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20주년특집> '최초 공개' 두 얼굴의 살인범 관상

“사람 죽일 얼굴 딱 보면 안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특정강력범죄 처벌에 관한 특례법’이 개정되면서 범행 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경우 피의자 얼굴을 공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범죄자 관상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극단적인 수단으로 사회에 분노를 표출하는 살인범들. 전문가가 보는 그들의 관상은 어떨까?

관상학이란 시공간(절대공간과 절대시간)에 의해 형성된 DNA의 작용에너지가 인간으로서의 성장 시기를 거치며 시각적으로 나타나는 것을 통계 분석한 것이다. 별들의 자연적인 기운(양자물리학)에 의해 생로병사가 이뤄지지만 유독 인간만이 자연을 역행하는 행동을 한다.

“사람 됨됨이
다 쓰여있다”

관상전문가는 “지구를 관장하는 북극성의 기운이 북두 구성의 큰 입자를 거치면서 특유의 스펙트럼을 형성해 사람의 생기를 조정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사람의 관상에는 살아온 인생에 따라 한없는 자비와 사랑이 존재할 수도 있고 잔악무도한 행동도 존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성정이 순수하거나 역상하는 것은 겉모습에 그대로 드러난다. 오랜 세월과 많은 사람을 겪어본 어른들이 걸어오는 사람의 행동 모양만 봐도 그 사람의 성정을 완벽할 정도로 파악할 수 있는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그는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자가 좋을지라도 부정적인 시공간에 노출될 때 태어난 사람이라면 사회에 혼란을 가져오는 인간으로 형성될 수 있다"고 말한다.

[강호순]
연예인 될 수도

여성을 연쇄적으로 납치해 살해한 강호순은 충청남도 서천군 출신이다. 그는 2009년 1월27일에 2008년 12월19일 경기도 군포시에서 실종된 여자 대학생을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추가 수사에서 2006년 9월7일부터 2008년 12월19일까지 경기도 서남부 일대에서 여성 7명이 연쇄적으로 실종된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됐다.
 


처음에는 연쇄살인을 부인했지만, 경찰이 증거를 제시하자 군포 여대생을 포함해 7명을 살해했다고 털어놨다. 강호순이 살해했다고 밝힌 부녀자는 노래방 도우미 3명, 회사원 1명, 주부 1명, 여대생 2명이었다. 2009년 2월17일에는 2006년 9월7일 강원도 정선군에서 당시 정선군청에서 근무하던 여성 공무원 윤모씨(당시 23세)를 살해했다고 자백했다. 강호순은 2005년 10월30일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본오동 장모 집에 불을 질러 자신의 장모와 처도 살해했다고 자백했다.

“강호순은 얼굴이 작고 몸이 크며 성품이 굼뜨고 꾸미고 단장하길 좋아하는 얼굴이다. 잘생긴 눈과 입모양으로 봤을 때 자존심이 강한 것을 알 수 있으며 미남형에 특히 여성이 잘 따르는 인상. 이런 형은 주로 연예인들에게 많이 볼 수 있다. 순기능으로 전환했으면 연예인 또는 엔지니어로 크게 성장할 수 있었으나 끊어진 눈썹과 우뚝 솟은 콧등 뼈, 쫑긋 솟은 귀와 툭 튀어나온 울대는 걷잡을 수 없는 성욕과 반복되는 흉포함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는 상이다.”

[김길태]
승려 됐더라면

김길태는 1977년 가을 부산광역시 사상구 주례동의 모 교회 앞에 버려졌다가 현재의 부모를 만나 입양됐다. 길태라는 이름은 고아, 즉 길에서 태어난 아이라는 의미가 있다는 당시의 루머가 돌긴 했으나, 실제로는 그가 당시 부모를 만난 동네에 길태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들은 크게 성공했다는 이유에서 길태라고 이름 지었다고 그의 부모들은 말하고 있다.
 

