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특집> '최고의 워터파크' 슬라이드 베스트 10

‘짜릿한 스릴’무더위 싹 날리세요!

[일요시사 취재1팀] 안재필 기자 = 여름이 다가오면 시원한 물놀이에 대한 욕구가 머리 속을 스친다. 벌써부터 기온이 30도 안팎을 넘나드는 이른 더위가 극성인 가운데, 각 지역 업계에서는 앞다퉈 곳곳에서 워터파크를 개장하고 있다. 워터파크의 계절이 돌아온 것이다. 워터파크하면 그 무엇보다도 더위를 한 방에 날려줄 슬라이드가 머리 속에 떠오르기 마련이다. 각 지역 워터파크의 꽃 슬라이드를 살펴보기로 했다.

예년보다 빨리 다가온 무더위가 한창이다. 반팔에 반바지를 입고 돌아다니는 행인들도 많다. 더위에 지친 아이들은 공원 등지 분수 속에서 물놀이를 즐기기도 한다. 그래서 이르면 4월부터 워터파크 업체들이 개장을 시작했다. 이달부터는 실외시설도 개방하는 추세다. 업자들이 기다리던 여름 시즌이 다가왔음을 의미한다. 또한 모든 워터슬라이드를 마음껏 즐길 수도 있다.

[케리비안베이]
[메가스톰]

‘케리비안베이’에는 지상 37m 높이에서 355m를 내려가는 자기부상 워터코스터와 토네이도 형태가 합쳐진 복합 워터슬라이드 ‘메가스톰’이 있다.메가스톰은 자기부상 원리로 강한 추진력을 얻은 튜브를 타고 시속 50km의 속도로 떨어져 내리는 슬라이드다. 그냥 떨어지기는 섭섭한지 지름 18m의 토네이도를 따라 회전하다가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공중에 뜬 듯한 무중력 체험을 한 뒤 내려온다.  

지상 18m의 높이에서 떨어져 내리는 ‘아쿠아루프’를 빼 놓으면 아쉽다. 입을 꽉 다물고 타야하는 슬라이드로도 이름이 높다. 체감시속 90km를 자랑하는 이 워터슬라이드는 캡슐 속에 들어가 마음의 준비를 하기도 전에 떨어지는 맛이 있다. 실제 속도는 60km 정도지만 루프를 따라 떨어져 내리며 360˚ 회전하는 기분은 슬라이드보다는 번지점프를 하는 기분을 들게 한다.

[원마운트]
[스카이부메랑고]


원마운트를 대표하는 슬라이드로는 ‘스카이부메랑고’와 ‘콜로라이드’가 있다. 스카이부메랑고는 2인용 튜브를 타고 길이 122m의 부메랑고를 향해 떨어진다. 그네처럼 원심력을 통해 하늘로 솟구치는 순간 잠깐 무중력체험을 한다. 2인이 함께 탈 수 있는 고속 하강슬라이드인 콜로라이드도 있다. 콜로라이드는 지상 15m지점에서 떨어져 내리는 듯한 아찔한 재미를 선사한다. 2인승이라 아이들도 걱정 없이 부모와 함께 탈 수 있어 가족이 함께 즐기기 좋다.
 

7층 야외 워터파크에서 시작해 건물 밖 쇼핑몰 거리를 돌아 4층에 있는 실내 워터파크로 내려가는 반투명 슬라이드 ‘투겔라이드’도 있다. 지상 50m의 전망대에서 호수공원을 바라보며 튜브 하나를 타고 낙하하는 ‘윌링더비쉬’와 더불어 원마운트의 명물이라고 할 수 있다.

[오션월드]
[슈퍼부메랑고]

원마운트에 스카이부메랑고가 있다면 ‘오션월드’에는 경사각 68˚를 자랑하는 6인승 ‘슈퍼부메랑고’가 있다. 국내 최대 탑승 인원과 높은 각도를 장점으로 내세우는 슈퍼부메랑고는 6인승에 무게가 남달라 다른 부메랑고보다 박진감 넘치게 움직인다. 기구 높이 최고조에서 6인승의 무게로 뒤로 뚝 떨어진다고 생각해보면 그 속도감을 알 만하다.

