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사회팀] 강현석 기자 = 브라운아이드소울의 멤버 나얼(본명 유나얼)이 개인전을 열었다. 2004년 이래 아홉 번째 개인전이다. 아름다운 멜로디로 '사람 사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나얼은 전공인 미술에서 색다른 매력을 뽐냈다. 영감의 원천인 성경은 옛 기억으로 채색됐다. 고즈넉한 풍경이 묵직한 감정을 전달한다. "전시를 할 때는 연예인이 아닌 작가로만 봐 주세요." 인기 남성보컬그룹 브라운아이드소울의 멤버 나얼이 아홉 번째 개인전을 열었다. 서울 종로구 효자로에 있는 진화랑은 '콜라주얼-나얼의 방'이라는 주제로 지난 4일부터 나얼의 작품을 전시 중이다. 콜라주얼은 미술기법인 '콜라주'에 나얼의 이름인 '얼(Earl)'을 붙여 만든 단어다. 묵직한 감정 전달 나얼은 전시 초기부터 콜라주에 무한한 애정을 드러냈다. 과거 인터뷰에서 그는 "콜라주에 쓰인 오브제는 버려진 것들이 많다"라며 "내가 왜 이런 버려지고 뜯겨진 오브제의 이미지를 좋아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이것들의 조합에서 말할 수 없는 조형미를 느낀다"라고 말했다. 이번 개인전 역시 콜라주에 바탕을 두고 있다. 어느 순간부터 모아온 일상의 물건을
[일요시사 사회팀] 강현석 기자 = 세계적인 그래피티 아티스트 존 버거맨이 2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에비뉴엘 아트홀은 지난 2일 "영국 출신 그래피티 아티스트 존 버거맨의 개인전을 개최한다"라고 밝혔다. 젊음과 자유를 상징하는 거리문화의 진수가 오는 23일까지 관객 앞에 펼쳐진다. 존 버거맨의 개인전 'Burger World'가 지난 2일 오프닝 행사를 갖고 성대한 개막을 알렸다. 2년 만에 한국을 찾은 존 버거맨은 한국 팬들을 만나 사인회를 가졌다. 전시를 준비한 에비뉴엘 아트홀은 지난 5일 존 버거맨의 작품을 소재로 한 패션쇼를 진행했다. 자유로운 예술세계 존 버거맨은 생동감 넘치는 화법으로 자유로운 예술세계를 선보여 온 세계적인 그래피티 작가다. 뉴욕을 주 활동무대로 삼고 있으며, 지난 2013년에는 부산을 방문해 대형 라이브 페인팅 퍼포먼스로 관객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이번 전시에서 존 버거맨은 저항과 자유의 상징인 그래피티와 새로운 예술장르인 '두들(Doodle)'을 접목했다. 두들은 즉흥적으로 끼적거리는 낙서를 뜻한다. 일상에서 나타나는 여러 모습을 소재로 한 그의 작품은 벽에 낙서하듯 거칠면서도 번뜩이는 재치가 일품이다. 존
[일요시사 사회팀] 강현석 기자 = 지난 24일 서양화가 이유정 작가의 '믿을 수 없는 화자'전이 막을 내렸다. 이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회화 공간 안팎의 사실과 허구의 관계에 초점을 뒀다. 작가는 과거의 기억이 뒤섞인 사물들과 그에 관한 상상을 마치 동화 같은 풍경으로 그려냈다. 지난 18일 갤러리도스는 서양화가 이유정을 초대해 개인전을 열었다. '믿을 수 없는 화자'전은 관객의 호응을 얻고 같은 달 24일 끝을 맺었다. 갤러리도스 최주연 큐레이터는 "중요하진 않지만 버리지 못하고 간직한 사물들이 소중한 물건으로 변해 작가의 작업에 중요한 소재가 됐다"라며 "인공의 사물들이 가상의 회화공간 속에서 스스로 이야기를 지어내며 작품을 더욱 흥미롭게 만들었다"라고 평했다. 형형색색 구슬 이 작가의 작업노트에는 '믿을 수 없는 화자'전을 설명한 구절이 있다. 그는 자신의 그림을 '사물과 기억에 관한 풍경화'라고 썼다. 다섯 폭의 캔버스를 파노라마로 길게 연결하면서 완성해나간 사물집적 연작이라고 정의했다. 작품 소재는 사물인데 정말 중요해서가 아니라 버리지 않고 간직해서 소중하게 된 사물이 그려진다. 