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새, 갈대 명승지와 함께하는 ‘맛기행’ ③ 충남 보령

오서산 은빛 억새도 보령 쪽빛 바다도 제철

보령은 머드축제로 여름마다 들썩이는 곳이다. 하지만 보령의 진수는 여름보다 가을에 가깝다. 억새와 단풍, 제철 해산물 등 가을 여행의 대표 주자가 여럿이다.

오서산 억새는 첫손에 꼽는 가을 여행지다. 오서산은 서해와 가까운 산 가운데 가장 높다. 까마귀가 많아 붙은 이름인데, 내륙 가운데 솟아 고기잡이배의 등대와 같은 역할을 한다고 해서 ‘서해의 등대산’이라 불린다. 해발 790.7m로 그 위용이 좀처럼 실감 나지 않는데, 직접 올라보면 강원도의 1200~1300m 고봉 못지 않다. 강원도의 산은 해발 500~600m가 출발점이지만, 바다와 접한 오서산은 그 높이가 곧 산의 기세다. 이맘때는 억새꽃이 장관이고, 정상에 오르면 서해를 볼 수 있어 더 특별하다.

오서산 억새는 보통 10월 초순에 피어 중순을 지나며 절정에 이른다. 산행은 왕복 4시간 정도 걸린다. 보령시와 홍성군의 경계가 되는 산답게 등산로도 여럿이다. 보령시 성연주차장이나 오서산자연휴양림, 홍성군 상담주차장 등에서 출발한다. 보령의 성연주차장 방면은 성골에서 시루봉을 지나 정상에 오르거나, 용못에서 신암터와 북절터 혹은 성연소류지 거쳐 문수골 방면으로 길을 잡는다. 산행 시간을 단축하고 싶을 때는 명대계곡을 거슬러 다다르는 오서산자연휴양림 쪽에서 하룻밤 묵고 출발한다. 오서산자연휴양림은 월정사와 약수터를 지나 통신탑 뒷길을 따라 정상에 이른다.

능선의 완만한 경사 따라 억새의 장관
수산시장의 제철 해산물 맛보기

억새는 정상부 주변 약 2km 능선을 따라 펼쳐진다. 완만한 경사 구간이니 느긋한 걸음을 낸다. 그 사이로 바람이라도 불면 가을을 실감한다. 오서산의 또 다른 장점은 서해 최고봉의 전망이다. 사방으로 성주산, 가야산, 칠갑산 등의 절경이 시원스럽다. 억새 너머 망망대해가 서해의 등대산을 실감케 한다. 맑은 날에는 보령방조제에서 대천 앞바다의 원산도와 삽시도, 태안의 안면도까지 한눈에 들어와 발걸음이 쉬이 떨어지지 않는다. 해질녘 풍경을 탐하는 이가 많은데, 해가 짧은 가을에는 자제하는 게 좋다. 조금 더 긴 시간 억새 품에 머물고 싶다면 성연주차장 쪽으로 하산한다. 서쪽이라 다른 등산로보다 빛이 오래 머문다.

서해 최고 전망


오서산 낙조의 아쉬움을 달래고 싶다면 보령의 항구를 따라 미식 여행을 겸한다. 오천항, 대천항, 무창포 등은 제철 해산물이 입맛을 돋운다. 오서산 서쪽 20km 거리에 오천항이 있다. 오천항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키조개 산지다. 키조개는 봄이 제철이지만, 9월은 금어기(7~8월)가 풀리고 오랜만에 싱싱한 키조개를 맛볼 수 있는 시기다. 키조개는 길이 20~ 30cm로, 곡식을 까불러 티끌을 골라내는 키처럼 생겼다. 특히 쫄깃한 관자 부위 맛이 일품이다. 오천항수산물판매센터에서 키조개 코스 요리를 주문하면 회, 샤부샤부, 무침 등 다양한 요리가 나온다.

제철 해산물

오천항에서 키조개를 맛보고 보령 충청수영성(사적 501호)에 오른다. 항구 옆에 자리한 충청수영성은 야트막한 언덕에 쌓은 성곽이다. 서문인 홍예 모양의 망화문으로 들어선다. 300~400m를 복원한 성곽은 오르기 수월하고, 천수만과 오천항, 보령방조제 등 전망도 빼어나다. 인적이 드물어 한적한 시간을 보내기에 적합하다.