휴가철 앞두고 전국 워터파크 속속 개장
인기 많은 어트랙션 예약제도 시행

오션월드를 대표하는 슬라이드에는 스카이부메랑고만 있는 것이 아니다. 최대 길이 300m를 뽐내는 ‘몬스터블라스터’도 대기하고 있다. 300m라는 길이 때문에 탑승 시간은 타 슬라이드보다 긴 편이지만 튜브슬라이드를 타고 시원하게 질주하다보면 어느새 착지풀에 내려앉은 자신을 보게 된다. 이 슬라이드는 높은 인기로 스카이부메랑고와 같이 예약제를 실시하고 있다.

[설악워터피아]
[월드앨리]


'워터피아'의 어트렉션존 가장 높은 자리에는 래프팅존이 있다. 그 곳에 자리하고 있는 ‘월드앨리’는 워터피아의 대표적인 슬라이드다. 최대 4인승인 래프팅튜브를 타고 급강하, 회전, 좌우 진동 등 복합적인 슬라이드를 체험할 수 있다. 실제 래프팅을 하는 듯한 기분은 덤이고 360˚ 회전 등 슬라이드에서만 즐길 수 있는 재미까지 담아 인기가 많다.
 

월드앨리와 더불어 워터피아를 대표하는 슬라이드에는 ‘메일스트롬’이 있다. 깔때기 모양의 원통을 지그재그 회전하며 즐기는 4~6인승 슬라이드로 월드앨리보다 상징성이 크다. 워터파크 밖에서도 보이는 거대한 외견 때문이다. 17m의 높이에서 슬라이드 관을 통해 빠른 속도로 내려가다 상징적인 깔때기 모양의 관 안으로 떨어져 내린다. 입장하기 전에도 보이던 압도적인 존재 속으로 빠져나가는 맛이 일품이다.

[블루캐니언]
[로데오마운틴]

스릴은 덜해 보이지만 색다른 외견으로 재미를 주는 워터슬라이드도 있다. ‘로데오 마운틴’은 암벽 사이 급류를 타고 미끄러져 내려가는 컨셉으로 만들어졌다. 4.5m의 낮은 높이와 22m의 길이로 남녀노소 불문하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워터슬라이드다.

국내 최장의 4인승 어트랙션인 ‘패밀리 슬라이드’도 준비가 되어 있다. 지상 16.5m 높이에서 176m를 빠른 속도로 내려가며 더위를 식혀 준다. 또 같은 높이에서 빠른 속도로 하강하며 언덕을 올라가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기분을 선사하는 ‘업힐슬라이드’도 있다.

[테딘워터파크]
[쓰나미 슬라이드]

해일을 타는 듯한 ‘쓰나미 슬라이드’와 360˚ 회전하며 착지 전에 몸이 날아오르는 ‘튜브 옥토퍼스레이서’도 준비되어 있다. 쓰나미 슬라이드는 2인승 튜브를 타고 내려가서 중앙에 위치한 판의 양 사이드에서 내려오는 급류를 타고 쓸려내려가는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어트렉션이다. 캄캄한 원통으로 들어가 어둠속에 빨려 들어가는 착각을 들게 한다.
 

튜브 옥토퍼스레이서는 컴컴한 원통형 슬라이드 안으로 정신없이 내려가다 360˚ 회전까지 마친 뒤 몸이 공중으로 날아오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어트렉션이다. 속도감을 즐기며 어둔 공간으로 들어갔다가 착지풀에 내려앉는 순간, 갑갑한 공간에서 벗어나는 해방감을 느낄 수 있다.(7월2일 전면 개장)

[리솜스파캐슬]
[마스터블라스터]

4계절 내내 정상 운영하여 계절에 상관없이 워터슬라이드를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마스터블라스터’와 ‘튜브슬라이드’도 있다. 보트를 타고 고저가 반복되는 스릴을 즐기는 마스터블라스터는 총 175m의 거리를 나아간다. 출발하자마자 큰 낙차가 있는 언덕에서 떨어져 내리며 아찔한 낙하감을 맛볼 수 있다.
튜브슬라이드는 코스 길이 143m 아래로 내려가며 빠르게 아래로 향하는 속도감을 즐긴 후 착지풀에 내려 앉아 온 몸에 물이 튀기 전까지 정신 없게 한다.

