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말 0.11%’ “꽃게 빤 물로 반죽?” 무늬만 소래꽃게빵 입길

2024.03.08 17:07:46 호수 0호

구매자 “비싸고 사이즈도 작아” 지적
업체 측 “동일 제품군보다 저렴한 편”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인천 명물의 수산물시장 소래포구 관광상품인 소래꽃게빵이 때아닌 입길에 올랐다. 가격도 1개당 1650원으로 저렴하지 않은 데다 성분으로 들어간 꽃게 분말도 겨우 0.11%에 불과하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8일,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소래꽃게빵을 구매했다가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는 뉘앙스의 글이 게재됐다. 이날 보배 회원 A씨는 ‘호구포구 근황’이라는 제목으로 “이번 설 명절에 본가에 다녀오면서 광명역 역사 편의점서 장모님께 드리기 위해 소래꽃게빵을 구매했다”고 소개했다.

A씨가 게재한 호구포구는 호구+소래포구의 의미로 쓰여진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가격은 9900원이었고 6개 가격인데 사이즈도 작다”며 “소래꽃게빵인데 꽃게 분말이 0.11%다. 꽃게 발 빤 물로 반죽한 것이냐?”고 아쉬워했다. 이어 “심지어 꽃게랑은 꽃게엑기스가 1.05%나 들어 있다. 꽃게랑보다 못한 함량으로 꽃게빵이라니…가격도 꽤 비싸다. 소래포구는 역시 고쳐쓰는 게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A씨는 글과 함께 소래꽃게빵 제품 및 포장 박스, 꽃게랑 제품 포장 등 3장의 사진을 첨부했다.

박스에는 개별포장된 5개의 제품이 담겼으며, 박스 좌측 하단에는 ‘6개입 156g, 469.8 kcal, 꽃게 분말 0.11% 키토 분말 0.11%’라는 글귀가 기재돼있다. 반면, 꽃게랑 제품에 기재된 꽃게 엑기스는 1.05%라고 표기돼있다.


소래꽃게빵은 소래바다(대표 서진원)이 출시한 제품으로 100% 국내산 쌀가루와 꽃게분말, 키토산, 고구마맛 앙금이 들어가 있으며, 소래포구축제 공식인증 상품으로 현재 주로 소래포구시장 등을 통해 판매 중이다.

회원들은 “달 없는 꽃게가 왜 생기는지 저 빵이라면 연관지어 의심하면 오버일까요?” “호구들이 넘쳐나니까, 그렇게 당하고 속아도 찾아가서 또 당하고…역시 알려줘야 안다는 건 알려줘도 모른다더니 납득을 못하는 건지, 당하고 욕하는 걸 즐기는 건지 모르겠다” 등 비토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한 회원은 “잘못 알고들 계신 것 같아 정정해드리겠다. 꽃게 발 빤 물로 만든 게 아니라 꽃게가 장화 신고 걸어다닌 물로 반죽한 것”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다른 회원은 “저렇게 포장된 빵들은 다 비싸더라. 전에 고속도로 휴게소서 지역 특산물 빵 사려고 봤더니 비싸서 안 샀던 기억이 있다”고 거들었다.

반면, 소래포구와 소래꽃게빵을 연결해서 같이 비판하는 것은 억지가 아니냐는 반론도 제기됐다.

회원 ‘거침없OOO’는 “소래포구꽃게빵도 아니고 소래꽃게빵인 데다 광명서 팔고, 기업이 파는 걸 소래포구와 연결하는 것은 좀…”이라고 지적했다.

회원 ‘멜로OOO’도 “소라빵에 소라 안 들어가고, 붕어빵에 붕어 안 들어가고, 국화빵에 국화 안 들어가는데, 꽃게빵에 꽃게가 들어가야 하는 게 맞느냐?”며 “저렇게만 하긴 심심하니 키토산인지 뭔지 아주 소량만 넣었고 가격이 본인이 생각하기에 합당하지 않으면 안 사면 되는 거 이니냐?”고 직격했다.

회원 ‘CruzeOOOOO’도 “저걸 9900원에 팔든 9만9000원에 팔든, 그건 파는 사람 아니냐? 비싸다고 생각되면 안 사면 그만”이라며 “사장이 강매한 것도 아니고 가격이 안 써져 있으면 물어보면 될 텐데 본인이 선택해서 산 걸 누굴 욕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가격표를 보고 내려놓지 그걸 또 샀느냐? 그러니 계속 판매하는 게 아니냐?”는 일부 회원들의 지적에 A씨는 “편의점엔 가격이 쓰여져 있지 않았다. 저 제품만 구매한 게 아니라 이것저것 구매한 후 결제하느라 가격 확인하고 뺄 수가 없었다”며 “처음부터 가격을 알았더라면 사지 않았을 것”이라고 대꾸했다.

이날 해당 업체는 제품가격 및 성분 논란에 대한 입장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해당 제품은 박스 포장으로 출시하는 ‘선물 용도’로 만들어졌고 동일(지역 생산의 빵) 제품군이 1만2000원대임을 감안할 때 비싼 편이라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면서도 “실제로 마진은 한 자릿수로 높지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지난 22년 1월부터 사업을 시작했다는 서 대표는 “소래포구 소상공인들을 위해 꽃게빵 사업을 시작했는데, 커뮤니티서 이런 반응이 나와서 안타깝다”며 “꽃게 함유량이 적은 다양한 테스트를 거치면서 떫고 비린 맛이 나지 않는 적정선을 찾다 보니 해당 수치가 최적이었다”고 해명했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소래꽃게빵은 현재 소래포구 내 점포들 및 전통어시장, 소래역사관 앞 부스, 개인 카페, 새우타워 등을 포함해 소래포구역, 광명역 스토리웨이 편의점 등에서 판매되고 있다. (주)소래바다는 지난해 인천형 로컬크리에이터·중기부 로컬크리에이터 선정, 2022년에는 인천형 예비사회적기업(2022년) 지정 및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으로 선정됐던 바 있다.

자신들이 태어났던 소래포구가 점점 쇠퇴해가는 모습을 보면서 아쉬운 마음에 더 많은 사람들이 즐겨찾는 곳으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3남매가 사업에 뛰어들었다.

<haewoong@ilyosisa.co.kr>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