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5] 유명 역술가 백운비의 재계총수 빅5 신묘년 사주풀이

‘토끼해’ 무사하고 싶거든 ‘천기누설’ 귀담아 들으시오


2011년 신묘년 새해가 밝았다. 정부가 바라본 ‘올해의 경제’는 ‘대체로 맑음’이다. 그렇다고 해서 낙관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어떤 변수가 도사리고 있을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재계 총수들도 마찬가지. 애써 태연한 척 하고 있지만 그 속내는 영 불안하기만 하다. 2011년 한국 경제는 대체 어느 방향으로 흘러갈까. 우리 경제의 내일을 짊어지고 있는 재계 총수들의 신년운세를 통해 한국 경제의 전망을 점쳐봤다. 이번에도 백운비 역리원 원장이 <일요시사>가 기획한 ‘천기누설 프로젝트’에 기꺼이 손을 빌려줬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신운 시작되는 해”

지난 2010년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에게 그야말로 최고의 한해였다. 지난해 3월24일 경영에 복귀, 성공적으로 삼성그룹 내 구심점 역할을 되찾은 데 이어 세계적인 경기침체 여파에도 아랑곳 않고 사상 최고의 실적을 올렸다.
개인적인 재물운도 따랐다. 지난 2010년 1월 4조원이던 보유주식가치가 5월 8조원으로 2배나 증가했다. 이어 12월에는 한국 증시 사상 최초로 9조원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이에 언론은 앞다퉈 ‘슈퍼거부’의 탄생을 알렸다.
백운비 원장에 따르면 올해도 이 회장의 입가엔 미소가 떠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백 원장은 “신묘년은 이 회장이 새로운 도약으로 향하는 해”라며 “그동안 이어져온 10여년간의 운이 지나가고 새로운 운이 찾아와 제2, 제3의 비약적인 성장의 계기가 되며, 깊은 뿌리를 내리는 감명의 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연말인사에서 승진하며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된 삼성가 3세들의 활약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지난해 12월3일 이 회장의 장남 이재용 부사장이 삼성전자 최고운영책임자(COO) 사장으로, 장녀 이부진 호텔신라 전무 겸 삼성에버랜드 전무는 호텔신라 겸 에버랜드 사장으로 각각 승진했다. 이어 12월8일에는 차녀 이서현 제일모직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다만 백 원장은 이 전 회장의 건강을 걱정했다. 치명적인 병은 아니지만 오래 전부터 앓아온 지병을 조심하고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포기한 일 회생”

지난해 내내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얼굴엔 웃음이 가시지 않았다. 현대자동차가 역대 최대의 실적을 기록하며 거침없는 성장세를 보인 때문이다. 내수시장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의 판매량도 전년 동기보다 10% 증가하는 등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였다. 또 시가총액 40조4207억원을 기록하면서 포스코를 제치고 삼성그룹에 이어 국내 시가총액 2위에 올라서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에 운세까지 정 회장에게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백 원장이 “그 동안 중단됐거나 포기했던 일들이 회생돼 새로운 도약의 발판이 만들어 진다”고 관망했다. 백 원장의 말대로라면 최근 현대건설 인수를 앞두고 있는 정 회장으로선 여간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현대그룹이 현대차그룹을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일단락되는 듯 했던 현대건설 인수전은 현대그룹의 인수자금 내역을 두고 논란이 불거지면서 표류 중인 상태다. 현재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의 새 주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좋은 일만 있는 건 아니다. 백 원장은 정 회장이 예년보다 심하게 노조에 시달릴 것으로 점쳤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해말 공장 불법점거 파업에 나서 11월 판매실적의 발목을 붙잡은 바 있다.
이에 백 원장은 “특히 하절기에 이탈과 분열로 인한 사고가 발생할 심산이 크니 사고를 사전에 차단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하지만 이를 제외하면 정 회장의 앞길에 별다른 걸림돌은 없다는 설명이다. 백 원장은 “전체적으로 불신의 고충에서 벗어나게 되고 저조에서 상승으로 부족에서 만족으로 돌아서게 된다”고 내다봤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삼재 끼어 있어”