좀 더 제철에 가까운 해산물을 맛보고 싶다면 대천항이나 무창포로 이동한다. 대천항은 외연도, 삽시도, 녹도 등을 오가는 여객선이 출발해 섬 여행과 연계한 코스로 좋다. 대천항의 신항수산물센터는 1층에서 수산물을 구입해 2층 식당에 상차림을 부탁해서 먹는 구조다. 꽃게와 대하, 전어 등 제철 별미를 맛볼 수 있다. 가을 꽃게는 암게보다 수게가 실하다. 식당에서 추가 비용을 지불하면 샤부샤부, 무침, 볶음 등을 다양하게 조리해준다. 구항수산시장도 항구 특유의 시끌벅적한 육성이 더한다.

대천항 옆 1km 거리에 대천해수욕장이 있다. 보령머드축제가 끝나고 한갓진 풍경을 떠올렸다면, 짚트랙이나 스카이바이크 앞에서 생각이 달라진다. 대천해수욕장 짚트랙은 높이 52m 타워에서 물때에 따라 모래톱이나 바다 위로 613m를 가로지른다. 4개 와이어를 동시에 이용해 일행과 함께 체험할 수 있다.

짚트랙이 망설여지는 이들은 대천타워전망대를 이용한다. 20층 높이에서 대천해수욕장과 보령의 수많은 섬을 조망한다. 올해 선보인 스카이바이크도 재미있다. 대천해수욕장과 대천항 사이 높이 8~15m에 놓인 해양 레일바이크다. 왕복 4.6km에 30~40분이 걸리고, 만조 때는 바다 위를 달리는 느낌이 든다.

번잡한 축제를 피하고 싶다면 바다가 갈라지는 시기와 맞춰보자. 10월은 16일~20일에 무창포해수욕장부터 석대도까지 1.5km 구간에 ‘무창포 신비의 바닷길’이 열린다. 바다가 갈라진 길에서 바지락, 민꽃게 등 해산물을 잡아볼 수 있다.


무창포타워도 들러볼 만하다. 높이 45m 전망대에서 무창포와 서해 전경을 조망하고 쉬었다 갈 수 있다. 대천에서 무창포에 이르는 해변은 일몰 풍경으로 이름난 곳이다. 가을 낙조에 젖어 하루를 마무리하기에 안성맞춤이다.

가을빛을 탐하고 싶다면 오서산에서 내륙으로 방향을 잡는다. 남쪽 8~9km 거리에 청라 은행마을이 있다. 수령 100년이 넘는 은행나무 고목이 마을을 뒤덮는다. 10월 말에는 시골의 정취와 샛노란 은행잎이 동화의 한 장면처럼 어우러진다. 은행마을 인근의 보령 성주사지(사적 307호)도 가을 여행지로 매력이 넘친다. 우리나라의 대표 절터가 감성을 자극한다.

청라 은행마을

공원 산책을 원할 때는 개화예술공원이나 죽도 상화원이 제격이다. 개화예술공원은 주변의 산세와 어우러진 조각 공원의 정취가 빼어나다. 최근에 생긴 플라워카페에서 커피 한잔 마시며 여유를 즐겨봄 직하다. 상화원은 죽도에 자리한 정원이자 휴양 시설이다. 숙박은 25인 이상 단체에 한해 가능하지만, 다음달까지는 매주 금~일요일과 법정 공휴일에 정원을 개방한다. 보존 가치가 있는 한옥을 옮겨 복원한 한옥마을, 섬 둘레 1km에 이르는 회랑 등이 바다와 어울려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 여행 정보 ========================

당일 여행 코스
가을 풍경 여행: 오서산→청라 은행마을→보령 성주사지→무창포해수욕장
가을 미식 여행: 오서산→오천항→대천항→대천해수욕장→무창포해수욕장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오서산→오천항→보령 충청수영성→청라 은행마을→대천해수욕장 스카이바이크
둘째 날: 무창포해수욕장→죽도 상화원(금~일요일, 법정 공휴일)→개화예술공원→보령 성주사지