김길태의 양부모에 따르면 그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여리고 조용하고 어두운 성격이었으며, 고교 시절 자신의 부모가 친부모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더욱 엇나가기 시작했다고 한다. 김길태는 1994년부터 절도혐의로 소년원에 드나들기 시작했으며, 그가 다니던 부산의 한 상업계 고등학교는 1년 다니다 중퇴했다. 이후에는 폭행, 절도, 구타 등 각종 범죄를 저질렀고, 1997년 성폭력 미수와 2001년 부녀자를 감금하고 성폭행해 교도소에서 8년 동안 복역하고 2009년 6월에 출소했다.

‘흉악한 5명’ 준수한 외모에 숨겨진 악마성
살아온 환경에 따라 인생후반 달라질 수도

이후 2010년 1월, 20대 여성을 성폭행하고 감금한 혐의로 수배를 받았다. 2010년 2월27일 경찰은 공개수사를 벌이기 시작했고, 3월2일 경찰이 김길태에 대한 공개 수배령을 내리고 검거에 나섰다. 3월7일 실종된 여중생은 실종된 집 부근의 가정집 물탱크 안에서 옷이 모두 벗겨진 나체로 숨진 채 발견됐다. 김길태는 검거 전부터 검거 후까지 이례적으로 얼굴이 전부 공개됐다.

“김길태는 눈망울이 푸르고 처진 눈을 가지고 있다. 얼굴이 길고 이마가 거칠며 걸음걸이가 상황에 따라 확실히 달라지는 성욕이 강한 상이다. 그는 겁이 없고 성품은 부드러운 것 같으나 간사한 면이 있다. 좋은 턱과 눈썹을 가지고 있어 순작용을 이용해 산림처사(승려)로 진로를 택했더라면 평생 존경받는 고승이 됐을 상이다. 많은 사람을 위한 기도인이 됐을 수도 있다.”


[조성호]
화나면 도는 형상

조성호는 지난 4월13일 오전 1시께 인천광역시 연수구 자택에서 최모씨를 둔기로 내리쳐 살해한 뒤 시신을 10여 일간 화장실에 방치한 채 훼손해 같은 달 26일 오후 대부도 일대 2곳에 유기했다. 조성호는 2016년 1월부터 인천의 한 여관에서 카운터 업무를 맡았다. 이 여관에서 만난 최모씨와 친해진 조성호는 생활비를 줄이기 위해 인천 연수구 한 원룸식 빌라에서 최씨와 함께 살기 시작했다.

2016년 5월1일 오후 3시50분께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대부도 내 불도방조제 입구 근처 한 배수로에서 마대에 담긴 최씨의 하반신 시신이 발견된 데 이어 3일 오후 2시께 대부도 북단 방아머리선착장 인근 시화호 쪽 물가에서 상반신이 발견돼 경찰이 수사를 벌여왔다.
 

경찰은 핸드폰 통화기록 추적을 통해 용의자 조성호를 긴급체포해 자백을 받아냈다. 시신을 유기하기 전날인 지난 4월25일에 '지금도 충분히 힘들지만 꿈을 꼭 이루어낸다', '일하는 것에 즐거움을 느낀다'는 내용의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적었고, 5월 들어서는 '10년 안에 3억원을 모을 수 있을 거 같다' 는 돈을 벌겠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조성호의 지인 A씨는 “조용하고, 폭력성을 띄는 모습은 없었다. 주변 사람들과 소통도 잘했고, 주위에 그를 따르는 동생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살인을 저지르고 나서 지난 5월4일까지 카톡이나 전화로 지인과 대화를 계속했다.

2년 전 의정부에서 애견카페를 운영할 당시 알게 된 여성과 연휴 기간인 5월7일에 영화를 보기로 약속까지 잡았지만 5일 체포됐고 영화를 보기로 한 날 구속됐다.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을 근거로 경찰은 2016년 5월5일 열린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에서 조성호의 실명과 얼굴을 공개하기로 했다.

