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재생 ②강릉 명주동

문화와 예술의 옷 입은 오래된 동네

명주동은 한때 강릉시청과 강릉대도호부 관아가 나란히 자리했었다. 시청이 이전하고 번화가가 옮겨가면서 명주동의 중심 역할은 점차 사라졌다. 편안하게 늙어가던 명주동은 강릉문화재단이 명주예술마당, 햇살박물관, 명주사랑채, 작은공연장 단 등 문화 공간을 운영하면서 명주플리마켓, 각종 콘서트와 공연을 열어 활기가 넘친다. 
 

차를 타고 강릉에 도착하면 좀 허전하다. 예전처럼 대관령을 구불구불 내려와야 제맛인데, 이제는 영동고속도로 대관령터널을 통해 편하게 도착한다. 그래도 험준한 백두대간을 지나 강릉에 닿으면서 느끼는 평온함은 여전하다. 

명주동에서 가장 먼저 찾아볼 곳은 ‘명주예술마당’이다. 화산동으로 이전한 옛 명주초등학교 건물을 문화 예술 공간으로 꾸몄다. 공연장과 각종 연습실을 통해 공연, 전시, 프로젝트 사업을 진행한다. 강릉문화재단 사무실도 이곳에 있다. 

강릉문화재단 이종덕 사무국장에게 명주동 도심 재생 사업에 관해 듣고 ‘명주동 마을 지도’를 얻었다. 둘러봐야 할 장소의 위치와 설명이 잘 나와 있어 꼭 챙기는 게 좋다. 
 

명주예술마당서 나와 경강로를 건너면 삼거리식당이 눈에 띈다. 그 안쪽 골목이 남문로다. 이 길에 자리한 ‘햇살박물관’은 2층 주택을 리모델링한 강릉 최초의 마을 박물관이다. 

‘볼거리’ ‘먹거리’ 풍부


1층에는 명주동의 과거와 현재 사진이 있고, 2층에는 주민이 사용하던 TV와 전화기, 다리미, 타자기 등 예전 물건이 전시된다. 마을 주민의 손때와 추억이 묻은 물건이라 더 정겹다. 2층 발코니로 나가니 명주동이 한눈에 들어온다. 집 앞 골목에서 고추 말리는 모습이 평화롭다.
 

햇살박물관 앞 남문로는 자가용이 간신히 지날 만한 너비지만 예전에는 서울 가는 버스가 다녔다고 한다. 골목을 휘휘 돌면 옛 성벽 터, 읍성의 흔적이 보인다. 거대한 직사각형 돌덩이가 인상적인데 성벽은 신라 시대 양식과 유사한 점이 많다고 한다.
 

돌덩이를 한번 만져보고 길을 나서면 ‘명주사랑채’에 닿는다. 커피체험장과 북카페를 겸한 마을 사랑방이다. 커피의 도시 강릉에는 카페가 수없이 많지만, 드립 체험을 해볼 수 있는 곳은 드물다. 

여기서 체험해보자(재료비 3000원). 곱게 간 커피를 거름망에 담고 뜨거운 물을 부으니 진한 향기가 코를 찌른다. 커피 가루가 빵 반죽처럼 부풀어 오르면서 진한 커피가 뚝뚝 떨어지는 모습이 신기하다. 커피를 다 내렸으면 이제 시음할 차례다. 내가 직접 내려서 그런지 맛도 좋은 것 같다. 
 

명주사랑채 앞쪽에 ‘작은공연장 단’이 있다. 이곳은 1958년 세워진 강릉제일교회를 고쳐 만들었으며, 연극과 콘서트 등 다양한 공연이 열린다. 공연장 앞에 있는 ‘봉봉방앗간’도 들러보자. 허술한 외관으로는 이곳의 정체를 알 수 없다. 

