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박근혜 운명 & 국운 대예측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7.01.02 09:59:18
  • 호수 1095호
  • 댓글 0개

“다른 사람 같으면 자살… 근데 절대 그러지 않는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2017년 정유년(丁酉年), 대한민국에서 운세가 제일 나쁜 사람이 누구일까. 백운비 ‘백운비역리원’ 원장은 박근혜 대통령을 꼽았다. ‘최순실 게이트’로 박 대통령이 사실상 탄핵을 당할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 이뿐만 아니라 징역형도 면치 못할 거라고 주장했다. <일요시사>는 백운비 원장에게 박근혜 대통령의 정유년 운세를 물었다.

“유의유덕(有意有德)하나 자파인수(自破因囚) 격이다.”

2017년 박근혜 대통령의 국운에 대해 백운비 백운비역리원 원장의 한 마디다. 큰 뜻을 품고 큰 덕을 쌓으며 심신을 다했지만, 자신이 행한 것이 오히려 스스로를 망가뜨리고 형틀 속에 갇히게 만드는 형상이라는 의미다. 백 원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올해 운세를 보면 너무 안 좋다”며 “나 같으면 자살할 운”이라고 혀를 찼다.

불통정치가
화 불렀다

최순실 게이트로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곤두박질쳤다. 올 한해 박근혜 대통령의 월별 지지율은 40%서 출발했다가 4% 지지율로 마감했다. 지지율이 10분의 1로 줄어들며 역대 최저치도 기록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갤럽이 올해 주간조사 결과를 월 단위로 통합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박 대통령의 1월 평균 지지율은 40%였으나 12월(대통령 직무정지 이전인 1, 2주만 조사)은 4%로 주저앉았다.


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진 10월 24%로 내려앉았다가 국정농단 물증이 쏟아진 11월에는 5%로 급락했다. 4분기 평균 국정수행 지지율은 12%를 기록했다. 올 1분기 지지율은 40%였고, 2분기엔 33%, 3분기엔 32%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집권 4년 차인 2006년 4분기 지지율이 12%에 그쳤었다. 부동산 정책 실패와 러시아 유전개발·행담도 개발 스캔들을 비롯한 측근 비리 의혹, 지방선거 대패 등이 겹친 결과였다. 다만 노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집권 5년 차에 서서히 올라 2007년 4분기엔 27%로 마감했다.
 

역대 대통령들의 집권 마지막 해 4분기 최저 지지율 기록은 외환위기 때인 1997년 김영삼 전 대통령이 남긴 6%였다. 박 대통령 탄핵이 헌법재판소에서 확정된다면, 지지율 반등 기회를 갖지 못한 채 ‘지지율 4% 대통령’으로 역사에 남게 됐다.

백 원장은 박 대통령이 현재 고립난성(孤立亂成) 운에도 처했다고 말했다. 백 원장은 “스스로 둘러싸여 고립되어 있는 운이다. 사실상 박 대통령은 옆에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건 태생이다. 가르쳐도 안 된다. 본인이 아니라고 하는데 어떻게 하느냐”고 말했다.

대한민국서 운이 제일 나쁜 사람?
거두절미하고 박근혜 대통령 꼽아

실제로 최순실씨,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수석 등 측근들이 줄줄이 구속되면서 박 대통령은 혼자가 됐다.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도 납작 엎드려 숨죽이는 상태다. 언제 불똥이 튈지 모르기 때문이다. 문고리 3인방들도 마찬가지다.

백 원장은 박 대통령이 이처럼 고립된 이유에 대해 ‘불통’을 꼽았다. 백 원장은 “박 대통령이 불통이라는 사실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으로도 심성이 좋다, 나쁘다를 떠나서 외부 사람들이 접근을 못했다. 찬기운 때문에 사람들이 안 모였다”고 덧붙였다.


