화촌 
[둘째 날] 척산온천→속초등대전망대→속초관광수산시장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속초관광 http://www.sokchotour.com
- 척산온천휴양촌 http://www.choksan.co.kr
- 척산온천장 http://www.chocksanspa.co.kr
- 속초관광수산시장 http://sokchomarket.com 

문의 전화
- 속초시청 관광과 033)639-2539
- 척산온천휴양촌 033)636-4000
- 척산온천장 033)636-4806 
- 속초관광수산시장 033)633-3501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속초, 동서울종합터미널서 하루 50여회(06:05~23:00) 운행, 약 2시간15분 소요. 서울고속버스터미널서 30분 간격(06:00~23:30) 운행, 약 2시간30분 소요. 
*문의: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http://www.ti21. co.kr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88-4700 고속버스통합예매 http://www.kobus.co.kr 속초고속버스터미널 033)631-3181, http://sokcho.dongbubus.com 

자가운전
서울양양고속도로→속초 IC→학사평교차로→관광로 척산온천·설악산 방향

숙박 정보
- 초원리조텔: 속초시 청봉로5길, 033)636-7169
- 헬리오스모텔: 속초시 장사항해안길, 033)632-7676, http://www.heliosmotel.com
- 메모리즈모텔: 속초시 영금정로6길, 033)636-9415, http://memoriesmotel.kr 

식당 정보
- 단천식당(순댓국·아바이순대): 속초시 아바이마을길, 033)632-7828, 
http://danchun.cityfood.co.kr 
- 사돈집(물곰탕·도루묵찌개): 속초시 영랑해안1길, 033)633-0915
- 동명항생선숯불구이(도루묵조림): 속초시 번영로129길, 033)632-3376


주변 볼거리
영랑호, 신흥사, 설악해맞이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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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아나운서 강제 마약’ <br>적색수배 피의자 실체

