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세태> 위기의 부부들 ‘충동 이혼’ 주의보

‘공포의 시월드’ 연휴 끝나고 남남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시월드(시댁+월드)’ ‘명절증후군’ 등 명절만 되면 결혼 이후 시댁과의 관계로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다른 환경에서 자라온 성인이 새로운 집안 분위기에 적응하려면 많은 어려움이 있는 것이 당연하지만 이러한 갈등은 점점 사회현상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명절 이혼’이라는 신조어도 등장하고 있다. 
 

최근 명절을 전후해 사이가 나빠지는 부부들이 증가하고 있다. 긴 시간 귀성, 귀경길을 버텨내고 명절음식을 준비하는 부인들의 스트레스는 이만저만이 아니다. 특히 최근에는 남편들이 처가와의 마찰 등을 이유로 명절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도 늘어나는 추세다. 

명절만 되면 원수
검색어 ‘이혼’ ↑

30대 주부 A씨는 지난해 추석 후에 이혼을 결심했다. 시가에 방문해 세 살배기 아들 보랴, 차례 음식 준비하랴 정신없는 A씨를 두고 남편은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으며 TV시청에만 열중했다. 

심지어 음식이 맛없다며 핀잔을 주기까지 했다. 오랜만에 모인 가족들 앞에서 언성을 높일 수는 없다는 생각에 꾹꾹 참던 A씨는 집에 돌아와 남편에게 버럭 화를 내고 말았다. 

매년 반복되는 명절 스트레스 뿐 아니라 그동안 서로에게 서운했던 일까지 한꺼번에 풀어낸 A씨 부부는 결국 깊어진 갈등의 골을 메우지 못하고 갈라서기로 했다.


결혼 2년차인 B(33)씨도 지난 설 연휴에 친구들과 해외여행을 떠난 아내와 크게 싸우고 부부관계를 청산했다. 처가와 자신의 부모 모두에게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해 나름대로 노력해왔지만 서로의 가족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지키지 않는 아내를 더는 견딜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30대 C씨 부부 역시 명절을 어디서 보낼지를 두고 평소 자주 다퉜다. 지난해 설날을 앞두고 남편 C씨가 “당연히 우리집에서 명절을 지내야 한다”고 주장하자 아내는 “나도 우리집 딸인데 명절 때마다 시댁에만 간다”며 화를 냈다. 

결국 C씨는 어쩔 수 없이 남편 집에서 설을 보냈고 연휴가 끝난 후 부부는 “역시 대화가 안 된다”며 법원에 협의이혼 신청을 했다. 
 

40대 후반의 D씨는 지난해 추석 연휴에 처가에 들렀다가 이혼을 결심했다. 모처럼 들른 처가서 “돈을 많이 못 벌어서 부인을 고생시킨다”며 면박을 줬기 때문이다. 

‘명절 이혼’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날 정도로 명절을 전후한 부부 갈등이 깊어지는 경우가 잦다. 오랫동안 못 봤던 가족, 친척을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명절이 어떤 부부에겐 다툼의 씨앗이 된다. 

돌싱 40% 이상 “명절 영향 있다”
남성도 명절 증후군…계속 증가

명절 연휴가 지나고 나면 기혼 여성이 모이는 인터넷 커뮤니티엔 부부끼리 다퉜다는 글이 심심찮게 올라온다. 인터넷 포탈사이트서 ‘이혼’을 검색하는 부부도 적지 않다. 


‘네이버 트렌드’ 통계를 보면 지난해 추석 연휴의 다음 주에 ‘이혼’을 키워드로 검색한 빈도가 연휴가 낀 주보다 15.5% 늘었다. 추석 연휴의 다음다음 주에는 이 빈도가 전주 대비 22.0%나 증가했다. 연휴 이후에 ‘이혼’을 검색하는 사람이 늘어난 것이다. 

네이버 트렌드는 네이버서 특정 키워드를 검색한 빈도를 보여준다. 

명절에 부부들의 명절증후군의 근본적인 원인은 서로 간의 인식 차이서 비롯된다. 

가부장적인 어른들은 며느리를 비롯한 여자가 각종 집안일을 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는 요즘 똑같이 일을 하면서도 명절 음식 준비 등 과도한 집안일이 여성에게만 부여하니 며느리들은 이런 상황 자체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구시대의 풍습이 답답하지만 맞벌이 여성들은 직업과 크게 상관없이 ‘며느리’라는 굴레를 쉽게 벗어 던지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돌싱(결혼에 실패하고 다시 독신이 된 ‘돌아온 싱글’의 줄임말) 여성 10명 중 6명과 돌싱 남성 10명 중 4명 이상이 추석 같은 명절이 이혼 결심에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인식 차이 비롯
이혼에 큰 영향

한 결혼정보회사가 전국의 (황혼)재혼 희망 돌싱남녀 472명(남녀 각 236명)을 대상으로 이메일과 인터넷을 통해 ‘추석과 같은 명절이 전 배우자와 이혼을 결심하는 데 영향을 미쳤습니까?’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이 질문에 대해 남성 응답자의 44.5%와 여성의 60.2%가 ‘영향이 매우 컸다’(남 9.8%, 여 20.8%)거나 ‘일부 영향을 미쳤다’(남 34.7%, 여 39.4%)와 같이 ‘명절이 이혼 결심에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다. 

한편 ‘영향이 별로 없었다’(남 39.8%, 여 28.0%) 혹은 ‘영향이 전혀 없었다’(남 15.7%, 여 11.8%)고 부정적으로 답한 비중은 남성 55.5%, 여성 39.8%였다. 

