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특집-특별대담> 국민에게 친숙한 정세균 국회의장

“땀 흘리는 민생이 보람 있는 세상을 만들죠”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올해도 어김없이 민족 최대 명절 한가위가 다가왔다. ‘더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처럼 그간 국민들을 힘들게 했던 지난 일들을 털어낼 보석과도 같은 날이다. 이는 정치권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한가위를 목전에 두고 첫 정기국회를 시작하는 등 묵은 때 벗겨내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이번 20대 국회는 ‘협치’를 통해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안고 출범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정세균 국회의장의 리더십이라는 중대 변수가 자리하고 있다.

“여야 3당은 과연 ‘여소야대’의 상황에서 ‘협치’를 이뤄낼 수 있을 것인가.” 이는 국민들이 지난 4·13 총선을 통해 정치권에 내린 숙제이자 정세균 국회의장에게 던진 메시지였다. 협치의 성공 여부는 정 의장 손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만큼 그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다.

그의 역할
어느 때보다 주목

정 의장의 리더십은 이미 한차례 시험대에 오른 바 있다. 첫 정기국회를 맞아 가진 개회사서 그가 ‘우병우’ ‘사드’ 등 민감한 사안들에 대해 발언하자 새누리당이 집단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이정현, 정진석 등 새누리당 지도부는 의사일정을 보이콧하는가 하면 ‘국회의장 사퇴 촉구 결의안’까지 제출하는 초강수를 뒀다.

자칫 국회가 시작부터 무너질 수 있었던 상황. 그러나 마지막 순간 정 의장이 새누리당에 손을 내밀면서 사태는 일단락됐다. 국회의장실서 여야 3당 원내대표와 의사일정 정상화에 합의한 뒤 정 의장은 기자들 앞에 서서 “국민 여러분을 생각하면 (의사일정을) 하루도 미룰 수 없어 내가 결단했다”고 전했다. <일요시사>는 사태가 진정 국면에 접어든 지난 5일 정 의장을 직접 만나 현 정치권의 상황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다음은 정 의장과의 일문일답.

- 국회의장으로 당선되신지 약 3개월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의장단과 위원장단이 선출되고, 원구성이 이루어졌습니다. 짧은 시간 동안 국회서 열리는 가장 큰 행사라 할 수 있는 개원식과 제헌절 경축식도 무사히 치러냈습니다. 또한 추경안이 통과됐고, 20대 국회 첫 정기국회가 시작됐습니다. 앞으로도 여야 협치를 우선으로 정기국회가 원활히 운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 의장이 되신 후 여러 가지 파격적인 결정을 하셨습니다. 단적인 예로 국회 청소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하기로 결정하셨는데, 계기가 궁금합니다.
▲지난 18, 19대 국회서도 직접고용이 논의됐으나 여러 사정으로 무산됐었습니다. 비정규직 일자리 문제 해결에 앞장서야 할 국회가 아직 이 문제를 정리하지 못했기 때문에 20대 국회에서 직접 고용의지를 밝히게 된 것입니다. 현재 207명의 청소용역 근로자가 국회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3년 단위로 용역업체와 계약을 체결하는데, 오는 12월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는 상황입니다. 좋은 일자리 만들기,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국회서 선도적으로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특히 공공부문 비정규직 문제는 국회가 먼저 나서서 해소하려 하고 있습니다.

- 또한 전문성과 능력 위주로 국회 사무처 고위직 인사를 단행하셨습니다. 기업적 효율성을 공적인 영역에 반영해야 한다고 보시나요?
▲과거와 달리 능력과 전문성을 최우선적인 평가요소로 고려했습니다. 사무처 내부서도 ‘될 만한 사람이 됐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고 들었는데요. 과거 기업서 근무한 경험도 이러한 능력중심·성과중심 인사를 단행한 데 일정부분 기여했습니다.

공적 영역도 과거보다는 많이 효율화·체계화됐다고 봅니다. 그러나 추진력, 효율성, 유연성과 같은 민간 영역의 장점들을 지금보다 더욱 받아들일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과거 민간기업 근무 경험을 최대한 활용할 계획입니다.

- 정계 입문 전 쌍용그룹 등에서 실물경제를 몸소 경험하셨습니다. 박근혜정부의 경제 성과를 평가해주신다면?
▲박근혜정부의 지난 3년 재정적자가 95조원에 육박했습니다. 이는 이명박정부 5년과 같은 수치이며, 참여정부의 9배에 달합니다. 국가부채뿐 아니라 가계부채, 청년 실업률 등 경제 상황이 나날이 악화되고 있습니다. 박근혜정부는 남은 기간 동안이라도 민생을 위한 실질적 경제 성장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입니다. 남은 임기 동안이라도 일하는 대통령, 국민을 우선시하는 대통령이 되시길 바랍니다.

