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KBO 신인드래프트 ‘총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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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17.10.10 10:35:41
  • 호수 113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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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고졸들 프로무대 선다

한국프로야구위원회(KBO)는 지난달 11일 서울 소공동의 웨스틴조선호텔서 ‘2018 KBO리그 신인드래프트’를 실시했다. 지난 6월 각 구단 별로 연고지 고등학교 출신 선수들을 한 명씩 지명했던 1차 지명 때와는 달리 이번 2차 지명의 신인드래프트는 전년도 프로야구 각 구단의 리그 성적 역순으로 10명씩 총 100명의 신인 선수들을 지명했다.
 

이번 2차 드래프트의 대상이 되는 선수들은 총 964명(고졸 754명, 대졸 207명, 군 전역자 3명 등)이었다. 지명된 총 100명의 선수들 중 투수가 60명으로 절대 다수를 차지했고 포수가 10명, 내야수가 21명, 외야수가 9명이었다. 

포지션 별 지명의 쏠림 현상에 따라 앞으로 유소년야구와 중고교 엘리트야구서 투수 포지션의 선호도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투수 포지션
선호도 심화

대졸자로 지명된 선수는 18명에 불과했다. 작년도 지명에서는 대졸 선수가 24명이었다. 이러한 추세대로라면 앞으로도 대졸 선수의 프로야구 진출은 계속 숫자가 하락될 전망이다. 대졸자로 지명된 선수 중, 야수는 모두 7명이었다.

포지션별로는 포수가 3명, 내야수가 2명, 외야수가 2명이었다. 내야수 2명은 모두 유격수로 한양대의 이창엽(kt 위즈 9순위 지명)과 성균관대의 이호연(롯데 자이언츠 6순위 지명)이었다. 외야수 2명 중 LG 트윈스에 마지막 10차로 지명된 강릉영동대의 문성주는 대학야구 2부 리그인 2년제 대학출신의 유일한 대졸자로, 이번 2차 지명의 바늘구멍을 통과하게 됐다.


한국 프로야구의 전체 10개 구단 중 한화 이글스와 SK 와이번스는 1·2차의 지명서 모두 고졸 선수로만 지명했다.

우리나라 야구 역사상 가장 뛰어난 고졸 투수들이 가장 많이 배출됐다는 올해 신인드래프트서 가장 관심의 대상이 됐던 선수는 강백호(서울고 3학년)다.

중학교 때 경기도의 부천서 서울로 전학 오며 지역 연고지가 바뀌었기 때문에 지난 6월의 1차 지명 대상서 제외됐던 강백호는 2차 지명서 최우선권을 가지고 있는 kt 위즈 구단이 양창섭(덕수고 3학년, 투수)과 김선기(상무, 투수) 등 3명의 선수를 놓고 고심을 하게 만드는 대상자였으나 역시 kt 위즈의 선택은 강백호였다.

100명 중 투수 60명 ‘절대 다수’
대졸자 18명 불과…갈수록 하락?

서울고 1학년 재학 시절 고척돔 야구장의 1호 홈런을 기록하며 자신의 인지도를 전국적으로 넓혔던 강백호는 흔히 일본프로야구 니혼햄 파이터스의 ‘오타니 쇼헤이’와 비교되는 투수와 타자의 겸업 선수다.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서면 150km/h의 강속구를 뿌린다. 야수로서의 포지션은 포수. 타자로 나가서는 장타력이 동반된 맹타를 휘두른다.

고교 1학년 재학 때인 2015년 청룡기 고교야구 대회서 홈런상을 받았고 2학년 때인 2016년 황금사자기 고교야구대회에선 타격상과 최다타점상을 수상했다. 3학년에 올라 2017년 청룡기 고교야구대회 타점상과 대통령배 타격상·최우수선수(MVP)의 영예를 안았다.


2차 지명 직전 폐막된 세계 청소년 야구대회(U18)서도 맹활약하며 우리나라의 준우승에 기여했다. 

타고난 동체시력과 야구의 재질로 우리나라 프로와 아마추어 야구선수들을 통틀어 빠른 공을 가장 잘 공략하는 톱클래스 급의 선수 중 한 명으로 평가받고 있다. 유일한 약점인 느린 변화구에 대한 공략을 보완한다면 타격으로만 볼 때 프로야구의 즉시 전력감이 될 수 있는 선수라는 평가를 받는다.

