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4당 원내대표에 길을 묻다 ③국민의당 주승용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7.02.06 11:11:39
  • 호수 110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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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 영입 초읽기…대선승리 보인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2017년 정유년 새해가 밝았다. 조기 대선이 치러진다는 점에서 올 한 해는 대한민국 정치사의 변곡점으로 작용할 예정이다. 그 역사적 순간의 중심에 4명의 정당 원내대표가 서 있다. 공정한 경선관리의 책임이 있는 원내대표들이 어떤 역량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성공적인 대선을 치르게 될지, 아니면 경선 후유증으로 당이 흔들릴지 결정된다. <일요시사>는 조기 대선정국에 대한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4당 원내대표와의 릴레이 인터뷰를 준비했다. 그 세 번째로 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를 만났다.

호남서 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의 입지는 확고하다. 무소속으로 두 번의 전남도의원과 각각 한 번씩의 여천군수, 여수시장 당선 경력이 있다. 특히 지난 1996년 여천군수 보궐선거에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상대 후보를 지원했음에도 자력으로 승리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이후 중앙정치에 도전한 주 원내대표는 단 한 번의 낙선도 없이 전남 여수을 4선 국회의원으로 올라섰다.

그의 고향은 전남 고흥. 여수·여천 출신이 아님에도 아홉 번의 선거서 여덟 번 승리했다. 원내대표 당선도 호남민심 회복과 야권통합론을 내건 주 원내대표를 당 호남 의원들이 적극적으로 지원한 결과였다. 호남서의 주 원내대표 입지는 ‘확고’를 넘어 ‘절대’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연전연승’의 비결은 당보다 주 원내대표 개인 득표력에 있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그가 ‘승용불패’라 불리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그 불패 신화가 이제 호남을 넘어 전국을 향하고 있다. 주 원내대표가 ‘선거의 달인’으로 어떻게 경선 관리를 하느냐에 따라 국민의당의 운명도 판가름 날 예정이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결정, 당 자체 개헌안을 제시할 예정인 오는 3월 초를 승부처로 보고 있다. 다음은 주 원내대표와의 일문일답.

- 설 연휴 어떻게 보내셨는지 궁금합니다.

▲ 제 지역구인 여수서 보냈습니다. 시민들로부터 침체된 경제 문제, 박 대통령 탄핵, 정권교체 등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국정농단 사태로 국민들은 많이 지쳐 있었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AI와 쌀값 폭락으로 경기마저 안 좋아진 데다 청년 취업까지 최악인 상황입니다.

설 명절 반가운 가족과 친지들을 만나 웃음꽃이 피었지만 “올해는 잘될 거야”란 말 한마디조차 서로 건네기 어려운, 소위 '웃픈(웃기고 슬픈)' 명절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정권교체에 대한 염원이 어느 때보다 거세다는 걸 느꼈습니다.

- 광화문 촛불집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1000만 촛불은 실로 대단했습니다. 국민들의 촛불혁명이 대통령을 탄핵에 이르게 한 것만 봐도 그 힘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촛불집회는 국정농단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표출된 것입니다. 어떤 권력 집단도 국민을 이길 수 없습니다. 특히 이번 촛불집회는 중·고등학생들도 함께 거리로 나와 더욱 크게 번졌습니다.

돈도 실력이라는 정유라의 영향이 큰 것 같습니다. 밤새워 공부해 대학을 가고, 대학 가서도 비싼 등록금을 내기 위해 편의점서 알바하고, 취업하기도 전에 빚쟁이가 돼야 하는 슬픈 현실에 어린 학생들이 분노한 것입니다. 촛불은 민심을 투영한 민주주의의 산물이자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국민의 염원이라 생각합니다.

-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가 일어난 본질은 무엇이라 진단하시나요?

▲ 헌정질서와 민주주의 파괴에 있다고 봅니다. 과도하게 권력이 집중된 현행 대통령제하에서 박 대통령은 권력을 사유화해 정경유착과 부정부패를 저질렀습니다. 또한 참모들은 대통령 곁에서 온갖 이권에 개입해 곳간을 채워 호가호위하며 실제 인사권자인 대통령보다 더 깊이 인사에 관여했습니다. 대통령의 눈과 귀를 틀어막은 참모들의 잘못도 큽니다.