또 그 사물이 지닌 시간의 기억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과거든 현재든 ‘진정성’을 표할 때 사람들은 자신의 이름을 내건다. 그 이름이 자신의 모든 걸 대변해주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번에 <일요시사>에서 만난 아트인의 이름은 김서희. 그녀는 2012년부터 서희갤러리 관장을 맡아 많은 활동을 해왔다. 동분서주 열심히 누빈 그녀는 예술인의 눈으로 본 대한민국에 대해 진정성 있는 입을 열기 시작했다. 서희갤러리는 개관 이래 최대 국면과 마주하고 있다. 크게 2가지 측면에서 그러하다. 첫 번째는 국회에서 전시회를 연다는 점. 두 번째는 그 전시회가 세월호로 인한 아픔과 치유에 관한 이야기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다. 그녀는 이를 위해 지난 1년간 공을 들여왔다. “국회에서 전시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되는지 전혀 방법을 모르는 상태에서 묻고 물어 진행했습니다. 맨땅에 헤딩과 같은 작업이었죠.” 대국민화합 기원 각고의 노력 끝에 김 관장은 새정치민주연합 정세균 의원실의 도움으로 원하는 전시를 할 수 있게 됐다. 장소 예약이 됐다는 소식을 받은 그녀가 무엇보다 기뻤던 이유는 자신이 원하는 기간에 전시를 할 수 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ldq
[일요시사 사회팀] 강현석 기자 = 에비뉴엘 아트홀에서 정혜련 작가의 '연쇄적 가능성 Serial Possibility_Planet'전이 이달 28일까지 개최된다. '공간드로잉'이라는 새로운 미술 영역을 개척해 온 정 작가는 캔버스를 벗어나 빛과 운동이 공존하는 3차원에 자신의 '그림'을 선보이고 있다. 탁월한 조형감각으로 국내외 미술 애호가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그에게서 남다른 가능성이 엿보인다. '공간을 그리는 입체드로잉'으로 이름을 알린 정혜련 작가가 서울 에비뉴엘 아트홀에서 지난달 28일부터 전시를 열고 있다. 전시 제목은 '연쇄적 가능성 Serial Possibility_Planet'전이다. 그간 회화와 설치를 넘나들며 다재다능함을 발휘한 정 작가는 '공간드로잉'이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본인의 미적 세계를 확장시켰다. 탁월한 조형감각 정 작가는 무의식적인 드로잉을 공간에 따라 '모듈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모듈화는 작품의 단위별 분할 및 구조화 정도로 이해할 수 있다. 정 작가는 각 모듈에 인위적인 변형을 가했다. 직선이었던 구조물은 곡선의 형태로 얽혀 흡사 뫼비우스의 띠치럼 연결됐다. 불규칙한 모듈에는 '빛'이라는 2차 변형이 가해졌다. 빛을 받
[일요시사 사회팀] 강현석 기자 = "우주의 유한한 존재에 대하여." 서양화가 상하의 작업노트는 이렇게 시작한다. "별의 잔해일 뿐인 존재에 대하여" "지금이라는 순간을 살며 사라지는 존재에 대하여" "삶이라는 공기를 맡고 뱉으며 소멸하는 존재에 대하여" 상하의 그림은 소소한 일상을 버티고 선 작고 연약한 존재에 대한 헌사다. 상하와의 인터뷰는 경기 남양주에 있는 그의 작업실에서 이뤄졌다. 멋진 옷차림과 젊은 감각의 헤어스타일이 돋보였다. 서양화가 상하는 화가이면서도 사고의 깊이가 있는 '철학가'였다. 대단한 것보다는 하찮은 것, 거창한 것보다는 소소한 것을 사랑했다. 인간 생명은 물론이고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들에게까지 애정을 보였다. 생명을 담다 그는 그림을 통해 우리 주변에 있는 소중한 순간을 말하고자 했다. 상하는 '순간'을 존재하는 것의 숙명으로 인식했다. 지구상에 영원히 존재하는 것은 없다. 인간도 결국은 먼지처럼 사라진다. 먼지가 된 인간은 어디로 가는 것일까. 그는 작가적 상상력을 발휘해 '사라진 것들'이 별이 된다고 생각했다. 별을 닮은 오색의 화려한 점은 새하얀 캔버스
