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특집 - 2017 대선 천기누설> ‘용호상박’ 문재인 vs 반기문 백운비 원장이 본 사주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7.01.23 10:01:20
  • 호수 109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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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중 한 명은 확실하다”

[일요시사 편집국] 취재1팀 = 설이다. 탄핵정국에 따른 조기 대선이 가시화되면서 집집마다 ‘차기 대통령’이 화두일 터. 이번 정유년이 의미하는 ‘붉은 닭’은 행운을 부르고 액운을 쫓는 동물로 알려져 있는 특별한 의미만큼 한껏 들뜬 분위기다.

대한민국 경제는 좀처럼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야말로 찬바람만 쌩쌩 불고 있다. 서민들은 죽을 맛이다. 실물경제가 꽁꽁 얼어붙어 과거 IMF 시절보다 더 춥다는 게 서민들의 이구동성. 온 나라가 ‘곡소리’로 가득하다.

2012년 말만 해도 국민들의 기대감으로 온 나라가 들썩였다. 박근혜 대통령이 경제만큼은 확실히 책임질 줄 알았다. 그런데 경제는커녕 정치, 사회, 외교, 대북관계 등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돌아간 구석이 없다. 4년 내내 그랬다. 급기야 최순실의 꼭두각시에 불과했다는 정황이 잇달아 드러나면서 ‘최악의 정권’이란 손가락질까지 받고 있다. 거의 막장 수준이다.

지지율 1·2위

이렇다 할 희망이 보이지 않는 국민들의 관심은 올해 ‘누가 될 것인가’ 대선에 쏠려 있다. ‘나라를 되살려야 할 텐데’란 우려 섞인 기대도 크다. 현재까지 유력 대선주자는 2명으로 압축된다. 지지율 1·2위인 문재인과 반기문이다. 이들 중 한 명이 국민의 선택을 받을 게 확실하다.

문제는 누구냐다. 2룡은 각종 설문조사에서 문 전 대표가 앞서고 있지만, 이 같은 판세가 계속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전문가들의 예측도 제각각이다. 선거판이란 게 항상 돌발변수가 등장해왔던 탓에 언제 뒤집히고, 누가 뒤집을지 모를 일이다.


전문가 예측은?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까? 민족 대명절 설을 맞아 <일요시사>는 2룡 가운데 19대 대통령 감을 점쳐봤다. 이들의 ‘대권운’을 알아보기 위해 총 8페이지에 걸쳐 사주, 집터, 관상, 선영을 차례로 풀었다. 장안에서 용하기로 소문난 역술인과 풍수지리가, 그리고 교수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본지가 의도한 ‘천기누설’을 도왔다. <편집자주>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2017년 정유년(丁酉年)은 대한민국서 새로운 대통령이 나오는 해다. 백운비 ‘백운비역리원’ 원장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중 한 사람이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점치고 있다. 둘 중 운이 제일 좋은 사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요시사>는 백운비 원장에게 이들 두 대선주자의 신년 운세를 물었다.
 

대선 정국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심판이 가속도가 붙으면서, 대권주자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와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유력 대권주자로 꼽히고 있다.

이들은 대권주자 지지율 1,2위를 다투고 있다. <한국일보>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8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문 전 대표가 31.4%의 지지율로 1위를 차지했다. 반 전 총장의 지지율은 20%로 2위에 올랐다.

문재인 31%
반기문 20%

이재명 성남시장은 9.5%의 지지율로 3위,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4.8%), 안희정 충남지사(3.9%), 박원순 서울시장(2.3%),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1.3%),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1.2%) 순이었다. 현재까지 여론조사를 보면 문 전 대표와 반 전 총장의 양자대결 구도다. 지금 추세라면 둘 중 한 명이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백운비 백운비역리원 원장은 둘 중에 누가 대통령이 될지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이었다. 백 원장은 “둘 중 한 명이 대통령이 되겠지만, 누가 대통령이 된다고 말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다만 “지금 외교와 안보가 모두 무너졌다. 최순실 게이트로 국격도 떨어졌다”며 “새로운 대통령은 외교, 안보를 바로 잡고 국격을 높일 수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정유년(丁酉年)이 악재가 많을 것이라고 점쳤다. 그는 “붉다를 의미하는 정(丁)은 불을 의미한다. 활활 타오르는 화고의 이미지다. 이는 화기(무기)를 뜻한다”며 “우리 역사 속에서 정유년에 환란이 일어났다. 외교와 안보가 이 때문에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1597년 8월 조선시대 일본과 임진왜란 정전 회담이 결렬되고 일본이 조선을 다시 침략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문, 목마른 용이 생명수 얻어 활기
친문 강경파 측근들 조심해야

백 원장은 문 전 대표(1953년 1월24일)에 대해 “갈룡득수(渴龍得水)하나 자아수신(自我修身)형”이라고 표현했다. 목마른 용이 물을 얻어 모처럼 생명수를 얻은 듯 활기를 띠지만 스스로 본인을 닦고 다듬어 행동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 전 대표는 법조계 출신 정치인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냈으며 19대 대선후보로 나섰다.

