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대선 특집> ‘튀는 이색공약’ 총정리- 군소 후보들

뜬구름 잡는다고? “튀어야 산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군소후보들은 저마다 정견을 밝히며 기존 정치를 바꾸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이번 대선 출마로 국민에게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인지도를 높여 대선 이후를 도모하자는 전략이라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해석이다. 약간은 비현실적이고 ‘뜬구름’ 같기도 한 군소 후보들의 공약. 여러 후보가 쏟아낸 공약 중에서 대한민국을 살기 좋은 나라로 바꿀 공약은 무엇일까. 물론 판단은 유권자들의 몫이다.

지난 24일 주요 5당의 후보들을 제외한 군소 후보들이 TV토론회에 출연해 정책 경합을 벌였다. 이날 토론회에는 낮은 지지율로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의 초청대상에 포함되지 못한 9명의 대선후보들이 참여했다.

참석자는 지난 21일 사퇴한 김정선 한반도미래연합 후보를 제외하고 새누리당 조원진, 경제애국당 오영국, 국민대통합당 장성민, 늘푸른한국당 이재오, 민중연합당 김선동, 통일한국당 남재준(지난 27일 후보직 사퇴), 한국국민당 이경희, 홍익당 윤홍식, 무소속 김민찬 후보다.

이날 후보자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인지도를 올리고 시청자들의 지지를 호소하기 위해 저마다 이색 공약을 들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정치적 견해를 달리하는 일부 후보들은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설전을 펼치며 서로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박근혜 즉각 석방]

“좌파정권 세우려고 하는 종북좌파 세력들이 한데 뭉쳐서 거짓 평화시위를, 촛불시위를 하면서 박근혜 대통령 엮얶는데 여기에 대한 진실은 반드시 밝혀야 한다.”


조원진 후보는 촛불민심을 완전 거스르는 공약을 내놨다. ‘대통령탄핵 주동자 심판, 대통령 명예 회복과 즉각 석방’ ‘불법 편파보도 언론에 대해 재허가 불허 등 강력한 제재’ 등이다. 조 후보는 탄핵 정국을 지나오면서 친박 단체의 절대 지지를 받았다.
 

[전과기록 삭제]

“국민을 이롭게 한 양심적 행위는 반드시 보상을 받고 국민을 해롭게 한 비양심적 행위는 반드시 처벌을 받는 공정사회를 이룩하겠다.”

오영국 후보는 ‘양심’이라는 키워드를 들고 나왔다. 금고·구류 등의 형벌을 모두 벌금형으로 통일시켜 50조원의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국민대사면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하고 대사면추진위원회를구성, 대통령 취임 후 6개월 안에 ‘국민 대사면’을 약속했다. 법을 개정해 형 집행기간 만료 후 3년 이상인 자 전과기록 완전 삭제도 포함했다.
 

[국회의원 반으로]

“작금의 정치 위기가 국회의원의 무능 때문에 나왔는데 국회의원 숫자를 절반으로 쑥덕 자르겠다. 그리고 봉급도 절반으로 쏵 자르겠다.” 장성민 후보는 2년마다 국회의원 중간평가를 해 지역주민 3분의 2 이상이 교체를 원하면 재보궐선거를 하고 이런 지역구가 전국 3분의 2가 넘으면 대통령이 국회해산권을 발동하는 공약을 내세웠다.

낮은 인지도 올리려 파격 정책 봇물
탄핵무효·아파트 무상임대 등 화제


또 ‘불법 대부업자의 부당이익 몰수 및 영구 퇴출’을 공약으로 걸었다.
 

[50개 광역시 개편]

“4년중임 분권형 대통령제로 개헌하고 둘째는 행정구역을 개편해야 한다. 인구 100만명 단위로 전국에 50개 광역 자치시로 행정구역 개편하겠다.”

이재오 후보는 개헌 대통령을 자임하고 있다. 헌법을 개정해 차기 대통령 임기를 1년으로 하고 헌법에 모든 인간의 가치와 존엄을 넘어 복지까지 보호돼야 한다는 조항을 추가겠다고 밝혔다. 새로운 기본권(생명권, 어린이·청소년·노인·장애인 권리보호 등) 신설과 한국 국적을 얻지 못한 채 국내에 사는 250만 명 외국인도 헌법 보호를 받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청년부 신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특별법을 제정해 비정규직이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 청년부를 신설하고 득록금 100만원 상한제로 청년들을 위한 나라 만들겠다.” 김선동 후보는 비정규직 철폐와 최저임금 1만원 즉각 실행 등을 약속했다.