“조성호는 미남형에 젊은 세대의 대표적인 관상이다. 눈이 길고 맑은 피부에 코와 이마도 높아 대인관계에 인기가 있을 것. 머리털이 거칠고 소리가 맑을 상이다. 어려서부터 무리에서 뛰어난 상이니 단연코 좋은 직장과 미래를 보장받을 수 있었으나 얕은 상근(콧대)으로 성격이 급하고 화가 나면 앞뒤 가리지 않고 저지르는 형상이다. 자신의 입과 눈썹 눈의 장점을 살렸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이런 관상의 경우 조상의 묘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아 보수가 필요하다.”

[박춘풍]
악독한 늑대상

2008년 위조한 여권으로 한국에 건너와 주로 수원에서 살았던 불법체류자 박춘풍은 2014년 11월26일 자신이 동거녀 김모(48·중국 국적)씨를 목 졸라 살해하고 그 다음 날 오전 5시부터 11월28일 오후 12시30분까지 흉기로 시신을 훼손한 뒤 수원 팔달산 등 5곳에 유기했다.
 

우발적인 범행이었다는 박씨의 주장과는 달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식 결과 시신에서 목을 졸린 흔적이 발견됐고, 반지하 방을 계약할 당시 본인의 신분을 철저히 숨기는 등 치밀하고 계획적으로 행동했다는 정황이 발견됐다. 뒤늦게 박씨가 반지하 방과 별도로 여관에 방을 잡았다고 밝히면서, 반지하 방은 오로지 시신을 토막내기 위해 계약했다는 것이 확실시됐다.

성장 시기 거치며 인륜 DNA 형성
순작용했다면…큰 인물 됐을 수도

게다가 김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일부 훼손했던 장소의 혈흔에서 DNA 감식을 위해 국과수에 의뢰했으나, 훼손 상태가 심해 감식이 불가능했는데, 거의 프로 수준으로 혈흔을 닦아냈기 때문이라는 언급이 있었다. 범행 수법이 잔인한 그에 대해 신상을 공개할 수 있도록 규정한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 제8조의2 (피의자의 얼굴 등 공개)에 의해 경기지방경찰청은 2014년 12월13일 중국 국적의 유력한 피의자 박춘풍의 얼굴과 실명을 공개했다.


“박춘풍은 두상이 각지며 이마가 높고 관골과 턱이 둥글다. 안청이 둥글며 입이 큰 악독한 늑대의 형상이다. 천성적으로 순진한 면을 가지고 있지만 밝지 못한 눈은 성장 과정이 순탄치 않았음을 암시한다. 이런 사람은 늘 웃음 속에 칼을 품는다. 그가 순작용을 잘 이용했다면 선비로서 학동을 가르치는 훈장으로 많은 사람의 존경을 받았을 것. 하지만 과거 입 주위의 상처가 법령(팔자주름)에 불충한 작용을 해 법과 규율을 무시하는 경우가 늘 존재하고 있는 사람이다. 머리는 좋으나 늘 인내심의 한계를 나타낸다.”

[오원춘]
어진 장수 열굴이…

오원춘은 2012년 4월2일 대한민국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지동에서 수원 토막살인사건을 일으킨 살인범이다. 그는 2007년 9월 대한민국에 입국한 중국인으로, 경남 거제에서 노동일을 시작하며 한국에 정착했다. 2012년, 오원춘은 자기 집 앞을 지나가던 28세 여성을 납치·살해한 후 온몸을 난도질하고, 시신을 280조각으로 포를 떠서 봉지 하나당 20개씩 담아 보관한 엽기 살인으로 체포됐다.
 