무난한 한 해를 보냈던 최태원 SK그룹 회장이지만 올해에는 험난한 나날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이 가는 길목마다 ‘삼재’가 끼어있기 때문이다. 백 원장은 특히 “화운이 있어 불이나 화재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며 혀를 찼다.
실제 지난해 12월20일 SK에너지 울산공장에서 폭발이 일어나 현장에서 근로자 1명이 사망하고 6명이 중경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것이 올해 벌어질 사고들의 서막은 아닌지 우려된다.
이와 함께 백 원장은 “외부의 운이 나쁘므로 해외사업에서의 재난이 예고되니 각별한 주의와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미국을 비롯한 베트남 등 해외 곳곳에 SK법인을 세우고, 전방위 투자를 하는 등 해외사업에 온갖 정성을 기울이고 있는 최 회장으로선 귀담아 들을 만한 얘기다.
그러면서도 백 원장은 “삼재를 잘만 다스리면 회사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는 해가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
“전반적 상승세”

구본무 LG그룹 회장에게 지난 2010년은 다시는 떠올리고 싶지 않은 암울한 기억으로 남았다. 특히 LG전자의 ‘F학점’ 성적표는 가슴이 찢어지는 듯 했다. 전세계적으로 스마트폰 열풍이 불어닥쳤지만, 적시에 스마트폰 제품을 내놓지 못하면서 실적이 크게 악화된 데 따른 것이었다.
이에 비례해 주가도 하향곡선을 그렸다. 지난 2009년 말 12만1500원을 기록했던 주가는 연일 미끄러지다 지난해 6월30일 9만1400원까지 떨어지면서 9만원선 붕괴 위험에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젠 구 회장에게도 한줄기 빛이 비출 예정이다. 백 원장은 “구 회장의 올해 운세가 1년 내내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며 “신규 사업 등에서 큰 결실을 얻게 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특히 해외 사업분야에서 눈부신 성과를 얻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백 원장은 “새로운 사업, 특히 해외 사업에 대한 투자를 과감하게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구설 끊이지 않을 것”

지난해 내내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얼굴엔 웃음이 가시지 않았다. 현대자동차가 역대 최대의 실적을 기록하며 거침없는 성장세를 보인 때문이다. 내수시장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의 판매량도 전년 동기보다 10% 증가하는 등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였다. 또 시가총액 40조4207억원을 기록하면서 포스코를 제치고 삼성그룹에 이어 국내 시가총액 2위에 올라서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에 운세까지 정 회장에게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백 원장이 “그 동안 중단됐거나 포기했던 일들이 회생돼 새로운 도약의 발판이 만들어 진다”고 관망했다. 백 원장의 말대로라면 최근 현대건설 인수를 앞두고 있는 정 회장으로선 여간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현대그룹이 현대차그룹을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일단락되는 듯 했던 현대건설 인수전은 현대그룹의 인수자금 내역을 두고 논란이 불거지면서 표류 중인 상태다. 현재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의 새 주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좋은 일만 있는 건 아니다. 백 원장은 정 회장이 예년보다 심하게 노조에 시달릴 것으로 점쳤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해말 공장 불법점거 파업에 나서 11월 판매실적의 발목을 붙잡은 바 있다.
이에 백 원장은 “특히 하절기에 이탈과 분열로 인한 사고가 발생할 심산이 크니 사고를 사전에 차단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하지만 이를 제외하면 정 회장의 앞길에 별다른 걸림돌은 없다는 설명이다. 백 원장은 “전체적으로 불신의 고충에서 벗어나게 되고 저조에서 상승으로 부족에서 만족으로 돌아서게 된다”고 내다봤다.

 

백운비 원장은?
40년 가까운 세월을 종로 5가에서만 보낸 백 원장은 학문연구에 몰두하며 외고집 역학 인생을 살아온 인물로 유명하다. 40세도 안 된 나이에 (사)한국역리학회 최연소 학술부회장을 역임한 그의 경력만 보더라도 그의 역학에 대한 학문적인 깊이는 이미 객관적으로 입증된 셈이다.
그가 역학을 처음 시작한 것은 20대 초반. 역학을 만나기 전에 그는 사법을 전공하며 법학도의 길을 걸었다. 우연한 기회에 역학서적을 접하고 독학으로 역학을 공부했다. 백 원장은 현재 각종 매스컴에 ‘백운비의 사주풀이’를 수십년째 연재하고 있다. 또 유명인들을 비롯해 상담자들의 확실한 검증으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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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엔진 멈춘 3억 마이바흐 미스터리

