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민폐 주차’ 빌런…입주민 상대로 민사소송, 왜?

2024.10.31 17:47:14 호수 0호

머스탱·벤츠 차량으로 공동현관 막아
주차장서 난폭운전에 쓰레기 투척까지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최근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고급 외제차가 공동 현관 막기 등 각종 민폐 주차를 일삼는 모습이 퍼져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더욱이 해당 차주가 한 입주민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한다는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여 논란이 가중 되고 있다.



지난 29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엔 ‘신축 아파트 주차 문제 고소한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작성자 A씨는 “아파트로 이사 오면서 주차 빌런과 함께 살게 됐다”며 운을 뗏다.

A씨가 공개한 사진에는 벤츠 차량이 공동 현관 입구를 막고 있거나, 주차 자리 두 칸을 차지하는 등 이기적인 주차 모습이 담겼다. 심지어 해당 차주는 좁은 코너에 무리하게 주차해 다른 차량의 통행을 방해하기도 했다.

그는 벤츠뿐만 아니라 제네시스, 머스탱, BMW 등 고급 차량을 번갈아 가며 비슷한 행태를 이어갔다.

한 입주민이 문제 차량 앞에 오토바이를 세워 주차를 방해하는 방법으로 대응했지만, 이는 일시적인 효과에 그쳤다. 이후 며칠 동안은 올바른 주차를 하는 듯했으나, 이내 다시 배려없는 주차가 반복됐기 때문이다.


A씨에 따르면, 심지어 해당 차주는 좁은 지하 주차장에서 난폭 운전을 하거나, 담배 꽁초 등 쓰레기를 버리는 행위까지 서슴지 않았다.

더욱 황당한 것은 차주의 반응이었다. 한 입주민의 차량 가래침 테러를 빌미로, 민사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나선 것.

입주민들에게 항의라도 하듯 자신의 차량에 ‘전면 유리 PPF 손상, 세차비, 변호사 선임비 등 전액 민사소송을 진행한다’는 내용의 전단지를 부착했다. 전단지에는 ‘주차 제멋대로 하는 나와 남 사유재산에 침 뱉는 당신이나 별다를 게 없다. 현금 1000만원 들고 와도 합의 안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A씨는 “입주민들은 ‘그간 주차 문제로 스트레스 받았으니 역으로 고소하자’는 의견이 많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해당 차주가 이 글을 보게 된다면 제발 바르게 (주차)했으면 좋겠다”며 “입주민끼리도 해결책이 없어 답답한 마음에 글을 올려 본다”고 토로했다.

사연을 접한 보배 회원들은 “참 인간 같지도 않다” “세상은 넓고 X아이들은 많다” “하는 짓 보면 기본이 안됐다” “정신이 이상한 사람 아니면 저럴 수가 있나?” “인과응보 꼭 돌아갈 거야” 등의 반응을 보이며 분노했다.

‘침뱉기’와 관련해 기존의 판례를 살펴보면, 일반적으로 남의 차량에 침을 뱉는 행위는 재물손괴죄가 성립되기 어렵다. 침은 물로 쉽게 제거할 수 있으며, 차량의 본래 기능을 현저하게 저해하지 않기 때문이다.

형법 제366조에 따르면 재물손괴죄는 타인의 재물을 불법으로 손상하거나 파괴해 그 효용을 해하는 행위에 해당된다. 즉, 차량의 본래 기능이나 가치를 훼손해야 성립되는 범죄다.

과거 유사한 사례에서 법원 역시 침을 뱉는 행위가 차량의 효용을 현저히 감소시켰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바 있다. 따라서, 차량에 침을 뱉는 행위는 재물손괴죄보다는 경범죄나 모욕죄 등 다른 죄명이 적용될 가능성이 더 높다.

31일, <일요시사>는 A씨에게 ▲해당 아파트 지역이 어딘지 ▲해당 차주를 상대로 구체적으로 어떤 단체 행동을 계획했는지 ▲해당 차주가 민폐 주차를 계속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등의 취재를 위해 연락을 시도했으나 끝내 닿지 않았다.

<jungwon933@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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