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눈치 보느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입사 1~3년차 시중은행 행원들이 임금정상화를 위한 단체행동에 나서기로 했다. 최근 은행업계 및 금융노조에 따르면 금융노조는 다음달 6일 은행 신입행원들이 참여하는 ‘금융권 종사 신입사원 전체 집회’를 연다. 이들은 이번 기회에 반드시 임금을 정상화하겠다며 단단히 벼르고 있는 모양새다.
집회 규모는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임금차별에 대한 신입행원들의 불만이 공론화되는 자리라는 점에서 이번 집회는 금융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신입행원들의 불만은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정부는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 고용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신입직원의 연봉을 줄이고, 그 재원으로 고용을 늘리는 ‘잡 셰어링(일자리 나누기)’ 을 주도했다. 여기에는 국책기관 및 시중은행을 비롯해 주요 대기업들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참여했다. 연봉삭감 내지는 감축 압박을 받던 금융권은 특히 신입사원의 연봉을 전년 대비 20% 삭감하는 조치로 일자리 나누기에 동참했다.
하지만 임금 격차에 따른 내부갈등 등 부작용이 고개를 들었다. 연차가 쌓일수록 같은 일을 하는 선배 직원들과의 연봉차가 벌어지고 있어서다. 잡 셰어링을 기점으로 임금차이가 1000만원 가까이 난다. 신입행원들은 불만을 터뜨릴 수밖에 없다.
따라서 주요 대기업들은 경기가 호전된 2010년 이후 대부분 임금체계를 원위치 시켰지만 은행들은 쉽사리 결정을 못내리고 있다. 정부가 주도했던 정책인 만큼 거스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시중은행 한 곳에서 먼저 신입행원 임금을 제자리로 돌려놓으면 다른 은행들은 그대로 따라갈 준비가 돼 있지만 정부의 압박이 크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