여행 정보
○ 관련 웹사이트 주소
- 보령시 문화관광 http://tour.brcn.go.kr
- 대천항종합수산물시장 www.dcharbor.com
- 대천해수욕장 http://daecheonbeach.kr
- 짚트랙코리아 http://ziptrek.co.kr
- 무창포해수욕장 www.muchangpo.or.kr
- 개화예술공원 www.gaehwaartpark.com
- 죽도 상화원 www.sanghwawon.com

○ 문의 전화
- 보령시 관광안내소 041)932-2023
- 오서산(보령시청 산림공원과) 041)930-3824
- 오서산자연휴양림 041)936-5465
- 오천항(오천면사무소) 041)932-4301
- 대천항종합수산물시장 041)931-7087
- 대천해수욕장 041)933-7051
- 짚트랙코리아 041)934-3003
- 대천해수욕장 스카이바이크 041)931-1180
- 무창포해수욕장 041)936-3561
- 보령 성주사지(보령시청 관광과) 041)930-4072
- 개화예술공원 041)931-6789
- 죽도 상화원 041)933-4750

○ 대중교통 정보
- 기차: 용산역-대천역, 새마을호·무궁화호 하루 14~15회(05:35~20:35) 운행, 약 2시간30분~2시간40분 소요.
(문의 :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 버스: 서울-보령,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하루 19회(06:00~21:50) 운행, 약 2시간10분 소요. 서울남부터미널에서 하루 3회(09:20, 10:50, 18:40) 운행, 약 2시간50분 소요.
(문의: 센트럴시티터미널 02)6282-0114 이지티켓 www.hticket.co.kr 서울남부터미널 1688-0540 시외버스 통합예매시스템 https://txbus.t-money.co.kr)

○ 자가운전 정보
서해안고속도로→광천 IC→광천IC교차로 청양·광천 방면 우회전→홍남로 2.2km→단아애사거리 서천·보령 방면 우회전→충서로 6.3km→진죽사거리 오천·청소 방면 좌회전→청소큰길 1.1km→평촌삼거리 화성·청라 방면 좌회전→넙티로 5.1km→오서산 등산로 입구(성연주차장 방면)

○ 숙박 정보
- 오서산자연휴양림: 청라면 오서산길, 041)936-5465
- 성주산자연휴양림: 성주면 화장골길, 041)934-7133, 930-3529, http://forest.brcn.go.kr
- 비체팰리스: 웅천읍 열린바다1길, 041)939-5501~3, www.beachepalace.co.kr


○ 식당 정보
- 오천항수산물판매센터 7호점: 키조개 코스, 오천면 오천해안로, 041)931-9663
- 야경수산횟집: 대하구이, 웅천읍 열린바다2길, 041)936-3518
- 평강뜰애: 연잎밥, 청라면 가느실길, 041)934-7577

○ 축제와 행사 정보
- 2016 무창포 신비의 바닷길 대하·전어축제: 9월24일~10월9일, 무창포항·무창포해수욕장, 041)936-3510, www.mbeach.co.kr
- 성주산단풍축제: 10월29일, 보령석탄박물관·가로공원 일원, 041)933-5301(성주면사무소)
- 청라은행마을단풍축제: 10월29일~30일, 청라 은행마을, 070-7845-5060, www.은행마을.org

○ 주변 볼거리
성주산자연휴양림, 보령석탄박물관, 충청수영해양경관전망대, 순교성지 갈매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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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누운 김건희 미스터리

