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지난 주말, 기분 좋게 떠났던 강원도 정선 기차여행서 예매 좌석을 둘러싼 다른 승객과의 불편한 경험을 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예매한 좌석에 다른 승객이 앉아있었는데, 이석을 부탁하자 “다른 곳에 앉아달라”는 황당한 요구를 들었다는 것이다.
지난 15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주말 기차여행서 겪은 일’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글 작성자 A씨는 “지난 주말, 민둥산으로 기차여행을 다녀왔다. 원래 정선아리랑 열차로 끊으려다 일정이 애매해서 무궁화호를 끊었다”며 “제가 예매했던 자리는 1호차량 중간 좌석의 창측이었는데 어떤 아저씨가 앉아 있었다”고 운을 뗐다.
A씨에 따르면, 예매 좌석을 확인한 후 해당 남성에게 정중히 자리를 옮겨줄 것을 부탁하자 ‘옆에 앉은 일행과 떨어져서 그러니 다른 곳에 가서 앉으라’는 말을 들었다.
그는 “‘자리 좀 바꿔주면 안되겠냐’도 아니고 다른 자리에 앉으라고 해서 1차로 화가 났다”면서도 “연배가 저보다 한참 많아 보였고 옆자리 분이 일행인 게 딱 보여서 그냥 양보하려고 ‘알겠다. 어느 자리시냐’고 물었더니 3호차 좌석표를 건넸다”고 말했다.
해당 차량은 무궁화호였고 A씨가 예매했던 좌석은 4량 중 새마을호 특실 차량을 이어붙인 1호차였다.
A씨는 “이건 아니다 싶었다. 저도 편하게 가려고 1호차를 예매한 거라 ‘죄송한데 원래 자리로 가셔야겠다’고 했더니 그때부터 발작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아무데나 앉아 가. 뭔 말이 많아’라는 아저씨의 첫마디는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정확히 토씨 하나 안 틀리고 이렇게 말했다”며 “순간 당황해서 어버버 하고 있으니 보란 듯이 선글라스 끼고 의자를 눕혔다”고 설명했다.
더 이상 말이 통하지 않겠다 싶었던 그는 열차 기관사의 도움을 받아 원래 예매했던 좌석에 앉을 수 있었다. 해당 남성은 자리를 옮기면서도 A씨에게 삿대질에 욕을 하는 등 추대를 보였다.
A씨는 “가재는 게편이라고 옆자리 일행의 아주머니도 내려가는 내내 일부러 불편한 티를 팍팍 내면서 김밥을 계속 먹었다”며 “저는 진짜 곱게 늙어야겠다는 다짐을 몇 번이나 하게 만들었던 하루였다”고 회상했다.
아울러 “덕분에 기분잡쳤던 여행의 시작이었지만 남은 일정이 좋아서 그나마 다행이었다”고 덧붙였다.
해당 글에는 “일행과 같이 가려는 심정은 이해하지만, 그래도 예약자가 오면 비켜주셔야 한다. 예약자가 양보해주면 고마운 거고, 아니면 이석해줘야 하는 거 아니냐. 남의 자리 앉아서 비켜달라고 하면 난리 좀 피지 말아 달라” “일행이 3호차로 옮기면 될 텐데 절대 그렇게는 안 한다” “처음부터 좋게 말하면 안되는 거였다” 등 A씨 응원 댓글들이 베뎃으로 선정됐다.
보배 회원 ‘의기OO’는 “예전엔 입석표 끊은 할아버지·할머니들이 옆에 걸쳐앉거나 두 명 앉는 자리에 끼워앉아 세명이 앉아가거나 양보를 강요하던 시절도 있었는데, 그 사람들은 2024년에 살면서 생각은 1980년대에 멈춰 있어서 그런 것”이라며 “저는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이해하지만, 버릇되면 다른 사람에게 또 민폐를 끼치게 될까 봐 자리 양보는 해주지 않는다”고 거들었다.
회원 ‘WCOOO’도 “예전 통일호, 무궁화호 같은 기차에선 바닥에 신문지 깔고 앉아가던 시절이 있었다. 옛날 어르신들은 세상 변한지 모르고 아직 그 시절인지 아시는 것 같다”고 동조했다.
반면 “왜 현장서 욕하지 못하고 여기서 분풀이하느냐? 둘 다 한심 그 자체” “현장에선 쫄아서 찍소리 못하고 인터넷으로는 열심히 글 쓰시는 것도 참 대단하다” 등의 부정적인 댓글도 달렸다. 해당 댓글엔 “혹시 그 아저씨인가요?” “글쓴이가 잘 대처했다. 같이 맞장구쳤다간 더 큰 불상사가 났을 것” 등의 반박 대댓글이 줄을 이었다.
회원 ‘호랭OOO’은 “일행도 있는데 처음 본 사람에게 저렇게 말하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 제발 한 사람 말만 듣고 급발진하지 마라”며 주작을 의심하기도 했다.
다른 회원도 “사실이라면 지난주말, 무궁화호표 인증사진이나 열차번호 혹은 출발 및 도착 시각을 첨부바란다”며 “인증사진 없으면 주작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사건을 공론화하려면 최소한 인증할만한 게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거들었다.
실제로 해당 글에는 예매했던 기차표 사진이나 기타 증거가 될만한 자료는 일절 첨부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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