현재까지 10차 촛불집회가 진행되고 있다. 외신들은 대한민국이 전무후무한 촛불집회 기록(규모, 기간)을 세웠다고 극찬했다. 전문가들은 민심이 폭발해 시민들이 광장에 나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민심이 폭발한 이유에 대해 현 정부에 대한 누적된 불만과 최순실 게이트가 터졌음에도 불구하고 모르쇠로 일관하는 박 대통령의 불통은 시민을 분노케 했다.

그 동안 박 대통령의 불통 사례는 수도 없이 많다. 취임 한 달 만에 비리와 구설로 장·차관 7명을 낙마시킨 ‘수첩인사’. 세월호 참사 당시 박 대통령은 아직도 그 때 행적을 밝히지 않아 미스터리에 둘러싸인 ‘7시간 행적’. 박 대통령이 후보 시절 공약으로 내걸었던 국민 약속을 차례대로 뒤집은 ‘공약 파기’. 각 정부부처 장관들이 박 대통령을 한 번도 보지 못하게 만든 ‘서면보고’ 등등이 바로 그 면면들이다.

여전히 고집
성격 못고쳐

심지어 박 대통령은 탄핵심판서 대통령을 대리하는 변호사들도 만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변호사들은 선임된 지 2주가 지났지만 아직까지 박 대통령을 직접 만나지 못한 것이다. 대통령을 직접 만나지 못한 대리인단은 지난달 27일, 헌재에 박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의혹에 대한 소명자료도 제출하지 못했다.
 

백 원장은 박 대통령 측근들이 대부분 등을 돌릴 것이라고 점쳤다. 백 원장은 “주변에 인재는 많이 모이지만, 그게 관리가 안 된다”며 “특유의 불통 때문에 좋은 사람들이 다 떨어져 나간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태로 박 대통령을 배신할 사람도 많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박 대통령은 박정희 유신독재 타도 뒤 ‘측근들 배신’에 치를 떨었다. 1993년 출간한 자서전서 박 대통령은 배신에 대한 분노를 수차례 드러냈다. 책에는 “당시 내가 알고 있던 그들과 지금 내가 알고 있는 그들이 한결같은 경우가 그야말로 드물었다” “모두가 변하고 또 변해 그때 그 사람이 이러저러한 배신을 하고 이러저러하게 변할 것을 어찌 생각이나 했겠는가”라고 적혔다.

박 대통령은 탄핵과 특검 수사 위기가 도래한 지금 또 다시 측근들의 배신에 시달리고 있기도 하다. 청와대 참모들이 각종 범죄혐의를 박 대통령에게 떠넘기고 있어서다.

특검과 검찰 수사과정에선 전직 청와대 최측근 참모들의 배반이 이어졌다.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미르재단·K스포츠재단의 774억원 강제 출연 등 혐의가 ‘대통령 지시’에 따른 것이었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차은택씨 비리 관련 의혹에 김기춘 전 비서실장도 ‘대통령 지시’로 차은택씨를 만난 적이 있다는 식으로 떠넘겼다. 대통령 주치의를 지낸 서창석 서울대병원장은 약품구입 의혹에 대해 “구매 관리는 전적으로 청와대가 한다”고 발을 뺀 상태다.

‘과거 어려움을 겪을 때 박 대통령을 도와준 인연’이 있는 최순실씨마저 대통령을 배신하는 국면에 들어섰다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먼저 최씨는 연설문 등 불법 입수 경위를 ‘대통령의 부탁’ 때문이었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최씨가 박 대통령을 향한 서운함을 넘어 배신감에 분노 폭발 직전이라고도 내다봤다.

현재 박 대통령은 “나는 아무 잘못 없다” “측근(최순실씨) 관리를 잘못한 것을 후회한다”는 식의 입장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에 최씨는 배신감을 느끼기 충분하며, 딸 정유라씨를 위해서라도 박 대통령을 배신할 가능성이 크다. 최씨 입장에선 자신이 박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줬더니 비겁하게 본인만 살겠다’는 생각을 할 개연성도 있다.
 