[일요시사 사회팀] 강현석 기자 = 서울 청량리 일대 집창촌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사진전이 인사동 아라아트 2층 전시관에서 열린다. 사진작가 조문호가 1983∼1988년까지 전농동 588번지 일대 홍등가를 담은 이번 전시는 '청량리 588'이란 제목으로 관객을 만난다. 지금으로부터 약 30년 전 우리 사회에서 소외 당하고 멸시 받았던 윤락녀는 그들 역시 인간임을 말하고 있었다. 사진작가 조문호의 '청량리 588' 사진전이 오는 3월10일까지 서울 인사동 아라아트 2층 전시실에서 열린다. 서울 동대문구 일대 집창촌의 모습을 담은 67점의 사진은 관객을 만난 뒤 사진집으로 출간될 예정이다. "그들도 똑같다" 다큐멘터리 사진을 찍어 온 조 작가는 당시 홍등가를 찍기 위해 현장에 기거했다. 건달들의 폭력과 성병 등 숱한 고난이 동반됐지만 조 작가는 그곳을 떠나지 않았다. 그는 매춘을 우리 사회의 필요악으로 보았다. 인간이 존재하는 한 성매매는 지구상에서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 생활고에 찌들려 몸을 팔았던 윤락녀는 시대적 희생양으로 부각됐다. 조 작가는 "가난한 것이 죄일 뿐 누가 그들의 얼굴에 침을 뱉을 수 있단 말인가&qu
[일요시사 사회팀] 강현석 기자 = 삼성미술관 리움이 지난 12일부터 양혜규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양 작가를 제외하고 국내 생존 작가 가운데 리움에서 개인전을 연 미술인은 서도호(설치미술가)가 유일하다. 양 작가는 세계적인 명망과 발전 가능성을 갖춘 설치미술가로 평가 받는다. 이번 개인전 '코끼리를 쏘다 상(象) 코끼리를 생각하다'에서도 양 작가의 탁월한 예술 감각이 발휘됐다는 후문이다. 설치미술가 양혜규 작가가 삼성미술관 리움에서 오는 5월10일까지 전시를 갖는다. 전시 제목은 '코끼리를 쏘다 상 코끼리를 생각하다'(Shooting the Elephant 象 Thinking the Elephant)이다. 리움 측은 "양 작가가 한국 작가로는 가장 발전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전시를 기획하게 됐다"고 알렸다. 탁월한 예술 감각 양 작가의 마지막 국내 개인전은 5년 전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렸다. 지난 2009년 베네치아비엔날레 한국관 및 본 전시에 참여했던 그는 주로 해외에서 활동했다. 지난해 유럽 미술전문지 <아트팩트넷>(ArtFact.net)은 '세계 300인의 작가' 목록에 양 작가를 선정했다. 그와 함께 이름을 올린
[일요시사 사회팀] 강현석 기자 = 갤러리도스가 2015년 상반기 기획공모전 '가감유희'의 선정 작가로 조각가 음정수를 초대했다. 음 작가는 'Built 人'이라는 제목으로 건축물을 연상시키는 작품을 관객 앞에 선보인다. 차곡차곡 쌓아올린 철제 구조물은 시간의 층위를 덧대고 있는 우리 삶에 대한 헌사다.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혼자만의 길을 걷는다. 누군가의 가족, 동료, 친구로 존재하지만 한편으로는 독립된 개인의 꿈과 목표, 또는 집착과 욕망을 이루기 위해 살아간다. 희로애락이 담긴 인생 이야기는 각자가 삶을 마감하면서 정리된다. 그 마지막은 희극일 수도, 비극일 수도 있다. 혹은 뭐 하나 특별한 것 없는 평범한 엔딩일 수 있다. 삶의 이야기 조각가 음정수는 이러한 삶의 이야기에 관심이 있다. 하나의 생명이 만들어 낸 이야기는 그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신승오 페리지갤러리 디렉터는 '우리 모두를 위한 기념비'라는 전시 서문에서 "음정수는 건축물의 구조를 가지고 삶의 흔적들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문을 인용하면 인간이 사용하는 공간인 건축물이라는 것은 인간의 역사와 흐름을 같이 하게 마련이다. 건축물에는 사람들의 가
