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는 필치와 중후한 색채, 캔버스에 유화 물감을 직접 짜서 칠한 상남자같은 유럽 그림이 한국에 왔다.
야수파(Fauve movement)의 주역 모리스 드 블라맹크(1876~1958)의 국내 최초 단독전이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3일 개막한다.
프랑스 폴발레리 미술관(MuseePaul-Valery)의 협력으로 펼치는 이번 전시는 라맹크가 독자적인 양식을 확립한 시기를 집중 조명하여 풍경화 등 대표적인 작품들을 소개한다.
유럽미술을 이끈 미술사적 위상에도 불구하고 국내에 본격적으로 소개되었던 바가 없었던 작가의 작품 활동을 조명하는 이번 전시에는 원화 80점의 작품들과 함께 그림속에 있는듯한 미디어 체험관이 제작된 ‘하이브리드 전시’로 꾸몄다.
거침없는 붓질과 진득한 물감의 생생함으로 유화 그림의 매력을 전하는 전시는'왜 유화를 원화로 보아야 하는지'를 증명해준다.
블라맹크는 캔버스에 직접 물감을 짜서 칠하며 선명한 색채와 두툼한 질감을 가진 실험적인 화면 구성을 전개했다.
화면서 쏟아질 것 같은 마티에르(질감, matiere)의 느낌은 다른 유화 작품과는 차별화된 매력을 가진다. 특히 프랑스 지방 마을을 그린 풍경화들은 마치 거리에 유화물감이 강물처럼 흘러가는 듯 표현하여 색다른 느낌을 준다.
프랑스서 태어난 블라맹크는 바이올린 연주자와 사이클 선수로도 활약했는데, 1900년부터 본격적으로 화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1905년 열린 반 고흐 회고전에서 감명 받고 이후 야수파 스타일에 집중하게 된다. 고흐의 영향을 받아 생생한 컬러와 자유분방한 필치가 특징인 작업을 했다. 이후 세잔의 영향을 받은 작업을 하다가 1920년대에 이르러 자신만의 독특하고 극적이며 강렬한 스타일을 완성했다.
소용돌이 같은 속도감 있는 필치와 중후한 색채를 사용해 보석처럼 빛을 내는 작품을 그렸다. 이러한 작품 활동으로 서양미술사에서는 마티스와 함께 블라맹크를 야수파의 주축으로 평가하고 있다.
생생한 터치의 ‘야수파’ 흔적이 담긴 역동적인 작품들은 손안에서 보는 이미지 시대에 ‘진짜 그림 맛’을 느껴볼 수 있게한다. 8월20일까지. 6000~1만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