특히 김 후보는 정부와 공공기관의 비정규직을 2018년 말까지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2020년까지 대기업의 비정규직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공약했다.

‘청소년노동보호법 제정’으로 청소년 비정규직 노동자 ‘노동기본권’을 보호하겠다는 공약도 눈에 띈다. 만 19세 이하 파견, 도급, 위탁, 특수고용 등을 노동형태나 명칭에 상관없이 직접 고용으로 간주하고, 배달 알바는 배달대행업체 등 사업주가 직접 고용으로 간주하도록 했다. 노동인권 교육 의무화와 현장 실습제도 폐지, 교육·훈련 제도 개선도 포함했다.
 

[다자녀에 아파트]

“다자녀 가정에 대해 아파트를 무상 제공하겠다.” 이경희 후보는 출산 장려계획을 중점적으로 어필했다. 이 후보에 따르면 셋째 자녀 출산시 24평 아파트, 넷째 자녀는 33평, 다섯째 자녀를 출산하면 42평 아파트를 무상 임대해준다. 임대기간은 막내 자녀가 성인이 될 때까지다. 대폭적인 출산 장려 지원을 약속했다.

그 뿐만 아니라 셋째 자녀 출산 때 5000만원, 넷째 이상 자녀 출산 때는 1억원을 출산 장려금으로 지원하겠다는 공약도 제시했다.
 

[비양심 척결]


“우리가 적페로 삼아야 할 것은 진보나 보수가 아니라 비양심이다. 지금 이나라에 필요한 것은 양심정치, 양심정부.”

윤홍식 후보는 언론이 공익에 끼치는 영향이 매우 크므로 공직자에 준하여 언론인 채용, 교육, 평가가 양심평가지표에 따라 엄격히 이루어지도록 하겠다는 점과 양심적인 언론활동을 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공약했다.
 

[DMZ에 도시건립]

“비무장지대에 세계문화예술도시를 건립하겠다.” 김민찬 후보는 한반도 비핵화를 전제로 지구 상 최후 분단국가, 분단의 상징인 비무장지대(DMZ)에 ‘세계문화예술도시’ 건립을 약속했다. 이를 통해 전 세계인들이 찾는 명소, 평화 성지를 만들어 분단 역사로 얼룩진 공간을 세계 평화와 화합과 상생 공간으로 거듭나게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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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세보다 무서운 산재와의 전쟁

