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KBO 신인드래프트 ‘총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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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17.10.10 10:35:41
  • 호수 113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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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고졸들 프로무대 선다

한국프로야구위원회(KBO)는 지난달 11일 서울 소공동의 웨스틴조선호텔서 ‘2018 KBO리그 신인드래프트’를 실시했다. 지난 6월 각 구단 별로 연고지 고등학교 출신 선수들을 한 명씩 지명했던 1차 지명 때와는 달리 이번 2차 지명의 신인드래프트는 전년도 프로야구 각 구단의 리그 성적 역순으로 10명씩 총 100명의 신인 선수들을 지명했다.
 

이번 2차 드래프트의 대상이 되는 선수들은 총 964명(고졸 754명, 대졸 207명, 군 전역자 3명 등)이었다. 지명된 총 100명의 선수들 중 투수가 60명으로 절대 다수를 차지했고 포수가 10명, 내야수가 21명, 외야수가 9명이었다. 

포지션 별 지명의 쏠림 현상에 따라 앞으로 유소년야구와 중고교 엘리트야구서 투수 포지션의 선호도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투수 포지션
선호도 심화

대졸자로 지명된 선수는 18명에 불과했다. 작년도 지명에서는 대졸 선수가 24명이었다. 이러한 추세대로라면 앞으로도 대졸 선수의 프로야구 진출은 계속 숫자가 하락될 전망이다. 대졸자로 지명된 선수 중, 야수는 모두 7명이었다.

포지션별로는 포수가 3명, 내야수가 2명, 외야수가 2명이었다. 내야수 2명은 모두 유격수로 한양대의 이창엽(kt 위즈 9순위 지명)과 성균관대의 이호연(롯데 자이언츠 6순위 지명)이었다. 외야수 2명 중 LG 트윈스에 마지막 10차로 지명된 강릉영동대의 문성주는 대학야구 2부 리그인 2년제 대학출신의 유일한 대졸자로, 이번 2차 지명의 바늘구멍을 통과하게 됐다.


한국 프로야구의 전체 10개 구단 중 한화 이글스와 SK 와이번스는 1·2차의 지명서 모두 고졸 선수로만 지명했다.

우리나라 야구 역사상 가장 뛰어난 고졸 투수들이 가장 많이 배출됐다는 올해 신인드래프트서 가장 관심의 대상이 됐던 선수는 강백호(서울고 3학년)다.

중학교 때 경기도의 부천서 서울로 전학 오며 지역 연고지가 바뀌었기 때문에 지난 6월의 1차 지명 대상서 제외됐던 강백호는 2차 지명서 최우선권을 가지고 있는 kt 위즈 구단이 양창섭(덕수고 3학년, 투수)과 김선기(상무, 투수) 등 3명의 선수를 놓고 고심을 하게 만드는 대상자였으나 역시 kt 위즈의 선택은 강백호였다.

100명 중 투수 60명 ‘절대 다수’
대졸자 18명 불과…갈수록 하락?

서울고 1학년 재학 시절 고척돔 야구장의 1호 홈런을 기록하며 자신의 인지도를 전국적으로 넓혔던 강백호는 흔히 일본프로야구 니혼햄 파이터스의 ‘오타니 쇼헤이’와 비교되는 투수와 타자의 겸업 선수다.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서면 150km/h의 강속구를 뿌린다. 야수로서의 포지션은 포수. 타자로 나가서는 장타력이 동반된 맹타를 휘두른다.

고교 1학년 재학 때인 2015년 청룡기 고교야구 대회서 홈런상을 받았고 2학년 때인 2016년 황금사자기 고교야구대회에선 타격상과 최다타점상을 수상했다. 3학년에 올라 2017년 청룡기 고교야구대회 타점상과 대통령배 타격상·최우수선수(MVP)의 영예를 안았다.


2차 지명 직전 폐막된 세계 청소년 야구대회(U18)서도 맹활약하며 우리나라의 준우승에 기여했다. 

타고난 동체시력과 야구의 재질로 우리나라 프로와 아마추어 야구선수들을 통틀어 빠른 공을 가장 잘 공략하는 톱클래스 급의 선수 중 한 명으로 평가받고 있다. 유일한 약점인 느린 변화구에 대한 공략을 보완한다면 타격으로만 볼 때 프로야구의 즉시 전력감이 될 수 있는 선수라는 평가를 받는다.

강백호와 2차 지명 1순위를 다투던 덕수고등학교의 투수 양창섭은 1라운드 2순위로 삼성 라이언즈에 지명됐다. 
 