[일요시사 사회팀] 강현석 기자 = 배우 하정우가 이달 말부터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개인전을 갖는다. 하정우가 직접 그린 20여점의 작품은 오는 28일부터 4월18일까지 LA 한인타운에 있는 표 갤러리 LA에 전시된다. 영화계와 미술계를 넘나들며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는 하정우. 그의 그림은 단순한 취미가 아닌 자신을 드러내기 위한 '생존수단'이다. 얼마 전 자신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허삼관>을 통해 하정우는 감독으로서의 재능을 드러냈다. 배우로서 다져온 압도적인 퍼포먼스는 아니었지만 관객의 대체적인 반응은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는 쪽으로 모였다. 틈틈이 작업 하정우의 그림도 그렇다. 화가 자격으로 이미 100여점의 작품을 전시한 그는 점차 수준 있는 작가로 대중에게 인식되고 있다. 평단의 반응은 엇갈린다. 재능이 있다는 쪽과 아직은 작가로 부르기 어렵다는 의견이 대비된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하정우 본인이 그림에 상당한 애착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하정우는 2010년부터 서울·뉴욕·홍콩 등을 오가며 매년 개인전을 열고 있다. 전업 작가 못지않은 꾸준함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2015년에도 하정우는 자신
[일요시사 사회팀] 강현석 기자 = 동양화가 차영규는 한국화의 한계를 넘어 현대미술을 폭넓게 표현할 수 있는 작가로 오랫동안 활동했다. 전통 채색화를 바탕으로 화려한 색상과 신비로운 조형성을 더한 그의 작품은 많은 미술인의 귀감이 됐다. 한지로 빚어낸 보석 같은 아름다움은 그가 꿈꿨던 '자연'을 닮았다. "꽃이 좋아 꽃을 따라, 냇물이 좋아 시냇물을 따라서 계곡으로 들어왔습니다. 산이 좋아 산을 바라보면서 산촌으로 들어왔습니다. 해맑은 자연의 품이 좋아 별을 따라 은하수가 펼쳐진 장작골에 들어왔습니다. 나의 작업도 자연 속으로 들어가고파 한지 속에서 만나고 있습니다." 한지로 작업 '한국화의 장인'으로 알려진 차영규 작가가 지난달 28일부터 갤러리그림손에서 '자연을 벗삼아'란 전시로 관객을 만나고 있다. 닥나무를 직접 갈아 만든 한지 위에 담아 낸 자연과의 교감, 그리고 자연을 향한 예술가의 끝없는 동경. 도시를 떠나 강원도 강릉 어느 산골마을에서 그려낸 색색의 생명들은 밤하늘을 수놓은 우주만상의 황홀함을 드러냈다. 차 작가는 동양화가 지닌 특유의 깊이감과 색채, 섬세한 필치, 몽환적 화면 등을 구현해 온 중견작가다. 전통 진채화에 대한 내
