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부리 여행 ⑤경남 통영시 일대

통영은 미항(美港)이다. 시인 백석이 〈통영 2〉에서 ‘자다가도 일어나 바다로 가고 싶은 곳’이라 했을 만큼 낭만이 넘치고, ‘한국의 나폴리’라는 별칭이 있을 만큼 바다가 멋진 곳이다. 이런 통영이 최근 미항(味港)으로 거듭나 화제다. 사시사철 해산물이 풍성하고 그 맛이 뛰어난 데다 통영에 가야 제맛을 볼 수 있는 주전부리까지 더해져 전주에 버금가는 ‘맛의 고장’으로 우뚝 선 것.


통영의 대표적인 주전부리는 충무김밥과 꿀빵, 빼떼기죽이다. 모두 ‘통영이라서 나온 주전부리’고, ‘한 끼가 되는 주전부리’다. 마침 봄이라 바다와 도시에 은빛 햇살이 반짝거리니 더 입에 감긴다. 주민들 말마따나 “마카 묵을 끼라서 토영 갱치도 뒷전”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하루 종일 입에 물고 다니는 일이 다반사다.

낭만이 넘치는 미항 ‘통영’

통영 주전부리의 상징은 충무김밥이다. 하얀 쌀밥을 넣어 엄지손가락만 하게 싼 김밥에, 아삭아삭한 무김치와 먹음직스러운 오징어무침을 곁들이는 음식이다. 밥을 각종 재료와 함께 김으로 둘둘 말아 싸는 김밥과는 확연히 다른 생김새다. 알려진 바로는, 1930~1940년대부터 배를 타고 멀리 나가는 사람들이 더운 날씨에 쉽게 상하지 않도록 만들어 먹던 음식이라고 한다.


처음에는 항구 주변 행상들이 멸치 어장에서 잡힌 주꾸미와 꼴뚜기, 홍합을 대나무 꼬챙이에 줄줄이 꿰어 김밥, 무김치와 함께 팔았다는데, 지금은 대부분 오징어무침과 무김치에 시래깃국이나 조갯국을 낸다. 집집마다 양념이 조금씩 달라도 멸치 액젓으로 맛을 낸 무김치는 시원한 맛이 일품이고, 어묵을 섞어 무친 오징어무침은 매콤한 맛이 좋다.

충무김밥이 전국에 알려진 건 1980년대다. 가요제와 전통 예술제 등으로 꾸며진 ‘국풍 81’에 어두이 할머니가 충무김밥을 출품한 것이, 지금처럼 통영문화마당과 통영여객선터미널 앞에 김밥집 수십 개가 바다를 향해 늘어서는 기반이 됐다.


그래서 딱히 원조라 할 만한 곳은 없지만, 아무래도 여행객 사이에서는 어두이 할머니가 운영하던 ‘뚱보할매김밥집’이 인기다. 할머니가 1995년에 작고한 뒤 며느리가 손맛을 잇는데, 여전히 손님으로 문전성시다. 주민들은 뚱보할매김밥집과 함께 한일김밥, 동진김밥, 제일김밥 등에 자주 간다.

꿀빵은 요즘 통영에서 가장 ‘핫한’ 별미다. 밀가루 반죽에 팥소를 넣고 튀긴 다음 물엿과 깨를 먹음직스럽게 바른 것으로, 통영문화마당 일대에서 만나는 꿀빵집 간판만 해도 10여개에 이른다. 꿀빵에 넣는 소도 고구마, 완두콩, 유자, 치즈 등으로 다양해졌다.

얼핏 보면 무척 달 것 같지만, 막상 먹어보면 지나치지 않은 단맛에 고소한 맛이 깃들어 자꾸 손이 간다. 그래서일까, 줄을 이은 시식 코너에 꿀빵을 사기 위해 늘어선 인파까지 더해져 통영문화마당 일대는 꿀빵 열풍에 휩싸인 듯 보인다.