이는 인육 채취 및 장기 밀매 목적으로 의심되는 행위였으나, 그는 살인이 우발적이라고 진술했으며 경찰은 이를 그대로 믿고 우발적 범죄라고 결론내렸다. 검찰은 이 사건이 계획적이고 잔혹한 데다 반성의 기미가 없다고 판단해 사형을 구형했으나, 법원에서는 판결을 내린 1심의 형량이 너무 무겁다며, 오원춘이 초범인데다 “이 세상에 살아 있는 것이 사회의 유지존립과 도저히 양립할 수 없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기징역으로 감형했다. 이 판결은 피해자보다 가해자의 인권을 우선시한 판결이라는 비판을 받으며 대한민국 사회에 큰 논란을 일으켰다.

“오원춘의 얼굴은 범의 형상이다. 그는 머리가 크고 이마가 넓으며 코가 풍만하다. 입에 각이 졌으며 안청에 검은 빛이 많아 밤이면 광채가 사람을 쏘고 말소리가 크고 행보에 위엄이 있다. 이런 사람이 자신의 성정을 잘 다스리면 어진 장수가 돼 나라를 위해 충성을 다하는 충신으로 소임을 다하지만 어긋난 기운을 만나면 사나운 범이 난동을 부리는 것과 같이 흉악한 행동을 할 수 있다.”

못생긴 게 특징?
지금은 달라졌다


연쇄 살인범과 흉악범의 가장 무서운 특징은 겉으로는 평범한 사회 일원처럼 보이는 것이다.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기 위해 신뢰를 쌓으려는 방편이다. 1978년 미국 사회에 충격을 던진 ‘광대 살인마’ 존 웨인 게이시는 광대 분장을 하고 어린이를 돌보는 봉사활동을 했으나 실상은 남자아이와 청소년 서른셋을 죽인 살인마였다. 우리는 ‘범죄형 얼굴’이라는 말을 흔히 쓴다.

실제로 과거엔 외모만으로 범죄형 인간을 판단하려는 연구도 있었다. 범죄학 창시자라고 부르는 이탈리아 법의학자 체사레 롬브로소는 범죄자의 얼굴 생김새, 즉 관상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큰 귀, 툭 튀어나온 이마와 광대뼈, 긴 팔이 범죄자 특징이라고 했다. 죄수들의 신체적 특징을 관찰한 결과다. 강력계 형사 중에도 이런 믿음을 가진 사람이 있다.

그러나 아무리 봐도 과학적 근거는 부족해 보인다. 전문가는 “사람은 누구나 길과 흉을 가지고 태어났으나 순작용의 기운이 길하게 작용하는 시공간이라면 부와 귀를 누릴 수 있는 사람이 될 것이고 역작용하는 기운에 시공간의 주파수가 자신의 DNA와 결합한다면 상상할 수 없는 범죄와 흉포함이 가중된 사람으로 만들어진다”면서 “무릇 사람은 순작용의 스펙트럼에 순응하고 자신의 성정을 늘 정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ktikt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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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엔진 멈춘 3억 마이바흐 미스터리