강백호와 2차 지명 1순위를 다투던 덕수고등학교의 투수 양창섭은 1라운드 2순위로 삼성 라이언즈에 지명됐다. 
 

양창섭은 원래 지난 6월의 1차 지명서 연고지인 서울의 3개 구단 중에서 지명을 받을 것이라는 예상을 받았을 만큼의 대어급 선수였는데 1차 지명서 지명을 받지 못하면서 2차 지명으로 순서가 넘어갔고, kt 위즈가 첫 번째로 강백호를 지명하며 다음 순서인 삼성 라이언즈의 지명을 받게 됐다.

안정된 제구력을 바탕으로 언제나 동 세대의 최고 투수로 군림해 온 양창섭은 노원리틀야구단과 청량중학교, 덕수고등학교를 거치면서 스카우트의 표적이 된 투수다. 최고 구속 150km/h의 빠른 공을 고교 1학년 시절부터 던졌다.

고교 2학년 때인 2016년 황금사자기의 최우수선수상(MVP)를 수상했고, 청룡기 우수투수상, 고교 3학년인 올 시즌 황금사자기 최우수선수상(MVP)를 2년 연속으로 수상하는 영예를 누렸다. 

청소년 대표팀에도 2년 연속으로 발탁돼 얼마 전에 준우승으로 막을 내린 세계 청소년 야구대회서도 활약했다.

양창섭과 함께 서울지역의 고등학교 투수로 150km/h의 강속구를 자랑하던 청원고등학교의 조성훈(SK 와이번스 지명)과 장충고등학교의 성동현(LG 트윈스 지명), 경기고등학교의 박신지(두산 베어스 지명) 등도 모두 각 구단의 1순위로 지명됐다.

지방에 위치한 각 고등학교의 강속구 투수로 관심을 모았던 마산용마고등학교의 이승헌(롯데 자이언츠 지명)과 야탑고등학교의 이승관(한화 이글스 지명), 세광고등학교의 김유신(KIA 타이거스 지명)도 각 구단으로부터 1순위로 호명됐다.

특히 세광고등학교는 이번 드래프트서 자교 출신 선수 4명이 프로구단들로부터 지명을 받았는데 올 시즌 세광고의 투수와 포수였던 김유신과 김형준은 각각 KIA 타이거스와 NC 다이노스서 1순위로 지명됐으며 넥센 히어로즈의 1순위 지명자인 투수 김선우도 세광고 출신의 선수로 관심을 모았다. 

세광고의 1루수를 맡고 있는 조병규 또한 넥센 히어로즈가 7순위로 지명해 세광고의 저력을 나타냈다.

호명된 에이스
세광고의 저력


올 시즌 고교야구 주말리그를 통해 대기록을 세웠던 선수들의 지명도 눈에 띈다. 전반기 경기권역서 노히트노런의 대기록을 세운 야탑고등학교의 투수 신민혁은 NC 다이노스의 5순위 지명 선수가 됐고, 역시 경기권역의 주말리그 경기서 사이클링히트의 기록을 만든 부천고등학교의 유격수 윤정빈도 삼성 라이언즈가 5순위로 지명했다.
 

예상과 조금 다른 결과도 있었다. 최우선 지명권을 가진 kt 위즈가 강백호와 양창섭까지 사이에 두고 고심을 할 것이라는 예상의 대상자 중 한 명이었던 김선기(상무, 세광고-시애틀마리너스)가 의외로 전체 순위 8순위로 밀리면서 넥센 히어로즈로부터 지명을 받았다.

당초 세광고를 졸업한 후 미국 메이저리그 시애틀마리너스와 계약해 미국에 진출했던 경력으로 즉시 전력감으로 분석됐으나 귀국 후의 공백기간으로 인한 경기력에 대한 의문 때문에 구단들이 선뜻 지명하지 못한 것 같다는 중평이었다.

최대 이변은 LG트윈스가 4라운드서 전체 37순위로 지명한 서울 성지고등학교의 투수 조선명(183cm/76kg, 우투우타)이었다. 

창단 3년째를 맞은 대안학교 출신의 선수로, 선수 본인도 중학교 때까지는 기존 각 급 학교의 엘리트 야구부서 야구를 하지 않고 취미활동으로 리틀야구단서 주말에만 야구를 하다가 고등학교 때부터 본격적인 선수생활을 한 선수이기 때문이다.

