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특집-굿바이2010> ⑦2010년 화제의 10인방

그들에겐 절대 잊지 못할 2010년 “포에버~!”


괄목할 만한 행보 ‘승승장구’ 이재오·손학규
가장 주목 받는 여성 기업가 이부진·현정은

어느새 2010년이 저물었다. 눈 깜짝할 새에 지나간 한해였다. 하지만 가만히 돌이켜보니 이런저런 일들이 많았던 것 같다. 하지만 그뿐,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 봐도 자세히 생각나지는 않는다. 이에 <일요시사>는 2010년 화제의 중심에 섰던 인물을 정치·경제·사회·연예·스포츠 분야별로 꼽아 당시를 돌이켜봤다.

권력의 핵 이재오

이재오 특임장관에게 2010년은 기억에 남을 한해가 됐다. 장관급인 국민권익위원장 자리를 던지고 7·28 국회의원 재·보선에 출마, 당선을 거머쥔 데 이어 특임장관 자리까지 꿰 차는 등 승승장구한 때문이다.

이재오 특임장관은 30여년간 민주화운동을 하면서 5차례에 걸쳐 10여년 동안 옥고를 치른 재야 운동가다. 지난 1996년 15대 총선을 앞두고 집권 여당 신한국당에 입당, 3선을 내리 지냈다. 또 한나라당 원내총무, 사무총장, 원내대표 등 주요 당직을 거쳤고 최고위원까지 지냈을 만큼 리더십과 카리스마, 정치력을 겸비했다는 평가다.

지난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과 본선 때 이명박 캠프 좌장을 맡아 선거운동을 진두지휘하면서 최고 실세로 급부상, 현 정권 창출의 1등 공신으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야구모자에 티셔츠를 입고 자전거로 지역구를 누빌 만큼 소탈한 성격의 소유자로 알려졌다.

다시 일어난 손학규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2010년 행보는 괄목할 만하다. 지방선거에서 지원사격으로 연전연승을 이끌어냈으며, 재보선에 출마해 당당히 승리한데 이어 전당대회서 당대표로 선출되기도 했다.


1993년 재·보선에서 민자당 후보로 경기 광명을에서 당선되면서 14대 국회에 입성한 손 대표는 15~16대 총선에서 신한국당·한나라당 후보로 당선되며 3선 의원이 됐다. 이후 민자당·신한국당 대변인, 신한국당 정책조정위원장·총재 정무특보, 한나라당 총재 비서실장 등을 역임했다.

정치인으로서의 경력 외에도 김영삼 정부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을, 김대중 정부 시절에는 경기도지사를 지내면서 입법·행정부를 두루 거쳤다. 2006년 6월 경기도지사직에서 물러난 뒤에는 100여 일간 전국을 돌며 ‘민심대장정’에 나서기도 했다.

한나라당의 ‘잠룡’ 가운데 하나로 꼽히던 손 후보는 대선을 앞둔 2007년 3월 “새로운 길을 열겠다”며 한나라당을 탈당, 그해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섰지만 정동영 후보에 패배했다. 이후 대통합민주신당을 거쳐 통합민주당을 이끌었으나 2008년 18대 총선 패배 이후 민주당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춘천에서 2년여간 칩거하다 정치에 복귀했다.

초고속 승진 이부진

이건희 회장의 장녀인 이부진 에버랜드·호텔신라 전무가 부사장직을 생략하고 무려 두 계단이나 뛰어오르면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삼성 창립 72년 사상 처음으로 여성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탄생한 것. 동시에 오빠인 이재용 사장과 함께 본격적인 ‘3세 경영시대’를 열어 나가게 됐다.

이 사장의 파격 승진은 회사의 성장과 발전에 크게 기여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호텔신라는 이 사장 입사 이후 매출액이 2002년 4157억원에서 지난해 1조2132억원으로 세 배 가까이 늘어나는 등 고속 성장을 계속해왔다. 또 최근에는 롯데 면세점과의 ‘루이뷔통 유치전’을 승리로 이끌면서, 호텔신라 면세점은 세계 최초의 루이뷔통 입점 공항 면세점이라는 타이틀을 얻기도 했다.