1953년 1월24일 경상남도 거제군 거제면 명진리에서 태어났으며 부산 영도서 자랐다. 경희대학교 재학시절 학생운동을 하다 투옥됐으며 출소 뒤 군입대해 특전사에서 복무했다. 사법시험에 합격해 사법연수원을 차석으로 졸업했다. 부산서 노무현 변호사와 합동법률사무소를 운영하며 인권변호사로 활동했다.
 

참여정부서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비서관, 시민사회수석비서관, 대통령비서실장을 맡았으며,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의 상임이사와 이사장을 역임했다.

백 원장은 “현재 문 전 대표 운의 기운은 대단하다 괜찮은 기회가 왔다”며 “하지만 소신을 지키는 게 필요한데, 지키지 못하고 유행 변하듯이 변하면 안된다. 책임지지 못할 실언을 할 수도 있다. 이런 걸 방지하기 위해서 항상 신중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외교, 안보…
올해도 악재?

실제로 최근 문 전 대표는 말바꾸기 논란의 중심에 섰었다. 언론 인터뷰 등에서 “사드 배치 결정을 쉽게 취소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사드 배치 ‘신중론’에서 사드 배치 쪽으로 입장이 바뀐 게 아니냐는 ‘입장 번복’ 논란이 불거졌던 것.

문 전 대표는 군 복무기간 단축 관련 발언도 현실성 논란이 제기됐다. 문 전 대표는 “참여정부 때 국방계획은 18개월까지 단축하는 것이었다”며 “18개월까진 물론이고 1년 정도까지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서 “병력 감축문제는 안보상황과 현역자원 부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할 사항”이라며 '단축론'에 대해 일축했다. 여권에서도 “대선 때마다 군 복무기간 단축 공약은 빠짐없이 나오는데 무책임한 포퓰리즘으로 흐르지 않기 위해선 정책의 이행 가능성까지 면밀히 검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백 원장은 문 전 대표가 주변 사람 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도 충고했다. 백 원장은 “사람이 많이 모이지만 덕망 있는 사람이 안 보인다”며 “인재풀을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정 사람의 말만 듣고 일을 밀어붙이는 경향이 있는데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더민주 내에서 친문(친 문재인)·비문(비 문재인)으로 계파갈등이 심화돼왔다. 최근 당내 싱크탱크 민주연구원(연구원)이 작성한 ‘개헌 저지 문건 파동’이 친문 진영에 유리한 편향적인 내용이 담겨 있어 논란이 됐다.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도 연일 “친문 패권주의를 청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백 원장은 친문 강경파 측근들을 조심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는 “현재 문 전 대표는 중심운(사람이 모이는 운)이 있는 만큼 수용 관리를 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고 친문 강경파가 득세하도록 놔두면 표들이 떨어져 나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건강운에 대해서는 ‘전혀 문제 없다’고 진단했다.

백 원장은 반 전 총장(1944년 6월 13일)에 대해 “평지풍파(平地風波)에 화춘풍곡(花春豊穀)형”이라고 표현했다. 평온한 자리서 좋지 못한 일이 일어나지만 봄에 꽃이 만발하고 곡식이 풍년을 이루어주는 형상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현재 나라가 어렵지만, 이를 극복하면 또 다시 박차고 일어날 기회가 올 것”이라며 “반 전 총장은 일종의 구원투수다. 반 전 총장은 온(溫)이다. 자기 주변 사람의 얘기를 많이 듣는다. 합리적이고 통합을 추구한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1970년 2월 서울대학교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곧바로 외무고시에 합격했다. 1990년 외무부 미주국장, 1995년 외무부 외교정책실장과 1차관보 등을 거쳐 1996년 대통령비서실 외교안보수석비서관을 역임했다. 2000년부터 2001년까지 외교통상부 차관을, 2004년부터 2006년까지 외교통상부장관을 지냈다.