[단독] 엔진 멈춘 3억 마이바흐 미스터리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서울 소재 H건설사 대표가 타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최고급 사양인 마이바흐가 구매한 지 3년 만에 엔진 고장으로 멈췄다. H사 대표 박모씨는 2022년 말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한성자동차를 상대로 수리비 및 대차료 지급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무상 수리해야 한다고 했던 1심 재판부는 급기야 ‘벤츠의 책임이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2019년식 ‘마이바흐 S560 4MATIC’은 2022년 9월13일 오전 11시, 박씨의 운전기사가 서울 용산 한강로를 주행하던 중 계기판에 엔진 경고등이 켜지면서 차체 진동과 함께 엔진이 멈췄다. 곧바로 차량을 한성자동차 성동서비스센터에 입고했으나 진단은 충격적이었다. 침수차 의심 수리 나 몰라라 “엔진 연소실에 물이 들어가 부품이 손상된 것으로 보인다. 침수 차로 의심된다”며 무상 수리가 어렵다는 것이었다. 이에 박씨와 자동차 감정사는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그날은 폭우나 침수와 무관한 날씨였으며 정상 주행 도중 발생한 차량 고장이었기 때문이다. 원고인 H사는 “벤츠코리아가 제공하는 ‘통합서비스패키지(ISP)’ 보증에 따라 3년 또는 10만km 이내의 결함은 무상 수리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1심 재판부(서울중앙지법 민사47단독, 2024년 7월23일)는 “침수나 연료 혼유 등 외부 요인으로 단정할 증거가 부족하다. 한성자동차는 ISP 약정에 따라 엔진 결함을 무상 수리해야 한다”며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면서 벤츠의 수입사인 한성자동차에 대해 월 400만원의 대차료 배상을 명령했다. 법원은 독립 감정인 강대공씨를 지정해 정밀 감정을 실시했다. 강씨의 감정서에는 “침수 차량에서 보이는 오염 흔적이 없다. 냉각수(부동액) 누출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며 “엔진 내부 수분은 외부 요인이나 정비 과정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추가 사실조회 회신에서도 “혼유(연료 내 수분 혼입) 여부는 감정 범위를 벗어나며, 침수가 아닌 요인으로 인한 수분 유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2심(서울중앙지법 제8-3민사부)에서 피고 측은 반격했다. 벤츠코리아의 법률대리인 김성진 변호사(김앤장 법률사무소)는 지난 8월27일 제출한 준비서면에서 “ISP는 차량 ‘결함’이 발견된 경우에만 적용된다. 외부 수분 유입으로 인한 손상은 명백히 예외 사항이며 제조사 귀책이 없는 이상 무상 수리 의무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성자동차 측(법무법인 세종)도 항소이유서에서 “ISP는 제조상의 하자에 국한된 품질보증 계약이다. 이번 사안은 ‘우발적 손상’으로 보증 대상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3부는 지난 9월26일, “한성자동차의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박씨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판시했다. 2심 판결은 “외부 요인, 제조 결함이 아니”라며 1심을 전면 뒤집은 것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외부 수분 유입으로 인한 손상은 차량 제조사 귀책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ISP는 ‘제조 결함’에 한정된 보증이다. 한성자동차의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밝혔다. 즉, 법원은 이 사건을 ‘차체·부품 결함’이 아닌 ‘사용 중 발생한 외부 요인’으로 결론 내린 것이다. 주행 중 경고등 켜지고 진동 후 엔진 스톱 감정 결과 “누수 없음, 외부 수분 가능성” 결국 박씨는 3년에 걸친 법정 다툼 끝에 패소했다. 따라서, 한성자동차는 더 이상 수리 의무를 부담하지 않게 됐으며, H사의 항소도 기각됐다. 이번 재판의 핵심 쟁점은 ‘수분 유입의 원인’이 제조 결함이냐, 외부 요인이냐였다. 법원은 “차체·부품의 결함으로 인한 냉각수 누수가 없었고, 외부 요인 가능성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결국, 제조물 책임(PL법)에 따른 보증 범위가 아닌 사용·관리상의 문제로 결론이 난 셈이다. 이번 판결은 ‘결함’의 해석 범위를 좁혀 정의한 사례다. 즉, ‘사용자 과실이 아닌 상황’이라도 차체·부품 자체의 결함이 입증되지 않으면 보증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소비자 입증 책임만 더 무거워졌다”며 “ISP나 제조사 보증이 소비자 보호장치로 설계됐지만, 현실적으로 ‘결함 입증’의 벽이 너무 높다. 