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특집-굿바이 2010> ③재계 달군 핫 키워드 7

말 많고 탈 많았던 경인년 ‘정신없이 갔다’


지긋지긋’ 글로벌 금융위기 끝난 안도감 잠시
곳곳서 뿜어져 나온 ‘냉기’로 다시 긴장모드

2010년 재계는 그야말로 다사다난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지났다는 안도감도 잠시. 여기저기서 뿜어져 나온 ‘냉기’로 다시 긴장모드가 조성됐다. 경인년 재계엔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 굵직굵직한 일곱 가지 이슈로 되돌아봤다.

2010년 불어 닥친 스마트폰 열풍은 IT업계의 최대 이슈였다. 그 여파가 생활의 방식마저 바꿀 정도로 컸다.
지난해 12월 애플의 ‘아이폰’이 국내 출시되며 불붙은 스마트폰 시장은 지난 1년간 급성장했다. 2010년 한해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는 무려 600만명에 달한다.

삼성 웃고 LG 운
‘스마트폰 열풍’


지난해보다 12배가 늘어난 규모다. 휴대폰 판매순위도 1∼4위를 모두 스마트폰이 싹쓸이했다. 내년엔 스마트폰의 휴대폰 시장 점유율이 50∼6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애플에 비해 뒤늦게 스마트폰 ‘갤럭시S’를 내놨지만 대히트를 쳤다. 아이폰은 160만대가, 갤럭시S는 출시 5개월 만에 무려 180만대가 팔렸다.

부진에 허덕이던 팬택은 스마트폰 바람을 타고 스마트폰 시장 2위로 올라섰다. 팬택은 ‘시리우스’ 12만대, ‘이자르’ 25만대, ‘베가’ 24만대, ‘미라크’ 19만대의 국내 판매고를 올렸다. 반면 LG전자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제대로 기를 펴지 못했다. LG전자는 지난해만 해도 30%의 국내 휴대폰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으나, 올해 반토막이 났다.

실적도 스마트폰 분야에 대한 부진으로 3분기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되는 굴욕을 당했다. ‘옵티머스’시리즈로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있지만, 과거의 점유율을 되찾을지는 좀 더 지켜볼 일이다.

저주만 내린
‘M&A 태풍’

올해 재계엔 인수·합병(M&A) 태풍이 몰아쳤다. 그 어느 때보다 기업 M&A가 활발했다. ‘주인’을 기다린 매물들도 하나같이 대어급이라 경쟁이 치열했다. 가장 관심을 모은 인수전은 현대건설이다. 현대·기아차그룹과 현대그룹이 ‘혈투’를 벌인 결과 현대그룹의 승리로 마무리되는 듯 했으나, 현재 돌아가는 상황은 그 끝을 알 수 없을 만큼 대혼란을 겪고 있다.


현대그룹은 현대건설 인수금액으로 약 5조5000억원을 제시했는데, 돈이 없는 게 문제다. 상당 부분을 차입하다보니 뒷말과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결국 채권단은 현대그룹으로의 현대건설 매각작업이 중단되는 쪽으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그룹으로선 ‘다잡은 고기’를 놓치기 일보 직전인 셈이다.

외환은행도 주인을 찾았지만, 쉽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4조7000억원짜리 외환은행을 단숨에 낚아챘지만, 넘어야 할 산이 첩첩산중이다. 아직 투자자를 유치하지 못했고, 외환은행 내부의 반발이 심하다. ‘먹튀’론스타의 배를 불려준 앞잡이 노릇을 했다는 비난도 적지 않다.

두 인수전이 난항을 겪자 재계에선 ‘승자의 저주’가 자주 거론됐다. 2006년 대우건설을 인수한 대가로 유동성 위기에 몰린 금호아시아나그룹, 2008년 대우조선해양을 먹었다가 감당이 안 돼 도로 뱉은 한화그룹이 대표적이다.

