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최근 남성 전용 사우나에서 집단 음란행위를 벌이던 남성들이 경찰에 적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게다가 이들 가운데에는 현직 경찰관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더했다. 해당 사우나는 일부 이용객들 사이에서 ‘게이들의 성지’로 불려온 곳이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하필 사우나를 찾는 걸까?
서울 금천경찰서는 지난달 22일 금천구의 한 남성 전용 사우나를 순찰하던 중 수면실에서 음란행위를 하던 남성 6명을 적발했다. 해당 사우나는 ‘남성 전용’ ‘24시간 영업’ 간판이 걸린 시설로, 내부에는 ‘수시 순찰 구역’이라는 경고문이 붙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면실서
경찰까지
경찰은 순찰 과정에서 수면실에서 벌어지고 있던 음란행위를 확인하고 현장에서 관련자들을 붙잡았다. 적발된 남성들 가운데에는 인천 지역 경찰서에서 근무 중인 50대 경찰관 A씨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단속 상황에서 현장을 벗어나려다 붙잡혔으며, 6명 가운데 유일하게 공연음란 혐의로 현행범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목격자는 “그 사람이 체격이 왜소했고 모자를 깊게 눌러쓰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 사우나는 이전부터 음란행위와 관련한 신고가 반복적으로 접수돼 경찰의 수시 순찰 구역으로 지정된 곳으로 알려졌다. 수면실 입구에는 “경찰 수시 순찰 구역”이라는 안내와 함께 “수면실 이용 시 반드시 속옷이나 가운을 착용하라”는 안내문도 붙어 있었다고 한다.
시설 관계자 역시 비슷한 문제로 어려움을 겪어 왔다고 설명했다. 사우나 관계자는 “이걸 우리가 홍보할 수도 없고 이용객들이 인터넷 등을 통해 서로 연락해 찾아오는 것 같다”며 “이야기하기도 낯 뜨거운 문제”라고 말했다.
인근 상인들 사이에서도 해당 사우나에 대한 이야기가 돌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자영업자는 “직원들이 사우나를 다녀온 뒤 ‘거기가 좀 이상하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고 했다.
A씨는 경찰서로 인계돼 조사를 받은 뒤 당일 귀가 조치됐다. 이후 입건 사실은 곧바로 소속 기관에 통보됐으며, 해당 경찰서는 수사 결과에 따라 징계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남성 전용 사우나나 수면시설에서 음란행위가 벌어지는 일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실제로 서울 용산구의 한 호텔 사우나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당시 해당 시설에서는 불과 몇 시간 사이 두 차례 경찰이 출동했다. 첫 번째 사건은 오전 9시경 수면실에서 발생했다.
40대 남성이 20대 남성의 신체를 부적절하게 접촉했다는 신고가 접수되면서 경찰이 현장에 출동했고 해당 남성은 성추행 혐의로 임의동행 조치됐다. 이어 약 두 시간 뒤인 오전 11시30분 무렵 같은 사우나 시설에서 또 다른 신고가 접수됐다.
‘남성 전용’ 은밀한 만남
수시 순찰 구역으로 지정
이번에는 30대 남성 두 명이 서로 신체접촉을 하며 음란한 행위를 벌였다는 내용이었다. 경찰은 이들을 공연음란 혐의로 임의동행했다. 한 시설에서 짧은 시간 사이 음란행위 신고가 잇따르자 이용객들 사이에서도 적지 않은 충격이 있었다.
2012년에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남성 전용 사우나 업주가 동성 간 성관계를 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한 혐의로 경찰에 적발되기도 했다.
당시 경찰 조사에 따르면 해당 업소는 남성 이용객들이 사우나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서로 호감을 느끼면 자유롭게 성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사실상 방치하거나 유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업주는 인터넷을 통해 해당 업소를 남성 전용 사우나이자 동성 간 만남이 가능한 장소로 홍보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업소 내부에 콘돔과 젤 등을 비치한 채 영업을 이어온 사실을 확인했다. 또 해당 업소가 목욕장이나 숙박업 신고 없이 운영되면서 수년 동안 약 2억원 상당의 부당이익을 얻은 것으로 보고 공중위생업법 위반 등의 혐의를 적용해 업주를 입건했다.