[일요시사 사회팀] 강현석 기자 = 세계가 주목하는 스트리트패션 사진작가 남현범씨의 'Unique Street'전이 오는 2월24일까지 서울 에비뉴엘 아트홀에서 개최된다. 남 작가는 우리나라 스트리트패션 사진가 1세대로 유명 패션지인 <GQ> <마리끌레르> <에스콰이어>와 함께 프라다·팬디 등의 광고사진을 촬영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정형화된 패션사진이 범람하던 시기 남 작가는 자신만의 사진으로 승부해 세계 최정상급 포토그래퍼로 도약했다. 서울 에비뉴엘 아트홀은 2015년 첫 전시로 사진작가 남현범씨의 작품을 선보인다. 국내 1세대 스트리트패션 사진가인 남 작가는 이번 개인전에서 엄선된 패션사진을 포함해 패션위크의 열기를 담은 작품 100여점을 관객에게 공개할 계획이다. 국내 1세대 남 작가의 사진에는 패션이 있고 상황이 있으며 이야기가 있다. 그에겐 패션을 읽을 줄 아는 안목과 대도시의 독특한 에너지를 포착할 줄 아는 감각이 있다. 기술적인 측면 외에도 남 작가는 함께 일하고 싶은 동료로 꼽힌다. 그와 작업한 모델들은 훤칠한 한국인의 유머러스함과 기발한 상상력에 감탄한다. 아름다운 결과물은 덤이다. 유명 패션지
[일요시사 사회팀] 강현석 기자 = 조각가 김한기는 자신의 작품이 직관적으로 해석되길 원하고 있다. 파랑색이든 붉은색이든 작품을 보는 관객들은 작가가 준비한 조형에서 특정한 영향을 받는다. 김 작가는 그것을 '물들었다'라고 표현했다. 자신에게 주어진 여러 환경이 본인을 물들였듯이 그 또한 작품을 통해 상대를 물들였으면 한다는 바램이다. 서울 삼청로에 있는 갤러리도스가 상반기 기획공모전 '가감유희'를 관객에게 선보인다. 조각가 김한기는 '뜻하지 않은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이번 공모전에 선정됐다. 오는 20일까지 김 작가는 조각과 컴퓨터그래픽을 접목한 이미지 작품을 전시할 계획이다. 더페이즈망 기법 김 작가는 '낯섦'을 토대로 상반된 두 가지의 이미지를 한 작품에 담았다. 이는 초현실주의의 표현 방법인 데페이즈망 기법이다. 전위·전치법이라고도 불리는 이 기법은 특정한 목적을 지니는 물체를 전혀 관계가 없는 곳에 놓거나 상반된 두 오브제를 한 공간 안에 배치해 형식화된 관념을 깨뜨리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현실에 존재하는 생물과 사물은 뜻밖의 공간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김 작가는 초현실주의가 유행하던 1930∼40년대보다 진
[일요시사 사회팀] 강현석 기자 = 한성필 사진작가가 2년 만에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은 지난 8일부터 2015년을 맞이하는 첫 전시로 한 작가의 개인전 '지극의 상속 Polar Heir展'을 개최한다. 2011년 아라리오 삼청과 2013년 아라리오 청담에서 2번의 개인전을 가진 한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미발표된 신작을 공개할 계획이다. 남극권과 북극권의 모습이 담긴 경이로운 사진과 영상 작업 30여점이 관객 앞에 펼쳐진다. 한성필 작가는 그동안 파사드 프로젝트를 통해 사진매체의 근원적인 질문을 풀어왔다. 사진과 영상, 설치작업을 자유로이 넘나들었던 한 작가는 이번 개인전에서 2년(2013∼2014년)에 걸쳐 진행한 '북극과 남극 프로젝트'를 최초 공개한다. 북·남극 프로젝트 한 작가는 시간의 층위에 새겨진 대자연의 장엄함과 그 이면에 숨어있는 역사, 현실의 '결정적 순간'을 카메라에 담았다. 전시 제목이기도 한 '지극의 상속'에서 '지극(地極)'은 지축의 양 끝인 남극과 북극을 가리키는 사전적 의미다. 여기에 한 작가는 '양쪽 팔을 수평으로 벌려 좌우 손가락 끝에서 끝까지 가장 긴 직선거리'를 뜻하는 지극(指極)과 '
