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에 긴장감이 흐르면서 정가 일각에서는 ‘대북특사’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전에는 ‘남북정상회담’ 등을 위해 언급됐지만 ‘꽉 막힌’ 남북관계의 돌파구를 마련하는 데도 특사가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명박 대통령도 “필요하면 특사를 보낼 수 있다”면서 “북한이 특사를 받을 준비가 되면 하고, 아니면 다른 경로를 통해서도 대화를 할 준비가 돼 있다”는 뜻을 밝혔었던 만큼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것.
이에 따라 정치권 한쪽에서는 빠르게 이 대통령의 의중을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최측근과 대북문제에 정통한 인사들, 거물급 정치인의 이름이 ‘대북특사’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 대통령의 측근 중에서는 이상득 의원과 이재오 특임장관, 임태희 대통령실장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이 의원은 이 대통령의 친형이고, 이 장관과 임 실장은 이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임 실장은 지난해 남북정상회담 접촉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지난해 10월 싱가포르에서 김양건 북한 통일전선부장을 비밀리에 만나 정상회담을 교섭했던 것.
정가 한 인사는 “그동안 일각에서 원세훈 국정원장이 북측과 물밑대화를 해 왔다는 얘기가 떠돌았다”며 “임 실장만큼이나 원 원장의 특사 가능성도 높지 않겠냐”고 말했다.
차기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와 정몽준 전 대표의 이름도 빠지지 않는다. 박 전 대표는 지난 2002년 5월 한국미래연합 창당준비위원장 시절 3박 4일 일정으로 평양을 방문,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면담과 만찬을 함께 하는 등 환대를 받은 바 있다.
또한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국방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며 역량을 쌓아왔으며 북한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중국과도 가까운 사이다.
정 전 대표는 부친인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을 통해 북한과 인연을 맺고 있다. 정 명예회장이 소떼 방북으로 성사시킨 금강산 관광은 남북 경협의 단초가 됐으며 이후로도 현대그룹은 남북문제에 있어서 ‘비공식 채널’로 활용돼 왔다는 것이다.
정가 한 인사는 “현 정권 출범 후 대북특사에 대한 주장은 많았지만 현실화시키지는 못했다”며 “남북관계가 완전히 얼어붙은 상황에서 북측이 특사를 받아들일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