여기서 더 나아가 마약까지 투약하며 모임을 갖는 경우도 있었다. 과거 서울 강남 일대의 남성 전용 수면방에서 마약을 유통하고 투약한 일당이 적발됐다. 당시 경찰은 홍콩에서 필로폰이 밀반입되고 있다는 첩보를 토대로 수사를 진행하던 중 해당 마약이 성소수자 관련 웹사이트와 모바일 앱을 통해 거래된 뒤 남성 전용 수면시설에서 투약되는 정황을 포착했다.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필로폰 약 70g과 신종 마약, 현금 등을 확보했고 마약 밀반입자와 유통책, 투약자 등 10여명을 검거했다. 수사 과정에서는 해당 수면시설이 숙박 공간이 아니라 성소수자들이 모여 마약을 투약하거나 성관계를 맺는 장소로 활용됐다는 정황도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남성 전용 사우나나 수면시설에서 성소수자들의 음란행위가 벌어지는 일은 반복적으로 발생해 왔다. 이들은 주로 사우나나 휴게텔, 찜질방 등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르고
갔다가…
이 같은 공간은 이른바 ‘게이 사우나’ 또는 ‘수면방’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겉보기에는 평범한 시설이고 일반 이용객들도 입장료만 내면 이용할 수 있어 쉽게 구분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왜 이들은 사우나를 선택하는 것일까? 사우나와 찜질방과 같은 대부분의 시설은 별도의 객실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함께 이용하는 공동 수면 공간을 갖추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이용객들이 자연스럽게 서로 마주치거나 접촉할 수 있는 상황이 형성된다. 음란행위를 나눌 타깃을 물색하기 좋은 환경이 되는 것이다. 또 내부에 CCTV가 설치되지 않은 공간이 많다. 이 같은 이유로 리스크 없이 즐기기에 안성맞춤인 장소가 된다.
실제 온라인 상에는 게이 사우나를 이용하게 된 사람들의 후기도 찾아볼 수 있었다. 대부분은 평범한 남성 전용 사우나라고 생각하고 들어갔다가 예상과 다른 분위기를 경험했다는 내용이다.
이용자 B씨는 서울 강남의 한 남성 전용 사우나를 방문했던 경험을 온라인 게시글로 남겼다. 그는 “지하철역 근처에 있는 평범한 사우나처럼 보였다”며 “건물 입구에도 ‘남성 전용 사우나’라는 간판이 걸려 있어 특별히 이상하다고 느끼지 못했다”고 했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탈의실과 목욕탕, 휴게 공간 등이 있는 일반적인 사우나 구조였다고 한다.
그는 “탈의실에는 신문을 보거나 TV를 보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고 시설도 오래된 목욕탕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목욕탕으로 들어가자 분위기가 조금 달랐다고 했다. 그는 “탕 안에 있던 몇몇 사람들이 계속 주변을 살피는 느낌이 들었다”며 “목욕을 하면서도 다른 사람들의 움직임을 계속 보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했다.
탕 안에서 다른 이용객의 행동이 눈에 띄었다는 경험도 적었다. B씨는 “샤워를 하고 있는데 한 사람이 수건을 던지거나 말을 걸 듯한 행동을 했다”며 “직접적인 말은 없었지만 뭔가 관심을 표현하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결국 자리를 옮겨야 했다.
CCTV 없고
묘한 분위기
목욕탕을 나온 뒤 휴게 공간에서도 비슷한 분위기를 느꼈다. 휴게 공간에는 TV 앞에 앉아 있는 사람들과 탈의실 근처에 서 있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지나가는 사람들을 계속 바라보고 있었다는 것이다. B씨는 “탈의하거나 옷을 입는 동안에도 시선이 계속 느껴졌다”며 “일반 사우나에서는 보기 어려운 분위기였다”고 했다.
그는 이후 수면실로 이동했다. 수면실은 여러 사람이 함께 이용하는 공간이었고 바닥에 매트가 깔려 있었다고 한다. 일부 이용객은 수건을 두른 채 누워 있었고 일부는 앉아 있거나 주변을 오가고 있었다는 것이다.
B씨는 “수면실 안에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있었다”며 “잠을 자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계속 자리를 옮기거나 주변을 살피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적었다.
수면실 안에서는 사람들의 움직임이 계속 이어졌다고 했다. 그는 “누워 있는 사람들 사이로 사람들이 계속 오갔다”며 “어떤 사람들은 휴대전화 불빛을 켜고 주변을 살피기도 했다”고 했다. 그는 “처음에는 잠을 자려고 누웠지만 분위기가 낯설게 느껴졌다”며 “결국 오래 머무르지 않고 수면실을 나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용자 C씨 역시 비슷한 경험담을 온라인상에 남겼다. 그는 우연히 사우나를 찾았다가 내부 분위기에 놀랐다고 털어놨다. 그는 “지하철이 끊겨 잠깐 쉬려고 사우나에 들어갔는데, 처음에는 평범한 남성 사우나라고 생각했다”고 기술했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자 탈의실과 목욕탕이 있었고 시설도 오래된 목욕탕과 비슷한 모습이었다고 한다. 목욕탕 안에서 C씨는 몇몇 이용객들의 행동이 눈에 들어왔다고 했다. 그는 “탕 안에서 주변 사람들을 계속 바라보는 사람들이 있었다”며 “목욕을 하면서도 서로의 움직임을 확인하는 모습이 보였다”고 했다.