사람 관리에 주의
좌우 확실히 해야

2006년 10월14일 제8대 국제연합(UN)사무총장에 당선돼 2007년 1월1일부터 5년 동안 유엔사무총장으로 재임했으며, 2011년 유엔 안보리 만장일치와 지역그룹 전원(192개국) 서명으로 2016년까지 5년 연임에 성공했다.

백 원장은 “반 전 총장은 따뜻한 사람이다. 유한 관상이며, 목소리도 맑다. 하지만 강한 게 없다. 입장을 확실히 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실제로 반 전 총장은 ‘기름장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그동안 모호한 입장 표명과 함께 수많은 이슈들에 대해 이리저리 빠져나가려는 행보 때문이었다. 기름장어라는 별명은 그가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던 시절 붙여졌던 것으로 추정된다.

2003년 한 언론사는 청와대 수석과 보좌관들의 별명을 소개하는 기사를 실었는데, 거기서 반 전 총장을 ‘기름장어’라 칭했다.

당시 기사는 그 배경에 대해 “반 전 총장이 기자들의 유도 질문에 쉽게 넘어가지 않고 뛰어난 언변으로 각종 질문을 요리조리 잘 빠져나간다”라고 설명했다. 이때부터 반 전 총장을 두고 미꾸라지보다 더 뛰어난 ‘기름장어’라는 별명이 공식적으로 붙게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 봄꽃 만발하고 곡식이 풍년
강한 게 없다…확실한 입장 정리해야

이렇듯 반 전 총장에 대한 기름장어라는 별명은 과거 외교안보수석이던 그의 언변과 처세술을 극명하게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후로 유엔사무총장의 임기를 마치기 직전, 반 전 총장을 두고 또 다시 이 기름장어라는 표현이 사용됐다. 대권 의지에 대해 모호한 입장으로 일관했기 때문이다. 기름장어는 그의 교묘한 술책, 회피술, 잔꾀 등의 뉘앙스, 즉 부정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백 원장은 또 “사람이 타고난 게 있는데, 이 사람은 보수주의자”라며 “최근 반 전 총장이 자신이 ‘진보적 보수주의자’라고 했지만 이는 본인의 본성에 반하는 말”이라고 주장했다. 일단 반 전 총장은 ‘진보적 보수주의자’를 자처하며 이념과 진영을 넘나드는 반반(反潘) 행보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유엔사무총장을 지낸 경륜을 부각시키기 위해 안보위기를 강조하는 등 보수 정체성을 노출하는 행보를 보인다.
 

반 전 총장은 경기 평택 제2함대를 방문해 천안함기념관 등을 둘러본 후 유엔사무총장 경험을 바탕으로 작금의 외교·안보 위기를 해결하겠다고 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를 두고 “한반도 현실이 거의 준전시 상태 같은 상황이기 때문에 정부가 그런 조치를 취한 것은 마땅하다”고 말했다.

중국의 반발을 두고는 “공격용 무기가 아니고 순수한 방어용 무기”라며 “외교를 통해서 잘 설득하고 협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사드 부지를 둘러싼 국내 갈등에 대해선 “좁은 국토인데 어디는 되고 어디는 안되고, 너무 이렇게 지역 이기주의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북핵 문제를 두고도 “미국이나 중국, 러시아, 일본 등 한반도 주변국들과 긴밀한 협의가 필요하다”며 “외교부장관으로 근무했고 (유엔) 사무총장으로도 근무해 잘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소신 지켜야
실언도 조심

반 전 총장은 두 동강 난 천안함 선체 앞에서 묵념한 후 “사고로 충돌해서 그렇게 됐을 가능성은 전혀 없는 것인가. 보면 (피격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백 원장은 반 전 총장의 건강운에 대해 “건강운이 좋다. 나이는 70대지만 50대의 건강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min1330@ilyosisa.co.kr>

 

[백운비 원장은?]

40년 가까운 세월을 종로 5가에서만 보낸 백운비 원장은 학문연구에 몰두하며 외고집 역학 인생을 살아온 인물로 유명하다. 40세도 안 된 나이에 (사)한국역리학회 최연소 학술부회장을 역임한 그의 경력만 보더라도 그의 역학에 대한 학문적인 깊이는 이미 객관적으로 입증된 셈이다.