드러누운 김건희 미스터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돈과 권력을 가진 이들도 수사기관의 칼날 앞에서는 작아지는 걸까? 얼마 전까지 멀쩡하게 걷던 사람이 휠체어를 타고 나타나거나 아예 병원에 드러눕는 모습은 국민에게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전 영부인이 병원에 입원하며 이 같은 행렬에 동참했다. 정말 아픈 걸까, 수사 회피를 위한 ‘쇼’인 걸까? 비상계엄 사태, 탄핵 정국, 그리고 조기 대선을 넘어 이재명정부가 출범했다. 윤석열정부 이후 3년 만에 정권교체에 성공, 집권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전 정부 지우기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실제 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 취임 다음 날인 지난 5일 ‘3대 특검법’을 일사천리로 통과시켰다. 거부권 사라지자… ‘채상병 특검법’ ‘내란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 등 3대 특검법은 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찬성 194표, 반대 3표, 기권 1표다. 3대 특검법은 이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한 이후 국회에서 처음 통과된 법률안으로 기록됐다.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 이른바 채상병 특검법은 2023년 7월 실종자 수색 작전 중 발생한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의 사고 경위와 정부 고위 관계자의 수사 방해 의혹 등을 수사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등에 의한 내란·외환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 즉 내란 특검법은 ▲내란 행위 ▲외환 유치 행위 ▲군사 반란 등 윤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한 범죄 의혹 11가지를 들여다본다. ‘김건희와 명태균·건진법사 관련 국정 농단 및 불법 선거 개입 사건 등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은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 여사 등과 관련된 16가지 의혹이 수사 대상이다. 3대 특검법은 한동안 윤정부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폐기됐다. 채상병 특검법은 3번, 내란 특검법은 2번, 김건희 특검법은 4번 국회로 되돌아왔다. 하지만 정권교체로 이정부가 출범하면서 3대 특검법은 공포·의결됐다. 윤정부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규모를 키운 ‘매머드급’ 특검의 표적이 된 것이다.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김건희 특검법이다. 윤 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함은 물론 국민의힘 지도부와 갈등을 빚으면서까지 지키려 했던 김 여사가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이다. 민중기 전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이 김건희 특검을 지휘한다. 특검보 4명, 파견검사 40명, 파견공무원 80명, 특별수사관 80명 등 최대 205명 규모로 꾸려진다. 3대 특검 중 규모 면으로는 두 번째다. 서울아산병원 입원 지병 악화? 우울증? 수사는 최장 170일간 가능하다. 준비 기간 20일을 포함해 110일간 수사할 수 있지만 그사이 수사를 완료하지 못하거나 기소 여부를 결정하기 어려울 때는 30일씩 두 차례 수사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민 특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 ▲명품백 수수 의혹 사건 ▲명태균·건진법사 등의 국정 개입 및 인사 개입 의혹 사건 ▲코바나컨텐츠 전시회 뇌물성 협찬 의혹 사건 ▲대통령실 관저 이전 부당 개입 의혹 사건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등 부당 개입 의혹 사건 등 16가지 의혹을 살펴본다. 김건희 특검법은 특검이 인지한 관련 범죄 행위도 수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어 수사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의혹에 대한 수사 정도는 저마다 다르지만 김 여사의 소환조사는 기정사실화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일각에서는 김 여사가 검찰 포토라인에 설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되면 전·현직 대통령 부인 가운데 최초다. 실제 명태균·건진법사 게이트 수사는 ‘김 여사 조사만 남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진행됐다. 국민의힘 공천 개입 의혹은 김 여사와 명씨가 주고받은 메시지 등 물증과 관련자 진술을 모두 확보했다. 이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은 김 여사에게 출석을 통보했지만 6·3 대선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불응한 바 있다. 문제는 김 여사가 최근 검찰의 출석 요구에 불응하고 병원에 입원했다는 점이다. 김 여사는 지난 16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했다. 처음 알려진 이유는 지병 악화였다. 당시 김 여사 측 변호인은 “몸이 쇠약해져 오늘 입원한 건 맞다”면서도 “병명은 모르는데 심각한 건 아닌 걸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빨리 퇴원해 수사 준비 등을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의혹만 16가지 이후 서정욱 변호사를 통해 김 여사가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서 변호사는 보수 성향 정치평론가로 윤 전 대통령 측 사정에 밝다고 알려졌다. 