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 1팀] 박호민 기자 = <일요시사>가 연속기획으로 ‘신문고’ 지면을 신설합니다. 매주 억울한 사람들을 찾아, 그들이 하고 싶은 말을 담을 예정입니다. 어느 누구도 좋습니다. <일요시사>는 작은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겠습니다. 마흔네 번째 주인공은 GS건설사와 분쟁을 겪고 있는 구미문성파크자이협의회입니다.
지난해 3월 구미문성파크자이는 일반분양 905가구 모집에 총 1만2975명이 몰렸다. 평균 청약경쟁률은 14.3대 1로 상당히 높은 수준. 하지만 계약자들과 시행을 맡은 GS건설사 간에 입장 차가 발생하면서 분쟁이 격화되고 있다.
“어떻게 샀는데…”
아파트단지 계약자들은 GS건설이 분양 시 과장광고를 했다고 보고 구미문성파크자이협의회를 발족했다. 양측 간 의견대립은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했다. 구미문성파크자이는 18개동(101~118동)이 있다. 총 1138세대가 들어서는 이 아파트에는 1448대가 주차할 수 있다. 주차공간 대부분은 지하에 집중됐다.
지상 127대의 공간을 제외하면 모두 지하주차장에 공간이 확보됐다. 대부분 지하주차장서 바로 엘리베이터 이용이 가능하지만 일부 지하주차장은 엘리베이터가 아파트와 바로 연결돼 있지 않다. 문제는 이 같은 사실이 계약자들에게 제대로 전달이 되었는지의 여부다.
구미문성파크자이협의회 운영진은 “GS건설은 분양 당시 ‘모든 동이 지하2층까지 엘리베이터로 연결돼 있다’고 했고, 몇 달 전 현장미팅 때도 같은 말을 했었다”며 “하지만 연결이 되지 않는다는 부분이 있다는 걸 시행사나 시공사에서 고지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협의회에 따르면 내년 7월 입주를 목표로 건설중인 이 아파트는 지상에서 지하2층 주차장을 엘리베이터로 곧바로 연결하는데 103동 3·4라인은 엘리베이터가 지하 2층 주차장까지 연결돼 있지 않다.
만약 이같이 상태로 건설이 마무리되게 되면 103동 3·4라인의 입주민들은 지하 2층에 주차를 할 경우 지하 1층까지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와 다시 걸어서 지하 2층까지 이동해야 한다.
현재 건설사와 시공사 모두 기존 설계도면과 다르게 설계된 부분이 없다고 맞서고 있어 협상은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협의회 측은 ‘모든 지하주차장이 엘리베이터로 연결돼 있다’는 내용을 구두로 설명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협의회 측은 아파트 분양을 했던 시기와 현장 점검을 했던 시기에 GS건설 소장이 일부 이 같은 내용을 시인하는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협의회 측이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분양·모집공고 카탈로그와 다르다”
사기분양·과장광고 4가지 항목 지적
협의회 측은 “이후 분양된 백련산파크자이의 경우 102동과 109동이 지하 1개 층으로 엘리베이터가 설계된다는 점과 입주민의 요구로 변경할 수 없다라는 고지가 되어 있다”며 “건설사 측에서 이 부분이 문제가 되자 계약서 내용을 수정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협의회 측은 GS건설의 민원 처리 자세에 대해서도 불만을 표출했다. 지하주차장 문제 해결을 위해 협의회 측은 건설사 및 시행사 관계자, 국회의원 보좌관, 시청 관계자 등과 지난 4월, 8월, 9월 등 여러 차례에 걸쳐서 만남을 가졌으나 건설사 측에서 불성실한 태도를 보여 협의회 측에서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협의회에 따르면 미팅 당일 입주 예정자 약 20명이 미팅에 참석했으나, 건설사 측은 이사, 현장소장 등의 참석 예정자가 줄줄이 특별한 사유없이 불참했다. 결국 GS건설은 본사와 현장소장 명의로 두 차례에 걸쳐 ‘고객응대 소홀에 대한 사과의 글’이라는 제목의 사과문을 올렸다.
협의회 측과 GS건설 간 주차공간에 대한 인식도 조율이 필요한 상황이다. 협의회 측은 GS건설이 아파트 카달로그에 주차 공간 폭을 잘못 표기했다며 이는 “명백한 허위광고”라고 주장했다.
협의회측 자료에 따르면, GS건설은 구미파크자이의 주차 구획을 2.4∼2.5m라고 표기했다. 그러나 협의회는 기준을 잘못 잡아 주차장 한 곳당 10∼20cm 주차 공간을 부풀렸다고 주장했다.
협의회 관계자는 “카달로그에는 주차 공간의 폭을 주차선 테두리 안쪽으로 잡고 있지만 실제 폭은 이에 미치지 못했다”며 “양쪽 주차선 테두리 중간을 기준으로 잡아야 홍보물에 적시된 길이가 나왔다”고 주장했다.
GS건설 측은 협의회와 논란이 발생하자 이후 분양하는 아파트에선 관련 내용을 수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6월 분양한 답십리파크자이 계약서에선 일부 동의 지하주차장이 엘리베이터로 연결이 안 된다는 점과 입주민의 요구로 변경할 수 없다라는 고지를 명확히 한 것이다. 주차 공간과 관련해서도 기준을 명확히 해 입주민과의 분쟁의 소지를 없앤 셈이다.
협의회 측은 “건설사와 원만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11월초 오픈 예정인 김천자이, 서울본사, 구미시청, 아파트 공사현장 등에서 규탄집회를 가질 방침”이라며 행동으로 나타낼 뜻을 내비쳤다.
합의는 가능할까
양측의 입장차가 커 서로의 원만한 합의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아파트 하자와 관련해 의견 조율이 중요한데 대화 자체가 어려운 경우 원만한 합의는 쉽지 않다”며 “양측 모두 대화에 나서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