[롯데워터파크]
[워터코스터]

코너를 돌며 뒤로 넘어갈 듯 확실한 스윙감을 책임질 워터슬라이드가 이곳에 있다. 총 길이 203m, 높이 21m, 6인용 튜브에 탑승하는 ‘더블스윙슬라이드'는 총 두 번의 스윙코스를 통해 짜릿함을 선사하는데, 첫 코스의 스윙감이 사라지기도 전에 다가오는 휘어짐은 한시도 긴장을 놓지 못하게 한다.


지상 22m 위에서 떨어지는 ‘워터코스터’도 빼놓을 수 없다. 워터파크계의 롤러코스터라는 취지대로 300m라는 운행 거리 동안 시원한 속도감과 스릴을 느낄 수 있다.

최고점에 이르면 ‘무중력’ 체험
맨몸으로 ‘뚝’ 번지점프 체감도

6인승의 ‘자이언트부메랑고’도 있다. 탁 트인 하늘을 바라보며 슬라이드를 타고 내려가다 최고점에 이르러 무중력 상태를 체험할 수 있다. 또한 롯데워터파크에는 친구들과 함께 즐길 ‘레이싱 슬라이드’도 존재한다. 색색깔의 슬라이드를 내려오며 누가 더 빠르게 착지점에 도착하는지 경쟁할 수 있다.

[블루원]
[캐논볼슬라이드]

‘블루원’은 아이들보다는 친구, 연인들을 위한 어트랙션이 준비되어 있다. 강한 회오리바람을 타고 도는 것처럼 회전과 낙하를 반복하는 ‘토네이도 슬라이드’는 마치 고공 롤러코스터를 타는 느낌을 준다. 신장 150cm 이상 이용가능하며 성인 전용이다. 대포처럼 수압을 통해 탑승자의 몸을 쏴서 날려버리는 ‘캐논볼’도 있다. 약 3∼4m를 날아가며 순간적으로 공중을 나는 재미를 느끼게 한다. 다만 착지풀의 수심이 깊어 수영 가능한 사람들만 탑승이 가능하다.

앞서 말한 슬라이드들에 비해 제한이 적은(신장 120cm 이상 탑승 가능) ‘캐논볼 슬라이드’도 백미다. 중간 중간 빙빙 돌거나 뒤로 가기도 하는데 속도감은 다른 슬라이드에 비해 떨어질 지 몰라도 정신을 쏙 빼놓는 맛에 인기가 있다. 온몸으로 스피드를 즐길 수 있는 ‘바디슬라이드’도 준비가 돼있다.


[캘리포니아비치]
[트리플다운]

캘리포니아를 떠올리게 하는 이 물놀이 공원에는 각기 다른 개성의 ‘트리플다운 1, 2, 3’이 준비돼 있다. 먼저 ‘트리플다운1’은 맨몸으로 번지점프를 하는 듯한 짜릿한 고공 급하강을 즐길 수 있는 슬라이드다. 순식간에 내려와 얼떨떨할 수는 있지만 탑승 후 남는 짜릿한 여운은 다시금 대기줄로 향하게 한다.

‘트리플다운2’는 내려가는 일정시간 동안 스피드가 올라가다 고공 급 하강 시 몸이 살짝 뜨는 스릴을 느낄 수 있다. 속도가 붙을 때까지의 시간을 즐기다 갑작스럽게 다가오는 하강은 순간적으로 몸을 움츠리게 만든다. 마지막으로 ‘트리플다운3’은 맨몸으로 타는 슬라이드로 터널 안을 빠른 속도로 내려가며 연속된 급커브 코스들을 통과하게 한다.