강릉대도호부 관아 등 곳곳 유적지
명주동 문화 예술 공간으로 탈바꿈

안에 들어가면 방앗간이 아니라 카페다. 내부는 세월의 흔적이 묻은 빈티지한 느낌이 물씬 풍긴다. 얼룩진 벽과 그림이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1940년대 지은 방앗간 건물을 젊은 예술가들이 매입해서 멋지게 꾸몄다. 봉봉방앗간은 기계를 쓰지 않고 모든 커피를 직접 내려준다. 카페 분위기보다 커피 맛으로 승부하려는 곳이다.
 


봉봉방앗간서 명주프리마켓이 열리는 골목을 지나면 강릉대도호부 관아(사적 388호)가 나온다. 이곳은 중앙 관리들이 머물던 객사 터다. 

조선 영조 때인 1750년대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임영지(臨瀛誌)>에 따르면, 강릉대도호부 관아의 규모는 전대청 9칸, 중대청 12칸, 동대청 13칸 등 모두 83칸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일제강점기에 객사 정문인 임영관 삼문과 칠사당을 제외하고 대부분 훼손됐다. 
 

현재 주요 건물은 복원됐는데 예전에 비해 규모가 많이 줄었다. 칠사당(강원유형문화재 7호) 영역으로 들어서자 오래된 느티나무가 건물과 어우러져 고풍스럽다. 호적, 농사, 병무, 교육, 세금, 재판, 풍속 등 일곱 가지 정사를 베풀었다고 칠사당(七事堂)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사또가 집무한 동헌을 지나면 강릉 임영관 삼문(국보 51호)이 나온다. 고려시대에 만든 삼문은 맞배지붕과 배흘림기둥을 설치해 조형미가 뛰어나다. 기둥을 한번 쓰다듬고 안으로 들어가 임영관을 구경하고 나오면 임당동성당이 지척이다. 
 

뾰족한 종탑과 지붕 장식, 첨두형 아치 창문과 장식 등 고딕건축이 정교하고 세련된 강릉 임당동성당(등록문화재 457호)은 1950년대 강원도 지역 성당 건축의 전형을 보여준다. 본당 안은 스테인드글라스에서 나오는 무지개 빛줄기로 가득차 있다. 

스테인드글라스에는 예수의 탄생과 부활, 노아의 방주 등이 표현됐다. 잠시 의자에 앉아 성스러운 분위기에 잠겨본다.
 

발걸음은 도심을 지나 중앙·성남시장에 이른다. 2층 식당가서 유명한 삼숙이매운탕으로 배를 든든하게 채우고 건어물 거리와 횟집 거리, 먹거리 골목 등을 쉬엄쉬엄 구경한다. 시장의 명물로 통하는 아이스크림호떡을 들고 나오면 남대천 주차장이다. 
 

여기부터 남대천 산책로와 자전거도로를 따라 안목해변까지 걸어갈 수 있다. 거리는 약 5km, 힘들면 중간에 버스를 탄다. 유유히 물살을 가르는 물고기와 산책 나온 강릉 시민의 모습이 평화롭다. 산책로 끝은 솔바람다리다.

평화로운 안목해변 산책

이곳서 남대천이 바다와 몸을 뒤섞는 감동적인 장면을 만날 수 있다. 바다가 설렁설렁 남대천을 밀고 올라가는 모습과 철썩거리는 파도 소리가 일품이다. 솔바람다리 옆이 안목해변이다. 커피 한 잔 들고 벤치에 앉아 지긋이 바다를 바라보면서 강릉 여행을 마무리한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명주예술마당→햇살박물관→명주사랑채→작은공연장 단→강릉대도호부 관아(칠사당)→강릉 임당동성당→중앙·성남시장→남대천→안목해변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명주예술마당→햇살박물관→명주사랑채→작은공연장 단→강릉대도호부 관아(칠사당)→강릉 임당동성당 
[둘째 날] 중앙·성남시장→남대천→안목해변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강릉문화재단 http://www.gncaf.or.kr
- 솔향강릉(강릉시청 문화관광 홈페이지) http://www.gntour.go.kr