[단독] ‘아나운서 강제 마약’
적색수배 피의자 실체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필리핀에서 프리랜서 아나운서 김나정에게 강제로 마약을 투약한 한국인 사업가 권모씨에게 인터폴 적색수배가 내려졌다. 권씨는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 일대에 서버를 두고 투자 사기, 마약 유통 등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 6년간 수사망을 피하며 도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24일 경기북부경찰청 마약수사계는 아나운서 김나정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필리핀 현지에서 강제로 마약 흡입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관련 증거를 경찰에 제출했지만, 경찰은 해당 증거로는 강제성을 증명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해외 도주 대담한 행적 김씨는 지난해 11월12일 마닐라에서 자신의 SNS에 “제가 필리핀에서 마약 투약한 것을 자수한다”며 “죽어서 갈 것 같아서 비행기를 못 타겠다”는 내용의 글을 올려 논란이 됐다. 이후 그는 마닐라에서 여객기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귀국해 인천국제공항경찰대의 조사를 받았다. 사건은 주소지 등을 고려해 경기북부경찰청으로 넘어왔다. 이후 김씨 측은 필리핀 현지에서 강제로 마약 흡입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김씨의 법률대리를 맡고 있던 법무법인 충정은 “김나정은 뷰티 제품 홍보 및 속옷 브랜드 출시를 위해 필리핀을 찾았다가 젊은 사업가 A씨(권씨)를 소개받았다. 젊은 사업가가 김나정의 사업을 적극 도와주겠다고 해 시간을 할애해 방문했을 뿐이다. 항간에 도는 소위 ‘스폰’의 존재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취재를 종합하면, 김씨가 필리핀에서 만난 1995년 8월5일생의 사업가 권씨는 SNS에 ‘투자 리딩방’을 개설해 범죄수익을 벌어들인 범죄자다. 업계에서 일명 ‘재림’으로 불리는 그가 리딩방 총책으로 활동하며 발생시킨 투자 사기 피해액만 약 3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2019년 8월4일 필리핀으로 간 권씨는 이후 국내로 입국한 적이 없다. 유튜버 크라임넷 등 제보에 따르면 권씨는 드라마 의 주인공 차무식의 실존 인물인 이상태씨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보호받아왔다고 한다. 검찰은 21년간 필리핀에서 도주 행각을 이어가던 이씨를 현지 교민 정보망을 활용해 검거했다. 법원에서 실형이 선고됐으나, 광주지검 목포지청(곽영환 지청장)은 해외 도주를 이어가던 이씨를 필리핀 현지에서 검거했다고 지난해 8월23일 밝혔다. 사업가로 변신, 김나정 앞에 나타난 권씨 취재 결과 70억대 사기단 우두머리로 확인 이씨는 2014년 공범과 함께 필리핀에서 불법 도박 사무실을 운영하겠다며 투자금 1억1000여만원을 받아 가로챈 사기 혐의 등으로 기소돼 2020년 2월 징역 2년의 확정 판결을 받았다. 구속 기소된 공범은 실형을 살았지만, 해외에 있던 이씨는 공소시효 임박에 따라 궐석재판으로 징역형이 확정돼 ‘자유형 미집행자’ 신분이 됐다. 자유형 미집행자는 징역·금고 등의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잠적하거나 도주한 사람을 뜻한다. 이씨는 2003년 필리핀으로 출국한 뒤 세부섬에서 유흥업소를 운영하며 21년간 귀국하지 않고, 현지에서 공갈·사기 범행을 11건(피해액 약 8000만원) 저질러 지명수배·지명 통보 조치가 내려진 인물이다. 목포지청은 검거팀을 꾸려 이씨 검거에 나섰는데, 필리핀 현지 교민 사이트에서 이씨 거주지를 특정하는 단서를 확보해 검거에 성공했다. 현지 주민들이 이용하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이씨에 대한 제보를 받아 검거에 필요한 핵심 정보를 획득했다. 결국 법무부, 필리핀 파견 검찰 수사관, 필리핀 이민청 수배자 검거팀과 국제공조로 클락시에서 이씨를 검거했다. 검찰은 “7000여개 섬으로 이뤄진 필리핀의 지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본섬인 루손섬이 아닌 곳에서 범인을 검거한 첫 사례”라고 밝혔다. 현실판 차무식의 비호를 받고 유유자적한 삶을 살아온 범죄자가 바로 권씨인 것이다. 권씨의 이름은 다른 사건에서도 언급된다. 2022년 SNS에 ‘투자 리딩방’을 만든 뒤 대체 코인 거래 사이트로 이용자 130명을 유인해 70억원대 투자 사기 행각을 벌이다가 경찰에 붙잡힌 일당도 권씨가 총책이라고 진술했다. 그해 6월30일 부산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전기통신금융사기 등 혐의로 투자 사기 일당 16명을 검거해 총판 관리팀장 20대 A씨 등 8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도주한 조직 총책인 권씨 등 핵심 간부 5명에 대해서는 인터폴 적색수배 조치하고, 국내에 체류 중인 나머지 조직원 1명은 지명수배해 뒤를 쫓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21년 6월부터 올해 2월까지 SNS 오픈 채팅방인 투자 리딩방에서 전문 투자 상담사를 사칭해 투자자 130명을 허위 가상 자산 사이트에 가입하게 한 뒤 투자금 약 70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강제 투약 진실은? 총책인 권씨는 필리핀에 본사를 두고, 본사 운영팀과 총판 관리팀, 회원 모집책 등 역할을 나눠 치밀하게 조직을 운영했다. 우선, 인터넷에서 불법 수집한 개인정보를 활용해 국내 휴대전화 사용자에게 무작위로 문자메시지를 전송한 뒤 SNS에 개설한 오픈 채팅방인 투자 리딩방에 초대했다. 이들 일당은 “대체 코인 투자로 300~400%의 고수익을 보장하겠다”라거나 “VIP에게만 제공하는 투자 리딩이 진행된다”며 피해자들을 유인했다. 회원 모집책 20대 C씨 등 13명은 투자 리딩방에서 대체 코인에 투자해 큰 수익을 낸 전문가인 것처럼 1인 다역 행세를 했고, 이에 속은 투자자들이 허위 가상 자산 사이트에 가입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C씨 등은 가짜 투자 전문가 자격증과 사업자 등록증을 소셜미디어 프로필에 게시하거나 피해자에게 보여주며 안심시켰다. 