서서 타는 ‘더블익스트림’도 있다. 맨몸으로 스카이박스라는 캡슐에 들어가자마자 바닥이 순식간에 사라지며 아래로 추락하는 기분을 맛보는 스릴 넘치는 슬라이드다. 갑작스럽게 사라지는 바닥에 당황할 새도 없이 엄청난 속도로 코스를 따라 떨어지는 모양은 마치 영화 속 추락 장면을 겪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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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년 만에 해체’ 검찰 분해 전조

‘78년 만에 해체’ 검찰 분해 전조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검찰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한때 정부의 ‘칼’ 역할을 맡아 위세를 떨쳤던 검찰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되면서 우리나라는 또 한 번 가보지 않은 길을 가게 됐다. 검찰청이 완전히 폐지되기까지 유예기간은 1년. 검찰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살펴봤다. 검찰은 새 정부가 출범할 때마다 그 쓰임새가 달라졌다. 개혁의 도구로 이용되기도 했고 개혁의 대상으로 전락한 적도 있다. 칼로 쓰이면서 동시에 고쳐야 할 기관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하지만 어떤 정부도 검찰의 존재 자체를 지우진 못했다. 견제 기관을 만들어 권한을 축소한 적은 있지만 ‘폐지’를 가시화한 적은 없었다는 뜻이다. 대통령 의지 당이 화답? 지난달 26일 검찰청을 폐지하고 기획재정부를 분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개정안에 따라 검찰청은 설립 78년 만에 문을 닫게 됐다. 검찰청 업무 중 수사는 중대범죄수사청(이하 중수청), 기소는 공소청이 맡는다. 중수청은 행정안전부 장관, 공소청은 법무부 장관 소속으로 정해졌다. 검찰청 폐지와 중수청·공소청 설치에는 1년 유예기간을 두기로 했다. 지난달 30일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되면서 검찰청 폐지는 내년 10월로 정해졌다. 내년 10월1일에 법률안이 공포되고 이튿날인 10월2일 중수청·공소청이 설치되는 것이다. 문재인정부가 검찰의 권한을 줄이는 방향으로 검찰개혁을 본격화한 데 이어 이재명정부에서 검찰 폐지를 결정하면서 진보 정부의 숙원이 이뤄졌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이정부 출범 직후부터 검찰청을 폐지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검찰의 수사‧기소 업무를 분리하고 수사권 등은 신설 기관으로 이관하겠다는 게 주요 내용이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취임한 이후부터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정 대표는 당 대표 선거 전부터 “추석 전 처리”를 공공연하게 말해왔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국무회의에서 “검찰이 되도 않는 것을 기소해 무죄를 받고 나면 면책하려고 항소하고, 상고하면서 국민한테 고통을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형사소송법에 ‘10명의 범인을 놓쳐도 1명의 억울한 사람을 만들면 안 된다’는 말이 있다”며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의 이익, 무죄추정의 원칙(으로 하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혹시 무죄거나 무혐의일 수 있으면 기소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검찰이) 마음에 안 들면 기소해서 고통을 주고 자기 편이면 죄가 명확한데도 봐주면서 기준이 다 무너졌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에게 “1심이 무죄라고 했는데 (검찰이) 무조건 항소해서 유죄로 바뀌면 타당한가”라며 “검찰이 1심에서 무죄 난 사건을 항소해서 유죄로 바뀔 가능성이 얼마나 되나”라고 물었다. 정부조직법 개정안 통과 내년 10월 폐지 확정돼 정 장관이 ‘5% 정도’라고 답하자 이 대통령은 “95%는 무죄를 한 번 더 확인하기 위해서 항소심으로 생고생한다는 말”이라며 “나중엔 무죄는 났는데 집안이 망했다, 이거 윤석열 대통령이 한 말 아닌가”라고 했다. 또 “국가가 왜 이리 국민한테 잔인한가”라며 “인류 수천년 역사에서 경험으로 정한 역사가 있다. 의심스러우면 피고인 이익으로 하라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검찰청 폐지를 바라보는 정치권의 시각은 극명하게 엇갈린다. 