문의 전화
- 강릉시종합관광안내소 033)640-4414, 4531
- 강릉문화재단 033)647-6800

대중교통 정보
[기차] 청량리역-정동진역, 무궁화호 하루 6~7회(7:00~23:25) 운행, 약 5시간~5시간50분 소요. 
* 문의: 레츠코레일 1544-7788, http://www.letskorail.com
[버스] 서울-강릉, 동서울종합터미널서 하루 50여회(06:32~23:05) 운행, 약 2시간20분 소요. 서울고속버스터미널서 하루 30여회(06:00~23:30) 운행, 약 2시간50분 소요. 
* 문의: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http://www.ti21.co.kr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88-4700 고속버스통합예매 http://www.kobus.co.kr 

자가운전
영동고속도로 강릉 IC→경강로→삼거리식당 앞에서 좌회전→명주예술마당 

숙박 정보
- MGM호텔: 강릉시 해안로535번길, 033)644-2559, http://www.mgmhotel.co.kr 
- 호텔 헤렌하우스: 강릉시 창해로14번길, 033)651-4000, 
http://herren-haus.com 
- 강릉선교장: 강릉시 운정길, 033)646-3270, 
http://www.knsgj.net(한국관광품질인증, 명품고택) 
- 휴심펜션: 강릉시 저동골길, 033)642-5075, 
http://hyusim.com(한국관광품질인증) 


식당 정보 
- 삼거리식당(장칼국수): 강릉시 남문길, 033)642-9923
- 예향한정식(한정식): 강릉시 경강로2018번길, 033)646-1025
- 해성횟집(삼숙이매운탕): 강릉시 금성로(중앙·성남시장내), 033)648-4313
- 섭과물망치(섭국·물회): 강릉시 경강로2119번길, 033)655-5259

주변 볼거리
강릉 오죽헌, 강릉 선교장, 강릉 경포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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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누운 김건희 미스터리

