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추여행 ③순창 강천산

고추장보다 빨간 단풍 여행

고추장의 고을이라서 그럴까? 전북 순창의 가을은 곱디고운 고추장 빛깔로 물든다. 새빨간 단풍이 유혹하는 강천산은 평탄한 산책로를 따라 가을 정취에 흠뻑 빠질 수 있어 아이들이나 어르신을 동반한 가족 여행지로 제격이다. 유모차나 휠체어 이용도 편해 누구나 눈부신 단풍 숲을 즐기기 좋다. 
 

강천산은 평탄한 산책로를 따라 강천산군립공원 매표소를 지나면 시원한 공기에 절로 심호흡을 하게 된다. 청량한 공기에 폐 속 구석구석이 깨끗해지는 기분이다. 용이 꼬리치듯 승천하는 모습과 닮았다고 용천산이라 부르던 강천산은 산세가 수려하고 단풍이 아름답다. 

단풍 여행은 산 위로 올라갈 것 없이 매표소에서 병풍폭포, 강천사, 현수교(구름다리), 구장군폭포까지 갔다 오면 충분하다. 왕복 5km, 2시간 정도 걸리는 맨발산책로 코스다. 
 

도선국사가 창건한 ‘강천사’

매표소를 지나 첫 포인트는 절벽서 시원스레 쏟아지는 병풍폭포다. 높이 40m에 물줄기 폭 15m로, 인공 폭포지만 물줄기와 절벽이 산수화처럼 어우러진다. 폭포 아래 공간서 삼삼오오 쉬는 사람들이 많다. 
 

병풍폭포를 지나 좀 더 걸으면 자그마한 사찰이 보인다. 고창 선운사의 말사로, 도선국사가 창건한 강천사다. 대웅전 앞뜰의 오층석탑은 고려시대 때 조성한 것인데 한국전쟁 때 사찰 건물이 전소되면서 탑 일부가 부서진 흔적이 있다. 절 앞 돌다리를 건너면 삼인대가 나온다. 


순창군수 충암 김정, 담양부사 눌재 박상, 무안현감 석헌 류옥이 폐비 신씨 복위를 청원하는 상소를 올리기로 맹세한 장소다. 강천사 근처에 수령 300년 된 모과나무가 있으니 찾아보자.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됐다는데 지금도 가지마다 모과를 주렁주렁 매단 모습이 위풍당당하다. 
 

강천사를 지나면서부터 단풍나무가 점점 더 많아진다. 잎이 아기 손바닥처럼 작아 흔히 애기단풍으로 부르는 단풍나무가 주를 이룬다. 타오르듯 새빨간 단풍잎이 파란 하늘과 대비돼 보기 좋다. 이제 곧 강천산의 명물 현수교가 보이는 지점이다. 

절을 지나 첫 번째 나오는 다리를 건너기 전에 오른편에 현수교로 이어지는 계단이 있다. 여기서 현수교 쪽으로 올라가도 좋고, 구장군폭포를 보고 내려오는 길에 현수교를 건너도 좋다. 
 

하이라이트인 현수교는 남겨두고 구장군폭포부터 보기로 한다. 고개를 젖혀 현수교를 올려다보면 그 높이가 아찔하다. 색색 등산복을 입은 사람들이 현수교에서 기념사진을 찍는다. 아치형 다리를 건너면 구장군폭포다. 

병풍폭포와 마찬가지로 인공 폭포인데, 120m 높이서 떨어지는 물줄기가 자연스러워 원래 있던 폭포 같다. 팔각정과 벤치 등 쉴 자리가 많고 폭포가 잘 보이는 곳에 데크를 만들어 사진 찍기도 좋다. 여기서 더 가면 비룡폭포, 연대암터를 지나 담양과 경계에 자리한 금성산성에 올라설 수 있다.
 

드디어 현수교로 향한다. 폭포 아래쪽 다리를 건너자마자 오른쪽에 현수교와 전망대 이정표가 보인다. 나무 계단이 제법 가파르지만 금세 현수교 입구에 이른다. 현수교로 이어진 철제 계단은 좁고 경사가 심하니 조심할 것. 

