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강운지 기자 = 지난 3일,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수면 중 충전하던 보조 배터리 폭발로 화상을 입은 30대 부부의 사연이 게재됐다.
피해자 본인이라고 밝힌 글 작성자는 “9월21일 새벽에 보조 배터리를 충전해둔 채 거실에서 가족들과 함께 잠을 자던 중 남편의 위급한 목소리를 듣고 깼다”면서 “하얗고 강한 빛이 보여서 벌떡 일어났더니, 자고 있던 소파에서 토치로 쏘는 듯한 불이 나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묘사했다.
해당 게시글에는 겉 부분이 까맣게 그을려 찢어지고 충전재가 드러난 소파 사진과 화상을 입은 손 사진이 첨부됐다.
작성자 부부는 당시 함께 자고 있던 딸을 데리고 대피했으나 아내는 양손 모두에, 남편은 종아리에 ‘심재성 2도 화상’을 입었다. 보조배터리 폭발 사고로 부부와 딸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로 고통받고 있으며 아내는 4일부터 입원 치료를 받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글 작성자는 “사고 당일인 21일 오후 12시경 판매자에게 연락해 사고가 발생했음을 알렸지만, 판매자 측 보험사는 인력 부족 및 퇴근을 이유로 다음날 현장을 방문했다. 갓난아이인 딸과 함께 화재 냄새로 꽉 찬 집에서 하루를 보내야 했다”고 밝혔다.
보험사 측의 늑장 대응이 의심되는 대목이다.
그러면서 “보험사 측이 ‘치료비는 상대방(판매자)이 보상해줄 것이지만, 피해 물품은 구매내역이나 영수증이 없으면 보상이 힘들 수 있다’고 말했다”면서 “화재의 잔해로 망가진 아기 매트와 기저귀 갈이대, 바운서 등은 ‘닦거나 빨아서 그대로 쓰라’고 했고, 공기청정기와 에어컨, 선풍기, 제습기 등은 ‘AS를 받아서 쓰라’고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보험사 방문 이후 판매자 측은 작성자 부부와 연락이 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부부는 “화상으로 딸 양육에 중대한 피해를 입고 있다”며 “제조사 측에서는 제품의 문제를 이미 인지하고 있지만, 글을 쓰는 지금 이 시간에도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고 개탄했다.
아울러 “KC(국가통합) 인증의 신뢰도를 다시 한 번 재고해야 하며, 제품 하자를 인지했음에도 판매중단을 하지 않은 대형 플랫폼 N사와 제조사에 이 사건의 책임이 있다”고 일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