대원외고와 연세대 아동학과를 졸업한 이 사장은 1995년 삼성복지재단 기획지원팀에 입사해 잠시 삼성전자 전략기획팀에 몸담았다. 이후 2001년에 “호텔사업에 관심이 있다”며 호텔신라로 자리를 옮겨 지난해 1월 전무로 승진했다.


저주받은 승자 현정은

2010년 인수시장의 대어, 현대건설 인수를 놓고 현대그룹은 피 튀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당초 현대차그룹을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일단락되는 듯 했지만 자금출처를 비롯한 각종 논란이 불거져 나오면서 현재 현대그룹은 ‘다잡은 고기’를 놓칠 위기다.

이에 그 누구보다 곤란한 표정을 짓는 것은 현정은 회장이다. 남편과 시아버지의 손때가 묻은 회사라는 점을 차치하더라도 경영권을 위해 반드시 ‘먹어야’ 하는 처지인 때문이다.

사회 이슈 파란 일으킨 장본인 박칼린·허각
대한민국 전 세계에 알린 장동건·소녀시대
아시아 스포츠 스타의 탄생, 박태환·여민지


현 회장은 남편 고 정몽헌 회장이 세상을 떠난 지난 2003년, 그룹의 총수로 오르게 됐다. 21세에 현대가로 시집온 후 27년 동안 살림만 하다 국내를 대표하는 그룹의 지휘봉을 넘겨받은 것. ‘현대가의 며느리’들이 대외활동을 삼가는 게 보통인데 비해 매우 파격적인 행보였다. 이후 현 회장은 현대그룹을 진두지휘하며 지금까지 지켜왔다.

칼마에 신드롬 박칼린

박칼린은 KBS 2TV <남자의 자격>에서 34명의 오합지졸 합창단원들을 이끄는 모습으로 이른바 ‘칼마에 신드롬’을 일으켰다. 박칼린은 이국적인 외모와 좌중을 휘어잡는 카리스마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실제로 그녀는 뮤지컬계에서 ‘마녀’로 불릴 만큼 빈틈없고 냉철한 카리스마의 소유자로 유명하다. 하지만 사적인 자리에서는 여성스럽고 애교 넘치는 매력적인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인 아버지와 리투아니아계 미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박칼린은 뮤지컬 <명성황후> <오페라의 유령> <사운드 오브 뮤직> <페임> <렌트> <시카고> <미녀와 야수> <노틀담의 꼽추> <아이다> <한여름 밤의 꿈> 등 국내 뮤지컬사에 획을 긋는 작품들의 음악감독을 맡았다.

기적을 노래한 가수 허각

허각은 화제의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2>의 최종우승자로 선정되면서 상금 2억원과 가수데뷔의 기회를 거머쥐게 됐다. 그는 <슈퍼스타K2>가 내세운 ‘기적을 노래하라’는 슬로건에 가장 어울리는 지원자였다. 키 163cm에 편부 슬하에서 자란 그는 가난 때문에 학업을 이어갈 수 없었다. 중학교 학력이 전부다.

낮에는 배관공으로 굵은 땀방울을 흘린 그는 해가 지면 행사 무대를 주름잡았다. 가수의 꿈을 포기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뜨거운 열정은 끝내 그를 최종 우승자로 이끌었다. ‘인간승리’의 표본인 셈이다.

올해 스물여섯의 인천 출신의 허각은 행사가수로 활동하던 가수 지망생이다. 2004년 쌍둥이 형 허공과 SBS ‘진실게임’에 출연한 바 있다. 당시 방송출연으로 3세 때 헤어진 어머니와 재회하기도 했다.

아시아의 조니 뎁 장동건

대한민국의 명품배우 장동건이 영화 <워리어스 웨이>로 할리우드에 진출하면서 한국을 널리 알렸다. <워리어스 웨이>는 칼을 버리고 평범한 삶을 선택한 세계 최강의 전사가 사랑하는 이들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운명적인 스토리를 그린 할리우드 액션 블록버스터다. 특히 이 작품은 <매트릭스> <반지의 제왕>의 제작자인 배리 오스본이 프로듀서로 참여하면서 더욱 화제가 됐다.

