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최근 실종 정보 문자메시지를 받았던 한 버스 기사의 적절한 대처로 실종 여성이 경찰에 무사 인계된 미담이 뒤늦게 화제다.
22일,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해당 버스 기사 고모(42)씨는 “평소에도 안내 문자를 유심히 확인하는 편인데, 그날 실종자 정보와 승객의 이름이 같아 바로 경찰에 신고했다”며 “대단한 일을 한 건 아니다. 앞으로도 승객들을 좀 더 유심히 살펴보며 불편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고씨는 전화 통화에서 “승객들이 버스가 오더라도 도로 쪽으로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너무 위험하다”며 안전사고 예방을 당부하기도 했다.
자칫, 실종자들을 바라보는 주변인들의 무관심으로 인해 인신매매나 새우잡이 어선을 타는 등 한 사람의 일생이 망가질 수도 있지만, 따뜻한 관심 덕분에 가족의 품에 돌아갈 수 있게 된 것이다.
미담의 시작은 지난 19일, 울산의 246번 버스 안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날 고씨는 버스에 탑승한 한 여성 승객이 카드 단말기에 카드를 찍지 않고 종이를 갖다 대는 모습을 목격했다. 이상한 느낌을 받았던 그가 “어디 불편하시냐, 어디 가시느냐”고 물었으나 승객은 대답하지 않았다.
해당 승객은 버스 내에 빈 좌석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앉지 않고 서서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고씨가 이름과 주소를 묻자 이름은 잘 대답했으나 의사소통은 굉장히 어려워했다.
이상하다 싶을 만큼 승객의 이름이 익숙했던 고씨는 잠시 고민에 빠졌으나 곧 그 이유를 알게 됐다. 30분 전에 수신했던 울산 실종자 정보의 이름과 동일했기 때문이다.
해당 승객이 실종자라는 것을 인지한 고씨는 바로 경찰에 도움을 청한 후 승객을 버스정류장서 인계했다.
해당 사연은 당시 같은 버스에 탑승했던 승객 A씨가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안전 문자 실종자 찾아주신 울산 246번 버스 기사님을 칭찬하고 싶다’며 글을 게시해 알려지게 됐다.
A씨는 “버스 기사님이 실종자를 경찰에 인계하는 과정에서 모두에게 정중히, 정확하고 신속하게 행동했다”며 “기사님이 세심하게 보고 확인해 그 승객분도 가족에게 빠르게 돌아가셨을 것”이라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많은 분이 알게 되시라고 보배에 글을 올려본다. 버스 회사에도 글을 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해당 글에는 “본업은 천사고 부업으로 버스 기사 하시나 봐요” “멋있는 기사님” “아직 살만한 세상. 이런 분이 많아야 더 살기 좋은 세상이 오겠죠” “대단하시다. 복 받으실 거다” 등의 훈훈한 반응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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