- 일련의 특검팀 수사를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 특검 수사가 빠르고 정확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순실, 김기춘, 조윤선, 안종범, 차은택 등 국정 농단 공범들을 구속시킨 것은 실로 크나큰 성과입니다. 특히 ‘법꾸라지’ 김기춘을 구속한 것을 보고 특검의 강한 의지를 느꼈습니다.
 

이제 수사의 핵심은 청와대 압수수색 후 박 대통령 대면조사이며 그 다음은 우병우를 구속하는 것입니다. 국민들도 박영수 특검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는 상황입니다. 지금까지 보여준 것처럼 앞으로도 잘해줄 것이라 믿습니다.

호남에서만 9전8승 ‘승용불패’
‘법꾸라지’구속, 다음은 박근혜

- 최근 특검은 “박 대통령이 대면조사에 불응할 시 다른 방법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제도적 공백을 보완할 필요성이 있어 보이는데, 원내대표님 생각은 어떤가요?

▲ 국민들은 법과 원칙의 정치인이라고 자처하던 박 대통령에게 실망을 넘어 분노를 느끼고 있습니다. 법은 항상 시대에 뒤처진다는 말이 있죠. 법도 사람이 만들기 때문에 제도적 공백은 불가피합니다. 따라서 청문회를 무력화시키는 증인들의 증언과 불출석에 대한 보완, 그리고 불법적으로 축적한 재산을 모두 환수하는 법안 등 개혁입법과제를 이번 임시국회 내에 통과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법원이 기각했습니다. 범죄 혐의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는 게 기각 이유인데요. 원내대표께서는 법원의 기각 사유를 어떻게 보시나요?

▲ 이 부회장은 회사경영권을 승계할 목적으로 회삿돈을 횡령해 대통령과 비선 실세에게 뇌물을 바친 것도 모자라 진실 앞에서 끝까지 거짓을 말했습니다. 회사의 힘과 돈이 한 개인을 위해 남용된 것이죠. 그런 혐의가 있음에도 법원에선 구속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니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법원의 결정은 존중돼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혹여 사회 곳곳에 깊게 뿌리박혀 있는 삼성의 힘 때문은 아닌지 걱정이 큽니다.

정유라 이화여대 입학 및 학사 비리사건도 남궁곤 전 입학처장을 비롯한 4명이 구속 수사를 받고 있는데, 최고 책임자인 최 전 총장만 범죄 행위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며 영장을 기각했으니 실로 어색한 결과라고 봅니다. 지금 많은 의혹들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특검은 영장 기각에 연연하지 않고 지금까지 보여준 것처럼 철저하게 수사해 사실을 밝혀줄 것이라 믿습니다.

- 박 대통령에 대한 헌재의 탄핵 결정 시기는 언제가 될 것으로 예상하시나요?

▲ 이정미 헌재소장 대행이 퇴임하기 전인 3월13일 이전에 결정되는 게 옳다고 봅니다. 박한철 전 헌재소장의 말을 빌리자면 현행 8인 체제서 한 명이 더 줄어 7인 체제가 되면 재판 결과가 왜곡될 위험이 크기 때문입니다. 안정적인 국정을 위해서라도 빠른 결정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지금은 국내외적으로 안보와 경제가 위기 상황입니다. 트럼프정권 출범으로 세계질서가 출렁이고 있습니다. 여기에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운운하며 우리를 포함한 주변국에 긴장감을 주고 있습니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 판결 지연을 위해 꼼수를 부리는 행위는 결코 없어야 할 것입니다.

-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의 소통은 잘 이뤄지고 있나요?

▲ 처음 원내대표로 취임했을 때 황 대행으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당시 서로 자주 만나고 시간이 부족하면 통화라도 자주 하자고 황 대행에게 말했습니다. 상호존중과 협력의 의미로 여야정 국정협의체도 건의했습니다. 이에 황 대행도 적극 협력하겠다고 답했지만, 요즘 와서 보면 협력이 잘 안 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2월 임시국회 때 열릴 대정부질문에 황 대행이 출석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4당 원내대표 간 합의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국회 대정부질문에 출석하지 않겠다는 것은 국회와 국민을 무시하는 것이며 직무유기입니다.

그 외에도 사드 배치, 일본군 위안부, 역사교과서 국정화 등 논란이 되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 소통보다는 강행을 선택했습니다. 탄핵이 진행되고 있는 박 대통령의 주요 정책이나 기조를 그대로 이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황 대행이 신년 기자회견서 “여야 정치권과 다양한 방식으로 적극 소통하겠다”고 한 말은 어불성설임이 드러났습니다.

