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 ‘육영수 마케팅’ 백태

대통령 눈치 보다 이제 국민 편인척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옥천군은 올해 육영수 여사 탄신제, 추모제 등에 적지않은 자금을 지원하며 ‘육영수 마케팅’에 열을 올렸다. 내년에는 생가 인근에 국비 등 81억원이 드는 전통문화체험관 건립을 추진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 탄핵 가결 여파로 육영수 여사 추모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박근혜 대통령 외가인 충북 옥천여성회관 마당에는 18년 전인 1998년에 군민들이 5000여만원의 성금을 모아 건립한 육영수 여사 동상이 세워져 있다. 군민들은 1974년 8월15일 육 여사 서거일에 맞춰 그의 숭고한 박애정신을 기리는 추모제를 지낸다. 또 생일인 11월29일에는 탄생을 축하하는 숭모제를 옥천군과 옥천문화원이 주최하고 민족중흥회와 옥천청년회의소 주관으로 2004년부터 개최하고 있다.

여론 의식

옥천읍 교동리에 자리 잡은 생가는 육 여사가 태어나 박 전 대통령과 결혼할 때까지 살던 곳으로 조선 후기 지어진 99칸 전통한옥으로 낡아 허물어진 것을 옥천군이 37억5000만원을 들여 2011년 복원했다.

한해 20만명 안팎이 찾던 이곳에는 요즘 들어 방문객의 발길이 뜸하다. 지난 달 25일, 박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이후 지금까지 1만2144명이 찾는 데 그쳐 전년 동기대비 37.8%나 입장객이 줄었다.

생가에 근무하는 천정희 문화해설사는 “최근 방명록을 보면 대통령을 보살펴 달라는 등 모정에 호소하는 글이 부쩍 늘었다”며 “아무래도 심란한 정국의 영향을 크게 받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옥천군은 해마다 육영수 여사 생일과 서거일에 맞춰 열던 탄신제(숭모제)와 추모제를 통합하거나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악화된 국민 여론과 시민단체 목소리를 의식한 조치로 여겨진다.

두 행사는 순수 민간차원서 시작돼 2010년과 2014년부터 군비를 지원받고 있다. 올해는 탄신제에 700만원, 추모제에 253만원이 지원됐다. 그러나 ‘최순실 게이트’에 분노한 민심은 이 같은 예산지원이 부당하다며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탄신·추모제에 수백만원씩 지원
전통한옥 생가 복원 수십억 투입
탄핵불똥 튈라…통합·축소 검토

‘박 대통령 퇴진 옥천국민행동’은 지난달 29일, 탄생 91주년 숭모제 행사장 앞에서 “육 여사 업적을 미화하는 행사에 왜 혈세를 퍼주느냐”며 항의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대한민국의 수치다. 독재자의 딸 박근혜를 구속하라” “대한민국과 보수의 가치를 걸레로 만든 여자 즉각 하야” 등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박근혜 퇴진을 외쳤다.
 

보수단체 회원들도 지지 않았다. 이들은 “난동세력 진압하라. 강제하야 절대반대” 등 구호가 적힌 종이를 들고 진보단체와 맞섰다. 특히 일부는 몸싸움을 벌이면서 육영수 숭모제는 난장판이 됐다.

경찰이 출동하면서 불미스러운 일은 없었지만 올해 옥천 육영수 여사 탄신제는 축하공연과 축사 등 대부분의 행사를 생략, 30분 만에 끝났다.

옥천군 홈페이지 등에도 비난 글이 쇄도했다. 대통령 탄핵가결은 이들의 목소리에 한층 힘을 싣는 분위기다. 옥천군 관계자는 “내년 예산안에 올해 규모로 지원하는 것으로 편성했지만 국민 정서를 고려하면 그대로 시행하기는 어려운 상황 아니냐”며 “주최 측에 이런 상황을 전달하고 대책을 고민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주최 측은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탄신제를 여는 민족중흥회 관계자는 “대통령에 대한 실망과 분노가 육 여사에게 표출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아무리 탄핵 정국이지만 육 여사의 숭고한 봉사정신과 소박한 삶까지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육씨 종친도 “대통령의 과오를 어머니에게 전가하는 것은 연좌제나 다름없다”며 “주민참여예산으로 편성한 예산안을 번복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거들었다.

그러나 옥천군과 군의회는 들끓는 민심을 고려할 때 두 행사의 통합이나 지원 중단 등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옥천군은 2011년 37억5000만원을 들여 옥천읍 교동리의 육 여사 생가를 복원한 뒤 주변 관광지 개발 등 ‘육영수 마케팅’을 해왔다. 군은 이번 사태가 생가 앞 1300㎡에 추진 중인 전통문화체험관 건립에도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내년까지 국비 등 81억원이 투입될 예정인 이 체험관은 애초 육영수 기념관이 추진되는 곳에 건립된다. 성격은 바뀌었지만 여전히 육 여사와 분리해 놓고 말할 수 없는 사업이다.

의견 충돌

안효익 옥천군의회 의원은 “고 육영수 여사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추모제를 지내는 것은 어느정도 이해하겠지만 그의 생일까지 기념하는 것은 과한 측면이 있었다”며 “고 육 여사의 탄신제 행사를 하는 것에 대해 주민들 사이에서도 반대 의견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안 의원은 이어 “지난 9일 옥천군의회 정례회서 고 육 여사의 탄신제와 추모제를 축소하거나 통합할 것을 군에 요구했다”며 “군에서도 두 행사의 지속여부에 대해 검토 중인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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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