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칼을 꺼내더라고요. 순간 너무 놀라서… 직거래 경험이 꽤 있는데, 이런 적은 처음이라 인간이 느낄 수 있는 최고의 공포를 느꼈어요.”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을 통해 평범한 직거래하려던 A씨. 하지만 그는 거래 현장서 충격적인 경험을 하게 됐다. 구매자가 돈 대신 칼을 꺼내 들었던 것.
지난 2일, A씨는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2차 피해자 방지 차원서 이 같은 경험담을 공유한다”며 사건의 경위를 밝혔다.
A씨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그는 당근마켓을 통해 220만원 상당의 아이폰 16 프로 맥스 단말기를 판매할 계획이었다. 이날 오후 7시30분경 경기 남양주시 진접역 인근서 거래가 잡힌 그는 20대 초·중반으로 보이는 남성 구매자를 만났다.
당시 구매자는 처음부터 수상한 행동을 보였다.
IMEI(단말기 고유 식별 번호) 값 확인을 요구하며 휴대폰을 건네받더니, 인터넷이 느리다며 조작하고 조회 방법을 물어보는 등 의심스러운 행동을 반복했다.
이후 ‘차비를 더 달라’ 등의 요구로 협상을 시도하더니, 돈을 받기 위해 통화하는 척하며 시간을 끌다 갑자기 칼을 꺼내 A씨를 위협했다.
그는 “순간 놀라 뒷걸음질쳤다. 이때 구매자가 준비했던 오토바이를 타고 도망쳐 더 이상 쫒아가지 못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사건 발생 직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파출소 직원들은 A씨의 진술을 청취하고, 사건 현장 주변 CCTV를 확보해 범인 추적에 나섰다.
그는 “현재 강력형사과 2팀으로 이관돼 담당 형사가 배정됐다”며 “‘직거래 들튀(들고 튀기)’는 간혹 뉴스서 말로만 들었지 제가 당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혹시 관련 피해 사례와 비슷한 경험이 있거나 피해지역 일대서 똑같은 피해를 당하신 분 제보해주시면 꼭 사례하겠다”고 전했다.
사연을 접한 보배 회원들은 “크게 안 다친 게 다행이다” “이건 절도가 아니라 강도인데? 무사하셔서 정말 다행이다” “무장 강도는 처벌이 센데” “차라리 사기를 치지, 무장 강도라니” “사기 방지 차원서 직거래하는데 강도가 나왔네” 등 A씨가 다치지 않은 것에 안도하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중고거래 현장서 발생한 무장 강도 사건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동안 당근마켓서 중고거래 사기로 인한 피해 사례는 끊이지 않았지만, 이번 무장 강도 사건은 이용자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과거에는 주로 금전적인 피해에 집중됐던 사기 사건과 달리, 이번 사건은 신체적 위협까지 가해져 안전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 2021년에는 자신을 전문 매입 업체 소속 직원이라고 밝히며 접근한 한 남성이 여성 판매자에게 접근해 성추행을 저지른 사건도 있었다.
이처럼 중고거래 플랫폼을 이용한 강력 범죄가 증가하면서, 사용자들은 거래 시 각별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중고 거래 플랫폼 관계자는 “최근 중고 거래 관련 범죄가 급증하고 있는 만큼, 거래 시에는 반드시 사람이 많은 공공장소서 만나는 게 좋다”며 “사전에 신분증 확인 등을 통해 상대방의 신원을 철저히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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