- 경제학적으로 ‘분수경제론’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낙수경제를 주장하는 여타 경제전문가 출신 인사들과 차이가 있습니다. 이유가 궁금합니다.
▲낙수 효과는 허상일 뿐, 경제 활성화에는 큰 효과가 없다는 것이 실질적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간 지속되어 온 대기업 위주의 성장주도형 경제정책은 우리 경제의 규모를 키웠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나, 양극화 및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문제가 있어 개선이 필요한 상황 아니겠습니까. 대기업 위주, 성장 위주의 경제 정책만 고수할 것이 아니라, 성장의 동력을 중산층과 서민에게서 찾는 경제 정책으로 전환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여소야대 정국 주목받는 포용적 리더십
직접 고용, 능력 인사…국회 개혁 앞장


- 사회적으로 국론분열이 심각한 상황입니다. ‘사드 배치’ ‘김영란법 시행’ 등 무수한 사안에서 이러한 현상들이 감지되고 있는데요. 정치권에서 오히려 이러한 분열을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최근 국민대통합위원회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43%가 “정치권이 국민통합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일반 국민 25%는 “여야의 정쟁 격화가 사회갈등을 악화시킨다”고 나옵니다. 이러한 여론을 정치권에선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국론 분열은 대화와 타협을 통해서만 완화할 수 있습니다. 국회가 모든 현안에 대해 열어놓고 적극적으로 대화에 임하도록 의장이 직접 노력하겠습니다. 정부도 소통의 문을 열고 국회와의 대화·타협에 적극 임해주기를 부탁합니다.

- 일자리, 주택난으로 인한 N포 세대. 요즘 청년들은 갈수록 살기 힘들다며 입을 모읍니다. 의장님께서는 평소 청년 문제에 관심이 많으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나름의 해결책을 제시해주신다면?
▲현대 한국사회의 시대정신은 국민 삶의 질 향상과 불평등 완화라고 생각합니다. 그 첫 관문이 우리 청년들의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인데요. 누구나 학교를 졸업하면 취업하는 것이 당연한 사회를 만들 필요가 있으며, 직접 고용을 통해 정규직-비정규직의 차별을 해소할 필요도 있습니다.

자리가 부족해서 취직을 못하는 것은 전적으로 국가에게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기적 일자리를 만들기보다는 안정적 청년취업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정책을 위해 힘써야 할 것입니다. 특히 공공기관부터 일자리 창출에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 국민들은 지난 19대 국회를 역대 최악이었다고 평가합니다. 국민들로부터 달라졌다는 말을 듣기 위해 이번 국회는 어떻게 나아가야 한다고 보시나요?
▲국회의 신뢰를 회복시켜 국민과 국회를 가깝게 만들고 국민에게 힘이 되는 국회를 만드는 것이 국회의장의 책무입니다. 만약 정치권에 불필요한 특권이 있다면 단호히 내려놓아야 합니다. 20대 국회는 ‘방탄 국회’라는 말이 없을 것입니다. 이를 위해 의장 직속으로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추진위원회를 설치해 활동 중입니다.

외부 인사들로만 구성하여 공정성을 담보했으며, 실질적인 성과를 조만간 도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20대 국회의원들을 만나보니 불필요한 특권을 계속 가져가려는 분은 없었습니다. 대한민국 전반에 대한 특권 내려놓기의 시작을 국회서 할 것이며 꼭 성공시킬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민생을 잘 챙기고, 개헌문제도 합리적으로 추진하여 4년 후 국민들께 ‘20대 국회는 달랐다’는 평가를 받도록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드립니다.

- 국회가 거듭될수록 발의되는 법률안은 늘어나는 대신, 통과되는 수는 점점 줄어드는 형국입니다. 의원들이 법안의 질보단 양으로 승부한다고 봐도 무방한데요. 그런 후배 의원들에게 선배 정치인으로서 한 말씀해주신다면?
▲과거보다 국회의원들이 훨씬 열심히 의정활동에 임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는 언론과 시민단체의 감시·지적이 의원들에게 더욱 열심히 일하라는 의미서 채찍과 같은 역할을 수행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다만 의원들에 대한 평가가 법안 발의 횟수, 회의 출석률 등과 같은 기계적·정량적 기준에 치우쳐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로 인해 의원들이 내실적인 부분을 다소 소홀히 한 경향이 있었습니다. 국회의원은 법안발의 횟수도 중요하지만, 그 내용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두고 의정활동에 임해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국회의원 활동에 관해 정성적인 면에 가중치를 부여하는 성과지표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 국회의 또 다른 화두가 ‘개헌’입니다. 필요성에 공감을 하시는 입장이신가요?
▲개헌 필요성에 대한 국민과 정치권의 공감대 및 관심이 최고조에 이른 상황입니다. 현행 헌법은 지난 30년간의 우리 사회의 엄청난 변화를 감당하지 못한 철지난 옷에 지나지 않습니다. 현재와 미래 대한민국을 수용할 수 있는 새로운 기본법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또한 현행 헌법에 규정된 권력 구조는 제왕적 대통령제라는 기형적 제도를 근간으로 하고 있으므로 어떠한 방식이든 이를 분산하는 개헌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개헌 논의는 위와 같은 권력구조 개편에만 머물러서는 안 될 것입니다. 기본권 관련규정, 경제민주화 조항, 지방분권 관련제도 등도 함께 논의해 나가야 합니다.
 