2006년 홈에버를 인수한 이랜드그룹, 2007년 남광토건을 인수한 대한전선그룹, 2008년 하이마트를 인수한 유진그룹 등도 모두 비슷한 고통을 겪어야 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지났다는 안도를 할 무렵부터 검찰의 매서운 칼날이 재계 전방위로 확산됐다. 재계는 바짝 긴장했다. ‘검풍’이 언제 어디로 휘몰아칠지 몰라서다.

기업 수난시대
‘전방위 검풍’

재계를 향한 사정폭풍이 감지된 것은 지난 6월부터다. 이명박 대통령은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지만, 대기업들이 굼뜬 움직임을 보이면서 심상치 않은 기류가 흐르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해 5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개점휴업’에 들어갔던 대검 중수부가 1년4개월 만에 재가동되자 대대적인 ‘대기업 손보기’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우려는 현실로 나타났다. 재정비를 끝낸 검찰은 예전보다 더욱 예리해진 칼날로 재계 압박에 나섰다. 그 신호탄은 한화그룹이었다. 이어 태광그룹, C&그룹까지 검풍이 동시다발로 매섭게 몰아쳤다. 검찰과 재계, 정치권 안팎에선 ‘다음 타깃’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한화, 태광, C&에 이은 제4, 5의 ‘제물’로 유력한 대기업은 적게는 2∼3곳, 많게는 5∼6곳으로 압축됐다. 이들 기업은 구린내만 풍기다 수면 아래에서 잠자고 있는 사건을 품고 있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검찰은 이렇다 할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수개월째 제자리만 맴돌고 있는 모양새다. 검찰이 별다른 소득 없이 변죽만 울리다 말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쳐진다. 재계는 갈 길 바쁜 기업들의 발목이나 잡지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검찰 수사가 빛을 발한 곳은 상조업계다. 올해 국내 내로라하는 상조업체 경영진이 줄줄이 쇠고랑을 찼다.

고객돈 빼돌린
‘상조비리 파문’

검찰은 지난 5월 불공정 계약을 통해 300억원대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로 최철홍 보람상조 회장을 구속 기소했다. 최 회장은 지난 8월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또 지난 9월 회원수 15만명을 보유한 한라상조 박헌춘 대표가 회삿돈 25억원을 빼돌려 부동산을 사들이는 등 개인적으로 사용한 혐의로 구속된데 이어 지난 11월 회사 자금 약 131억원을 빼돌려 개인 재산을 불린 박헌준 현대종합상조 회장이 구속됐다.

최근엔 직원 수당을 허위 지급하거나 회사 자금으로 자신들이 보유한 주식을 고가로 사들이는 수법으로 122억원을 횡령한 나기천 국민상조 대표가 구속기소됐다. 상조업체들은 숨죽인 채 검찰 수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후폭풍이 업계 전체로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상조업체들 뿐만 아니라 회원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지금까지 납입한 회비를 떼일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동안 곪을 대로 곪은 상조업계의 문제는 이미 여러 번 도마에 올랐다. 정부가 소비자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마련한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 및 시행규칙’개정안(고객 납입금의 50%를 사업자가 의무적으로 금융기관에 예치 등)이 지난 9월부터 시행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사실상 ‘무법지대’였다.

권택기 한나라당 의원은 “주요 상조업체들의 회계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상당수 회사들이 자본잠식 상태”라며 “상조업체들의 부실은 줄도산으로, 줄도산은 소비자 피해로 연결되기 때문에 업계 전체는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것과 같다”고 지적한 바 있다.

총수들 컴백
‘왕의 귀환’

검풍이 거세게 몰아친 와중에 과거 문제를 일으키고 사퇴했던 거물 총수들이 속속 컴백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3월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김용철 변호사(삼성그룹 전 법무팀장)의 삼성그룹 비자금 폭로에 따른 특검 수사로 2008년 4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지 23개월 만이다.