이번 판결은 소비자가 과실이 없더라도 제조사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선례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번 판결을 “제조물 책임법과 민법상 품질보증의 경계선을 명확히 한 판례”로 평가하고 있다. 박씨의 마이바흐는 결국 엔진을 교체하지 못한 채 3년 동안 방치됐다. 이번 사건은 ‘명차’의 기술력보다 보증 체계의 경계선이 어디까지인지를 가늠케 한 사건이다. 소비자는 결함을 주장할 때 ‘입증의 문턱’을, 제조사는 ‘보증의 한계’를 확인했다. 독일 명차 대명사인 벤츠의 전기차는 해마다 폭발하는 배터리 화재로 뉴스를 장식하고 있다. 전기차뿐만 아닌 내연기관 모델 중에서도 최상위급인 마이바흐조차 원인 모를 엔진 고장으로 멈췄지만, 고객과 3년간 법정 다툼을 이어간 회사로 남겨졌다. 1심선 인정 “무상 수리” 벤츠는 고객과 진행한 재판에선 승소했지만, 우리나라 정부의 제재 착수 대상이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전기차에 저가 배터리를 쓰고도 고가 배터리를 쓴 것처럼 허위 광고한 혐의를 받는 벤츠코리아에 대한 제재에 착수했다. 공정위의 최종 판단은 벤츠코리아와 벤츠 전기차 이용자 간 진행 중인 법적 분쟁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해당 저가 배터리는 지난해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 주차장 화재가 시작된 전기차에도 쓰였다.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8월12일, 벤츠코리아를 표시광고법·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제재해야 한다는 의견을 담은 심사보고서(검찰 공소장에 해당)를 회사 쪽에 발송했다. 벤츠코리아는 자사의 모든 전기차에 중국 1위 배터리 업체인 시에이티엘(CATL)의 배터리가 장착됐다며 허위 사실을 소비자에게 알린 혐의를 받는다. 제휴사 딜러를 상대로 소비자에게 이런 허위 사실을 설명하라고 교육하는 등 소비자를 부당하게 속여 유인한 혐의도 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EQE 차주들은 벤츠 본사, 벤츠코리아, 공식 딜러사 한성자동차 등 판매사 7곳, 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등 리스사 2곳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벤츠 전기차는 지난해 8월1일 인천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화재 사고를 일으켰다. 당시 충전 중이던 벤츠 전기차 한 대에서 불이 나 인근 차량 87대가 전소되고 783대가 그을러 38억원에 달하는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주민 23명은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화재로 아파트 14개 동 1581가구의 수돗물 공급이 끊기고, 5개동 480가구가 단전돼 승강기 운행이 중단되는 등 입주민 불편이 극심했다. 한때 주민 수백명이 피신하는 등 ‘도심 대형 전기차 화재’의 대표 사례로 기록됐다. 하지만 경찰은 장기간의 감식 끝에 “정확한 화재 원인을 확인할 수 없다”며 ‘원인 불명’ 결론을 내렸다. 수사 결과, 해당 벤츠 전기차의 배터리는 중국 CATL이 제조한 셀을 벤츠가 직접 조립해 만든 배터리팩으로 확인됐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벤츠 전기차 대부분(EQE, EQS 등)은 중국 CATL 또는 파라시스(Parasis)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2심에선 “책임 없다” EQA 등 극히 일부 모델에만 LG에너지솔루션, SK온 배터리가 사용된다. 이에 공정위는 화재 발생 이후 벤츠코리아에 대한 직권조사를 시행했다. 공정위는 지난해 9월과 지난 1월에 각각 벤츠코리아 본사와 제휴 딜러사에 대한 현장 조사를 벌여 제재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냈다. 공정위는 벤츠코리아 추가 의견서를 받고, 위원회 회의를 열어 최종 제재 여부와 수위를 확정할 예정이다. 표시광고법 위반 시 관련 매출액 최대 2%, 공정거래법 위반 시 최대 4% 내에서 과징금이 산정, 제재 강도가 낮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공정위 제재 착수에도 벤츠의 콧대는 꺾이지 않았다. 벤츠코리아는 “심사보고서의 결론은 당사의 법률적 판단과는 일치하지 않으며 제기된 혐의는 근거가 없다고 보고 있다”며 “추후 심사보고서 내용을 면밀히 검토한 후, 절차에 따라 의견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정위 판단을 존중하지만, 회사의 법률적 판단과는 일치하지 않는다”며 “제기된 혐의는 근거가 없다고 보고 있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해 진통이 예상된다. 벤츠 전기차는 지난해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대형 화재를 낸 데 이어, 최근 수원시에서도 유사한 사고를 일으켜 배터리 안정 논란을 다시 불러일으켰다. 