[단독] 엔진 멈춘 3억 마이바흐 미스터리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서울 소재 H건설사 대표가 타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최고급 사양인 마이바흐가 구매한 지 3년 만에 엔진 고장으로 멈췄다. H사 대표 박모씨는 2022년 말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한성자동차를 상대로 수리비 및 대차료 지급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무상 수리해야 한다고 했던 1심 재판부는 급기야 ‘벤츠의 책임이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2019년식 ‘마이바흐 S560 4MATIC’은 2022년 9월13일 오전 11시, 박씨의 운전기사가 서울 용산 한강로를 주행하던 중 계기판에 엔진 경고등이 켜지면서 차체 진동과 함께 엔진이 멈췄다. 곧바로 차량을 한성자동차 성동서비스센터에 입고했으나 진단은 충격적이었다. 침수차 의심 수리 나 몰라라 “엔진 연소실에 물이 들어가 부품이 손상된 것으로 보인다. 침수 차로 의심된다”며 무상 수리가 어렵다는 것이었다. 이에 박씨와 자동차 감정사는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그날은 폭우나 침수와 무관한 날씨였으며 정상 주행 도중 발생한 차량 고장이었기 때문이다. 원고인 H사는 “벤츠코리아가 제공하는 ‘통합서비스패키지(ISP)’ 보증에 따라 3년 또는 10만km 이내의 결함은 무상 수리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1심 재판부(서울중앙지법 민사47단독, 2024년 7월23일)는 “침수나 연료 혼유 등 외부 요인으로 단정할 증거가 부족하다. 한성자동차는 ISP 약정에 따라 엔진 결함을 무상 수리해야 한다”며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면서 벤츠의 수입사인 한성자동차에 대해 월 400만원의 대차료 배상을 명령했다. 법원은 독립 감정인 강대공씨를 지정해 정밀 감정을 실시했다. 강씨의 감정서에는 “침수 차량에서 보이는 오염 흔적이 없다. 냉각수(부동액) 누출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며 “엔진 내부 수분은 외부 요인이나 정비 과정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추가 사실조회 회신에서도 “혼유(연료 내 수분 혼입) 여부는 감정 범위를 벗어나며, 침수가 아닌 요인으로 인한 수분 유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2심(서울중앙지법 제8-3민사부)에서 피고 측은 반격했다. 벤츠코리아의 법률대리인 김성진 변호사(김앤장 법률사무소)는 지난 8월27일 제출한 준비서면에서 “ISP는 차량 ‘결함’이 발견된 경우에만 적용된다. 외부 수분 유입으로 인한 손상은 명백히 예외 사항이며 제조사 귀책이 없는 이상 무상 수리 의무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성자동차 측(법무법인 세종)도 항소이유서에서 “ISP는 제조상의 하자에 국한된 품질보증 계약이다. 이번 사안은 ‘우발적 손상’으로 보증 대상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3부는 지난 9월26일, “한성자동차의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박씨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판시했다. 2심 판결은 “외부 요인, 제조 결함이 아니”라며 1심을 전면 뒤집은 것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외부 수분 유입으로 인한 손상은 차량 제조사 귀책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ISP는 ‘제조 결함’에 한정된 보증이다. 한성자동차의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밝혔다. 즉, 법원은 이 사건을 ‘차체·부품 결함’이 아닌 ‘사용 중 발생한 외부 요인’으로 결론 내린 것이다. 주행 중 경고등 켜지고 진동 후 엔진 스톱 감정 결과 “누수 없음, 외부 수분 가능성” 결국 박씨는 3년에 걸친 법정 다툼 끝에 패소했다. 따라서, 한성자동차는 더 이상 수리 의무를 부담하지 않게 됐으며, H사의 항소도 기각됐다. 이번 재판의 핵심 쟁점은 ‘수분 유입의 원인’이 제조 결함이냐, 외부 요인이냐였다. 법원은 “차체·부품의 결함으로 인한 냉각수 누수가 없었고, 외부 요인 가능성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결국, 제조물 책임(PL법)에 따른 보증 범위가 아닌 사용·관리상의 문제로 결론이 난 셈이다. 이번 판결은 ‘결함’의 해석 범위를 좁혀 정의한 사례다. 즉, ‘사용자 과실이 아닌 상황’이라도 차체·부품 자체의 결함이 입증되지 않으면 보증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소비자 입증 책임만 더 무거워졌다”며 “ISP나 제조사 보증이 소비자 보호장치로 설계됐지만, 현실적으로 ‘결함 입증’의 벽이 너무 높다. 