황교안 출마? “역풍 맞을 것”
박원순 영입설에 “당에 적합”

- 최근 황 대행이 새누리당 대선주자로 나설 수 있다는 예상이 있습니다. 황 대행의 출마 가능성과 경쟁력을 어떻게 전망하시나요?

▲ ‘불감청고소원(不敢請固所願)’ 감히 청하지는 못하나 원래부터 몹시 바라던 바라는 뜻이죠. 지금 황 대행의 마음이 그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대선 출마에 마음을 두고 있다면 지금 당장 대통령 권한대행직에서 물러나야 합니다.

마비된 국정을 잘 추스르지는 못할망정 정치권의 유혹에 솔깃해 대통령 코스프레를 하며 사전선거운동을 하는 것이라면 향후 대선 출마선언을 했을 때 역풍을 맞을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황 대행 역시 국정 농단 사태에 책임이 큰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황 대행은 박근혜정부서 법무부장관에 총리로 영전된 사람입니다. 우리나라 법조계를 책임지는 법무부장관과 대통령의 명을 받아 각부를 통할하는 총리가 국정 농단에 대해 몰랐다는 말은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정말 몰랐다면 나라를 이끌어갈 능력이 없는 것이고, 알고도 모른 척했다면 범죄입니다. 현재 지지율이 잘 나온다고 해서 대선에서도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착각한다면 그야말로 낭패를 볼 것입니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도 미국서 귀국해 혹독한 검증을 거치기도 전에 현실정치의 벽을 넘지 못하고 지지율이 폭락했지 않습니까. 황 대행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특히나 한국 현대정치사에 공무원 출신 대통령은 없었습니다. 황 대행은 고건 전 총리와 반 전 총장 사례를 간과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은 최근 언론과 인터뷰서 국민의당은 물론, 반 전 총장과도 연대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국민의당의 입장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 손 의장은 이달 10일 국민의당에 합류하기로 했습니다. 정운찬 전 총리 역시 국민의당에 들어올 가능성이 높은 상황입니다. 반 전 총장은 대선에 불출마하고 어느 세력도 지지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반 전 총장은 대선 구도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국민의당은 이런 좋은 분들과 함께 집권 가능성을 높여갈 것입니다.

- 안철수 전 대표는 ‘야권 후보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그럴 일 없다”고 못 박았습니다. 그러나 복수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지지율에서 앞서고 있는 게 사실인데요. 이 때문에 종국에는 단일화를 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예상이 있습니다. 원내대표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선거 때마다 야당의 분열과 통합에 국민들은 식상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정체성이 다른 세력 간 통합이나 연대는 그런 국민들께 더욱 실망만 안겨 드릴 뿐입니다. 지금으로서는 민주당과의 단일야권후보 선출이나 통합이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지금 국민의당은 내부 단합과 화합을 통해 스스로 강해지는 것이 시급한 과제입니다. 정치는 뺄셈이 아닌 덧셈입니다. 친문, 친박과 같은 패권 세력을 제외한 모든 세력이 국민의당을 중심으로 모여 100% 국민경선을 거쳐 단일 후보를 만들어낸다면, 이번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자신합니다.

- 최근 박원순 서울시장이 국민의당에 입당할 수 있다는 관측이 있었습니다.

▲ 실제로 그런 보고를 받은 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박 시장은 서울시정을 6년간이나 경험했으며 아이디어가 많은 훌륭한 분입니다. 이런 분들은 하루 이틀 새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한마디로 야당의 자산인 거죠. 박 시장이 정치에 입문한 역사를 보면 우리당 안철수 전 대표의 아름다운 양보 덕분입니다.

또한 박 시장이 변호사 시절부터 걸어오신 행보를 보면 우리당의 정체성과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 바람이 있다면 국민의당으로 오셔서 우리당 대선 승리의 주역이 돼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대선 전 개헌 가능성을 진단 해주신다면?