양창섭은 원래 지난 6월의 1차 지명서 연고지인 서울의 3개 구단 중에서 지명을 받을 것이라는 예상을 받았을 만큼의 대어급 선수였는데 1차 지명서 지명을 받지 못하면서 2차 지명으로 순서가 넘어갔고, kt 위즈가 첫 번째로 강백호를 지명하며 다음 순서인 삼성 라이언즈의 지명을 받게 됐다.

안정된 제구력을 바탕으로 언제나 동 세대의 최고 투수로 군림해 온 양창섭은 노원리틀야구단과 청량중학교, 덕수고등학교를 거치면서 스카우트의 표적이 된 투수다. 최고 구속 150km/h의 빠른 공을 고교 1학년 시절부터 던졌다.

고교 2학년 때인 2016년 황금사자기의 최우수선수상(MVP)를 수상했고, 청룡기 우수투수상, 고교 3학년인 올 시즌 황금사자기 최우수선수상(MVP)를 2년 연속으로 수상하는 영예를 누렸다. 

청소년 대표팀에도 2년 연속으로 발탁돼 얼마 전에 준우승으로 막을 내린 세계 청소년 야구대회서도 활약했다.

양창섭과 함께 서울지역의 고등학교 투수로 150km/h의 강속구를 자랑하던 청원고등학교의 조성훈(SK 와이번스 지명)과 장충고등학교의 성동현(LG 트윈스 지명), 경기고등학교의 박신지(두산 베어스 지명) 등도 모두 각 구단의 1순위로 지명됐다.

지방에 위치한 각 고등학교의 강속구 투수로 관심을 모았던 마산용마고등학교의 이승헌(롯데 자이언츠 지명)과 야탑고등학교의 이승관(한화 이글스 지명), 세광고등학교의 김유신(KIA 타이거스 지명)도 각 구단으로부터 1순위로 호명됐다.

특히 세광고등학교는 이번 드래프트서 자교 출신 선수 4명이 프로구단들로부터 지명을 받았는데 올 시즌 세광고의 투수와 포수였던 김유신과 김형준은 각각 KIA 타이거스와 NC 다이노스서 1순위로 지명됐으며 넥센 히어로즈의 1순위 지명자인 투수 김선우도 세광고 출신의 선수로 관심을 모았다. 

세광고의 1루수를 맡고 있는 조병규 또한 넥센 히어로즈가 7순위로 지명해 세광고의 저력을 나타냈다.

호명된 에이스
세광고의 저력


올 시즌 고교야구 주말리그를 통해 대기록을 세웠던 선수들의 지명도 눈에 띈다. 전반기 경기권역서 노히트노런의 대기록을 세운 야탑고등학교의 투수 신민혁은 NC 다이노스의 5순위 지명 선수가 됐고, 역시 경기권역의 주말리그 경기서 사이클링히트의 기록을 만든 부천고등학교의 유격수 윤정빈도 삼성 라이언즈가 5순위로 지명했다.
 

예상과 조금 다른 결과도 있었다. 최우선 지명권을 가진 kt 위즈가 강백호와 양창섭까지 사이에 두고 고심을 할 것이라는 예상의 대상자 중 한 명이었던 김선기(상무, 세광고-시애틀마리너스)가 의외로 전체 순위 8순위로 밀리면서 넥센 히어로즈로부터 지명을 받았다.

당초 세광고를 졸업한 후 미국 메이저리그 시애틀마리너스와 계약해 미국에 진출했던 경력으로 즉시 전력감으로 분석됐으나 귀국 후의 공백기간으로 인한 경기력에 대한 의문 때문에 구단들이 선뜻 지명하지 못한 것 같다는 중평이었다.

최대 이변은 LG트윈스가 4라운드서 전체 37순위로 지명한 서울 성지고등학교의 투수 조선명(183cm/76kg, 우투우타)이었다. 

창단 3년째를 맞은 대안학교 출신의 선수로, 선수 본인도 중학교 때까지는 기존 각 급 학교의 엘리트 야구부서 야구를 하지 않고 취미활동으로 리틀야구단서 주말에만 야구를 하다가 고등학교 때부터 본격적인 선수생활을 한 선수이기 때문이다.

신체조건도 투수로서는 평범한 편에 최고 구속도 140km/h를 기록할 만큼 압도적인 조건을 가지고 있지는 못하지만 고교 1학년 재학 시절부터 투수로 자질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아 온 선수였다. 