용이 승천하는 모습과 닮은 ‘강천산’
아이·어른 동반한 가족 여행지로 제격


지상 50m 지점에 놓은 길이 75m 현수교는 강천산의 상징이다. 빨강과 주황을 예쁘게 섞은 단풍 색깔이라 가을에 잘 어울리고 겨울에는 눈 덮인 산에서 유독 도드라진다. 흔들림이 심하지 않지만 사람들이 움직일 때마다 심장이 짜릿짜릿하다. 
 

강천산 최고봉인 왕자봉(583.7m)으로 가려면 현수교서 북쪽으로 올라간다. 구장군폭포까지 걷고 현수교를 건넜으니, 정상에 오르지 않아도 단풍 산행으로 충분하다. 강천산 입구에 맛있는 식당이 많아 요기하기 좋다. 

순창발효커피를 선보이는 ‘모두베리카페’는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는 로컬 카페다. 생두에 몇 가지 미생물을 주입한 뒤 로스팅한 원두를 그 자리서 갈아 내려주는데 구수하고 순한 맛이 특징이다.
 

강천산서 나와 순창전통고추장민속마을로 이동하는 중에 메타세쿼이아길을 만난다. 차를 세우고 사진 찍기 좋은 포인트도 몇 군데 있다. 10월 하순부터 노랗게 물들기 시작하는 메타세쿼이아는 11월이면 갈색으로 짙어졌다가 바람에 우수수 날려 운치 있다. 

메타세쿼이아길 중간쯤 구룡교차로서 월곡 방향으로 좌회전해 들어가면 지난달에 개장한 순창군승마장이다. 군민이 정기적으로 승마 강습을 받을 수 있는 곳으로, 여행객을 위한 체험 승마도 운영한다.

강천산과 함께 순창 여행의 투톱이라 할 만한 순창전통고추장민속마을은 고추장, 된장, 간장 등 전통 장류에 대해서 배우고 체험하고 구입할 수 있는 곳이다. 순창군서 운영하는 순창장류체험관은 물론 개별 판매장서도 고추장 담그기 체험을 진행한다. 
 

순창전통고추장민속마을 가장 안쪽에 자리한 발효소스토굴은 2016년 5월에 개장해 요즘 한창 뜨는 곳이다. 다양한 전통 장류와 함께 전 세계의 소스를 전시하고, 발효에 최적화된 토굴에서 장류를 숙성시킨다. 

미생물의 활동으로 장이 발효되고 맛이 깊어지는 과정을 미디어 아트로 게임 하듯 배울 수 있어 아이들이 무척 좋아한다. 흥미로운 트릭 아트와 한지등으로 재현한 고추장 진상 행렬, 항아리가 들어찬 토굴 등 볼거리도 많다. 입구서 순창발효커피를 저렴한 값에 판매한다. 
 

최근 1~2년 사이 순창 읍내에 ‘금산여관’ ‘방랑싸롱’ ‘일우당’ ‘순창농부의부엌’ 등이 생기면서 이곳을 찾는 젊은 여행자가 늘고 있다. 여행자끼리 소통하고 지역 문화에 관심을 가지며, 어릴 적 추억이 떠오르는 읍내 골목을 거니는 느긋한 여행을 즐긴다. 
 

아이들을 동반한 30~40대는 향가유원지가 좋다. 기반 시설이 잘 갖춰진 섬진강향가오토캠핑장에서 캠핑하고 향가터널과 향가목교를 거닐며 섬진강의 하루를 만끽한다. 향가터널과 향가목교 위로 섬진강자전거길이 지나, 주말이면 라이더도 많다. 

향가목교는 사람과 자전거를 위한 다리다. 중간에 스카이워크를 설치해 섬진강을 감상하기 좋다. 해가 지면 무지갯빛 조명이 들어와 환상적이다. 
 

섬진강 상류에 속하는 동계면 장군목유원지는 오랜 세월 물이 빚은 바위 조각이 마치 예술품 같다. 남자의 식스 팩처럼 울룩불룩한 바위, 여인의 엉덩이처럼 펑퍼짐한 바위, 원통으로 깊이 파인 요강바위…. 