지난 10월5일 경찰과 소방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4분경 경기 수원시 권선구의 1800세대 규모 아파트 지하 1층 주차장에 서 있던 벤츠 전기차에 불이 났다. 이 불로 관리사무소 50대 직원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주민 수십여명이 명절 전날 오전 한때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 사고로 벤츠 전기차를 포함해 인근 차량 3대가 불에 탔고, 주차장 내부가 그을려 한동안 입주민 출입이 통제됐다. 소방당국은 ‘지하주차장 차량에서 연기가 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 펌프차 등 장비 10여대와 소방관 50여명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였다. 화재 발생 20여분 만에 연소 확대를 저지했고, 오전 8시43분경 초진에 성공했다. 이후 잔불 정리와 차량 냉각 작업을 거쳐 오전 10시16분에 완진시켰다. 소방 관계자는 “119 신고가 신속했고 출동 거리가 짧아 초기 대응이 빠르게 이뤄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법원 ‘결함 아님’ 판결 ‘제재 대상’ 벤츠 편든 재판부 소방대원들은 불이 난 차량을 지상으로 끌어올려 열기를 식히는 등 2차 발화를 막기 위한 안전조치를 이어갔다. 현재까지 파악된 바에 따르면, 화재 당시 차량은 충전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배터리 결함에 의한 발화인지, 전선 또는 충전기 접속부 문제 등 다른 원인에 의한 것인지는 아직 조사 중이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합동감식을 실시해 배터리팩 손상 여부 및 충전 설비 결함을 중심으로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화재 차량은 2023년식 EQA-250 모델로 SK온 배터리가 장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내 전기차 등록 대수는 지난 9월 기준, 60만대를 돌파했지만 화재 사고 관련 안전 관리는 미흡한 상태다. 국토교통부는 청라 화재 이후 지하주차장 내 전기차 충전소 안전기준 강화안을 추진 중이지만, 구체적인 방재 설비 기준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지방자치단체별 안전관리 강화 조례도 제각각이다. 지속되는 품질 문제에 전기차 관련 허위광고 혐의까지 겹치면서 벤츠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벤츠코리아 설립 이후 최대 위기”라는 평가도 나온다. 여기에 국내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 노조의 파업으로 서비스 품질 저하 문제가 불거지며 브랜드 이미지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연일 터진 사고 이전까지 벤츠는 국내 수입 전기차 시장에서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QA·EQB에 이어 전기 세단 EQE·EQS까지 라인업을 확대하며 시장을 선도했다. 2023년에는 전기차 판매량 9282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2024년 8월 벤츠 EQE 전기차 화재 사고 이후 분위기는 급변했다. 화재 전 월평균 400대 수준이던 판매량은 사고 이후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벤츠 전기차 판매량은 768대로, 전년 동기(2764대) 대비 72.2% 줄었다. 사고 이후 월 판매량은 100~200대에 그치며 반등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벤츠의 국내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의 노조 파업도 새로운 악재다. 수입차 업계는 딜러사와 벤츠코리아가 별개 법인임에도 불구하고 노조 파업으로 소비자 피해가 커지고 있어 결국 벤츠의 이미지 실추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추락하는 럭셔리카 한성자동차 노조는 지난 7월 31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2023년 노조 설립 이후 진행된 3년 연속 파업으로, 사실상 매년 파업을 이어오고 있다. 노조는 구조조정과 차량 할인에 영업사원 인센티브를 활용하는 ‘선수당 할인’ 제도 등에 반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부 정비 인력까지 준법투쟁에 나서면서 서비스 지연도 발생하고 있다. 실제 차량 정비 예약이 당일 일방적으로 취소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소비자 불만은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벤츠의 사후 관리 부실은 결국 한성자동차 탓”이라는 비판까지 나온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