탈세보다 무서운 산재와의 전쟁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산재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건설 현장에서 근로자가 사망하는 사건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이 대통령이 칼을 휘두르자 기업은 납작 엎드렸다. 이 대통령의 행보를 보는 시각은 엇갈린다. 산재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는 만큼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환영하는 의견과 구조적 문제를 뒤로하고 기업 ‘잡도리’만 하고 있다는 의견 등이다. 건설업계에 칼바람이 불고 있다. 미국발 관세나 국내 경기 문제가 아니다. 산업재해(이하 산재)가 건설 현장을 뒤흔드는 중이다. 대통령은 여러 현안 중 산재로 인한 사망사고 근절을 국정 과제 첫머리에 올린 듯한 모습이다. 대통령 한마디 이재명 대통령이 반복되는 산재 사망사고의 고리를 끊겠다고 나섰다.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한 기업을 법과 제도를 통해 처벌하겠다고 선언했다. 발언 수위도 나날이 세지고 있다. 본보기가 된 기업은 대통령이 일으킨 칼바람을 온몸으로 맞는 모양새다. 지난 5월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1분기 ‘산업재해 현황 부가 통계’에 따르면 올해 1~3월 재해 조사 대상 사고 사망자는 총 137명(잠정)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38명)보다 1명(0.7%) 줄었다. 사망사고 건수도 같은 기간 136건에서 129건으로 7건(5.1%) 감소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29명으로 지난해보다 2명, 기타 업종(건설업과 제조업 이외 업종)이 38명으로 6명 감소했지만 건설업은 71명으로 오히려 7명 늘었다. 노동부는 부산 기장군 건설 현장 화재와 서울-세종고속도로 교량 붕괴 등 대형 사고의 영향으로 건설업 사망자 수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지난 2월14일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리조트 신축 공사장에서 불이 나 6명이 숨졌다. 또 같은 달 25일, 경기도 안성시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 현장 교량 상판 구조물이 붕괴해 4명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일어났다. 규모별로는 상시 근로자 50인(건설 업종은 공사 금액 50억원) 미만 사업장에서 올해 1분기 사망자는 83명으로 지난해보다 5명(6.4%), 사망사고 건수는 83건으로 7건(9.2%) 늘었다. 반면 50인 이상 대형 사업장과 대규모 공사 현장에선 사망자 54명, 사고 건수 46건으로 각각 6명, 14건 줄었다. 사망사고 유형별로는 ‘추락’ 62명, ‘끼임’ 11명, ‘물체에 맞음’ 16명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각각 1명, 7명, 5명 감소했다. 화재와 폭발로는 10명, ‘붕괴’ 사고로는 11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자체별로는 경기(31명), 서울(17명), 경북(15명), 부산·전남(12명), 경남(11명), 충남(9명), 강원·울산(6명) 순으로 많았다. 산재로 인한 사망은 건설 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사고다. 정부는 산재 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한 각종 대책을 내놨다. 2022년 1월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이하 중처법)도 그중 하나다. 중처법은 근로자의 사망사고 등 중대 재해가 발생했을 때 기업의 경영 책임자 등이 안전 보건 관리 체계 구축 등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확인되면 처벌하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취임 이후부터 직접 챙겨 국정 운영 계획에도 포함 문제는 실효성이다. 중처법이 시행된 이후에도 건설 현장에서 근로자가 죽는 일이 계속 일어나고 처벌은 ‘솜방망이’ 수준에 그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이 대통령이 칼을 빼 들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 “비용을 아끼기 위해 누군가의 목숨을 빼앗는 것은 일종의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또는 사회적 타살”이라고 비판했다. 필요하면 법을 개정해서라도 ‘산재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벗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일상적으로 산업 현장을 점검해서 필요한 안전조치를 하지 않고 작업하면 엄정하게 제지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제도가 있는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최대의 조치를 해달라”고 주문했다. 사고 위험이 큰 업무를 하청과 외주를 통해 해결하는 ‘위험의 외주화’ 현상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이 대통령의 산재 사망사고 근절 ‘드라이브’는 점진적으로 거세지고 있다. 초기에는 주무 부처에 대책을 요구했다면 최근에는 직접 목소리를 내고 움직이는 식이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산재를 줄이라고 지시했는데도 불구하고 사망사고가 이어지자 특유의 행동력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이 대통령이 고용노동부에 산재 관련 종합 대책을 주문한 뒤에도 ▲인천 맨홀 작업 노동자 질식사 ▲포스코이앤씨 노동자 끼임사 ▲경기 의정부 아파트 신축 현장 노동자 추락사 등의 사고가 일어났다. 불과 한 달 새 일어난 일이다. 지난달 6일 인천 계양구 병방동의 한 도로 맨홀 안에서 지하 시설물 조사 작업 중이던 노동자 1명이 의식을 잃고 1명은 실종됐다. 이들은 결국 사망했다. 조사 결과 이 사고는 용역 계약 위반에 따라 허가 절차 없이 진행하다가 발생한 인재로 드러났다. 법으로도 안 됐는데… 숨진 근로자는 산소 마스크 등 안전 장비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채 작업하다 유독가스에 중독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대통령은 “현장 안전 관리에 미흡한 점이 있었는데 철저히 밝히고 법령 위반 여부가 있었는지를 조사해 책임자를 엄중히 조치하라”며 “후진국형 산업재해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현장 안전관리를 정비하고 사전 지도·감독을 강화하는 등 관련 부처도 특단의 조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포스코이앤씨가 시공하는 경남 함양-울산고속도로 의령나들목 공사 현장에서 사면 보강 작업을 하던 60대 근로자가 천공기(지반을 뚫는 건설기계)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포스코이앤씨 시공 현장에서만 올해 들어 4번째 일어난 사망사고다. 