음식과 문화의 조화

바위에 부딪힌 물길이 구불구불 흘러가는 것을 보노라면 시간조차 느리게 가는 듯하다. 장군목유원지 역시 섬진강자전거길 구간이다. 순창으로 떠나는 가을 여행은 단풍, 섬진강, 고추장, 로컬 푸드와 지역 문화를 고루 만나고 체험하는 휴식 같은 여행이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강천산→강천산 메타세쿼이아길→발효소스토굴→방랑싸롱→향가유원지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강천산→강천산 메타세쿼이아길→순창군승마장→발효소스토굴→장순창장류박물관, 순창옹기체험관→향가유원지   
[둘째 날] 순창농부의부엌→방랑싸롱→예향천리마실길→장군목유원지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순창군 문화관광 http://tour.sunchang.go.kr 
- 섬진강향가오토캠핑장 
http://섬진강향가오토캠핑장.com


문의 전화
- 순창군청 문화관광과 063)650-1648
- 순창군종합관광안내소 063)650-1674
- 강천산관리사무소 063)650-1672
- 순창전통고추장민속마을 063)650-5411
- 섬진강향가오토캠핑장 063)652-9001
- 순창장류박물관 063)650-1627
- 순창군승마장 063)650-5537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순창, 센트럴시티터미널서 하루 5회(09:30~16:10) 운행, 약 3시간30분 소요. 순창-강천산, 하루 8회(10:50~17:30) 운행, 약 30분 소요. 광주-강천사, 하루 7회(08:10~15:30) 운행, 약 1시간30분 소요. 
*문의: 센트럴시티터미널 02)6282-0114 고속버스통합예매 http://www.hticket.co.kr 광주유스퀘어 062)360-8114 버스타고 http://www.bustago.or.kr 순창공용버스터미널 063)653-2186  

자가운전
- 호남고속도로 전주 IC→반월교차로→국도26호선→조촌교차로→번영로→대흥교차로→호남로→구이교차로→국도27호선→장암교차로→회문산로→구림로→월정삼거리→강천로→강천사입구삼거리→강천산길→강천산
- 광주대구고속도로 순창 IC→순창로→장류로→강천로→강천사입구삼거리→강천산길→강천산

숙박 정보
- S모텔: 순창읍 옥천로, 063)653-3960
- 그린나래펜텔: 복흥면 추령로, 063)652-1202, http://www.greennare.pe.kr 
- 섬진강향가오토캠핑장: 풍산면 향가로, 063)652-9001, 
http://섬진강향가오토캠핑장.com
- 일우당: 순창읍 순창7길, 063)652-8051, https://ilwoodang.modoo.at
- 회문산자연휴양림: 구림면 안심길, 063)653-4779, http://www.huyang.go.kr  

식당 정보
- 순창농부의부엌(산야초비빔밥·천연효모빵): 순창읍 순창5길, 063)653-4677, http://www.facebook.com/Farmerskitchen7
- 2대째순대(전통 순대): 순창읍 남계로, 063)653-0456 
- 순흥즉석순두부가든(순두부백반): 순창읍 장류로, 063)652-3636
- 강천풍경식당(산채비빔밥): 팔덕면 강천산길, 063)652-2620
- 연다라전통순대(전통 순대): 순창읍 남계로, 063)653-3432 

이색 체험
고추장 담그기: 순창전통고추장민속마을 내 순창장류체험관이나 개별 고추장 판매점서 전통 고추장을 담그는 체험. 고추장 체험 약 40분, 고추장·인절미·튀밥·장류 요리 등 4가지 체험 시 1시간40분~2시간 소요. 
*문의: 순창장류체험관 063)650-5432, http://www.janghada.com