[일요시사 사회팀] 강현석 기자 = 세계적인 미디어아티스트 이이남이 지난달 16일부터 서울 종로구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대규모 개인전을 갖고 있다. 이 작가는 '다시 태어나는 빛'을 주제로 설치미술과 평면 미디어아트 작품 30여점을 소개했다. 특히 이 작가는 전시목록에 인간과 빛에 대한 성찰이 담긴 미발표 신작을 다수 포함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달 국내 미술계에 낭보가 전해졌다. 광주 출신의 미디어아티스트 이이남의 베니스비엔날레 특별전 초청 소식이다. 이 작가는 오는 5월9일 개최되는 세계 3대 미술축제인 베니스비엔날레 특별전 'Personal Structures(개인적 구축물)'에 초대작가로 선정됐다. 곧 그의 작품은 대륙을 건너 유럽으로 날아갈 계획이다. 특별한 특별전 이 작가 참여하는 특별전은 아르눌프 라이너, 로렌스 와이너, 미켈란젤로 피스톨레토 등 현대미술의 주목받는 거장들이 참여해 화제가 됐다. 한국에선 김아타 작가(2009년)와 이우환·서수경 작가(2011년), 서정민 작가(2013년)가 각각 출품한 바 있다. 베니스비엔날레 특별전은 출품 신청작 가운데 주최 측이 직접 초청작을 고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베니스비엔날레 측은 이 작가
[일요시사 사회팀] 강현석 기자 = 지난 24일부터 서울 인사동 갤러리그림손에서는 서양화가 윤정선 작가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전시 제목은 '엠볼리움'. 엠볼리움(간극)이란 연극 상영 도중 막간의 진행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펼쳐지는 짧은 공연을 뜻한다. 윤 작가의 그림에서 관객들은 자신의 삶 곳곳에 숨어 있는 엠볼리움을 발견한다. 긴 시간의 흐름 동안 묵묵히 역사를 목격한 사도회관이 서정적인 풍경화로 관객 앞에 펼쳐진다. 윤정선 서양화가는 건물이 지닌 기억의 이야기를 엠볼리움이란 전시로 풀어냈다. 좌우대칭을 이루고 있는 르네상스 양식의 건물 외관과 바로 양 옆에 세워진 가로등 불빛은 그림 속 공간을 연극무대처럼 보이게 한다. 그림을 연극무대처럼 주로 빈 공간을 통해 작품의 모티브를 얻는 윤 작가는 의도된 연출로 화면에 극적 긴장감을 불어넣는 데 일가견이 있다. 윤 작가의 작품을 보면 지금 막 연극의 한 세션이 끝난 것처럼 고요하다. 누군가가 무대 뒤편에서 노래를 부르거나 다음 세션의 막이 열리면 배우가 들어설 것 같은 장면도 있다. 그간 윤 작가는 유화와 아크릴을 번갈아 사용하면서 자신이 원하는 이미지를 구성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번 엠볼리움에서는 아크릴을
[일요시사 사회팀] 강현석 기자 = 세계적인 텍스타일 디자이너인 도나 윌슨이 서울 중구 소공동에 있는 롯데백화점 본점 롯데갤러리에 작품을 설치했다. 전시 제목은 '러블리 홀리데이 with 도나 윌슨'. 도나 윌슨은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귀여운 수제 동물인형과 세라믹 작품 등 100여점을 한국 관객에게 선보였다. 스코틀랜드 출신의 텍스타일 디자이너인 도나 윌슨은 영국 현대공예가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다. 스코틀랜드 북동부 농장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그는 야생여우와 늑대, 너구리 등과 어울리며 자연으로부터 영감을 얻었다. 자연에서 영감 도나 윌슨의 작품에는 따뜻한 감성과 유쾌한 상상력이 넘친다. 장난기도 가득하다. '어린 시절' '추억' '가족'이라는 평범한 주제에 재치 있는 표현력이 곁들여져 맛을 더했다. 다양한 인종, 세대, 성을 막론하고 '도나 윌슨표 핸드메이드'는 노스탤지어를 이끌어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도나 윌슨은 모직과 면직 등 섬유 소재에 아기자기한 색감을 불어넣어 자신만의 스타일을 완성했다. 니트가 주는 물성과 재질, 편안한 색 구성, 형태적인 자유로움은 '시골'이나 '가정의 따뜻함'을 연상케했다. 도나 윌슨은 스코틀랜드 애버딘에서 태어났다.