명절이 이혼에 영향을 미쳤다는 응답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15.7%포인트 더 높게 나타났다. 

설문을 실시한 결혼정보업체 관계자는 “남편 입장에선 1년에 두 번밖에 없는 명절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수 있다”라며 “그러나 여성들은 평소 부부관계가 좋지 않은 상태서 추석과 같은 명절 때 스트레스가 급증하면 평소의 감정이 폭발해 이혼의 직·간접적인 원인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경기 침체에 따른 경제적 문제, 처가와의 갈등 등을 이유로 상담을 요청하는 남성들의 사례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명절 증후군’하면 대부분 음식 준비와 친지 맞이로 정신적·육체적 피로가 쌓일 주부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그러나 남성들도 명절 나기가 녹녹지만은 않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한 취업포털에선 ‘남자의 명절 증후군’이라는 주제로 회원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남성 응답자의 76%가 ‘명절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남자도 힘들다”
통계 보니 가관

남자들은 명절 스트레스를 받는 가장 큰 이유는 선물 및 용돈 등 경제적 부담을 꼽았다. 이어 장거리 운전(12%), 주차장을 방불케하는 꽉 막힌 귀경길(11%), “결혼 안 해” “취업했니” 등 매년 반복되는 질문(9%), 명절 후 아내·여자친구·여자형제 등 잔소리(7%) 등을 선택했다. 

남자들은 ‘자신이 명절에 몇 점짜리 남편 혹은 아들인가’란 질문에 44%가 ‘10점 만점에 7점 이상’이라고 대답, 명절에 자신이 도움이 많이 된다고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스스로 가장 적극적으로 준비했던 명절 과정은 어떤 것이 있나요’라는 질문에는 응답자 30%가 음식 준비를 선정했다. ‘차례 준비를 한다(9%)’는 답변이 뒤를 이었다. 

‘추석에 가장 두려운 일이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에는 결혼 안 해? 취업했니? 등의 질문(14%), 자랑할 것이 없는 나의 처지(13%), 출근, 구직 등을 해야 할 일에 대한 걱정 및 부담감(12%)의 답변이 뒤를 이었다. 

연휴 이후 이혼 10% 이상 증가
평소 잘해도…쌓였던 불만 폭발 

그러나 남자들도 특별한 명절 스트레스 해소법은 찾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27%는 ‘해소방법이 딱히 없다’고 답했고 음주 가무를 즐긴다(13%), 좋은 얘기만 하고 좋은 것만 보며 좋은 것만 먹는다(12%)의 응답이 뒤를 이었다. 고향에 내려가지 않는다는 답변도 8%에 달했다. 

과거에는 명절 스트레스가 여성들의 몫이라는 인식이 팽배했지만 남편들도 이 같은 부담서 자유롭지는 못하다는 지적이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 측은 추석이 끝난 직후 접수된 가정불화 상담은 평소의 평균 40여건서 절반가량 늘어난다고 했다. 상담소 관계자는 “지난해 추석 직후에도 일일 평균 76건이 접수돼 평소 상담량보다 많았다. 명절이 끝나면 특이할 정도로 상담건수가 늘어난다”고 말했다. 

접수된 사례 중에는 제사 문제, 여성들의 시댁 노동, 친정 방문 여부와 관련된 불화가 많았다. 최근에는 명절날 부모를 방문하지 않는 자식들에 대한 불만, 황혼이혼에 대한 문의도 늘어났다. 
 

가정 사건을 전문으로 담당하는 변호사들 또한 해마다 추석을 전후해 이혼 상담 건수가 급격히 늘어난다고 입을 모은다. 

수도권에 거주 중인 한 변호사는 “명절 스트레스에 따른 불화와 관련한 상담 건수가 많다”며 “평소 사이가 좋지 않았던 부부들이 명절을 기점으로 이혼을 결심하는 사례가 잦다”고 말했다. 이어 “부모님과 친척 등의 간섭을 피하기 위해 가족들이 모이는 명절 후에 조용히 이혼을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명절 이혼’은 통계로 입증된다. 

통계청이 발표한 ‘최근 5년 간 이혼통계’를 보면 명절 전후인 2∼3월과 10∼11월의 이혼 건수는 바로 직전 달보다 평균 11.5%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법원에 따르면 지난해 추석 연휴가 있던 9월과 그 다음 달인 10월의 이혼 접수 건수는 3179건서 3534건으로 늘어났다. 

2014년 10월은 3625건, 2013년 3807건, 2012년 3761건으로 각각 전달인 9월보다 7.7%, 22.5%, 10.3% 증가한 이혼소송이 접수됐다. 

평소에 잘해야…
소통·배려 필요

명절을 본래 의미대로 즐겁게 보낼 방법은 없는 걸까. 전문가들은 평소 배우자와 대화와 소통을 통해 명절 스트레스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그동안 쌓였던 불만이 명절로 인해 폭발하는 계기가 되고 이기적인 현상들이 늘어나면서 이해대신 불만과 불통이 커지는 것이다. 

우리나라 고유의 명절, 서로를 이해하고 소통하며 사랑하는 시간을 갖기에도 부족한 시간에 누군가의 가슴이 상처로 멍들고 평생 남으로 살아가는 선택들을 하고 있다. 

한 사회학과 교수는 “전통이 중요한 명절 문화에선 여성이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불만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서로 소통하고 배려하며 합의하려는 노력을 통해 갈등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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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