아마도 LG 트윈스 구단은 조선명을 오랜 기간 동안 관찰해왔고 그의 장래성에 기대를 건 것으로 보인다.

이번 드래프트의 결과로 한국프로야구 각 구단서 공통적으로 지양하는 선수들의 스타일이 몇 가지 도출되고 있다. 일단 투수 부문에선 압도적인 신체조건을 가진 정통파의 강속구 투수를 가장 선호한다는 것이다. 

1차 지명과 2차의 1순위 지명을 통해 프로야구 구단들로부터 선택된 투수들의 신체조건과 그들이 지닌 최고 구속이 증명한다.

넥센 히어로즈의 1차 지명 투수인 휘문고등학교의 안우진과 kt 위즈의 김민, 삼성 라이언즈의 최채흥(1차 지명)과 양창섭, SK 와이번스의 김정우(1차 지명)와 조성훈, LG 트윈스의 성동현, 두산 베어스의 곽빈(1차 지명)과 박신지 등은 모두 185∼195cm 내외의 신장과 150km/h를 전후한 최고 구속을 갖춘 선수들이다. 

최채흥(삼성 라이언즈)의 경우 희소성을 갖춘 좌완의 투수다.

서울 강백호·덕수 양창섭
각각 1·2순위 kt·삼성행

이런 조건을 갖추고 있더라도 중고교 때 선수생활 중에 부상의 전력을 가지고 있거나 유급, 휴학, 혹은 해외 진출 등으로 국내서의 리그 경기 참여에 공백이 있었다면 지명서 제외되거나 지명이 되더라도 후순위로 밀렸다. 

이는 고교 혹은 대학 시절 투수 본인과 소속 팀이 올렸던 성적과 능력보다 더 우선시됐기 때문이다.

야수의 경우는 포수와 내야수, 외야수로 구분돼 프로구단들이 선호하는 스타일이 분류된다. 포수는 많은 경기 경험이 가장 우선순위를 두는 조건인 듯하다. 포수로 지명된 대부분의 선수들이 저학년 때부터 소속팀의 주전으로 수 많은 경기에 나가 활약했던 경력을 갖고 있다.

투수는 고졸 선수이든 대졸 선수이든 1학년 때와 2학년 때는 거의 경기 경험이 없었던 선수들도 고학년 때의 활약으로 지명되곤 하지만 포수는 지명된 선수들이 예외 없이 1학년 때부터 팀의 주전으로 활약해 온 선수들이었다. 
 

이번 드래프트서 지명된 7명의 대졸자 야수 선수 중 3명의 지명자가 포수들인 것도 주목된다. 그만큼 포수는 특화된 포지션이라는 방증이다.

내야수는 타격보다 수비력에 더 큰 비중을 둔 것으로 분석된다. 보편적으로 수비력이 가장 출중한 선수들이 각 팀의 유격수 포지션을 소화한다고 볼 때 유격수는 야수인 선수들이 프로에 지명받기 위한 선결 조건.

이번 드래프트서 지명된 단 2명의 대졸 야수인 한양대학교의 이창엽(kt 위즈 지명)과 성균관대학교의 이호연(롯데 자이언츠 지명)은 이미 고등학교 재학 시절부터 프로팀들의 관심을 모았던 출중한 수비력의 유격수들이었다. 특히 송구력이 뛰어난 선수들이었다.

최대 이변은
성지고 조선명

1루수와 외야수의 포지션에 있어서는 프로야구 구단들이 선호하는 스타일이 앞서 언급한 조건과 다르다. 

1루수와 외야수들에게는 공격력이 필수적인 조건. 타격의 정교함은 물론이고, 외야수들의 키를 넘기는 타구를 칠 수 있는 장타력이 반드시 겸비되거나 아니면 매우 높은 출루율과 스피드가 필수적으로 수반되어야 한다. 타격과 경기력이 최소 두 시즌 혹은 세 시즌 이상 꾸준히 유지돼야만 프로구단의 부름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최근 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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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두 달’ 쿠팡발 관세 음모론