주변 볼거리
금산여관, 훈몽재 유지, 전라북도산림박물관, 귀래정, 녹두장군 전봉준관, 회문산자연휴양림, 예향천리마실길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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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이 위태위태하다. 끝나지 않는 내부 총질에 “이럴 바엔 해산하라”는 날 선 비판까지 나온다. 이 모습을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은 만감이 교차한다.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자니 보수 결집이, 그대로 놔두자니 개혁에 걸림돌이 되는 딜레마의 연속이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윤 어게인(Again)’과 전한길씨의 싸움으로 자리 잡았다.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내란 정당’이라는 꼬리표를 떼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발맞춰 국민의힘 해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내란 수괴와 45명의 적 국민의힘 해산 요구는 지난 6·3 조기 대선 정국서부터 불거졌다. 서부지검 폭동 사태와 헤어 나오지 못한 탄핵의 강 등 내란 사태가 지속되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정당해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탈당하기 전 당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윤석열을 비호하고 내란에 동조하며 국가적 위기와 사회적 혼란을 키운 씻을 수 없는 큰 책임이 있다”며 제명을 촉구했다. 윤 전 대통령을 수호한 45명의 의원을 ‘인간 방패’라고 꼬집으며 제명을 요구했다. 민주당이 호명한 45명은 국민의힘 ▲강대식 ▲강명구 ▲강민국 ▲강선영 ▲강승규 ▲구자근 ▲권영진 ▲김기현 ▲김민전 ▲김석기 ▲김선교 ▲김승수 ▲김위상 ▲김은혜 ▲김장겸 ▲김정재 ▲김종양 ▲나경원 ▲박대출 ▲박성민 ▲박성훈 ▲박준태 ▲박충권 ▲서일준 ▲서천호 ▲송언석 ▲엄태영 ▲유상범 ▲윤상현 ▲이달희 ▲이상휘 ▲이만희 ▲이인선 ▲이종욱 ▲이철규 ▲임이자 ▲임종득 ▲장동혁 ▲조배숙 ▲조은희 ▲조지연 ▲정동만 ▲정점식 ▲최수진 ▲최은석 의원이며 이들이 내란 정당의 주축이라고 봤다. 대선후보 마감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새벽을 틈타 ‘후보 바꿔치기’를 시도하던 때에는 보수 진영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당원이 뽑은 김문수 후보의 선출을 취소하고 전 국무총리던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를 입당시켜 당의 대선후보로 등록한 것이다. 밤사이 일어난 촌극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니들이 저지른 후보 강제 교체 사건은 직무 강요죄로 반민주 행위고 정당해산 사유도 될 수 있다”며 “기소되면 정계(에서) 강제 퇴출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저지른 죄가 얼마나 무거운지도 모르고 윤통(윤석열 전 대통령)과 합작해 그런 짓을 했나”라며 “그 짓에 가담한 니들과 한덕수 추대 그룹은 모두 처벌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달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국민의힘 복당 등에 대해 질문하자 “해산될 정당에 다시 들어갈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힘 해산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은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이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에 의해 위헌정당해산심판으로 해체된 사례를 예로 들며 해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014년 12월 헌재는 통진당이 “북한식 사회주의 혁명 노선을 추종하며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협한다”며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정당해산을 결정한 바 있다. 정당해산의 주요 원인은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이었이다. 알면서 잡은 썩은 동아줄…속내 복잡 남은 건 ‘내란 정당해산’ 심판대뿐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해산 청구 이유에 대해 “통진당의 강령 목적이 우리 헌법의 자유민주주의적 기본 질서에 반하는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고, 핵심 세력인 RO(지하 혁명 조직)의 내란 음모 등 그 활동도 북한의 대남 혁명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며 헌법의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민주당은 실행되지 않은 예비 음모 혐의와 내란 선동만으로 통진당이 해산됐는데, 내란을 실행한 자를 옹호한 국민의힘의 죄는 통진당보다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3일 이후부터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기까지, 국민의힘은 내란에 동조했을 뿐더러 극우 단체와 함께 저항권 행사를 선동했다고도 주장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의원이던 당시 국회에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구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는 민주당 최전방에서 국민의힘 해체를 요구했던 만큼 이제는 당 대표 직권으로 개정안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5조에 따르면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주체는 ‘정부’로 명시하고 있다. 