▲ 개헌은 지난 10여년 동안 국회 헌정자문위원회를 통해 이미 만들어져 있습니다. 개헌은 이제 내용의 문제가 아니라 결단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누구라도 대통령으로 당선되고 나서는 민생경제를 챙기느라 개헌에 신경 쓸 여력이 없지 않겠습니까. 그럼에도 현재 새누리당, 민주당, 그리고 바른정당이 개헌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국민의당은 대선 전 개헌이 물리적으로 어려우면 대선 후보들 차원에서 공약화하고, 오는 2018년 지방선거 때 국민투표에 부쳐야 한다고 당론을 정했습니다. 현재 우리 국민의당은 개헌분과를 포함한 국가대개혁위원회를 출범시켰습니다. 대선 전 개헌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일요시사>가 1100호를 맞았습니다. 독자들에게 한 말씀 해주신다면?

▲ 언론사는 독자의 사랑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일요시사>는 지난 20여년 동안 우리 곁을 지켜왔습니다. 이는 정치·경제·사회·문화 전반에 걸친 다양한 이야기를 전달해 우리 사회의 밑거름이 되고자 노력한 결과라고 봅니다. 늘 그래왔듯 여러 가지 현안을 사실의 눈으로 바라보고 독자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참신한 이슈와 깊이 있는 취재로 미래의 언론문화를 선도하는 언론사로 더욱더 성장하길 기대합니다.


<chm@ilyosisa.co.kr>

 

[주승용은 누구?]

▲전라남도 고흥 출생
▲전남대학교 대학원 수산과학과 박사
▲전 민선 초대 통합 여수시장
▲전 2012여수세계박람회 유치 특별위원회 간사
▲전 민주통합당 정책위원회 의장
▲전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
▲제17·18·19·20대 국회의원(전남 여수시을)
▲현 국민의당 원내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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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설계사 발목 잡는 ‘포괄양수도’ 함정