그가 역학을 처음 시작한 것은 20대 초반. 역할을 만나기 전에 그는 사법을 전공하며 법학도의 길을 걸었다. 우연한 기회에 역학서적을 접하고 독학으로 역학을 공부했다. 백 원장은 현재 각종 매스컴에 ‘백운비의 사주풀이’를 수십 년째 연재하고 있다. 또 유명인들을 비롯해 상담자들의 확실한 검증으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기사 속 기사> ‘1일 1논란’ 꼬이는 반기문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계속된 실수로 지지율을 야금야금 갉아먹고 있다. 귀국하던 날 지하철 자동 발권기 앞에서 만원권 두 장을 지폐투입구에 욱여넣은 모습부터 팽목한 연출까지. 상식과 맞지 않는 어설픈 실수를 반복하며 오히려 국민들이 반 전 총장을 걱정할 정도다.

사실 귀국 직후부터 반 전 총장이 보여준 이른바 ‘민생행보’가 오히려 국민들에게는 “한국 현실을 모른다”는 비판을 낳고 있다. 반 전 총장은 귀국 첫날인 지난 12일부터 민생 행보에 열을 올렸지만 ‘1일 1사고’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특히 시민들의 비판은 ‘서민 코스프레’라고 불리는 수박 겉핥기식 소통 행보에 집중돼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시민들과 소통을 위해 공항철도를 타면서 승차권을 뽑기 위해 2만원권 두 장을 한꺼번에 무인발매기에 넣는 모습은 매일같이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퇴근하는 시민들에게 웃음거리가 됐다.

다음날인 지난 13일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참배하는 과정에선 미리 써온 쪽지를 참고해 방명록을 쓰는 모습이 포착돼 논란을 빚었다. 일각에선 ‘방명록 마저 미리 적힌 쪽지를 커닝하듯 보면서 써야 하느냐’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지난 14일 반 전 총장이 충북 음성의 사회복지시설인 꽃동네를 방문해 거동이 힘든 노인에게 죽을 떠먹여주는 봉사활동을 한 과정도 논란이 됐다.