‘충무김밥’ ‘꿀빵’ ‘빼떼기죽’ ­­대표 주전부리
통영 바다 끼고 자전거 하이킹 즐길거리

이런 꿀빵 열풍의 중심에 ‘오미사꿀빵’이 있다. 이곳을 꿀빵의 원조라고 하는 이들도 있지만, 정확히 말하면 통영에서 가장 오래된 꿀빵집이다. 작고한 창업주 정원석씨의 큰딸 정숙남 대표에 따르면 “1960년대에는 팥을 넣지 않은 빵에 엿을 묻혀서 파는 행상이 있었고, 꿀빵을 파는 분식점도 여러 군데 있었다”고 한다. 그중 가장 오래 가게를 지킨 분이 아버지 정씨라는 설명이다. 다만 지금처럼 팥소를 넣은 꿀빵은 정씨가 처음 만들었다고 한다.
 

오미사라는 이름에도 특별한 사연이 있다. 원래 이름 없는 가게였는데, 꿀빵이 맛있다는 입소문이 나며 오미사세탁소 옆에 있는 빵집으로 불렸다. 그러다가 세탁소가 문을 닫으면서 자연스럽게 오미사꿀빵 간판을 달았다. 거의 모든 과정에 수작업을 고집하다 보니 만드는 양에 한계가 있어, 오전에 다 팔리기 일쑤다.

현재 오미사꿀빵은 두 곳에 있다. 항남동 본점은 큰딸이, 봉평동 분점은 작은아들이 운영한다. 본점의 정 대표는 “아버지 때랑 맛이 똑같다는 말이 가장 기분 좋다”며 전통의 맛을 이어가겠다는 소신을 밝힌다.


궁핍하던 시절에 단맛을 보충해준 주전부리가 꿀빵이라면, 빼떼기죽은 춥고 가난하던 시절에 허기를 달래준 음식이다. 모르고 보면 팥죽 같기도 하고 호박죽 같기도 한데, 말린 고구마에 팥이나 콩, 조, 찹쌀 등을 넣어 2시간 이상 걸쭉하게 끓인 죽이다. ‘통영빼떼기죽’ 박정숙 사장은 “얇게 썬 고구마를 바짝 말린 것을 통영 사투리로 빼떼기라고 하는데, 마른 고구마에 있는 하얀 녹말이 뼈다귀 같다고 해서 빼떼기라고도 하고, 빼딱하게 썰어서 빼떼기라고도 한다”고 설명한다.
 

오래전부터 통영을 비롯한 경남 일원에서 해 먹은 음식으로, 고구마의 단맛에 잡곡의 고소함이 더해져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한다. 맛볼 수 있는 곳은 중앙시장과 동피랑 부근에 여러 곳이 있는데, 주민들이 주로 찾는 곳은 통영문화마당에 있는 통영빼떼기죽이다. 욕지도 고구마와 직접 재배한 고구마를 반반 섞어 끓이는데, 그 맛이 전국에 입소문 나서 택배 주문이 제법 들어온다. 6개 이상 주문하면 택배로 보내준다.
 

통영은 산이나 바다 경치가 두루 좋은 곳이다. 아무리 맛있는 게 많아도 경치는 즐겨야 한다. 올봄에는 통영의 바다를 다양한 방법으로 즐겨보자. 미륵산에 올라 수많은 섬이 징검다리처럼 박힌 한려수도를 내려다봐도 좋고, 옆구리에 미륵도의 바다를 끼고 출렁출렁 자전거 하이킹을 즐겨도 좋다. 경사진 골목을 따라 걸으며 바다와 눈 맞춰도 흐뭇하다.
 

먼저 산에 오른다. 미륵산은 통영 시내에서 바다 조망이 가장 좋은 곳이다. 등산로를 따라 오르는 방법과 케이블카를 타고 가는 방법이 있다. 등산로는 용화사에서 관음암과 도솔암을 거쳐 정상으로 이어지는데, 원점 회귀 코스로 2시간 정도 걸린다.

한려수도조망케이블카를 타면 미륵산 정상에 좀 더 수월하게 오를 수 있다. 하부정류장에서 상부정류장까지 10여분이 걸리고, 그곳에서 15분 정도 나무 계단을 오르면 정상에 닿는다. 산이 선물하는 전망이 별다른 수고 없이 오르기 미안할 만큼 화려하다. 3월 말이면 진달래꽃이 가득 피어 눈이 더욱 호사를 누린다.
 