[단독] 설계사 발목 잡는 ‘포괄양수도’ 함정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보험설계사가 회사를 떠나더라도 자신이 모집·관리해 온 고객의 보험계약을 함께 옮길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이른바 ‘포괄양수도’. 한 대형 보험대리점 산하 조직이 설계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퇴사 시 기존 관리계약을 양수도 방식으로 이관해 주겠다는 내용의 약정서를 작성했다. “나가도 기존 계약을 가져갈 수 있다”는 약속은 실제로 지켜질 수 있었을까. 보험설계사가 회사를 옮길 때 자신이 기존 회사에서 모집·관리하던 보험계약을 새 소속에서도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넘겨받는 것을 업계에서는 흔히 ‘포괄양수도’라고 부른다. 설계사 입장에서는 이직 이후에도 기존 고객을 계속 관리할 수 있고, 계약 유지에 따라 발생하는 수수료 문제와도 연결될 수 있어 소속을 옮길 때 중요한 조건으로 꼽힌다. 양수도 약속 실행 미지수 다만 보험계약 자체가 설계사의 소유물인 것은 아니다. 보험계약의 당사자는 보험회사와 보험계약자이고, 보험설계사는 고객에게 상품을 설명하고 계약 체결을 중개한 대가로 보험사나 법조인보험대리점(GA)으로부터 약정된 수수료를 받는 구조다. 따라서 설계사가 자신이 모집한 계약에 대해 법적인 ‘소유권’을 갖고 있어 회사를 옮길 때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한 설계사가 한 법인보험대리점에서 근무하면서 고객 100명의 보험계약을 모집했다고 가정해 보자. 설계사가 회사를 그만두고 다른 보험대리점으로 옮긴다고 해서 고객 100명의 보험계약이 자동으로 설계사를 따라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보험계약 자체는 기존 보험사와 고객 사이에 그대로 유지되고, 설계사가 퇴사하면 기존 회사가 해당 계약을 관리하거나 다른 설계사를 담당자로 지정할 수 있다. 반대로 기존 회사와 설계사 사이에 계약 이관에 대한 합의가 있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설계사가 새 보험대리점으로 이동한 뒤에도 자신이 모집했던 계약을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기존 회사에서 새 회사로 관리관계를 옮기는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기존·신규 보험대리점 간 협의와 수수료 정산, 보험사 전산상 담당자 변경 등 실무적인 절차가 뒤따를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이 같은 계약 이관을 보험업법 등이 일률적으로 보장하거나 금지하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보험설계사의 이직에 따른 계약 이관을 직접 규율하는 법령이 없어, 실제로 계약을 넘겨줄지 여부는 기본적으로 보험대리점과 설계사 사이의 계약이나 합의에 따라 결정되는 영역으로 해석된다. 설계사 영입 ‘계약 이관’ 약정 본사는 양수도 불허…엇갈린 방침 이 때문에 보험대리점이 설계사를 영입할 당시 “향후 다른 회사로 옮기더라도 기존 계약을 이관해 주겠다”고 약속했다면 해당 약정이 중요해진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인카금융서비스 내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은 설계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향후 퇴사할 경우 기존 관리계약을 양수도 방식으로 이관해 주겠다는 내용을 약정서에 담았다. <일요시사>가 확보한 ‘인카금융서비스(주) 사업단 부속 약정서’에는 인카다이렉트 사업단과 설계사 김모씨 사이의 구체적인 계약 조건이 적혀 있다. 눈에 띄는 것은 퇴사 이후의 계약 처리 방식이다. 약정서에는 “조직의 이동(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의 양수도 조건으로 원활한 계약 이관 조치한다”고 명시돼있다. 설계사가 향후 조직을 떠나더라도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이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계약 이관뿐 아니라 퇴사 이후 남아 있는 수수료에 대한 내용도 포함됐다. 약정서에는 조직 이동 또는 퇴사 시 “미정산 잔여 유지수수료는 월지급 또는 퇴사 시점부터 1년이 되는 시점에 정산해 지급한다”고 적혀 있다. 영입 당시 지급 수수료율과 일부 시책 등 구체적인 보상 조건도 함께 약정됐다. 앞서 작성된 또 다른 부속 약정서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확인된다. 해당 문서 역시 조직 이동 또는 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을 양수도 조건으로 이관하고, 남은 유지 수수료를 별도로 정산하도록 했다. 그런데 이 약정에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설계사에게 계약 이관을 약속한 주체는 인카금융서비스 본사가 아니라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다. 인카다이렉트는 인카금융서비스 내에 편입된 영업 조직이다. 기존 다이렉트119가 인카금융서비스에 합병되면서 인카다이렉트라는 조직으로 편입됐고, 그 아래 다시 사업단과 본부 등 영업 조직이 구성돼있다. 계약 옮겨도 정산은 별개 앞서 김씨와 부속 약정을 체결한 사업단 역시 이 같은 인카다이렉트 산하 조직 중 하나다. 문제는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 체결한 이 같은 약정이 인카금융서비스 본사의 방침과 맞아떨어졌느냐다. 인카금융서비스 본사는 지난 2024년 소속 조직에 포괄양수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방침을 전달했다. 김씨는 이후 본사의 방침과 자신이 체결한 약정 내용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본사에서는 안 된다고 하는 포괄양수도를 사업단이 어떻게 약정할 수 있는 것이냐”며 문제를 제기했다. 본사가 포괄양수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갖고 있었다면, 사업단이 설계사에게 향후 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을 이관해 주겠다고 약정할 수 있었는지가 쟁점인 셈이다. 