이처럼 박 대통령 수족들의 책임전가로 사태의 몸통이 드러나는 긍정적 효과는 있지만, 당하는 입장에선 마음이 편할 리 없다. 정치권에선 “박 대통령으로서는 영애 시절 겪은 배신의 트라우마가 상기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저무는 운이…
종말이 보인다”

백 원장은 박 대통령이 사실상 탄핵을 당할 것이고, 형사처벌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 원장은 “대통령까지 가면 최고의 운을 타고난 거다. 저무는 운이라는 것도 있는데, 박 대통령은 저무는 운이 안 좋다”며 “종말이 보인다. 이거는 시간이 흐른다고 치유되는 운도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나 같으면 자살할 운이다. 점괘를 보면서 나라면 자살하겠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자살할 팔자는 아니다”고 말했다.

법조계와 헌법 학자들은 박 대통령의 탄핵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에 발맞춰 헌법재판소 역시도 탄핵심판에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헌재는 지난달 26일, 브리핑서 “검찰이 최순실 사건 수사자료를 제출하기로 했다. 수사기록이 오면 금주 중으로 준비절차를 마무리하고 다음 주 중에는 변론 절차로 이어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이날 헌재에 약 3만여 페이지 분량의 최순실 게이트 관련 수사자료를 제출했다. 그동안 수사자료를 넘겨받지 못해 사실관계 파악에 어려움을 겪었던 탄핵심판 심리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수사자료를 당사자들에게 공개할지도 검토를 거쳐 결정할 계획이다.


최고의 운세였으나 말년운 고약
결국 탄핵 가능성↑ 철창도 보여

지난달 9일, 국회는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가결했고, 이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변론에 총력을 다했다. 이후 25일간 진행된 공방 끝에 헌재는 첫 변론 기일을 1월3일로 지정했다. 이어 헌재는 이틀 뒤인 1월5일에 두 번째 변론을 열기로 했다.

1주일 사이 두 차례 심리가 열리는 만큼 빠르면 1월 말쯤 결정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헌재 재판관들이 휴일도 없이 매일 출근하고 회의를 여는 등 신속한 심리에 착수한 상황을 두고 헌재 안팎에서 결정이 예상보다 빨리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은 향후 형사처벌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미르·K스포츠 재단 관계자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등을 기소 하면서 박 대통령을 ‘공범’으로 적시, 강요미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강요 등으로 피의자로 입건했다.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는 특검팀은 크게 세 갈래 수사로 박 대통령을 강도 높게 압박하고 있다. 청와대 지시에 의한 보건복지부·국민연금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찬성 의혹 수사에 화력을 쏟아부어 박 대통령의 제3자 뇌물죄를 정조준하고 있다. 또 최씨의 재산 내역을 광범위하게 추적, 박 대통령과 최씨의 공동 재산 소유 의혹도 파헤치고 있다.
 

국민적 관심사인 박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행적 수사에도 본격 나섰다. 이는 특검팀의 의도와 상관없이 헌법의 ‘생명권 보장’ 조항을 박 대통령이 위배했는지를 규명하는 수사가 돼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에 결정적 변수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천정배 전 법무부장관은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과 형사처벌을 면할 길은 전혀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박 대통령의 탄핵 심판 답변서는 궤변서라고 부르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의 처벌에 대해 국민들 생각도 다르지 않다. 국민 10명 중 8명 이상은 박근혜 대통령이 퇴임 후 형사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측근들 배신
끝까지 고독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가 지난달 2∼4일 서울·경기와 부산·대구 등 6대 광역시에 거주하는 15∼69세 1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82.3%는 ‘박 대통령이 퇴임 후 형사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답했다. ‘받지 말아야 한다’는 응답은 9.1%였고 ‘잘 모르겠다’는 8.6%였다.

백 원장은 박 대통령이 한단지몽(邯鄲之夢)의 운이라고 말했다. 백 원장은 “한단에서 꾼 꿈이라는 뜻으로, 인생의 덧없음과 영화의 헛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이라며 “박 대통령이 권력의 정점에 올라갔지만, 결과론적으로 봤을 때 모든게 헛된 부귀영화가 됐다”고 말했다.