정 대표가 발의한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건에 ‘국회 본회의 의결이 있을 때’라는 요건이 추가돼 해산심판 주체가 ‘국회’를 포함하게 된다. 당시 정 대표는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의힘이 제1야당이라 법무부가 직접 나서기엔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국회가 의결을 통해 정당해산 청구를 국무회의 심의 안건으로 올리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사면으로 정치권에 복귀한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도 국민의힘 정당해산을 주장하고 나섰다. 조 전 대표는 “윤석열 파면과 대선 패배 이후에도 여전히 친윤(친 윤석열)계가 당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전히 계엄과 내란에 대해서 옹호하는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 대표가 정당해산을 주장한 데 대해서는 “정당해산을 하려면 12·3 내란과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조직적으로 관여했음이 확인돼야 한다. 적어도 1심 판결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뼈아픈 공포탄?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겨우 넘긴 국민의힘이지만 민주당발 정당해산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거센 풍파를 겪었던 보수가 재건할 새도 없이 또다시 무너진다면 그야말로 회생 불가능한 상태에 빠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최근 전 정부와 국민의힘을 옥죄는 특검이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자 정당해산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최근 통일교와 자당 간의 연결고리를 좇는 특검 수사를 언급하며 “국민의힘과 특정 종교를 억지로 결부시켜 정당해산의 빌미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려고 하는 정치 보복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최은석 수석 대변인 역시 “여당 대표가 정당해산을 입에 올리자 (특검이) 곧장 달려든 모습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정권의 ‘행동대장’ ‘'친위부대’로 전락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전당대회 기간 동안 “우리도 자칫 통합진보당 꼴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불법 계엄은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헌정사 최악의 법치 유린”이라며 “그것을 옹호하거나 침묵하는 사람이 대표가 된다면, 그 즉시 우리 당은 ‘내란 정당’으로 낙인 찍히고 해산의 길로 내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공포탄이 실탄으로 바뀔지는 미지수다. 내란 정당인 국민의힘은 10번 100번도 해산해야 한다지만 막상 야당에 칼을 겨누자니 여당으로서의 현실적인 고민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정당해산심판이 이뤄진다면 오히려 국민의힘이 똘똘 뭉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 특검이 국민의힘을 포위하자 전당대회를 앞두고 사분오열 흩어졌던 보수가 잠깐이나마 하나가 돼 단체 농성에 나서는 등 결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당해산은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통합 정치와도 거리가 멀다. 민주당은 내란 세력을 뿌리 뽑기 위함이라고 주장하지만, 대화는커녕 당 대표끼리 악수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곧바로 해산 청구를 했다가는 여당이 의석수로 야당을 찍어 누르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질 것이란 분석이다. 서로 실책에 기대는 반사이익 구조도 문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정부여당 지지율이 떨어지긴 했어도 국민의힘이 저런 식으로 행동하는 한 국민은 이들을 야당이 아닌 내란 세력의 현재 진행형으로 볼 것”이라며 “고질적인 문제지만 한국 정치는 반사이익 구조를 벗어날 수 없다. 정당해산으로 국민의힘이 사라진다면 과연 민주당에 득이겠느냐”라고 의아해했다. 뿔뿔이 흩어질까 이어 “지금 민주당의 모든 정책, 개혁은 내란 세력 척결이라는 원포인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내란 세력이 사라지면 민주당의 날카로움이 돋보이지 않는, 오히려 개혁의 동력이 떨어지는 모순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하기 보다 구심점을 잃고 자중지란을 겪고 있는 야당을 그대로 두는 게 더 낫다는 설명이다. 정당해산이 말로만 그쳐도 문제다.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서 강성 당원들은 시원하게 개혁을 외치고 날카롭게 국민의힘을 찌른 정 대표를 당의 수장으로 세웠다. 정당해산을 소리 높여 주장하는 정 대표가 막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그 실책은 고스란히 민주당이 떠안게 된다. 국민의힘 스스로 분열의 길에 접어들면서 또 다른 선택지가 주어졌다. 친윤·친한(친 한동훈), 찬탄(탄핵 찬성)·반탄(탄핵 반대)으로 단단하게 굳어 심리적 분당 상태에 빠진 국민의힘이 자진해서 해체하는 방법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의 분열을 기회로 보고 있다. 