‘벌써 두 달’ 쿠팡발 관세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쿠팡 사태의 ‘나비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나비의 날갯짓이 지구 반대편에 태풍을 일으킨다는 뜻처럼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외교전으로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더불어 쿠팡의 ‘믿는 구석’도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우리나라 정치권을 넘어 미국 정가마저 반응하고 있는 쿠팡 사태를 <일요시사>가 조명했다. 지난해 11월 말 온라인 이커머스 업체 쿠팡에서 고객의 개인정보가 3000만건 이상 유출됐다.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규모를 웃도는 수치였다. 지난달 28일로 쿠팡 사태는 두 달째를 맞았다. 그동안 정치권은 물론 대통령까지 쿠팡 사태를 언급했다. 미국 기업 방패 삼아 하지만 쿠팡의 태도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한결같다. ‘뻔뻔함’을 앞세워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쿠팡 사태는 지난해 11월29일 쿠팡 고객에게 발송된 문자로 시작됐다. 문자에는 이름, 전화번호, 이메일 주소, 배송 주소록, 주문 정보 등 개인정보가 ‘노출’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쿠팡 측은 결제 정보와 로그인 관련 정보는 괜찮다고 했다. 주말 사이에 문자를 받은 고객들은 패닉 상태에 빠졌다. 앞서 상반기 SK텔레콤 개인정보 유출 사태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그보다 더 큰 규모의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무엇보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 외부의 공격이 아니라 내부 직원의 소행이라는 의혹이 번지면서 충격을 더했다. 사태가 쿠팡 시스템 문제로 번질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정부는 쿠팡 사태 발생 직후 민관합동조사단을 구성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경찰은 쿠팡 본사 현장을 압수 수색하는 등 수사에 박차를 가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청문회를 진행했다. 정부는 쿠팡 유출 대응 범부처 TF를 구성해 압박 수위를 높였다. 국세청도 가세해 전방위 특별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말을 보탰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난 지 사흘 만에 열린 국무회의에서 “쿠팡 때문에 우리 국민이 걱정이 많다”며 “사고 원인을 조속하게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 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현실화하는 등의 대책에 나서달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역대 정부 최초로 생중계된 기관별 업무보고에서도 쿠팡에 대한 질책을 이어갔다. 당시 이 대통령은 “‘무슨 팡’인가 하는 곳에서 규정을 어기지 않았나. 그 사람들은 처벌이 전혀 두렵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에 대한 처벌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전방위서 압박했는데도… 그러면서 “야간 노동자의 건강권 이야기가 사실 쿠팡 때문 아니냐. 너무 가혹하고 심야 노동 때문에 많이 죽는 것 아니냐. 금지시키자는 주장도 있다”며 “새로운 노동 형태이기 때문에 새로운 규제 기법이 필요한 것 같다”고 했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뿐만 아니라 쿠팡 자체를 정조준한 것이다. 문제는 이 정도의 전방위적 공격에도 쿠팡의 태도는 그대로였다는 점이다. 정부와 논의되지 않은 자체 조사 결과를 기습적으로 발표한 것도 모자라 실제 개인정보 유출 규모는 3000여건에 불과하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쿠팡의 ‘셀프 조사’ 결과에 경찰 등이 반박했지만 쿠팡은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쿠팡의 주장대로면 피해 규모는 1만분의 1로 줄어든다. 쿠팡 창업자인 김범석 의장의 대국민 사과도 사태 발생 한 달 만에야 나왔다. 김 의장은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고개를 숙이면서도 자체 조사 결과를 인용했다. 하지만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진행한 청문회에는 출석하지 않아 사과의 진정성이 바랬다. 실제 김 의장뿐만 아니라 김유석 쿠팡 부사장 등도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쿠팡에서 제시한 보상안은 부정적인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쿠팡은 1인당 5만원 상당의 쿠폰을 지급하는 등 총 3370만명의 고객에게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마련했다고 대대적으로 발표했다. 하지만 현금 배상이 아니라 쿠팡, 쿠팡이츠(배달), 쿠팡트래블(여행), 쿠팡알럭스(명품)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쿠폰으로 쪼개놓은 것도 모자라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의 지급이라 비판이 빗발쳤다. 대통령도 나섰는데 심지어 사용 조건도 까다롭게 설정해 놨다. 쿠폰 사용 기간을 지급일로부터 3개월로 제한하고 도서, 주류, 상품권 등은 구매할 수 없으며, 쿠팡이츠에서 사용할 때는 최소 주문 금액 이상일 때만 사용할 수 있다는 식이었다. 보상안에 대해서는 시민단체까지 나서서 비판했지만 쿠팡은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상황이 이 정도까지 되다 보니 쿠팡의 ‘뻣뻣한’ 태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대체 쿠팡의 ‘믿는 구석’이 뭐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쿠팡이 그동안 정치권 인사를 영입한 게 도움이 되는 게 아니냐는 주장이 언급됐다. 쿠팡은 정부 부처 출신을 많이 데려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치권 인사와 쿠팡 관계자가 식사했던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현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을 탈당한 김병기 전 원내대표는 쿠팡 대표와 고가의 식사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쿠팡으로 이직한 전직 보좌관 관련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있다. 