드러누운 김건희 미스터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돈과 권력을 가진 이들도 수사기관의 칼날 앞에서는 작아지는 걸까? 얼마 전까지 멀쩡하게 걷던 사람이 휠체어를 타고 나타나거나 아예 병원에 드러눕는 모습은 국민에게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전 영부인이 병원에 입원하며 이 같은 행렬에 동참했다. 정말 아픈 걸까, 수사 회피를 위한 ‘쇼’인 걸까? 비상계엄 사태, 탄핵 정국, 그리고 조기 대선을 넘어 이재명정부가 출범했다. 윤석열정부 이후 3년 만에 정권교체에 성공, 집권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전 정부 지우기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실제 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 취임 다음 날인 지난 5일 ‘3대 특검법’을 일사천리로 통과시켰다. 거부권 사라지자… ‘채상병 특검법’ ‘내란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 등 3대 특검법은 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찬성 194표, 반대 3표, 기권 1표다. 3대 특검법은 이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한 이후 국회에서 처음 통과된 법률안으로 기록됐다.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 이른바 채상병 특검법은 2023년 7월 실종자 수색 작전 중 발생한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의 사고 경위와 정부 고위 관계자의 수사 방해 의혹 등을 수사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등에 의한 내란·외환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 즉 내란 특검법은 ▲내란 행위 ▲외환 유치 행위 ▲군사 반란 등 윤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한 범죄 의혹 11가지를 들여다본다. ‘김건희와 명태균·건진법사 관련 국정 농단 및 불법 선거 개입 사건 등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은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 여사 등과 관련된 16가지 의혹이 수사 대상이다. 3대 특검법은 한동안 윤정부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폐기됐다. 채상병 특검법은 3번, 내란 특검법은 2번, 김건희 특검법은 4번 국회로 되돌아왔다. 하지만 정권교체로 이정부가 출범하면서 3대 특검법은 공포·의결됐다. 윤정부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규모를 키운 ‘매머드급’ 특검의 표적이 된 것이다.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김건희 특검법이다. 윤 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함은 물론 국민의힘 지도부와 갈등을 빚으면서까지 지키려 했던 김 여사가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이다. 민중기 전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이 김건희 특검을 지휘한다. 특검보 4명, 파견검사 40명, 파견공무원 80명, 특별수사관 80명 등 최대 205명 규모로 꾸려진다. 3대 특검 중 규모 면으로는 두 번째다. 서울아산병원 입원 지병 악화? 우울증? 수사는 최장 170일간 가능하다. 준비 기간 20일을 포함해 110일간 수사할 수 있지만 그사이 수사를 완료하지 못하거나 기소 여부를 결정하기 어려울 때는 30일씩 두 차례 수사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민 특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 ▲명품백 수수 의혹 사건 ▲명태균·건진법사 등의 국정 개입 및 인사 개입 의혹 사건 ▲코바나컨텐츠 전시회 뇌물성 협찬 의혹 사건 ▲대통령실 관저 이전 부당 개입 의혹 사건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등 부당 개입 의혹 사건 등 16가지 의혹을 살펴본다. 김건희 특검법은 특검이 인지한 관련 범죄 행위도 수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어 수사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의혹에 대한 수사 정도는 저마다 다르지만 김 여사의 소환조사는 기정사실화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일각에서는 김 여사가 검찰 포토라인에 설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되면 전·현직 대통령 부인 가운데 최초다. 실제 명태균·건진법사 게이트 수사는 ‘김 여사 조사만 남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진행됐다. 국민의힘 공천 개입 의혹은 김 여사와 명씨가 주고받은 메시지 등 물증과 관련자 진술을 모두 확보했다. 이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은 김 여사에게 출석을 통보했지만 6·3 대선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불응한 바 있다. 문제는 김 여사가 최근 검찰의 출석 요구에 불응하고 병원에 입원했다는 점이다. 김 여사는 지난 16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했다. 처음 알려진 이유는 지병 악화였다. 당시 김 여사 측 변호인은 “몸이 쇠약해져 오늘 입원한 건 맞다”면서도 “병명은 모르는데 심각한 건 아닌 걸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빨리 퇴원해 수사 준비 등을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의혹만 16가지 이후 서정욱 변호사를 통해 김 여사가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서 변호사는 보수 성향 정치평론가로 윤 전 대통령 측 사정에 밝다고 알려졌다. 