개헌은 박 대통령의 대선공약이기도 합니다. 대통령께서 초심으로 돌아가 개헌에 전향적인 자세로 임해주셨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현재 대통령께서만 ‘블랙홀’을 이야기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개헌은 블랙홀이 아닌 국가 백년대계를 위한 멀티트랙인데도 말이죠. 국회 차원의 개헌특위 구성이 가장 이상적인 방안이라 생각하나, 여의치 않을 경우 의장 직속 자문위원회 구성을 통해 공론화를 시작하고자 합니다. 20대 전반기, 후반기에는 반드시 끝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최우선 과제는 민생을 위한 협치” 강조
대권 도전 질문에 “시기적으로 불가능”

-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선출된 후 ‘강한 야당’을 기치로 내걸었습니다. 이러한 강경 노선이 협치를 망칠 수도 있다는 반응이 나오는데요. 의장님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당의 정체성과 가치가 선명해야 한다는 점에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정당은 권력을 잡기 위해 구성원들이 공감하는 비전과 가치가 필요하기 때문인데요. 그러나 이러한 정체성이 사회를 분열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배타적인 속성을 갖는다면 국민은 지지하지 않을 것이고 수권정당은 요원한 일이 될 것입니다. 강한 야당과 여당을 나누기 이전에 20대 국회의 최우선 과제는 민생을 위한 협치입니다. 정치적 이해를 뛰어넘어 이번 20대 국회에서 만큼은 민생이라는 공통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힘쓸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 이번 여야 전당대회를 통해 호남 출신의 여당 대표, 영남 출신의 야당 대표가 나왔다. 지역주의 타파의 신호라 읽어도 될까요?
▲20대 총선 당시 새누리당이 호남서 두 명, 더민주가 영남서 여섯 명의 당선자를 내며 한국 정치의 지역주의 타파의 물꼬를 텄다고 봅니다. 호남 출신의 보수정당 대표에 이은 영남 출신의 진보정당 대표 선출은 새로운 변화의 시작을 의미하는 것이죠. 영호남 지역주의 완화와 각 당의 외연 확장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긍정적입니다. 한국 정치의 고질병인 지역주의 타파에 ‘청신호’가 켜졌다고 생각하며 20대 국회의 협치 실현에도 매우 희망적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대권 도전 의향은 없으신가요?
▲대선 이후까지 의장의 임기가 남아있기 때문에 대선 출마는 시기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대권, 국회의장, 당권에 대한 권유를 받기는 했지만 국회의장을 선택한 이유는 의회가 살아나야 국가가 살아나고 민생이 살아난다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대통령은 레임덕이 있지만, 입법부는 레임덕이 있어선 안 되며 정부가 일방적으로 나라를 이끌어가는 것이 아니라 입법부가 국가 경영을 함께 책임지는 ‘책임국회’ 구현이 의장으로서의 목표입니다. 이를 통해 헌법정신을 구현하는 국회, 국민에게 힘이 되는 국회, 미래한국을 준비하는 국회를 만드는 일에 솔선수범해 나가고자 합니다.

- <일요시사>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여소야대, 다당제로 시작한 제20대 국회는 그간의 정쟁과 반목을 끊어내고 소통과 협력을 통해 일하는 국회를 만들라는 국민 여러분들의 명령이라고 생각합니다. 협치를 통해 민생문제를 적극 해결햐 국민에게 힘이 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을 맞아 국민 여러분 모두에게 풍성함과 행복이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또한 가족 간, 이웃 간, 지역 간, 계층 간에 화기애애한 기운이 넘쳐 진정으로 국민대통합의 장이 열리기를 바랍니다. 아울러 취업과 결혼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좌절하고 있는 청년세대나 일자리에 대한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 여러분에게도 희망이 깃드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땀 흘리는 민생이 보람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우리 정치의 목표이자 중대한 책무라고 생각합니다. 민생을 최우선으로 국민을 더 잘 섬기겠습니다. 국민에게는 온화하지만, 권력에는 강경한 리더십으로 의장직 수행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오랜만에 보는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 보내시고 귀성길, 귀경길 언제나 안전하고 편안하시길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기원합니다.
 

<chm@ilyosisa.co.kr>



[정세균 국회의장은?]

▲전라북도 진안 출생
▲전 쌍용그룹 상무이사
▲전 민주당 대표
▲제16대 노무현후보 중앙선대위 국가비젼 21위원회 본부장
▲제15·16·17·18·19·20대 국회의원
▲제20대 국회 전반기 의장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