자신의 비리 의혹을 폭로한 전직 보좌관에 대해 인사 불이익을 요구했다는 내용이다. 쿠팡이 독점적 지위를 무기로 뻔뻔하게 굴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현재 쿠팡은 온라인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보적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에도 전국에 지어놓은 물류센터가 배송 거점 역할을 하는 중이고 ‘로켓배송’이라 이름 붙인 새벽배송은 배달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았다. 월 구독료 7890원의 ‘로켓와우’ 서비스는 2024년 말 기준으로 1500만명 이상 가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로켓와우에 가입하면 무료 배송, 무료 반품은 물론 쿠팡에서 론칭한 OTT ‘쿠팡플레이’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회원 탈퇴 등으로 이용자가 감소 중이지만, 여전히 후발 주자와는 격차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타격 없이 흘러가나 실제 사건 발생 직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쿠팡에 미칠 손실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독점적 지위’를 언급했다. 쿠팡이 우리나라 이커머스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크기에 개인정보가 유출됐어도 이용자는 계속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다 최근 또 하나의 의견이 더해졌다. 쿠팡이 미국을 믿고 우리나라 상황을 등한시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쿠팡은 우리나라에서 매출 대부분을 올리고 있지만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한 미국 기업이다. 쿠팡의 대처가 주가에 미칠 영향만을 고려한 행보였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사태 규모를 축소한 자체 조사 결과가 주가 방어용이었다는 뜻이다. 이 같은 의견은 최근 미국의 행보로 힘을 받는 모양새다. 지난달 26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산 제품에 대한 상호 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국회가 미국과의 관세 협정에 대해 승인을 하지 않고 있는 점을 배경으로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무역 협정은 미국에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합의된 거래에 따라 신속하게 관세를 낮췄고 당연히 우리의 무역 파트너들도 같은 조치를 취하길 기대한다”며 “이재명 대통령과 지난해 7월30일 양국 모두에 훌륭한 협정을 체결했으며 지난해 10월29일 한국을 방문했을 때 그 조건을 다시 확인했다. 그런데 왜 한국 국회는 이를 승인하지 않고 있나”라고 적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외신은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최근 김민석 국무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한국 정부가 미국 기업들에 불이익 조치를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인상을 기습적으로 발표하기 전에 오간 대화라는 점에서 쿠팡 사태가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뻔뻔한 태도 일관하더니 ‘믿는 구석’ 있었나 의심 <WSJ>는 관계자 발언 등을 인용해 “밴스 부통령이 지난주 워싱턴 D.C.에서 김 총리와 만나 쿠팡을 포함한 미국 기술 기업들에 불이익을 주는 조치를 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 대화는 양국 간 무역 긴장이 정점에 이르기 불과 며칠 전에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쿠팡의 미국 투자사들은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한 우리나라의 대응이 일반적인 규제 집행 수준을 넘어섰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 대응이 주가 하락 등 손실을 야기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허위조작 정보 근절법)과 입법을 추진하고 있는 온라인 플랫폼 규제에 대해서도 트럼프정부와 의회 일부에서는 검열이자 미국 기업 차별이라는 비판을 냈다. 우리나라와 미국이 체결한 대미 투자 관련 양해각서(MOU)에 “한국이 미국에 350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내용, 미국 기술 기업에 대한 차별 금지 약속이 담겨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발표는 이에 대한 압박으로 해석된다.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에 관계자를 급파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그러면서 이번 조치는 쿠팡이나 온라인 플랫폼법 등과는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지난달 28일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메시지가 나온 뒤 저희가 미국 국무부와 접촉한 바로는 쿠팡이나 온라인 플랫폼법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것으로 그렇게 결론 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당분간 안갯속 조 장관은 “구체적이고 합리적으로 추정되는 어떤 특별한 이유를 특정키가 어렵다”며 “그런 이유에서 트럼프 대통령도 추가 메시지를 낸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인상 발표 하루 뒤인 지난달 27일 “한국과 함께 해결책을 마련할 것”이라면서 협상 여지를 남겼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한국 국회가 무역 합의를 통과시키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이 승인하기 전까지는 한국과의 무역 합의는 없는 것”이라고 한 언론 인터뷰에서 말했다. 또 한 번 우리나라가 관세를 둘러싼 불확실성의 늪에 빠진 셈이다. 동시에 쿠팡 사태도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