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군부대 사고’ 속 인천 삼목항 실탄 습득 논란

2024.05.30 10:29:35 호수 0호

“현장보존·인원 통제도 없었다” 허탈한 제보자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최근 군부대 내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인천 영종도의 한 해변서 낚시객에 의해 다수의 실탄이 발견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9일, 인천시 중구 소재의 섬목항 해변서 낚시하러 갔다가 다수의 실탄을 습득했다는 글이 게재된 것. 이날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낚시하다가 탄피 발견? 실탄?’이라는 제목의 글이 사진과 함께 올라왔다.

보배 회원 A씨는 이날 오후 10시13분에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문자메시지 내역을 공개하며 “인천 삼목항서 탄피를 주웠다. 추가로 10발이 넘었다”고 밝혔다. A씨가 탄피(실탄의 껍데기)라고 지칭했던 것은 다름 아닌 실탄이었으며, 근접 사진을 여러 장 첨부했다.

A씨에 따르면 이날 10발 이상을 습득했다고 했는데, 정확히는 총 12개였다. 습득된 실탄은 소총용 5.56mm, 권총용 38mm인 것으로 파악됐다.

한 회원은 “모두 실탄으로 M16 5.56mm와 M1 카빈 탄인데, 실탄 뒤쪽에 K5O이라고 각인 찍혀 있으면 예비군 보관탄”이라고 설명했다.

회원 ‘급하OOO’은 “탄약 관리를 잘 못해서 수량 남은 거 폐기한 게 아닌가 싶다. 더러 부대 내 사격장서 잔탄 처리하기도 한다”며 “38구경까지 있는 거 보니 부대장 승인받기 힘들어서 그냥 임의로 바다에 버린 것 같다”고 예상했다.


이어 “연간 훈련에 들어가는 지급받은 탄약은 남김없이 소진해야 하는 규정이 있는데 어떤 실수로 인해 남는 경우도 발생한다”며 “훈련으로 처리하고 부대 내 사격장서 쏴서 없애는 경우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른 회원 ‘딤OO’도 “(잔)탄 소비하려 가면 처음 100~200발은 재밌지만 수천발 쏘려면 죽고 싶을 것”이라며 “그래서 요즘도 땅에 묻는 것이다. 탄은 모자라도 문제, 남아도 문제”라고 거들었다.

이날 A씨는 초기에 발견했던 4발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인계했다. 실탄을 인계한 A씨는 습득 현장으로 다시 가서 휴대폰 불빛으로 다수의 실탄을 추가로 발견했다. 경찰이 도착한 후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찾아낸 실탄만 6발이었다.

사진 속 실탄들은 모두 염분에 의한 산화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을 만큼 해당 장소에 묻힌 지 얼마 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날 경찰 신고 후 인근 군부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해 수색을 벌였지만 별다른 소득은 없었다.

A씨는 이튿날인 30일 오전 9시40분, 두 번째 게시글을 통해 ‘어제 낚시하다가 실탄 5.56mm 발견 후기’라는 제목으로 글을 추가했다.

그는 “초기에 찾아서 경찰에게 인계한 4발, 경찰 도착 후 주변 사람들이 찾은 6발, 군부대 온 후 찾은 총알 2~3발? 그럼 총 12~13발인데 대한민국에 총알이 이렇게 많이 있나? 군부대는 총알 관리 안 하나”며 “중간에 사복 입고 온 간부 2명은 상황 보고받고 5~10분 후 철수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군부대는 오후 11시25분경에 현장서 철수했다. 군부대 인원들이 간 후 현장서 다시 찾은 총알만 3발이었다”면서도 “군인들이 현장 보존도 하지 않고 그냥 철수해서 이상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당시 현장을 찾았던 군인(원사) B씨와 나눴던 대화를 공개했다.

‘어디서 실탄을 찾은 거냐’는 B씨 물음에 A씨가 “아까 말한 장소였다”고 하자 그는 “위에서 철수하라고 해서 철수했는데 또 찾으시면…”이라고 말을 아꼈다.


A씨가 “더 수색 안 하고 철수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묻자 B씨는 날이 깜깜한 관계로 시야확보가 제대로 되지 않아 철수했다고 답했다.

A씨가 재차 “저는 핸드폰 후레시로 3발을 더 찾았는데 더 안 찾느냐?”고 따지듯 묻자 B씨는 금속탐지기로 찾을 예정이라고 대꾸했다.

A씨 입장에선 어이가 없었다. A씨가 “저는 발로 땅 파고 핸드폰 후레시 비춰가면서 3발을 찾았는데…”라고 말을 흐리자 A씨는 ‘그게 아니고…날이 밝으면…죄송합니다’라고 사과했다.

A씨는 옆에서 배우자가 찍었다고 주장한 당시 발로 땅 파면서 탄피를 찾고 있는 사진도 함께 첨부했다.

B씨가 ‘이제 그만 돌아가시는 게…(좋겠다)’는 말에 그는 “한마디만 할게요. 실탄 나오면 군부대 대응 매뉴얼 같은 거 없나요? 현장보존이나 통제 안 해요? 군인들 다 가면 어떻게 하느냐? 시야 확보 안 된다고 철수요? 그게 말이 되나요? 저 군대 있을 때 그렇게 안 배웠는데요”라고 다그쳤다.

B씨는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번 실탄 발견과 관련해 A씨는 아직까지 군부대로부터 이렇다 할 연락을 받지 못했다. 이날 <일요시사>는 A씨에게 사실관계 확인 및 자세한 취재를 위해 A씨에게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군과 인천중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5.56mm 소총 탄알 6발과 권총용 38구경 21발이 수거됐다.

앞서 지난 27일에는 경기도 모 부대의 영외 간부 숙소서 공군 초급 간부가 사망했으며, 같은 날 한 육군 위관급 장교도 강원도 양구서 차량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같은 달 23일엔 강원도 인제의 한 육군 부대서 군기훈련 도중 훈련병 1명이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이틀 만에 사망했다.

지난 21일, 육군의 한 신병교육대서 수류탄 투척 훈련 도중 폭발사고로 훈련병 1명이 숨지고 간부 1명이 중상을 입었다.


<haewoongt@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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