일출은 ‘서피랑’ 일몰은 ‘동피랑’

통영 특유의 시선으로 바다를 즐기고 싶다면 동피랑이나 서피랑으로 발걸음을 옮겨보자. 강구안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는 두 마을은 가파른 언덕에 자리해, 걷다가 문득문득 뒤돌아보는 바다 전망이 좋다. 모두 벽화가 예쁜 마을로 서피랑에서는 일출을, 동피랑에서는 일몰을 볼 수 있다. 특히 동피랑에서 보는 일몰과 야경은 통영에서 달아공원 다음으로 손꼽히는 절경이다.
 

세 번째로 통영 바다를 즐기는 방법은 자전거 하이킹이다. 추천 코스는 삼칭이길이다. 수륙자전거해안도로, 수륙해안산책로라고도 불리는 이 길은 통영마리나리조트에서 일운초등학교까지 이어지는 약 4km 전체가 평지다. 자전거로는 왕복 1시간, 천천히 걸으면 왕복 1시간 반 정도 걸린다. 자전거는 통영공설해수욕장 쪽에서 대여할 수 있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코스 오미사꿀빵→서피랑→미륵산(한려수도조망케이블카)→뚱보할매김밥집→동피랑→통영빼떼기죽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오미사꿀빵→서피랑→충렬사→삼도수군통제영→중앙시장→동피랑(일몰·야경 감상)→통영빼떼기죽 [둘째 날] 이순신공원(일출)→미륵산(한려수도조망케이블카)→뚱보할매김밥집→삼칭이길(자전거 하이킹)→미래사(편백림)

2박3일 여행 코스 [첫째 날] 오미사꿀빵→서피랑→충렬사→삼도수군통제영→중앙시장→동피랑(일몰·야경 감상)→통영빼떼기죽 [둘째 날] 이순신공원(일출)→미륵산(한려수도조망케이블카)→뚱보할매김밥집→삼칭이길(자전거 하이킹)→미래사(편백림)→산양일주로(드라이브)→달아공원(일몰) [셋째 날] 청마문학관→전혁림미술관→윤이상기념관→박경리기념관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통영관광포털 www.utour.go.kr
- 한려수도조망케이블카 cablecar.ttdc.kr
- 오미사꿀빵 분점 www.omisa.co.kr

문의 전화
- 통영시청 해양관광과 055)650-0513
- 한려수도조망케이블카 1544-3303
- 오미사꿀빵 본점 055)645-3230, 분점 055)646-3230
- 뚱보할매김밥집 055)645-2619
- 통영빼떼기죽 055)646-3443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통영, 서울고속버스터미널서 하루 17회(06:20~다음 날 00:30) 운행, 약 4시간 10분 소요. 서울남부터미널서 하루 29회(06:40~23:30) 운행, 약 4시간 30분 소요.
­­­※ 문의 :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88-4700 코버스www.kobus.co.kr 서울남부터미널 1688-0540 시외버스통합예매시스템 txbus.t-money.co.kr

자가운전 중부고속도로 북통영 IC→통영 시내

숙박 정보
- 통영마리나리조트: 통영시 큰발개1길, 055)643-8000, www.kumhoresort.co.kr
- 통영한산마리나호텔리조트 : 산양읍 삼칭이해안길, 055)648-3332, www.hansanmarina.co.kr
- 나폴리모텔: 통영시 통영해안로, 055)646-0202, www.tynapoli.co.kr
- 동경호텔: 광도면 죽림5로, 055)641-1020, www.donggyeonghotel.com
- 소오게스트하우스: 통영시 중앙시장4길, 055)642-3757, www.cafesoh.co.krwww.cafesoh.co.kr

식당 정보
- 뚱보할매김밥집(충무김밥): 통영시 통영해안로, 055)645-2619
- 오미사꿀빵 본점(꿀빵): 통영시 충렬로, 055)645-3230
- 통영빼떼기죽(빼떼기죽): 통영시 통영해안로, 055)646-3443
- 향토집(굴 요리): 통영시 무전5길, 055)645-4808
- 분소식당 (도다리쑥국): 통영시 통영해안로, 055)644-0495, www.foodsidae.com/boonso
- 원조시락국(시래깃국): 통영시 새터길, 055)646-5973
- 서울식당(낙지볶음): 통영시 통영해안로, 055)642-6893
- 원조밀물식당(생선구이): 통영시 중앙시장1길, 055)643-2777
- 통영맛집(멍게비빔밥): 통영시 항남1길, 055)641-0109

­­주변 볼거리 청마문학관, 이순신공원, 삼도수군통제영, 충렬사, 통영해저터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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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