‘왕의 귀환’은 2008년 말 단독 사면이 결정된 순간부터 가시화됐다. 이후 사면된 지 열흘 만에 가족과 함께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복귀론이 힘을 받았다. 국내 재계의 최대 거물인 만큼 그의 컴백을 놓고 의미와 배경, 전망 등이 쏟아졌다. 이 회장의 경영 복귀 명분은 ‘위기 극복’이었다. 그는 “삼성을 대표하는 제품이 10년 뒤엔 사라진다”며 ‘위기론’을 들고 나왔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도 지난 11월 돌아왔다. 동생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과 벌인 ‘형제의 난’으로 왕좌에서 물러난 지 15개월 만이다. 직함도 명예회장에서 다시 회장을 되찾았다. 박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금호산업, 금호타이어, 대한통운 등 박찬구 회장이 맡고 있는 석유화학 부문을 제외한 계열사들의 경영을 맡게 됐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대우건설 인수·합병의 후유증으로 지난해 말 금호산업, 금호타이어 등 주요 계열사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갔다.

금호석유화학과 아시아나항공은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통해 구조조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박 회장은 사장단 회의를 직접 주재하고 공식 대외활동을 벌이는 등 적극적인 대내외 활동을 벌이며 경영 정상화에 앞장서고 있다.

올 하반기 기업 내부 분위기는 삭막하다. 엄격한 신상필벌의 평가와 분위기 쇄신, 과감한 ‘황태자 체제’ 전환 등이 맞물려 대대적인 ‘물갈이’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그룹 내 서열지도가 새롭게 짜였다.


젊게 더 젊게
‘조직 물갈이’

재계 인사의 최대 이슈인 삼성그룹은 본격적인 ‘이재용 시대’를 염두에 둔 기본 틀을 재정비했다. 노장들이 물러난 자리에 ‘젊은 피’들을 대거 수혈한 것. 이건희 회장이 앞서 수차례 강조한 젊은 조직론, 젊은 리더론 대로 사장으로 승진된 인사들의 평균 연령은 기존 53.7세에서 51.3세로 대폭 떨어졌다.

LG그룹도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각 사업부의 수장이 대거 교체됐다. 이밖에 현대·기아차그룹, SK그룹, 롯데그룹, 한화그룹 등 주요 대기업 인사도 모두 ‘쇄신’에 방점이 찍혀 있다. 특히 금융권에 인사 태풍이 예고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내년 2월 중순으로 예정된 이사회까지 라응찬 전 회장 후임 최고경영자를 선임할 예정이다. 검찰이 라 전 회장과 신상훈 사장, 이백순 신한은행장 등 최고경영진에 대한 조사를 조만간 마무리할 예정이어서 검찰의 기소 여부에 따라 CEO 교체폭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 이종휘 우리은행장 등 우리금융지주 경영진과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 김종렬 사장, 김정태 하나은행장 등 하나금융지주의 주요 경영진은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된다. KB금융지주는 이미 지난 8월 부행장 7명을 교체하는 등 대규모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피자에 치킨까지
‘초저가 전쟁’

초저가 먹거리도 화제를 모았다. 이마트는 지난 3월부터 이탈리아에서 직수입한 냉동 피자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수도권 점포에서 판매되는 이 피자는 지름이 45㎝로 유명 피자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일반 사이즈보다 12㎝가 더 크지만 가격은 1만1500원으로 3분의 1 정도다. 이 피자를 판매하는 매장은 손님으로 북적이고 있다. 한 번 주문하면 최대 2시간 정도가 소요될 만큼 인기가 좋다.

롯데마트는 지난 9일 ‘통큰 치킨’을 내놨다. 이마트 피자의 성공이 자극이 됐다. 롯데마트 치킨도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프라이드 1마리(약 900g)를 시중 치킨값에 비해 1만원 정도가 싼 5000원에 파는 파격적인 가격이 비결이다. 개점하자마자 200∼400마리의 하루 판매량 물량이 모두 소진됐다.


하지만 ‘영세상인 죽이기’란 논란이 적지 않았고, 롯데마트는 결국 지난 16일 치킨 판매를 중단했다. 비슷한 논란에 휩싸였던 이마트는 이번 롯데마트의 결정과 상관없이 피자를 계속 판매하고 있다. 이마트 측은 “피자는 치킨과 전혀 다르다. 판매는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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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