<min1330@ilyosisa.co.kr>

 

[백운비 원장은?]

40년 가까운 세월을 종로 5가에서만 보낸 백운비 원장은 학문연구에 몰두하며 외고집 역학 인생을 살아온 인물로 유명하다. 40세도 안 된 나이에 (사)한국역리학회 최연소 학술부회장을 역임한 그의 경력만 보더라도 그의 역학에 대한 학문적인 깊이는 이미 객관적으로 입증된 셈이다.

그가 역학을 처음 시작한 것은 20대 초반. 역할을 만나기 전에 그는 사법을 전공하며 법학도의 길을 걸었다. 우연한 기회에 역학서적을 접하고 독학으로 역학을 공부했다. 백 원장은 현재 각종 매스컴에 ‘백운비의 사주풀이’를 수십 년째 연재하고 있다. 또 유명인들을 비롯해 상담자들의 확실한 검증으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를 향한 정부의 압박이 매섭다. 피해자이자 피의자인 한국인 수십명을 발 빠르게 송환한 데 이어 캄보디아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옥죌 계획이다. 정보·수사기관은 제일 먼저 대학생 피살 사건 핵심 인물인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리광호는 이미 캄보디아를 떠나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광호는 지난주에 이미 떴어요.” 리광호에게 대포통장을 만들어준 보이스피싱 조직원 A씨가 <일요시사>와의 연락에서 한 말이다. 리광호는 캄보디아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미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 밀입국했다. 정보·수사기관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이다. “지난주에 이미 떴다” 리광호의 신상은 이미 이달 중순부터 텔레그램과 SNS 등을 통해 공개됐다. 1991년생인 리광호는 중국 길림성 훈춘시 출신이다. 키는 160㎝로 단신이며 각진 턱과 짧은 머리가 특징이다. 최종 학력은 초등학교(소학교) 졸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수사당국은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중국 국적 조직원 3명을 체포했다. 앞서 박씨는 지난 7월17일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가 3주 뒤 깜폿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캄폿지방검찰청은 지난 10일 박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이들을 재판에 넘겼으나 핵심 인물은 따로 있다. 이들 조직원 3명은 박씨의 시신을 옮길 때 현장에 있었을 뿐이었다. A씨는 “캄보디아 경찰이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리광호를 잡기 위해 지난 8월 그의 은신처를 급습했었는데 리광호가 몇 시간 전에 미리 알고 도주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인터폴, 경찰, 국정원 등 정보·수사기관도 캄보디아와의 공조를 통해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그는 이달 초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라오스로 넘어갈 때 캄보디아 국경을 관리하는 공무원들에게 수천만원을 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넘어가기 직전에 대포 통장과 핸드폰을 급하게 만들어달라고 한 이후에 연락이 끊겼다. 지금은 미얀마로 넘어갈 준비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 관계자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인 건 맞다”며 “현지 경찰과도 공조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리광호는 5년 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 관리자였다고 한다. 조직 내 수익을 빼돌리려는 계획이 탄로나자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가 지난해 7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해 자신과 친분을 쌓은 이들을 모아 시아누크빌에 자리 잡았다. 리광호와 친분을 쌓은 인물 대부분은 조선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리광호는 조직에서 간부급은 아니었다. 납치 담당, 고문·협박 담당 등 맡는 일이 다 다른데 리광호는 가리지 않았다. 머리가 좋지 않아서 몸으로 하는 일을 주로 했다”고 설명했다. 라오스 북부 통해 미얀마 밀입국 준비 다른 주범 김, 강남 마약 음료 총책 이어 “조직 간부인 중국인들에게 무시당할 때마다 구금된 여자를 강간하거나 남자들에게 강제로 마약을 먹이고 폭행한다. 이건 리광호만 그런 게 아니다. 그러다가 구금된 이들이 죽으면 시신을 태운다”고 주장했다. 리광호는 현재 영등포경찰서와 인천지검의 수배 대상자다. 인터폴에서도 적색수배 상태로 확인됐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마약 밀수 혐의로 수배에 오른 인물이다. 