서 번호사는 YTN 라디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김 여사가 계속 우울증 약을 먹는 등 평소에도 안 좋았다”면서 “특검은 6개월가량으로 먼저 다른 사람을 조사한 뒤 중간쯤 김 여사를 소환할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 민주당이 김 여사가 특검을 피하려 한다고 주장한 부분에 대해서는 “터무니없는 가짜 뉴스”라고 주장했다. 서 변호사는 김 여사 측한테서 들었다는 이야기도 공개했다. 종합하면 김 여사는 특검을 해명 기회로 보고 있다는 것. 말도 안 되는 가짜 의혹도 많으니 이번 기회에 깨끗이 정리하고 가자는 생각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 김병기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내란 수괴 윤석열은 경찰 소환에 불응한 채 거리를 활보하고 있고 요리조리 수사를 거부하던 부인 김건희씨는 급기야 병원에 입원해버렸다. 내란 2인자 김용현은 구속 기간 만료를 노리고 법원 결정을 거부하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사태가 이렇게 된 것은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내란 수괴를 풀어준 지귀연 판사나 노골적으로 김건희를 비호하고 비화폰으로 내란 세력과 내통해 온 심우정 검찰총장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도 김 여사가 병원에 입원한 것에 대해 “마지막이라도 윤석열과 김건희가 깨끗한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지난 18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그래도 3년간 대통령을 했고 영부인을 했는데 그렇게 추잡하게 놀면 되겠냐”고 말했다. 민주당 “쇼 한다” 이어 “윤석열정권 때는 황제 수사 받고 더 나쁜 건, 진짜 나쁜 건 검찰이다. 다 덮었다”면서 “이제서야 통화 기록이 나오고 주가조작 나오고, 그리고 소환 통보하니까 우울증 걸렸다고 병원 가나? 우리 서민들이 병원 입원실 잡기가 쉽냐? 마지막까지 이렇게 추잡한 모습을 보이는 윤석열, 김건희는 절대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김 여사가 병원에 입원한 게 수사를 피하기 위해서라고 보는지 묻는 진행자의 질문에는 “피하기 위해서다. 봐라, 대통령선거 때는 내가 검찰에 출두하면 선거에 영향을 준다. 그러면 보통 사람도 문제가 되는데 선거에 영향을 준다고 안 나가면 검찰이 봐주나?”라면서 “우리나라 검찰이 그렇게 비겁하고 진짜 심우정 검찰총장이나 서울중앙지검장 뭐예요? 무혐의 처리했다”고 답했다. 김 여사가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각종 해프닝도 덩달아 일어났다. 김 여사가 병원에서 마약을 투약한다는 내용의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서는가 하면 누군가 ‘김 여사에게 전달해 달라’며 병원에 치킨을 배달시켰다는 풍문도 나왔다. 경찰은 지난 19일 마약 신고를 한 신고자를 검거했다. 경찰은 신고자에게 경범죄처벌법 위반(거짓신고) 혐의를 적용해 약식재판인 즉결심판을 청구했다. 법조계에서는 김 여사의 병원 입원으로 특검 수사가 늦어지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민 특검은 김 여사 입원 다음날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김 여사의 입원 사실을) 어제 언론 보도로 접했다”며 “대면 조사가 이뤄지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어떻게 조사할지는 정하지 않았다. 특검보가 임명되면 차츰 논의해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면 조사 언제쯤? 방패막이 사라졌다 김건희 특검팀은 김형근·박상진·오정희·문홍주 특별검사보를 임명하면서 진용을 갖췄다. 이들은 사건 수사와 공소 유지, 특별수사관 및 파견공무원에 대한 지휘, 감독 역할을 맡는다. 특검보들은 “실체적 진실규명을 위해 공정하고 투명하고 철저한 수사로 답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형근 특검보는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나눠서 맡기로 한 것까지는 협의가 됐다”고 말했다. 김건희 특검은 3대 특검 중에 의혹이 가장 많고 그 범위도 방대해 수사에 상당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특히 김 여사의 소환 여부, 시기, 방법 등이 수사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김 여사의 입원 기간은 2주 정도로 보는 시각이 많다. 문제는 그 시기가 지나고서도 김 여사가 수사에 불응하면 발생한다. 이때 특검이 김 여사에 대한 강제수사를 진행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민 특검은 지난 19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총괄하는 박세현 서울고검장과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사건을 담당하는 박승환 서울중앙지검장 직무대리, 건진법사 진성배씨 의혹을 관할하는 신응석 서울남부지검장을 차례로 만나 면담했다. 민 특검은 “중앙지검에서 이첩한 사건과 파견 인력 문제를 협의하고 협조를 구했다”고 밝혔다. 특검법상 최대 40명의 검사를 파견받을 수 있다. 민 특검은 금융감독원도 찾아 관련 인력 지원을 요청했다. 언제까지 버틸까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상 이제 김 여사를 지켜줄 방패막은 사라진 상태다. 3대 특검 중 김건희 특검에 대한 여론의 관심이 유독 높은 만큼 김 여사가 빠져나갈 수 있는 구멍은 점차 작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무엇보다 정권이 바뀌면서 검찰의 움직임이 달라지고 있는 점, 핵심 증인이 돌아설 수 있다는 점 등도 김 여사에겐 악재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