서 번호사는 YTN 라디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김 여사가 계속 우울증 약을 먹는 등 평소에도 안 좋았다”면서 “특검은 6개월가량으로 먼저 다른 사람을 조사한 뒤 중간쯤 김 여사를 소환할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 민주당이 김 여사가 특검을 피하려 한다고 주장한 부분에 대해서는 “터무니없는 가짜 뉴스”라고 주장했다. 서 변호사는 김 여사 측한테서 들었다는 이야기도 공개했다. 종합하면 김 여사는 특검을 해명 기회로 보고 있다는 것. 말도 안 되는 가짜 의혹도 많으니 이번 기회에 깨끗이 정리하고 가자는 생각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 김병기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내란 수괴 윤석열은 경찰 소환에 불응한 채 거리를 활보하고 있고 요리조리 수사를 거부하던 부인 김건희씨는 급기야 병원에 입원해버렸다. 내란 2인자 김용현은 구속 기간 만료를 노리고 법원 결정을 거부하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사태가 이렇게 된 것은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내란 수괴를 풀어준 지귀연 판사나 노골적으로 김건희를 비호하고 비화폰으로 내란 세력과 내통해 온 심우정 검찰총장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도 김 여사가 병원에 입원한 것에 대해 “마지막이라도 윤석열과 김건희가 깨끗한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지난 18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그래도 3년간 대통령을 했고 영부인을 했는데 그렇게 추잡하게 놀면 되겠냐”고 말했다. 민주당 “쇼 한다” 이어 “윤석열정권 때는 황제 수사 받고 더 나쁜 건, 진짜 나쁜 건 검찰이다. 다 덮었다”면서 “이제서야 통화 기록이 나오고 주가조작 나오고, 그리고 소환 통보하니까 우울증 걸렸다고 병원 가나? 우리 서민들이 병원 입원실 잡기가 쉽냐? 마지막까지 이렇게 추잡한 모습을 보이는 윤석열, 김건희는 절대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김 여사가 병원에 입원한 게 수사를 피하기 위해서라고 보는지 묻는 진행자의 질문에는 “피하기 위해서다. 봐라, 대통령선거 때는 내가 검찰에 출두하면 선거에 영향을 준다. 그러면 보통 사람도 문제가 되는데 선거에 영향을 준다고 안 나가면 검찰이 봐주나?”라면서 “우리나라 검찰이 그렇게 비겁하고 진짜 심우정 검찰총장이나 서울중앙지검장 뭐예요? 무혐의 처리했다”고 답했다. 김 여사가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각종 해프닝도 덩달아 일어났다. 김 여사가 병원에서 마약을 투약한다는 내용의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서는가 하면 누군가 ‘김 여사에게 전달해 달라’며 병원에 치킨을 배달시켰다는 풍문도 나왔다. 경찰은 지난 19일 마약 신고를 한 신고자를 검거했다. 경찰은 신고자에게 경범죄처벌법 위반(거짓신고) 혐의를 적용해 약식재판인 즉결심판을 청구했다. 법조계에서는 김 여사의 병원 입원으로 특검 수사가 늦어지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민 특검은 김 여사 입원 다음날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김 여사의 입원 사실을) 어제 언론 보도로 접했다”며 “대면 조사가 이뤄지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어떻게 조사할지는 정하지 않았다. 특검보가 임명되면 차츰 논의해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면 조사 언제쯤? 방패막이 사라졌다 김건희 특검팀은 김형근·박상진·오정희·문홍주 특별검사보를 임명하면서 진용을 갖췄다. 이들은 사건 수사와 공소 유지, 특별수사관 및 파견공무원에 대한 지휘, 감독 역할을 맡는다. 특검보들은 “실체적 진실규명을 위해 공정하고 투명하고 철저한 수사로 답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형근 특검보는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나눠서 맡기로 한 것까지는 협의가 됐다”고 말했다. 김건희 특검은 3대 특검 중에 의혹이 가장 많고 그 범위도 방대해 수사에 상당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특히 김 여사의 소환 여부, 시기, 방법 등이 수사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김 여사의 입원 기간은 2주 정도로 보는 시각이 많다. 문제는 그 시기가 지나고서도 김 여사가 수사에 불응하면 발생한다. 이때 특검이 김 여사에 대한 강제수사를 진행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민 특검은 지난 19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총괄하는 박세현 서울고검장과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사건을 담당하는 박승환 서울중앙지검장 직무대리, 건진법사 진성배씨 의혹을 관할하는 신응석 서울남부지검장을 차례로 만나 면담했다. 민 특검은 “중앙지검에서 이첩한 사건과 파견 인력 문제를 협의하고 협조를 구했다”고 밝혔다. 특검법상 최대 40명의 검사를 파견받을 수 있다. 민 특검은 금융감독원도 찾아 관련 인력 지원을 요청했다. 언제까지 버틸까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상 이제 김 여사를 지켜줄 방패막은 사라진 상태다. 3대 특검 중 김건희 특검에 대한 여론의 관심이 유독 높은 만큼 김 여사가 빠져나갈 수 있는 구멍은 점차 작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무엇보다 정권이 바뀌면서 검찰의 움직임이 달라지고 있는 점, 핵심 증인이 돌아설 수 있다는 점 등도 김 여사에겐 악재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