이번 판결은 소비자가 과실이 없더라도 제조사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선례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번 판결을 “제조물 책임법과 민법상 품질보증의 경계선을 명확히 한 판례”로 평가하고 있다. 박씨의 마이바흐는 결국 엔진을 교체하지 못한 채 3년 동안 방치됐다. 이번 사건은 ‘명차’의 기술력보다 보증 체계의 경계선이 어디까지인지를 가늠케 한 사건이다. 소비자는 결함을 주장할 때 ‘입증의 문턱’을, 제조사는 ‘보증의 한계’를 확인했다. 독일 명차 대명사인 벤츠의 전기차는 해마다 폭발하는 배터리 화재로 뉴스를 장식하고 있다. 전기차뿐만 아닌 내연기관 모델 중에서도 최상위급인 마이바흐조차 원인 모를 엔진 고장으로 멈췄지만, 고객과 3년간 법정 다툼을 이어간 회사로 남겨졌다. 1심선 인정 “무상 수리” 벤츠는 고객과 진행한 재판에선 승소했지만, 우리나라 정부의 제재 착수 대상이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전기차에 저가 배터리를 쓰고도 고가 배터리를 쓴 것처럼 허위 광고한 혐의를 받는 벤츠코리아에 대한 제재에 착수했다. 공정위의 최종 판단은 벤츠코리아와 벤츠 전기차 이용자 간 진행 중인 법적 분쟁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해당 저가 배터리는 지난해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 주차장 화재가 시작된 전기차에도 쓰였다.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8월12일, 벤츠코리아를 표시광고법·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제재해야 한다는 의견을 담은 심사보고서(검찰 공소장에 해당)를 회사 쪽에 발송했다. 벤츠코리아는 자사의 모든 전기차에 중국 1위 배터리 업체인 시에이티엘(CATL)의 배터리가 장착됐다며 허위 사실을 소비자에게 알린 혐의를 받는다. 제휴사 딜러를 상대로 소비자에게 이런 허위 사실을 설명하라고 교육하는 등 소비자를 부당하게 속여 유인한 혐의도 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EQE 차주들은 벤츠 본사, 벤츠코리아, 공식 딜러사 한성자동차 등 판매사 7곳, 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등 리스사 2곳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벤츠 전기차는 지난해 8월1일 인천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화재 사고를 일으켰다. 당시 충전 중이던 벤츠 전기차 한 대에서 불이 나 인근 차량 87대가 전소되고 783대가 그을러 38억원에 달하는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주민 23명은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화재로 아파트 14개 동 1581가구의 수돗물 공급이 끊기고, 5개동 480가구가 단전돼 승강기 운행이 중단되는 등 입주민 불편이 극심했다. 한때 주민 수백명이 피신하는 등 ‘도심 대형 전기차 화재’의 대표 사례로 기록됐다. 하지만 경찰은 장기간의 감식 끝에 “정확한 화재 원인을 확인할 수 없다”며 ‘원인 불명’ 결론을 내렸다. 수사 결과, 해당 벤츠 전기차의 배터리는 중국 CATL이 제조한 셀을 벤츠가 직접 조립해 만든 배터리팩으로 확인됐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벤츠 전기차 대부분(EQE, EQS 등)은 중국 CATL 또는 파라시스(Parasis)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2심에선 “책임 없다” EQA 등 극히 일부 모델에만 LG에너지솔루션, SK온 배터리가 사용된다. 이에 공정위는 화재 발생 이후 벤츠코리아에 대한 직권조사를 시행했다. 공정위는 지난해 9월과 지난 1월에 각각 벤츠코리아 본사와 제휴 딜러사에 대한 현장 조사를 벌여 제재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냈다. 공정위는 벤츠코리아 추가 의견서를 받고, 위원회 회의를 열어 최종 제재 여부와 수위를 확정할 예정이다. 표시광고법 위반 시 관련 매출액 최대 2%, 공정거래법 위반 시 최대 4% 내에서 과징금이 산정, 제재 강도가 낮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공정위 제재 착수에도 벤츠의 콧대는 꺾이지 않았다. 벤츠코리아는 “심사보고서의 결론은 당사의 법률적 판단과는 일치하지 않으며 제기된 혐의는 근거가 없다고 보고 있다”며 “추후 심사보고서 내용을 면밀히 검토한 후, 절차에 따라 의견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정위 판단을 존중하지만, 회사의 법률적 판단과는 일치하지 않는다”며 “제기된 혐의는 근거가 없다고 보고 있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해 진통이 예상된다. 벤츠 전기차는 지난해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대형 화재를 낸 데 이어, 최근 수원시에서도 유사한 사고를 일으켜 배터리 안정 논란을 다시 불러일으켰다. 