지난 1월 경남 김해 아파트 신축 현장 추락사고, 경기도 광명 신안산선 건설 현장 붕괴사고, 대구 주상복합 신축 현장 추락사고 등도 줄을 이었다. 이 대통령은 “똑같은 방식으로 사망사고가 나는 것은 결국 죽음을 용인하는 것이고 아주 심하게 얘기하면 법률적 용어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산재 사망사고가 나면) 여러 차례 공시하도록 해서 투자를 안 하고 주가가 폭락하게 (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여름휴가를 마치고 복귀 첫 일성도 산재 관련 발언이었다. 이 대통령은 “앞으로 모든 산업재해 사망사고는 최대한 빠른 속도로 대통령에게 직보하라”고 지시했다. 산재 사망사고를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천명한 것이다. 사과문 내고 또 반복되다 지난 9일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을 통해 전해진 이 대통령의 발언은 전날인 8일 경기 의정부 신축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안전망 철거 작업을 하던 50대 근로자가 6층 높이에서 떨어져 숨진 사고가 영향을 미쳤다. 이 대통령이 선포한 ‘산재와의 전쟁’에 기업은 바짝 얼어붙은 상황이다. 지난달 25일 경기 시흥 SPC 삼립 공장을 방문해 ‘중대산업재해 발생 사업장 현장 간담회’를 열었다. 해당 공장은 지난 5월 50대 여성 노동자가 작동 중인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사망했고 2022년과 2023년에도 여성 노동자가 각각 소스 교반기와 반죽 기계에 끼어 숨지는 등 중대 산재가 빈번하게 일어났던 곳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 SPC 근로자의 노동 시간 등을 자세히 물었다. 그러면서 “(산재가) 심야에 대체적으로 발생하고 12시간씩 4일간 일하다 보면 사실 심야 시간에 힘들다. 주의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심야 장시간 노동 때문에 생긴 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지적에 SPC 회장을 비롯해 그룹 관계자들이 쩔쩔맨 것으로 전해졌다. SPC그룹은 이 대통령이 다녀간 지 이틀 만인 지난달 27일, 8시간 초과 야근을 폐지하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제품 특성상 필수적인 품목 외에는 야간 생산을 최대한 없애 공장 가동 시간을 축소하겠다는 것이다. 또 주간 근무 시간도 점진적으로 줄여 장시간 근무로 인한 피로 누적, 집중력 저하, 사고 위험 등을 사전에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달 29일 담화문을 내고 고개를 숙였다. 정희민 전 대표이사는 “어제(28일) 사고 직후 모든 현장에서 즉시 모든 작업을 중단했고 전사적 긴급 안전 점검을 실시해 안전히 확실하게 확인되기 전까지 무기한 작업을 중지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협력업체를 포함한 모든 근로자의 안전이 최우선 가치가 되도록 필요한 자원과 역량을 총동원해 근본적인 쇄신 계기로 삼겠다”며 “또다시 이런 비극이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사즉생의 각오와 회사의 명운을 걸고 안전 체계의 전환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 전 대표의 사과는 엿새 만에 또다시 일어난 사고로 빛이 바랬다. 지난 4일 오후 경기 광명시 옥길동 광명-서울고속도로 민간투자사업 제1공구 현장에서 미얀마 국적 30대 근로자가 감전돼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이 근로자는 병원으로 이송된 지 8일 만인 지난 12일 의식을 회복했다. 높아진 발언 수위·제재 조치 “왜 기업만 잡도리?” 의견도 정 전 대표는 사의를 표명하고 물러났다. 연이어 산재사고가 일어난 포스코이앤씨는 ‘본보기’가 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일단 이 대통령은 포스코이앤씨에 대한 건설 면허 취소, 공공 입찰 금지 등 법률상 가능한 방안을 모두 찾아서 보고하라는 지시를 내린 바 있다. 국내 건설 면허 취소는 현행 건설산업기본법상 최고 수위의 징계다. 1994년 성수대교 붕괴 책임이 있던 동아건설산업에 내려진 사례가 유일하다. 건설 면허가 취소되면 신규 사업을 할 수 없고, 다시 면허를 취득한다고 해도 수주 이력이 없기 때문에 관급공사를 따내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경찰은 사고 관련 수사 전담팀을 만들고 고용노동부 안양지청과 함께 포스코이앤씨와 하청업체에 대한 압수수색에 돌입했다. DL건설도 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원진 전원이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에 책임을 지고 일괄 사표를 제출하는 등 납작 엎드렸다. 특히 이 대통령이 휴가에서 돌아와 산재 관련 발언을 한 직후 터진 사고여서 충격파가 더 컸다. DL건설에서 사표를 제출한 임직원은 80여명, 공사를 중단한 현장은 44곳에 이른다. 이재명정부는 산재사고로 인한 사망자 비율을 2030년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인 1만명당 0.29명까지 끌어내리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산재로 인한 사망자 비율은 1만명당 0.39명으로 OECD 평균을 크게 웃도는 실정이다. 이 같은 내용은 ‘이재명정부 국정 운영 5개년 계획’에 포함됐다. 이 대통령이 지난달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전 세계에서 또는 OECD 국가 중 산업재해율, 사망재해율이 가장 높다는 불명예를 이번 정부에서 반드시 끊어내겠다”고 의지를 드러낸 부분을 국정과제로 담은 것이다. 구조 문제 나 몰라라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지나치게 건설업계만 잡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관련 법과 제도가 시행되고 있는데도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는다면 구조적인 문제도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수주 경쟁이 과열되면서 저가 입찰이 늘고 안전관리에 소홀해지는 점이 산재로 이어지는 식의 고리를 끊어야 진정한 의미의 ‘근절’이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