장동건은 <캐리비안의 해적>의 제프리 러쉬, <슈퍼맨 리턴즈> 슈퍼맨의 연인 케이트 보스워스, <타이탄> <로빈후드>의 대니 휴스턴 등 쟁쟁한 할리우드 연기파 배우들 사이에서 탁월한 연기력을 뽐냈다.

이에 따라 장동건은 CNN, AP 통신, CBS 등 미국 주류 언론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특히 CNN은 장동건을 “아시아의 조니 뎁”으로 소개하면서 “이제 할리우드는 대한민국 배우 장동건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라고 보도했다.


일본 한류 돌풍 소녀시대

일본에 진출한 소녀시대가 한류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 소녀시대는 일본에 진출한 지 불과 1주일 만에 4만4907장의 앨범 판매량을 기록하고 오리콘 차트 4위에 오르는 등 순항하기 시작했다. 이는 일본 외 지역 여성 가수 데뷔 싱글 사상 최고 판매량으로 국내는 물론 일본에서도 큰 화제가 됐다.

이후 2주차 때는 1만7792장으로 6위에 오른데 이어, 3주차에는 7만5276장의 음반 판매고를 올리며 오리콘 주간 싱글차트에서 3주 연속 톱10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리고 그 열기는 지금까지 이어져 일본가요팬들이 ‘소녀앓이’에 빠져있다는 말이 어울릴 만큼 일본에서의 소녀시대 열풍은 식지 않고 있다. 이와 함께 소녀시대는 일본 유력 경제 주간지 <닛케이 비즈니스> 표지에 등장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커버스토리로 다뤄진 기사를 통해 <닛케이 비즈니스>는 “소녀시대는 일본진출에 성공한 NHN,  이마트, CJ엔터테인먼트 등 한국기업과 공통점이 많다”며 “철저한 준비와 노력을 바탕으로 한 프로다운 높은 완성도와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지향한 전략이 바로 이들의 공통점”이라고 소개했다.

살아있는 마린보이 박태환

박태환은 2006 도하 아시안게임에 이어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또다시 3관왕(자유형 200m, 400m, 1500m)에 등극하는 위업을 달성했다. ‘아시아의 인어’ 최윤희가 가지고 있는 한국 수영 아시안게임 최다 금메달 기록(5개)도 갈아치웠다.


이번 아시안게임의 성과는 지난 위기를 딛고 이뤄낸 일이어서 더욱 값졌다. 박태환은 2009 로마세계선수권대회 400m, 200m, 1500m 세 종목에서 모두 결선진출에 실패하는 충격적 부진을 겪은 바 있다. 당시 박태환 스스로도 은퇴를 생각할 정도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어린 시절 천식을 앓던 약골 소년에서 수영계의 살아있는 전설로 성장한 박태환.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충분히 만족할 만한 성과를 이뤄냈지만, 21살의 박태환은 여전히 성장 중이다.

여자 박주영 돌풍 여민지

여민지는 U-17 여자 월드컵에서 우승컵과 골든볼(MVP), 골든부트(득점왕)까지 좀처럼 나오기 어려운 대기록인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지소연에 이어 또 한 명의 월드스타가 탄생한 것.

아시아에선 최초이며, 여자 선수로는 2003년 미국월드컵 비르기크 프린츠(독일), 2008년 칠레 U-20 월드컵 시드니 레룩스(미국), 2010년 독일 U-20 월드컵에서 달성한 알렉산드라 포프(독일)에 이어 역대 4번째다.

벌써부터 한국여자축구는 지소연과 여민지가 함께 공격진을 이끌 막강 화력의 대표팀을 구상, 2012년 런던올림픽과 2015년 여자월드컵에서의 활약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축구를 배운 여민지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U-16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였다. 당시 여민지는 한 차례 해트트릭을 포함해 10골을 넣는 득점력을 과시했다. 득점왕에 오른 여민지는 ‘여자 박주영’이라 불리며 여자축구의 차세대 스트라이커로 꼽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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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