편 가르기의 결과로 당이 쪼개져 자진 해산한다면 민주당은 정당 해체 심판을 청구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혹시 모를 지지율 역풍과 보수 결집 등의 고민도 해결된다. 장동혁 당시 대표 후보가 정당해산 프레임을 같은 편에 덧씌우면서 공세 수위를 높인 것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탄핵 찬성파인 안철수·조경태 후보를 겨냥한 듯 “소신이라는 이유로 사사건건 당론을 어기고 급기야 탄핵까지 찬성했던 분들이 대표가 된다면 정청래(민주당 대표)와 짬짜미해서 당을 해산시킬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짜 해산돼야 할 위헌 정당은 국민의힘이 아니라, 온갖 방법으로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일당 독재를 하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탄핵에 찬성한 이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한 강력한 한 수를 던진 셈이다. 이 과정을 지켜보던 민주당은 “분당이나 정당해산을 피하려면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하라”고 지적했다. 상처만 남은 전대 이대로 알아서 해산?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전당대회를 분당대회로 이름을 바꿔라”라며 “윤석열 재입당 공약과 전한길의 선동 사태는 친길(친 전한길)파와 반길(반 전한길)파의 분당 예고편 같다. 진정 분당과 정당해산을 피하고 싶다면 이제라도 전한길과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 하길 권고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의 내부 총질은 전당대회를 앞둔 마지막 토론회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반탄파(탄핵 반대)’인 김문수·장동혁 후보와 ‘찬탄파(탄핵 찬성)’인 안철수·조경태 후보 간의 살벌한 대치가 이어지면서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기도 전 스스로 분당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1, 2차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김 후보와 조 후보는 비상계엄 문제를 놓고 대립했다. 김 후보는 “비상계엄은 잘못됐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될 만큼의 불법성이 있다”면서도 “헌재 판결은 받아들이지만 그 자체가 모든 면에서 완전하다고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 후보는 “강성 지지층인 윤 어게인을 의식한 발언”이나며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지 ‘윤주주의’ 국가가 아니지 않는가”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김 후보는 “민주당 조경태 의원이 말하는 것은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조 후보는 국민의힘 의원”이라며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토론 단골 주제인 유튜버 전한길씨도 화두에 올랐다. 장 후보는 내년 치러질 재보궐선거에 만일 공천을 한다면 한동훈 전 대표와 전씨 중 누구를 택하겠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열심히 싸우고 있는 분에 대해서는 공천을 줄 수 있다”며 전씨를 택했다. 반면 조 후보는 “오늘 토론회를 보면서 상당히 마음이 아픈 게 장 후보가 재보궐선거에 공천할 후보로 전씨를 선택한 것”이라며 “전씨는 윤 어게인을 주창하는 분이고 그분이야말로 내란 동조 세력”이라고 마지막까지 비판했다. 당 대표 선출서 갈등이 최고조에 올랐던 만큼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쉽사리 봉합되지 않고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라는 대목을 앞두고 치열한 계파 싸움이 예고되면서 당의 앞날이 불안정하다는 평이다.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특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정당해산 압박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언제든지 정당해산이라는 카드를 쥐고 흔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느 쪽도 진퇴양난 한 야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정당해산에 대해 가능성 없는, 반민주적 행위라고 주장하지만 내심 불안해하는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빈말이라도 ‘할 테면 해 봐라’라는 식의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처럼 당 간판만 갈아 치워서는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걸 본인들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며 “‘먹히는 개혁안’을 찾아야 한다. 같은 편끼리 지지고 볶다 자진 해산하나, 민주당 손에 이끌려 강제 해산하나 불명예스럽긴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것’으로 뭉친 국힘 서로를 거칠게 비판하던 국민의힘이 당원 명부를 놓고 결집했다. 김건희 특검팀이 ‘2022년 통일교 입당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하자 하나로 뭉쳐 이를 저지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정치적 활동과 일상생활을 감시하겠다 것”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조를 편성해 24시간 중앙당사에서 비상 체제를 유지했고 결국 특검팀은 국민의힘과 절충점을 찾지 못해 압수수색은 불발됐다. 국민의힘은 특검팀의 압수수색 시도를 “야당 탄압”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