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겨울을 보내고 캠핑족을 기다리고 있는 민간 캠핑업계가 경기지역 등 수도권 내 관광지에 잇따라 조성된 공공캠핑장 탓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지난해 초 30여곳에 불과했던 경기지역 공공캠핑장은 올 연말까지 52곳까지 늘어나는 반면, 2015년 500여곳에 달했던 민간캠핑장은 현재 335곳으로 2년 사이 200여곳 이상 폐업한 데다 이용객도 공공캠핑장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5일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9개월간 경기지역 등록 야영장(캠핑장)을 찾은 이용객은 150만7051명이었다.
이중 공공캠핑장 이용객은 69만3958명, 민간캠핑장은 81만3093명.
단순 수치로 비교하면 민간캠핑장 이용객이 17%가량 많지만, 민간캠핑장이 공공캠핑장 수보다 평균 7배가량이나 많았다.
지난해 초부터 잇따라 개장한 공공캠핑장은 4월 36곳에서 12월에는 43곳으로 늘었고, 이를 평균 40곳으로 이용객을 계산한다면 9개월간 한 곳당 평균 1만7348.95명이 왔다 간 셈이다.
민간캠핑장 역시 지난해 2월4일 미등록 캠핑장에 대한 벌칙이 시행되면서 등록 캠핑장이 늘어나 4월 218곳에서 12월 334곳으로 늘어났고, 이를 평균 283곳으로 이용객을 계산한다면 한 곳당 방문객은 2869명에 불과하다.
민간캠핑장이 공공캠핑장보다 7배 많지만, 평균 이용객은 공공캠핑장보다 6분의 1에 불과한 수준인 셈이다.
앞서 캠핑장은 별다른 안전기준 없이 운영돼 오다가 지난 2015년 3월, 강화도 캠핑장 화재 사고로 5명이 숨진 뒤 안전기준과 함께 등록제가 시행됐다.
2015년 중순부터 시작된 등록제로 캠핑업계는 관광진흥법·건축법·국토계획법·농지법·산지관리법 등에 따른 등록 요건을 맞추기 위해 적게는 수백만원부터 많게는 수천여만원을 들여 지금의 제도권으로 들어왔다.
하지만 경기지역 관광지 곳곳에 정부 주도의 캠핑장 건립 사업이 추진되면서 민간캠핑장은 설 자리를 잃고 있다.
경기도에선 2015년부터 공공캠핑장 조성 사업이 시작됐고, 국비 112억원을 포함한 338억원이 투입돼 2018년까지 모두 22곳이 들어선다. 현재 9곳이 개장했고, 올해 9곳, 내년 4곳이 문을 연다.
공공캠핑장이 들어섰거나, 들어서는 장소는 고양시 킨텍스, 여주 금은모래공원, 양평 용문산, 안성 안성맞춤랜드, 파주 임진각 등 관광지 주변에 위치하고 있어 민간캠핑장보다 접근성이 우수하다.
대한캠핑장협회 관계자는 “등록제가 시행되면서 무분별하게 운영되던 캠핑장은 줄고, 캠핑장 업계 모두 큰 비용을 들여 법적 기준에 맞춰 운영하고 있다”며 “하지만 관에서 막강한 예산과 행정력을 내세워 민간시장을 점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