검찰개혁을 숙원으로 여겼던 여권에선 일제히 ‘환영’의 뜻을 보였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일방 독주’라고 비판했다. 실제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국민의힘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퇴장하면서 민주당 주도로 표결이 진행됐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정부조직법 개정안 본회의 의결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대중 대통령님에게 사형을 구형했고 노무현 대통령님을 죽음으로까지 내몰았던 정권의 칼, 검찰은 이제 사라졌다”며 “역사적인 날이다. 검찰청이 78년의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과 함께 기자간담회를 진행한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78년이라는 세월 사이 우린 여러 번에 걸친 개혁의 후퇴, 개혁의 좌절을 맛보기도 했다”며 “이제는 그 길을 다시 가지 않겠다고 하는 개혁 의지가 제대로 발현된 정부조직법”이라고 개정안을 평가했다. 표결에 불참한 국민의힘은 강하게 반발했다. 국민의힘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이재명정권이 끝내 검찰청을 없앴다. 이는 간판을 바꾼 문제가 아니라 국민을 지켜주던 마지막 사법 안전망을 무너뜨린 폭거”라며 “가장 먼저 피해를 보는 건 사회적 약자”라는 내용의 논평을 냈다. 그러면서 “그 공백은 가장 약한 곳에서부터 드러난다. 아동 학대, 장애인 대상 범죄, 노인 학대 사건은 피해자가 말문을 열기 어렵고 증거는 금세 사라진다”며 “예전에는 빠진 단서를 보완하고 잘못된 수사를 되돌릴 두 번째 기회가 있었지만 이제 그 문이 닫혔다”고 비판했다. 검사들은 집단 반발 하루아침에 조직이 사라지게 된 검찰 내부는 참담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위헌 소지가 있다는 입장이다. 노 대행은 지난달 29일 검찰 구성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78년간 국민과 함께해 온 검찰이 충분한 논의나 대비 없이 폐지되는 현실에 총장 직무대행으로서 매우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이어 “헌법상 명시된 검찰을 법률로 폐지하는 것은 위헌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역대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들도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명백한 위헌”이라면서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들은 “헌법은 89조에서 검찰총장 임명에 대해, 또한 제12조와 제16조에서는 검사의 영장 청구권에 대해 명백히 규정하고 있다”며 “이런 규정은 헌법의 삼권분립의 원칙에 따라 정부의 준사법기관인 검찰청을 둔다는 것을 명백히 한 것이므로 이를 폐지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설명했다. 검사들 사이에서도 동요가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정부 1호 법안인 3대 특검법을 통해 발동한 특검에 파견된 검사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은 상황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현재 3대 특검팀에는 110명의 검사와 99명의 검찰 수사관이 파견돼있다. 김건희 특검팀에는 40명, 내란 특검팀과 채 상병 특검팀에는 각각 56명, 14명의 검사가 근무하고 있다. 김건희 특검팀과 내란 특검팀에 파견된 검사 수를 보면 웬만한 일선 검찰청 검사 정원 규모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 가운데 김건희 특검팀에 파견된 검사들이 “검찰청으로 복귀하겠다”고 요청한 사실이 드러났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 국무회의 의결에 대한 집단 반발로 해석된다. 위헌 주장 헌재 가나 검사들은 지난달 30일 민중기 특검에게 입장문을 제출했다. 