샤워를 마친 뒤 휴게 공간으로 이동했을 때도 비슷한 분위기를 느꼈다. C씨는 “휴게 공간에 앉아 있는 사람들이 지나가는 사람들을 계속 바라보고 있었다”며 “자리를 옮기거나 주변을 살피는 사람들이 계속 움직였다”고 했다. 이후 그는 수면실로 들어갔다.
“자다가 보니 옆에서 성행위”
사건 후 충격 목격담 쏟아져
수면실에는 여러 사람이 누워 있었고 일부는 잠을 자고 있었다고 한다. C씨는 “수면실 안에 들어갔을 때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며 “누워 있는 사람들 사이로 몇몇 사람들이 계속 움직이고 있었다”고 말했다.
잠을 자려고 누웠지만 계속 들리는 소리가 신경 쓰였던 그는 “처음에는 누군가 뒤척이는 소리인 줄 알았는데 신음 비슷한 소리가 계속 들렸다”고 언급했다.
결국 그는 잠을 포기하고 수면실을 나왔다. C씨는 “처음에는 평범한 사우나라고 생각했는데 분위기가 이상하게 느껴졌다”며 “결국 오래 머무르지 않고 밖으로 나왔다”고 회상했다.
수면실 입구에는 안내문도 붙어 있었다고 한다. 그에 따르면, 안내문에는 동성 간 부적절한 행동이나 다른 이용객의 수면을 방해하는 행동을 금지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C씨는 “수면실 입구에 그런 안내문이 붙어 있는 것을 보고 이곳이 어떤 곳인지 짐작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이번에 적발된 금천구 남성 전용 사우나를 이용했다는 일부 방문객들의 후기도 올라와 있었다. 실제 사우나 리뷰에는 “여기는 사실상 게이 사우나다. 자다가 인기척이 느껴져 깼는데 남성 두 명이 성행위를 하고 있었다”는 글이 게시돼있었다.
또 다른 이용자는 “남탕에서 남성 두 명이 성행위를 하는 장면을 목격했다”며 “아이와 함께 왔으면 큰일 날 뻔했다”고 적기도 했다. 많은 방문객이 일반 사우나와는 다른 분위기를 경험했다는 후기를 남겼다.
이처럼 남성 전용 사우나에서는 오래전부터 성소수자들의 음란행위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단속이 쉽지가 않다. 특히 수면실이나 휴식 공간 등에는 카메라 설치가 어려운 경우가 많아 시설 내부 상황을 확인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단속해도
다시 모여
공동 이용 공간에서 여러 사람이 동시에 머무는 구조인 만큼 문제가 발생해도 정확한 상황을 확인하기도 어렵다. 그렇다고 해서 사우나 운영자를 처벌할 수도 없다. 업주가 직접 성행위를 유도하거나 알선하지 않는 이상 법적으로 처벌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단속과 관리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imsharp@ilyosisa.co.kr>
<기사 속의 기사> 해외에도 게이 사우나?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의 한 남성 전용 시설에서 수백명의 남성이 한꺼번에 단속에 걸리는 사건도 있었다.
현지 매체 <더스타> 등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경찰과 연방직할지 이슬람종교국(JAWI)은 지난해 11월28일 오후 8시께 쿠알라룸푸르 라자 라우트로에 있는 한 웰니스 센터를 합동 단속했다.
해당 시설은 체육관과 사우나, 스파, 수영장, 휴게실 등을 갖춘 남성 전용 건강 시설로 운영되는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남성 간 성행위가 이뤄지는 장소로 이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단속 당시 현장에서는 19세부터 60세까지 남성 202명이 적발됐다.
이들 가운데에는 의사와 검사, 교사, 공무원 등 전문직 종사자들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말레이시아 현지인뿐 아니라 한국과 중국, 인도네시아, 독일 등 외국 국적 이용객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해당 업소는 등록비 10링깃(약 3500원)을 내고 회원으로 가입한 뒤 방문할 때마다 35링깃(약 1만2000원)을 지불하면 이용할 수 있는 구조로 운영됐다.
시설은 퇴근 후 휴식을 원하는 남성을 주요 고객으로 삼아 오후 5시부터 늦은 밤까지 영업했고 SNS 등을 통해 홍보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방식의 운영은 약 8개월 동안 이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 당국은 ‘남성 이용객들의 부적절한 행위가 이뤄지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2주 동안 정보 수집과 감시를 진행한 뒤 해당 시설을 급습했다.
경찰은 이들을 말레이시아 형법 제377조(비자연적 성행위 금지)를 위반한 혐의로 체포했다.
말레이시아 법은 남성 성기가 타인의 항문이나 입에 삽입되는 행위를 합의 여부와 관계없이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은 동성 간 행위뿐 아니라 이성 간 관계에도 적용될 수 있지만 실제로는 동성애 관련 사건에 주로 적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