고령의 노인이 누워서 음식물을 섭취하면 자칫 기도가 막히거나 흡인성 폐렴을 초래할 수도 있는데 죽 먹이기를 강행한 것은 자신의 이미지를 위해 노인의 생명을 중시하지 않았다는 비판이다. 대부분의 실수가 현장을 방문에 사진 찍는 과정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예전에나 통했던 과시 목적의 사진찍기식 홍보 자체에 대한 거부감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다.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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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를 향한 정부의 압박이 매섭다. 피해자이자 피의자인 한국인 수십명을 발 빠르게 송환한 데 이어 캄보디아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옥죌 계획이다. 정보·수사기관은 제일 먼저 대학생 피살 사건 핵심 인물인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리광호는 이미 캄보디아를 떠나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광호는 지난주에 이미 떴어요.” 리광호에게 대포통장을 만들어준 보이스피싱 조직원 A씨가 <일요시사>와의 연락에서 한 말이다. 리광호는 캄보디아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미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 밀입국했다. 정보·수사기관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이다. “지난주에 이미 떴다” 리광호의 신상은 이미 이달 중순부터 텔레그램과 SNS 등을 통해 공개됐다. 1991년생인 리광호는 중국 길림성 훈춘시 출신이다. 키는 160㎝로 단신이며 각진 턱과 짧은 머리가 특징이다. 최종 학력은 초등학교(소학교) 졸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수사당국은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중국 국적 조직원 3명을 체포했다. 앞서 박씨는 지난 7월17일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가 3주 뒤 깜폿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캄폿지방검찰청은 지난 10일 박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이들을 재판에 넘겼으나 핵심 인물은 따로 있다. 이들 조직원 3명은 박씨의 시신을 옮길 때 현장에 있었을 뿐이었다. A씨는 “캄보디아 경찰이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리광호를 잡기 위해 지난 8월 그의 은신처를 급습했었는데 리광호가 몇 시간 전에 미리 알고 도주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인터폴, 경찰, 국정원 등 정보·수사기관도 캄보디아와의 공조를 통해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그는 이달 초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라오스로 넘어갈 때 캄보디아 국경을 관리하는 공무원들에게 수천만원을 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넘어가기 직전에 대포 통장과 핸드폰을 급하게 만들어달라고 한 이후에 연락이 끊겼다. 지금은 미얀마로 넘어갈 준비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 관계자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인 건 맞다”며 “현지 경찰과도 공조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리광호는 5년 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 관리자였다고 한다. 조직 내 수익을 빼돌리려는 계획이 탄로나자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가 지난해 7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해 자신과 친분을 쌓은 이들을 모아 시아누크빌에 자리 잡았다. 리광호와 친분을 쌓은 인물 대부분은 조선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리광호는 조직에서 간부급은 아니었다. 납치 담당, 고문·협박 담당 등 맡는 일이 다 다른데 리광호는 가리지 않았다. 머리가 좋지 않아서 몸으로 하는 일을 주로 했다”고 설명했다. 라오스 북부 통해 미얀마 밀입국 준비 다른 주범 김, 강남 마약 음료 총책 이어 “조직 간부인 중국인들에게 무시당할 때마다 구금된 여자를 강간하거나 남자들에게 강제로 마약을 먹이고 폭행한다. 이건 리광호만 그런 게 아니다. 그러다가 구금된 이들이 죽으면 시신을 태운다”고 주장했다. 리광호는 현재 영등포경찰서와 인천지검의 수배 대상자다. 인터폴에서도 적색수배 상태로 확인됐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마약 밀수 혐의로 수배에 오른 인물이다. 중국에 다시는 못 들어간다. 들어갔다가 걸리면 사형”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리광호 외에 김모씨도 추적 중이다. 김씨는 리광호와 함께 박씨 사건 주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다. 특히 리광호와 김씨는 2년 전 강남 대치동에서 발생했던 마약 음료 사건의 유통책으로 확인됐다. 마약 음료 사건은 지난 2023년 이모씨 등이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만든 음료를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미성년자에게 제공하고 마시게 했던 사건이다. 당시 이씨 일당은 마약 음료 수백병을 만든 뒤 2023년 4월 대치동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 행사라며 미성년자 13명에게 제공하고 실제 9명이 마시게 했다. 이후 음료를 마신 학생의 부모에게 연락해 “당신 자녀가 마약 음료를 마셨으니,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뜯으려고 시도했다. 불특정 다수의 미성년자를 속여 급성 중독성 마약을 투약하고 부모까지 노린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라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을 불렀다. 중국에 있던 주범 이씨는 사건 발생 50여일 만인 2023년 5월 중국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중국 공안에 검거돼 강제로 송환됐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이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마약 음료 제조자 길모씨는 징역 18년, 마약 공급책 박모씨는 징역 7년이 확정됐다. 진짜 두목 따로 있다 당시 필로폰을 공급한 중국 국적 총책은 검거돼 캄보디아 법원에서 26년형을 선고받았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리광호와 김씨는 수사를 통해 추적해 왔던 인물이다. 