지난 10월5일 경찰과 소방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4분경 경기 수원시 권선구의 1800세대 규모 아파트 지하 1층 주차장에 서 있던 벤츠 전기차에 불이 났다. 이 불로 관리사무소 50대 직원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주민 수십여명이 명절 전날 오전 한때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 사고로 벤츠 전기차를 포함해 인근 차량 3대가 불에 탔고, 주차장 내부가 그을려 한동안 입주민 출입이 통제됐다. 소방당국은 ‘지하주차장 차량에서 연기가 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 펌프차 등 장비 10여대와 소방관 50여명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였다. 화재 발생 20여분 만에 연소 확대를 저지했고, 오전 8시43분경 초진에 성공했다. 이후 잔불 정리와 차량 냉각 작업을 거쳐 오전 10시16분에 완진시켰다. 소방 관계자는 “119 신고가 신속했고 출동 거리가 짧아 초기 대응이 빠르게 이뤄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법원 ‘결함 아님’ 판결 ‘제재 대상’ 벤츠 편든 재판부 소방대원들은 불이 난 차량을 지상으로 끌어올려 열기를 식히는 등 2차 발화를 막기 위한 안전조치를 이어갔다. 현재까지 파악된 바에 따르면, 화재 당시 차량은 충전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배터리 결함에 의한 발화인지, 전선 또는 충전기 접속부 문제 등 다른 원인에 의한 것인지는 아직 조사 중이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합동감식을 실시해 배터리팩 손상 여부 및 충전 설비 결함을 중심으로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화재 차량은 2023년식 EQA-250 모델로 SK온 배터리가 장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내 전기차 등록 대수는 지난 9월 기준, 60만대를 돌파했지만 화재 사고 관련 안전 관리는 미흡한 상태다. 국토교통부는 청라 화재 이후 지하주차장 내 전기차 충전소 안전기준 강화안을 추진 중이지만, 구체적인 방재 설비 기준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지방자치단체별 안전관리 강화 조례도 제각각이다. 지속되는 품질 문제에 전기차 관련 허위광고 혐의까지 겹치면서 벤츠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벤츠코리아 설립 이후 최대 위기”라는 평가도 나온다. 여기에 국내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 노조의 파업으로 서비스 품질 저하 문제가 불거지며 브랜드 이미지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연일 터진 사고 이전까지 벤츠는 국내 수입 전기차 시장에서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QA·EQB에 이어 전기 세단 EQE·EQS까지 라인업을 확대하며 시장을 선도했다. 2023년에는 전기차 판매량 9282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2024년 8월 벤츠 EQE 전기차 화재 사고 이후 분위기는 급변했다. 화재 전 월평균 400대 수준이던 판매량은 사고 이후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벤츠 전기차 판매량은 768대로, 전년 동기(2764대) 대비 72.2% 줄었다. 사고 이후 월 판매량은 100~200대에 그치며 반등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벤츠의 국내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의 노조 파업도 새로운 악재다. 수입차 업계는 딜러사와 벤츠코리아가 별개 법인임에도 불구하고 노조 파업으로 소비자 피해가 커지고 있어 결국 벤츠의 이미지 실추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추락하는 럭셔리카 한성자동차 노조는 지난 7월 31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2023년 노조 설립 이후 진행된 3년 연속 파업으로, 사실상 매년 파업을 이어오고 있다. 노조는 구조조정과 차량 할인에 영업사원 인센티브를 활용하는 ‘선수당 할인’ 제도 등에 반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부 정비 인력까지 준법투쟁에 나서면서 서비스 지연도 발생하고 있다. 실제 차량 정비 예약이 당일 일방적으로 취소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소비자 불만은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벤츠의 사후 관리 부실은 결국 한성자동차 탓”이라는 비판까지 나온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