신체조건도 투수로서는 평범한 편에 최고 구속도 140km/h를 기록할 만큼 압도적인 조건을 가지고 있지는 못하지만 고교 1학년 재학 시절부터 투수로 자질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아 온 선수였다. 


아마도 LG 트윈스 구단은 조선명을 오랜 기간 동안 관찰해왔고 그의 장래성에 기대를 건 것으로 보인다.

이번 드래프트의 결과로 한국프로야구 각 구단서 공통적으로 지양하는 선수들의 스타일이 몇 가지 도출되고 있다. 일단 투수 부문에선 압도적인 신체조건을 가진 정통파의 강속구 투수를 가장 선호한다는 것이다. 

1차 지명과 2차의 1순위 지명을 통해 프로야구 구단들로부터 선택된 투수들의 신체조건과 그들이 지닌 최고 구속이 증명한다.

넥센 히어로즈의 1차 지명 투수인 휘문고등학교의 안우진과 kt 위즈의 김민, 삼성 라이언즈의 최채흥(1차 지명)과 양창섭, SK 와이번스의 김정우(1차 지명)와 조성훈, LG 트윈스의 성동현, 두산 베어스의 곽빈(1차 지명)과 박신지 등은 모두 185∼195cm 내외의 신장과 150km/h를 전후한 최고 구속을 갖춘 선수들이다. 

최채흥(삼성 라이언즈)의 경우 희소성을 갖춘 좌완의 투수다.

서울 강백호·덕수 양창섭
각각 1·2순위 kt·삼성행

이런 조건을 갖추고 있더라도 중고교 때 선수생활 중에 부상의 전력을 가지고 있거나 유급, 휴학, 혹은 해외 진출 등으로 국내서의 리그 경기 참여에 공백이 있었다면 지명서 제외되거나 지명이 되더라도 후순위로 밀렸다. 

이는 고교 혹은 대학 시절 투수 본인과 소속 팀이 올렸던 성적과 능력보다 더 우선시됐기 때문이다.

야수의 경우는 포수와 내야수, 외야수로 구분돼 프로구단들이 선호하는 스타일이 분류된다. 포수는 많은 경기 경험이 가장 우선순위를 두는 조건인 듯하다. 포수로 지명된 대부분의 선수들이 저학년 때부터 소속팀의 주전으로 수 많은 경기에 나가 활약했던 경력을 갖고 있다.

투수는 고졸 선수이든 대졸 선수이든 1학년 때와 2학년 때는 거의 경기 경험이 없었던 선수들도 고학년 때의 활약으로 지명되곤 하지만 포수는 지명된 선수들이 예외 없이 1학년 때부터 팀의 주전으로 활약해 온 선수들이었다. 
 

이번 드래프트서 지명된 7명의 대졸자 야수 선수 중 3명의 지명자가 포수들인 것도 주목된다. 그만큼 포수는 특화된 포지션이라는 방증이다.

내야수는 타격보다 수비력에 더 큰 비중을 둔 것으로 분석된다. 보편적으로 수비력이 가장 출중한 선수들이 각 팀의 유격수 포지션을 소화한다고 볼 때 유격수는 야수인 선수들이 프로에 지명받기 위한 선결 조건.

이번 드래프트서 지명된 단 2명의 대졸 야수인 한양대학교의 이창엽(kt 위즈 지명)과 성균관대학교의 이호연(롯데 자이언츠 지명)은 이미 고등학교 재학 시절부터 프로팀들의 관심을 모았던 출중한 수비력의 유격수들이었다. 특히 송구력이 뛰어난 선수들이었다.

최대 이변은
성지고 조선명

1루수와 외야수의 포지션에 있어서는 프로야구 구단들이 선호하는 스타일이 앞서 언급한 조건과 다르다. 

1루수와 외야수들에게는 공격력이 필수적인 조건. 타격의 정교함은 물론이고, 외야수들의 키를 넘기는 타구를 칠 수 있는 장타력이 반드시 겸비되거나 아니면 매우 높은 출루율과 스피드가 필수적으로 수반되어야 한다. 타격과 경기력이 최소 두 시즌 혹은 세 시즌 이상 꾸준히 유지돼야만 프로구단의 부름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최근 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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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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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