필로폰 4kg 이상을 밀반입하는 걸 주도했고 그걸 이씨와 박씨가 국내에 뿌렸던 사건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리광호가 속한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웹사이트 중 일부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구축한다는 게 <일요시사>와 접촉한 이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조직원 B씨는 “전부 다 북한 애들이 하진 않는다. 허술한 웹사이트는 북한 전문가들의 작품이 아니다. 한국인 범죄자들은 피싱으로 중국 조직에 1억원의 수익을 안겨주면 수수료로 7~10%의 수고비를 받는다. 북한과 조선족은 더욱 싸다. 3~5% 정도면 굉장히 열심히 한다”며 “중국 조직 입장에서는 한국인들보단 북한이나 조선족을 동원하는 경우를 선호한다”고 했다. 최근 정부는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정부 합동 대응팀을 캄보디아에 파견했는데 여기에는 경찰청, 국정원 등이 참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캄보디아 스캠 범죄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국정원에 “발본색원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조직의 사활을 걸고 확실하게 해결해 국민 걱정을 덜어드려라”는 특별지시를 내렸을 정도로 정보기관 내부에서는 리광호와 김씨와 같은 조직원들 추적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국정원은 캄보디아 스캠 범죄조직은 중국 등 다국적 범죄조직이 캄보디아로 침투해 만들어진 것으로서 프놈펜, 시아누크빌을 비롯해 총 50여곳에 약 20만명의 조직원이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 조직들의 범죄수익은 2023년 기준 125억 달러(약 18조원)로 캄보디아의 국내 총 GDP의 절반 수준에 달했다. 다국적 범죄조직 이들 조직은 과거 카지노 자금 세탁 등을 했던 조직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경이 폐쇄되면서 캄보디아로 침투해 스캠 범죄로 범죄를 변경했다. 이들 조직은 자체적으로 무장경비원까지 배치하고 있다. 비정부 무장단체가 장악한 지역이나 경제특구 등 캄보디아의 다양한 지역에 분포돼있어서 캄보디아 정부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정원은 한국인들의 현지 방문 인원과 스캠 단지(웬치) 인근 한식당 이용 현황 등을 통해 스캠 단지에 있는 한국인 범죄 가담자를 1000~2000명가량으로 추산했다. 국정원은 이들에 대해 “100%는 아니지만, 피해자라기보다는 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자금을 관리하는 배후로는 프린스그룹과 후이원이라는 현지 기업이 언급된다. 이 두 기업은 웬치에서 감금, 사기 행각을 벌이거나 북한 해킹 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는 등 전방위 범죄를 저지르며 천문학적 수익을 벌어들였다.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 최대 범죄 거점으로 지목된 ‘태자 단지’를 운영하는 등 조직적 인신매매와 불법 감금, 사기 등의 배후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도 불법 도박이나 성매매 등으로 범죄 자금을 벌어들였다. 베트남 국경 지역에 있는 진베이 단지는 중국 9개 성의 법원에서 심리된 83건의 형사사건에 연루된 상황이다. 천즈 프린스그룹 회장이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훈 센 전 총리 등 캄보디아 고위층과 긴밀한 유착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천즈는 수많은 논란에도 훈 센 전 총리 정권에 막대한 자금을 바치며 캄보디아의 최고위층 귀족 칭호인 ‘옥냐’를 캄보디아 국왕으로부터 수여받았다. 국내 은행사가 이들의 범죄 자금을 유통·세탁하는 데 이용됐을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민은행·전북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IM뱅크 등 국내 금융사의 캄보디아 현지 법인 5곳은 프린스그룹과 총 52건의 거래를 진행했다. 거래액은 1970억4500만원에 달한다. 아직 9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여전히 현지에 남아 있다.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웹사이트 서버 북한이? 국정원·정보사 해외 파트·대북팀 동원해 추적 후이원은 범죄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며 회사의 규모를 키웠다. 후이원은 ‘캄보디아의 알리페이’라고 불리는 후이원페이를 가지고 있는 금융, 결제, 정보기술(IT) 서비스 복합 기업이다. 이들은 자사의 기술력을 활용해 국제 해킹 조직이 사이버 사기, 랜섬웨어 등으로 얻은 범죄수익을 세탁해 왔다. 후이원페이는 훈 센 전 총리의 조카인 훈 토가 주요 주주로 등록된 회사이기도 하다. 정보기관에 따르면 이 기업은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 그룹 ‘라자루스’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후이원은 공개·비공개 텔레그램 등 채팅방을 이용해 사기 조직과 자금 세탁범을 연결하고 범죄수익을 해외로 유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2021년 이후 700억~890억 달러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했고 일부는 라자루스로 흘러 들어갔다. A씨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피싱·스캠 관련 웹사이트를 제작하기 시작한 건 4~5년 전부터”라며 “북한이 제작한 사이트의 경우 퀄리티가 상당하다. 그 대가로 후이원이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 북한 쪽에 수익을 전달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해외 파트인 해외정보국과 대북 업무 담당자 상당수는 이미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 곳곳에서 관련 첩보를 입수 중이다. 국정원은 1차장이 해외 파트, 2차장이 대북·대공 업무를 담당한다. 2차장은 특히 북한 정보수집·분석 등 국정원의 대북 분야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이외에도 국군정보사령부 동남아팀 휴민트(HUMINT·인간정보)들도 현지서 국정원과 정보를 공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사 출신 한 군 고위 관계자는 “캄보디아 수도권에 대남공작원들이 많긴 하지만 웬치에 북한 대사관 관계자나 공작원들이 있진 않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 단지 대가를 받고 캄보디아 범죄조직 사이트를 만들어주거나 불법적으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세탁해 주는 게 북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배후? 북한 연루설 다른 정보기관 관계자도 “국정원을 비롯한 정보사가 이번 캄보디아 사건에서 할 수 있는 건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으로 인해 우리 국민이 피해를 본 금액이 얼마나 많은지와 북한에도 그 금액이 흘러 들어갔는지, 북한과 관련된 인물들이 얼마나 있는지 등이다. 캄보디아에서의 대남 관련자들은 절대로 개인적으로 특정 행위를 하지 않는다. 예시로 캄보디아 무역 또는 사업가, 식당을 운영하는 인물 등이 대남공작원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