이들의 속임수에 넘어간 가입자 중에는 노후 자금 1억5000만원을 날린 60대 남성과 최대 2억5000만원의 투자금을 날린 50대 남성도 있었다. 또 가상 자산인 코인 시장에 처음 들어가 재테크를 해보려고 나선 대학생과 주부 피해자들도 포함됐다. 피해자는 모두 130명에 달한다. 1인당 피해 금액은 1000만원에서부터 2억5000만원에 이른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 일당은 피해자들에게 처음 한두 차례는 소액으로 투자한 수익금을 그대로 돌려줘 신뢰를 쌓은 뒤, 큰 투자금을 받는 수법으로 범행을 이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 일당이 범행에 사용한 계좌 28개를 지급 정지하고, 1억2000만원 상당의 범죄 수익에 대해 법원 결정을 받아 추징·보전 조치한 상태다. 인터폴 적색수배를 받는 권씨는 필리핀에서 가장 부유하고 발전된 보니파시오 지역 등 부동산을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제보자에 따르면, “필리핀, 태국 등지에 권씨의 차명 부동산이 여럿 있고, 일부 한국 영사들이 지내는 집도 사실상 권씨의 소유”라고 한다. 현실판 차무식 돈이 곧 권력이자, 신분인 동남아에서 권씨가 경찰을 매수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권씨는 수사망을 피해 사업가로 위장했고 다수의 여성과 향락을 즐겼다. 김씨도 부유한 사업가로 위장한 권씨를 의심할 수 없었을 것이다. 충정 측은 “김나정은 술자리를 가져 다소 취했던 상황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손이 묶이고 안대가 씌워졌다. 이 과정에서 그들은 김나정이 연기를 흡입하게 했다. 김나정이 이를 피하는 모습을 보이자 급기야 어떤 관 같은 것을 이용해 김나정이 강제로 연기를 흡입할 수밖에 없도록 했다”며 “김나정의 핸드폰에 손이 묶이고 안대를 가리고 있는 영상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김나정에게 문제가 된 마약을 강제 흡입시키기 전, 총을 보여주고 사람을 쉽게 죽일 수 있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이 사실을 증명할 자료는 따로 없으나 경찰 조사 과정에서 권씨는 다수의 범죄를 범해 수배 중인 자로 밝혀졌다. 이 때문에 한국에 귀국할 수 없는 자”라면서, “김나정은 권씨의 정체를 알게 됐고 후술하는 권씨의 협박이 허풍이 아니라는 생각에 공포를 느끼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나정이 귀국 전 소셜미디어에 올린 마약 자수 관련 게시물은 ‘긴급 구조 요청’을 위한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투약은 이번 단 한 번만 있었던 것이고 앞서 설명드린 바와 같이 강제로 행해진 것”이라며 “김나정이 경찰과 본인의 신변보호를 요청하는 영상통화를 했고 이 과정에서 권씨의 관계자로 보이는 자가 권씨와 통화하며 김나정을 추적하는 영상을 녹화했다. 즉 김나정은 긴급히 구조 요청을 하기 위해 마약 투약 사실을 자수한 것이지, 자의로 마약을 투약했음을 인정한 것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후 자료를 제출받은 경찰은 약 3개월 동안 분석 작업을 했다. 또 경기북부경찰청은 김씨 측이 강제성을 주장하며 언급한 권씨에 대해 경찰청 본청 국제 관련 사건 담당 부서에 수사를 요청했다. 대검찰청은 2016년 필리핀 국가수사청과 초국가적 범죄 대응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2022년부터 검찰수사관 2명을 현지에 파견해 국제공조·도피 사범 검거 업무 등을 수행하고 있다. 필리핀 본사···치밀한 조직 운영 추정 범죄 수익만 3000억원 이상 다만, 지난해 경기북부경찰청은 권씨에 대해 “수배 중인 자라 한국에 귀국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씨가 인천국제공항 경찰단에서 2회 정도 조사를 받았고, (사건은) 주거지 관할인 경기북부경찰청으로 인계됐다”며 “사전 조사 후 1~2회 정도 소환조사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내법에서 마약을 다른 사람에게 강제로 투약하는 행위에 대해서 가중처벌하는 조항은 없다. 마약 강제 투약도 일반적인 마약 관련 행위와 마찬가지로 마약 관리법 위반으로만 처벌된다. 지난 2019년 국회에서 마약, 향정신성의약품, 임시 마약류를 다른 사람 의사에 반해 투약하거나 흡연 또는 섭취하게 한 경우 법정형의 2분의 1까지 가중 처벌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마약류관리법 개정안 발의가 이어졌지만 모두 폐기됐다. 법무부가 ‘신중 검토’ 의견을 제시한 이후 20대 국회 임기가 만료되면서다. 한편, 동남아에서 활동하는 투자 리딩방 범죄조직들은 대부분 마약 유통에도 가담한 것으로 추정된다. 일례로 ‘김미영 팀장’으로 불린 보이스피싱 총책 박모씨와 함께 필리핀 구치소에서 탈옥한 조직원들도 ‘비쿠탄 이민국 수용소’서 보이스피싱과 마약 유통을 결합한 신종 범죄조직을 꾸렸다. 이른바 ‘비쿠탄 마약왕’으로 알려진 송모씨는 2022년 수원에서 필로폰을 소지한 채 붙잡힌 김모씨의 상선이라는 정황이 드러났다. 이들은 보이스피싱, 대포폰 판매, 마약 유통 사업으로 수감 생활을 이어갔다. 박씨와 함께 탈옥한 송씨 등은 비쿠탄 교도소 내에서 대포 유심칩으로 신분을 숨겨 텔레그램 ‘마약방’을 개설했다. 평소 이들은 주식 및 코인 리딩방 등을 운영해오면서 모은 수만명의 회원들을 마약방으로 초대해 새로운 수입원을 창출했다. 이들은 수억원의 범죄수익을 비트코인으로 환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지 제보자는 “리딩방, 보이스피싱 조직들이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마약 사업에 손을 대기 시작했고, 권씨도 똑같은 수법으로 마약 유통에 가담하고 있다”며 “그렇기에 김나정에게 마약을 쉽게 투약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활동명 ‘재림’ 그러면서 “지난해 탈옥한 송씨도 필리핀 파사이 등에 있는 마약 공급책을 통해 한 달에 5kg 정도의 필로폰 유통을 지시했다”며 “송씨는 비쿠탄에서 만난 중국 마피아로부터 싸게 구입한 필로폰 등을 드로퍼(전달책)에게 전달해 한국으로 수출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송씨가 드로퍼에게 준 배달료는 한화 약 1000만원가량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