입장문에는 정부여당의 검찰개혁 핵심은 ‘수사와 기소의 분리’ ‘검찰의 직접 수사 금지’인데 특검에 검사들이 남는 건 모순이라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여권이나 시민사회 단체 등에서는 ‘자업자득’이라는 의견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검찰이 정권의 입맛에 따라 칼을 휘두르면서 현재 상황을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권력의 방향에 따라 태도를 달리하는 검찰에게 수사권과 기소권을 동시에 줄 수 없다는 의지가 이번 정부조직법 개정안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실제 진보 정부에서는 오랜 시간 검찰의 권한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개혁을 시도해 왔다. 본격화된 것은 문정부 때부터지만, 그 시발점은 김대중·노무현정부 때라고 봐야 한다. 검·경 수사권 조정,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설립 등 검찰개혁의 핵심 방안들은 다 그 시기에 나왔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의 검찰개혁은 실패했다. 검찰의 반발이 대단했고 당시 정치권에 대한 전방위적인 수사를 진행하면서 이들의 위세도 엄청났다. 실질적인 검찰개혁이 이뤄진 건 문정부 들어서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검찰개혁에 대한 목소리가 커졌고 국민 여론도 정부에 힘을 더했다. 문정부에서 검찰은 ‘적폐 청산’의 칼로 기능하면서 동시에 개혁 대상으로 지목됐다. 검·경 수사권 조정이 이뤄졌고 공수처가 출범했다. 문제는 검찰개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내부 출혈이 상당했다는 점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박근혜정부에서 국가정보원 댓글 수사 이후 한직으로 좌천돼있던 윤석열 전 대통령을 서울중앙지검장, 검찰총장으로 연이어 영전시켰다. 진보 정부의 숙원 노·문 거쳐 결말 이는 향후 문정부를 뒤흔들었던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 간의 갈등, 윤 전 대통령의 대선 출마, 당선 등의 불씨가 됐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관련 의혹이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문 전 대통령의 지지율을 떨구기도 했다. 조 전 장관의 뒤를 이어 취임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윤 전 대통령과 정면으로 출동했다. ‘추·윤 대전’이라는 표현이 1년 내내 언론에 오르내릴 정도였다. 이 과정에서 검찰개혁은 흐지부지됐다. 법안이 급하게 처리되면서 ‘누더기’라는 지적이 잇따랐고 우여곡절 끝에 출범한 공수처는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했다. 특정 사건에 대한 수사권이 누구에게 있는지 등을 두고 기관끼리 갈등을 빚는 일도 일어났다. 경찰에 수사가 몰리면서 재판이 지연되는 일도 벌어졌다. 문정부의 검찰개혁을 ‘반쪽짜리’라고 평가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이후 이정부는 아예 검찰청을 없애겠다는 뜻을 품고 임기를 시작했다. 대선후보 때는 물론 윤석열정부 시기 내내 ‘사법 리스크’에 시달렸던 이 대통령은 검찰에 대판 비판적인 시각을 줄곧 드러낸 바 있다. 그리고 이 대통령의 뜻은 민주당을 거쳐 법안을 통해 실현됐다. 물론 과제는 산적해 있다. 당장 보완수사권 문제를 두고 이견이 있고 중수청과 공소청을 어떻게 운영할지 세밀하게 구상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검찰은 보완 수사권을 존치해 달라고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검사가 경찰의 기록만 갖고 기소 여부를 판단하면 부실 기소, 불기소 남발 등으로 국민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 있다는 게 주장의 배경이다. 또 검찰에 집중된 권한을 분산하기 위해 개혁을 진행했지만, 이 과정에서 또 다른 기관이 비대해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 일각에서는 이름만 다른 ‘검찰’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검찰이 정권의 칼로 기능했던 것처럼 다른 이름의 ‘칼’이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걱정이다. 산적한 과제 후폭풍 남아 검찰은 꽤 오랜 시간 외줄 위에 서 있던 상황이다. 이정부가 그 줄을 끊으면서 검찰은 사라질 운명에 처했다. 검찰에 대한 경고는 늘 있었고 전조도 뚜렷했다. 이제 후속조치를 두고 정치권은 물론 사회가 시끄러워질 전망이다. 검찰 해체가 가져올 후폭풍은 국민에게 언제쯤 닿을 것인가.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