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3]신묘년 정치권 가를 5대 변수

‘정치의 꽃’ 매서운 검풍·북풍 앞에 ‘흔들’


연초 개각설 모락모락, 여야 자존심 건 4월 재보선
2012년 총선·대선 본격 시동, 검풍·북풍 상륙 중

새로운 해가 밝아오고 있다. 지난해 정치권은 세종시 수정안 논란을 시작으로 6월 지방선거와 7월 재보선, 여야 전당대회, G20 정상회의, 예산국회 등으로 시끄러웠다. 천안함·연평도 사태 등으로 북한과, 불법 정치자금, 불법 선거 의혹을 둘러싸고 검찰과 신경전을 치르며 한껏 날이 서기도 했다. 그리고 이 같은 정치권의 분위기는 밝아오는 새해에도 그리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연초 정가가 들썩이고 있다. 연초 개각설이 피어오르고 있는 탓이다. 관가와 정가 안팎에서 조심스럽게 흘러나왔던 개각설에 여권 주요 인사들이 힘을 싣고 있는 것.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지난 12월21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감사원장이 총리가 됨으로써 석달간 공백상태”라며 “감사원 업무공백의 우려가 있을 수 있어 대통령은 올해 안으로 감사원장을 임명해주기 바란다”고 연내 개각을 공식 촉구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김 원내대표는 “문화체육관광부·지식경제부 장관도 교체 예정인 부처로 공무원의 안정적 근무가 어렵다는 여론을 감안해 빨리 (교체)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여권 지도부에서 이 같은 목소리가 터져 나온 것은 김 원내대표가 지적한 감사원장, 문화체육관광부·지식경제부 장관 뿐 아니라 국민권익위원장, 금융통화위원 등 자리를 비워둔 곳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길어진 인사공백으로 국정운영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는 것.

개각이 이뤄질 경우 예산안 강행처리 이후 원외로 뛰쳐나간 민주당의 원내 복귀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도 여당 지도부의 목소리에 힘을 실리게 하고 있다. 그러나 인사청문회의 강도가 날로 높아지고 있는 것과 달리 개각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는 이들은 상당수 낯이 익은 이들이라 ‘회전문 인사’라는 비판과 함께 여야의 충돌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3월 이후에는 ‘정치의 꽃’이라 불리는 선거 일정이 시작된다. 여야가 4월 재보선을 앞두고 공천 작업에 돌입하는 것.

현재까지 재보선이 확정된 곳은 임태희 대통령실장의 의원직 사퇴로 공석이 된 경기 분당을과 지난 9일 의원직 상실형을 선고받은 최철국 민주당 의원의 지역구 경남 김해을 정도다. 하지만 항소심에서 유죄가 선고돼 대법원 확정 판결을 앞둔 지역구는 이보다 더 많다.

우선 ‘박연차 게이트’와 관련, 이광재 강원도지사의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고 서갑원 민주당 의원도 항소심에서 벌금 1200만원에 추징금 5000만원을 선고 받아 의원직이 위태로운 상황이다. ‘골프장 로비 의혹’과 관련, 현경병·공성진 한나라당 의원이 최근 항소심에서 당선무효형을 받기도 했다.

재보선이 확정된 곳에서는 이미 출마 예상자들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경기 분당을에는 강재섭 전 대표와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경남 김해을에는 김태호 전 경남지사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 노건호씨의 출마설이 제기되고 있는 것.

정치전문가들은 “4월 재보선에 생각보다 많은 금배지가 걸릴 수 있다”면서 “거물급 인사들의 출마 등으로 판이 커지면 여야의 자존심을 건 승부가 벌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하반기에는 민주당의 전당대회 개최 가능성이 농후하다. 지난 전당대회에서 ‘대선 1년 전 대권·당권 분리’ 원칙에 따라 차기 대선에 출마하려는 이는 대선 1년 전 지도부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룰을 정했기 때문이다. 손학규 대표와 정동영·정세균 최고위원 모두 차기 대권을 염두에 두고 있는 탓에 조기 전당대회로 새로운 당 지도부를 선출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는 것.

전당대회를 즈음해 당내 차기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이들은 대권과 당권의 갈림길에 서게 된다. 이는 곧 야권의 차기 대선주자가 한단계 걸러진다는 것과 이들을 뒷받침할 ‘킹메이커’의 등장을 알리는 것이다.

2011년은 차기 총선과 대선이 본격 가동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미 적지 않은 여야 차기 대선주자들이 기지개를 펴기 시작했으며, 연말까지 가속화될 전망이다. 총선의 준비 작업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총선이 2012년 4월에 치러지는 만큼 10월을 전후로 공천 작업에 본격 착수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여의도에 흐르는 정치의 물줄기를 바꾸는 것은 ‘정치의 꽃’이라 불리는 선거만이 아니다. 때로는 북풍과 검풍 등 ‘외풍’이 정가를 거세게 뒤흔들기도 한다.

천안함·연평도 사태 이후 남북관계는 한층 더 냉랭해졌다. 그리고 이러한 분위기는 해를 넘겨 이어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한 우려가 사라지지 않고 있는 것.

정가 한 인사는 “이전보다 북풍의 영향력이 약해졌다고는 하지만 전쟁의 위협까지 제기되고 있는데다 대선을 앞두고 차기 대선주자들의 대북정책들이 정해질 시점이다 보니 파급효과는 생각보다 커질 수 있다”며 “남북관계가 팽팽히 당겨진 긴장의 전환점을 넘는 순간 북풍의 크기가 실체를 드러낼 것”이라고 말했다.

외풍 앞 촛불 되나

여의도의 숨통을 노린 검찰의 칼날도 무시할 수 없는 변수다. 새로운 사안이 제기되지 않는다고 해도 이미 해를 넘기는 의혹들이 상당하다는 이유에서다.

제2, 제3의 사건으로 이어질 수 있는 청목회 입법 로비의 불법 후원금 문제와 기업 비자금과 관련된 정·관계 로비 의혹이 그것이다.

여기에 대통령 친인척과 관련한 의혹들도 상당하다.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의원은 ‘만사형통’으로 불리며 현 정권 출범 후 크고 작은 의혹의 중심에 있었고, ‘후원자’로 통하는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은 현재 검찰의 시선 아래 놓여 있는 상태다. 민주당이 제기한 의혹 중에는 영부인 김윤옥 여사에 대한 것도 있다.

정가 안팎에서는 이러한 부분들이 자칫 권력형 게이트로 이어질 수 있을지의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임기 말로 향할수록 도드라질 레임덕과 함께 현 정권을 뒤흔들 수 있는 ‘시한폭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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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