사업단 자체 판단만으로 계약 이관을 약속할 수 있었는지, 아니면 인카다이렉트나 인카금융서비스 차원의 권한이나 승인이 전제돼있었는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약정서에 ‘계약을 이관한다’고 적었다고 해서 실제 포괄양수도가 쉽게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계약을 넘기는 과정에서는 기존 소속 회사와 새로 옮길 회사, 보험사 등 여러 주체의 협의가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가령 한 설계사가 A법인보험대리점(GA)에서 B 대리점으로 옮기면서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함께 가져가려 한다면, 우선 기존 GA가 해당 계약을 내보내는 데 협조해야 하고, 새 GA 역시 이를 받아 관리할 수 있는 상태여야 한다. 이후 실제 보험계약을 보유한 보험사 전산에서도 담당 조직이나 설계사 변경 등 필요한 절차가 이뤄져야 한다. 근저당 걸고 3년 만 이관 계약을 넘기는 과정에서는 돈 문제도 함께 정리해야 한다. 설계사에게 지급되는 수수료는 계약 체결 시점에 모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유지 기간에 따라 나눠 지급되는 경우가 많다. 회사가 자체 재원으로 일부 수수료를 먼저 지급했거나 정착 지원금·시상금 등을 지급했다면, 퇴사 시 이를 어떻게 정산할지를 두고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실제 보험업계에서는 설계사가 다른 GA로 옮기는 과정에서 기존 소속 회사가 계약 이관에 협조하지 않아 분쟁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반복돼 왔다. 계약 이관 여부를 일률적으로 정한 법적 기준이 없는 만큼, 기존 GA가 계약을 내보내지 않겠다고 판단할 경우 설계사가 이를 일방적으로 요구하기는 쉽지 않은 구조다. 기존 GA 입장에서도 계약이 빠져나가면 향후 해당 계약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등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 설계사의 이직과 함께 기존 고객 계약까지 다른 회사로 넘어갈 경우, 회사가 관리하던 계약과 수익 기반을 함께 내주는 셈이어서 계약 이관에 소극적일 유인이 있다는 설명이다. ‘포괄양수도’가 가능하다고 해도 실제 진행은 쉽지만은 않다. 계약의 관리만 넘겨주는지, 남은 수수료까지 함께 정산하는지, 기존에 지급된 지원금이나 시상금에 환수 조건이 붙는지 등에 따라 설계사가 체감하는 조건은 크게 달라진다. 인카다이렉트 측 관리자들은 이와 관련해 포괄양수도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지난 8월 김씨와의 카카오톡 대화에서 한 관리자는 “인카다이렉트 양수도 100% 된다”며 “W금융이 대표적이고, 개인이든 지점이든 자신들이 계속분을 받기 위해 안 한 거지 원하는 분들 다 해드렸다”고 말했다. 이들의 설명대로라면 포괄양수도가 이뤄지지 않은 사례는 회사가 이를 거부해서가 아니라, 설계사나 조직이 기존 계약에서 계속 발생하는 수수료를 받기 위해 스스로 계약 이관을 선택하지 않은 경우라는 취지다. ‘100% 가능’ 철석같은 약속 실제 이관까지 절차 수두룩 하지만 <일요시사>가 확인한 W금융 측 설명은 달랐다. W금융 대표는 DM(다이렉트 메시지)에서 “포괄양수도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전했다. “내가 과거 인카 측에서 해촉된 뒤 곧바로 포괄양수도를 받은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인카다이렉트 측 설명처럼 퇴사와 동시에 기존 계약과 관련 권리가 한꺼번에 넘어온 것이 아니라, 해촉 이후 약 3년이 지나서야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이관받았다는 것이다. 대표는 계약을 넘겨받는 과정에서도 별도의 조건이 뒤따랐다고 주장했다. 계약 이관 과정에서 근저당 설정 등의 부담이 있었고, 기존 계약에서 발생하는 유지 수수료 역시 충분히 정산받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계약 이관을 어디까지 ‘포괄양수도’로 볼 것인지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퇴사 이후 기존 계약 일부 또는 전부가 다른 회사로 이관됐다고 하더라도, 영입 당시 약속한 조건에 따라 즉시 계약과 잔여 수수료 등이 함께 이전된 것인지,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별도의 협의와 조건을 거쳐 이관된 것인지는 성격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포괄양수도 사례로 W금융을 언급한 경위에 대해 당시 김씨와 대화를 나눴던 사업단 관리자에게도 확인을 요청했다. 해당 관리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회사에서 전해 들은 내용을 그대로 전달했을 뿐”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자신이 포괄양수도 가능 여부나 과거 사례를 직접 확인해 안내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후 A씨는 인카다이렉트를 떠나 같은 인카금융서비스 내 다른 조직으로 소속을 옮겨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포괄양수도 약정과 실제 운영 방식에 대한 문제를 SNS에 제기했다. 해당 내용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자 인카다이렉트 측은 A씨의 게시물 등을 문제 삼았고, 결국 A씨는 ‘허위 사실 유포 및 회사 평판 리스크’ 등을 이유로 해촉 통보를 받은 상태다. 결국 문제는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 설계사들에게 약정한 포괄양수도가 실제 100% 가능한 조건이었는지다. 또 본사의 방침과는 달리 ‘포괄양수도’에 대해 사업단이 자체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는지도 쟁점이다. 방침 따로 약정 따로 인카다이렉트 측은 현재 회사 내부 규정상 설계사 퇴사에 따른 타사 계약 이관과 잔여 수수료 등을 일괄 이전하는 포괄양수도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소비자가 직접 요청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개별 계약 이관을 허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산하 사업단에서 포괄양수도가 가능하다고 안내하거나 별도 약정을 체결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만약 그렇게 했다면 사업단에서 독단적으로 결정한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하며, 잘못된 안내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내부 조사와 필요시 제재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