중국에 다시는 못 들어간다. 들어갔다가 걸리면 사형”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리광호 외에 김모씨도 추적 중이다. 김씨는 리광호와 함께 박씨 사건 주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다. 특히 리광호와 김씨는 2년 전 강남 대치동에서 발생했던 마약 음료 사건의 유통책으로 확인됐다. 마약 음료 사건은 지난 2023년 이모씨 등이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만든 음료를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미성년자에게 제공하고 마시게 했던 사건이다. 당시 이씨 일당은 마약 음료 수백병을 만든 뒤 2023년 4월 대치동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 행사라며 미성년자 13명에게 제공하고 실제 9명이 마시게 했다. 이후 음료를 마신 학생의 부모에게 연락해 “당신 자녀가 마약 음료를 마셨으니,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뜯으려고 시도했다. 불특정 다수의 미성년자를 속여 급성 중독성 마약을 투약하고 부모까지 노린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라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을 불렀다. 중국에 있던 주범 이씨는 사건 발생 50여일 만인 2023년 5월 중국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중국 공안에 검거돼 강제로 송환됐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이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마약 음료 제조자 길모씨는 징역 18년, 마약 공급책 박모씨는 징역 7년이 확정됐다. 진짜 두목 따로 있다 당시 필로폰을 공급한 중국 국적 총책은 검거돼 캄보디아 법원에서 26년형을 선고받았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리광호와 김씨는 수사를 통해 추적해 왔던 인물이다. 필로폰 4kg 이상을 밀반입하는 걸 주도했고 그걸 이씨와 박씨가 국내에 뿌렸던 사건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리광호가 속한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웹사이트 중 일부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구축한다는 게 <일요시사>와 접촉한 이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조직원 B씨는 “전부 다 북한 애들이 하진 않는다. 허술한 웹사이트는 북한 전문가들의 작품이 아니다. 한국인 범죄자들은 피싱으로 중국 조직에 1억원의 수익을 안겨주면 수수료로 7~10%의 수고비를 받는다. 북한과 조선족은 더욱 싸다. 3~5% 정도면 굉장히 열심히 한다”며 “중국 조직 입장에서는 한국인들보단 북한이나 조선족을 동원하는 경우를 선호한다”고 했다. 최근 정부는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정부 합동 대응팀을 캄보디아에 파견했는데 여기에는 경찰청, 국정원 등이 참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캄보디아 스캠 범죄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국정원에 “발본색원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조직의 사활을 걸고 확실하게 해결해 국민 걱정을 덜어드려라”는 특별지시를 내렸을 정도로 정보기관 내부에서는 리광호와 김씨와 같은 조직원들 추적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국정원은 캄보디아 스캠 범죄조직은 중국 등 다국적 범죄조직이 캄보디아로 침투해 만들어진 것으로서 프놈펜, 시아누크빌을 비롯해 총 50여곳에 약 20만명의 조직원이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 조직들의 범죄수익은 2023년 기준 125억 달러(약 18조원)로 캄보디아의 국내 총 GDP의 절반 수준에 달했다. 다국적 범죄조직 이들 조직은 과거 카지노 자금 세탁 등을 했던 조직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경이 폐쇄되면서 캄보디아로 침투해 스캠 범죄로 범죄를 변경했다. 이들 조직은 자체적으로 무장경비원까지 배치하고 있다. 비정부 무장단체가 장악한 지역이나 경제특구 등 캄보디아의 다양한 지역에 분포돼있어서 캄보디아 정부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정원은 한국인들의 현지 방문 인원과 스캠 단지(웬치) 인근 한식당 이용 현황 등을 통해 스캠 단지에 있는 한국인 범죄 가담자를 1000~2000명가량으로 추산했다. 국정원은 이들에 대해 “100%는 아니지만, 피해자라기보다는 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자금을 관리하는 배후로는 프린스그룹과 후이원이라는 현지 기업이 언급된다. 이 두 기업은 웬치에서 감금, 사기 행각을 벌이거나 북한 해킹 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는 등 전방위 범죄를 저지르며 천문학적 수익을 벌어들였다.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 최대 범죄 거점으로 지목된 ‘태자 단지’를 운영하는 등 조직적 인신매매와 불법 감금, 사기 등의 배후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도 불법 도박이나 성매매 등으로 범죄 자금을 벌어들였다. 베트남 국경 지역에 있는 진베이 단지는 중국 9개 성의 법원에서 심리된 83건의 형사사건에 연루된 상황이다. 천즈 프린스그룹 회장이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훈 센 전 총리 등 캄보디아 고위층과 긴밀한 유착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천즈는 수많은 논란에도 훈 센 전 총리 정권에 막대한 자금을 바치며 캄보디아의 최고위층 귀족 칭호인 ‘옥냐’를 캄보디아 국왕으로부터 수여받았다. 국내 은행사가 이들의 범죄 자금을 유통·세탁하는 데 이용됐을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민은행·전북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IM뱅크 등 국내 금융사의 캄보디아 현지 법인 5곳은 프린스그룹과 총 52건의 거래를 진행했다. 거래액은 1970억4500만원에 달한다. 아직 9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여전히 현지에 남아 있다.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웹사이트 서버 북한이? 국정원·정보사 해외 파트·대북팀 동원해 추적 후이원은 범죄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며 회사의 규모를 키웠다. 후이원은 ‘캄보디아의 알리페이’라고 불리는 후이원페이를 가지고 있는 금융, 결제, 정보기술(IT) 서비스 복합 기업이다. 이들은 자사의 기술력을 활용해 국제 해킹 조직이 사이버 사기, 랜섬웨어 등으로 얻은 범죄수익을 세탁해 왔다. 후이원페이는 훈 센 전 총리의 조카인 훈 토가 주요 주주로 등록된 회사이기도 하다. 정보기관에 따르면 이 기업은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 그룹 ‘라자루스’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후이원은 공개·비공개 텔레그램 등 채팅방을 이용해 사기 조직과 자금 세탁범을 연결하고 범죄수익을 해외로 유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2021년 이후 700억~890억 달러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했고 일부는 라자루스로 흘러 들어갔다. A씨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피싱·스캠 관련 웹사이트를 제작하기 시작한 건 4~5년 전부터”라며 “북한이 제작한 사이트의 경우 퀄리티가 상당하다. 그 대가로 후이원이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 북한 쪽에 수익을 전달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해외 파트인 해외정보국과 대북 업무 담당자 상당수는 이미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 곳곳에서 관련 첩보를 입수 중이다. 국정원은 1차장이 해외 파트, 2차장이 대북·대공 업무를 담당한다. 2차장은 특히 북한 정보수집·분석 등 국정원의 대북 분야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이외에도 국군정보사령부 동남아팀 휴민트(HUMINT·인간정보)들도 현지서 국정원과 정보를 공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사 출신 한 군 고위 관계자는 “캄보디아 수도권에 대남공작원들이 많긴 하지만 웬치에 북한 대사관 관계자나 공작원들이 있진 않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 단지 대가를 받고 캄보디아 범죄조직 사이트를 만들어주거나 불법적으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세탁해 주는 게 북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배후? 북한 연루설 다른 정보기관 관계자도 “국정원을 비롯한 정보사가 이번 캄보디아 사건에서 할 수 있는 건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으로 인해 우리 국민이 피해를 본 금액이 얼마나 많은지와 북한에도 그 금액이 흘러 들어갔는지, 북한과 관련된 인물들이 얼마나 있는지 등이다. 캄보디아에서의 대남 관련자들은 절대로 개인적으로 특정 행위를 하지 않는다. 예시로 캄보디아 무역 또는 사업가, 식당을 운영하는 인물 등이 대남공작원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