[일요시사 사회팀] 강현석 기자 = 순백의 캔버스가 작은 조각으로 무수히 나눠졌다.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서양화와 판화를 전공한 김서연 작가는 캔버스 천을 칼로 자르는(혹은 파내는) 형태의 작업을 하고 있다. 작가는 캔버스를 조각하는 일에 대해 "빈집을 두드리는 것 같은 무모한 시도일지 모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 작가의 작업은 '비움으로써 더욱 채워지는' 동양적인 미덕을 갖췄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시도'로 평가될 수 있다. 지난 10일부터 서울 삼청로 갤러리도스에서는 김서연 작가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전시 제목은 '무의미로의 회귀'다. 김 작가는 자신의 작업노트에서 "의미를 담기보다는 더 의미 있는 것들을 찾아 나서기 위해 의미를 비우고, 지우는 시간과도 같았다"고 지난날을 회상했다. 나아가 그는 "무의미는 의미 없음이 아니라 오히려 의미를 견고하게 만드는 이면"이라고 부연했다. 무의미의 이면을 찾아서 김 작가는 몇 해 전부터 캔버스에 색을 더하는 붓질을 내려놓고, 화면을 잘라 패턴을 만드는 조각 작업에 몰입했다. 원근법 등을 활용해 사물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는 방식의 작업은 어느새 고전이 됐다.
[일요시사 사회팀] 강현석 기자 = 무중력 상태에 있는 야채와 과일들. 동양화를 전공한 유진희 작가는 '식탁의 꿈'이라는 주제로 일곱 번째 개인전을 준비했다. 그가 그린 식탁에는 식재료가 있고, 주방용품이 있다. 때로는 동물들이 부유하고, 소파와 같은 일상용품이 떠다닌다. 어디까지나 개인의 경험을 담은 작품이지만 관객에게는 생활 속에서 느끼는 다양한 감정이 진한 여운으로 스민다. 유진희 작가는 식탁을 그린다. 식탁 위에 있을법한 재료와 그렇지 않은 무생물(가끔은 생물)을 함께 올려놓는다. 솜씨 좋은 요리사인 유 작가는 이들을 한데 버무린다. 가족 혹은 작가 자신이 조미료처럼 그림 속 한 요소로 불려나온다. 유 작가의 식탁은 화가의 일상과 그 주변으로부터 영감을 받은 신선한 정물로 가득하다. 예술가의 원재료는 자기 자신 유 작가가 그리는 대상은 작가의 기억 속에서 소환되거나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형성시켜준 지층으로부터 캐낸 원재료다. 식탁 위로 펼쳐진 사물들은 현실세계와 달리 우와 열이 없고, 경과 중이 없다. 모든 사물은 똑같이 비중의 의미를 부여 받고 세심하게 그려진다. 그림의 모티브가 된 것들은 유 작가에게 하나같이 의미 있고 귀한 존재들이다. 유 작가의
[일요시사 사회팀] 강현석 기자 = 조각가로 유명한 나점수 작가가 이미지 작업으로 관객을 만난다. 지난달 26일부터 서울 삼청로 갤러리도스에서는 'The Korean(이하 더 코리안)'이란 제목의 전시가 열리고 있다. 나 작가는 더 코리안 프로젝트를 "우리를 구성하고 있는 개인들의 기억에 대한 '표피적 보고서' 형태의 작업"이라고 정의했다. 재기 넘치는 작품에 감춰진 날카로운 메시지가 흥미롭다. 조각가이자 '자유인'인 나점수 작가는 그간 여행을 소재로 한 작품을 여럿 선보였다. 과거 도록 등을 참고하면 한비야씨 못지않은 여행 경력이 탄성을 자아낸다. 아프리카를 세 차례나 종단했고, 중앙아시아와 유럽 다시 몽골에 이르기까지 지구촌 곳곳을 누볐다. 러시이와 중국의 오지를 탐험한 기억은 나 작가의 예술세계에 깊은 영감을 주었다. 세계 누리는 방랑자 이번 더 코리안 전시에서 나 작가는 '세계인과 구별된 한국인만의 정체성'에 대해 주목했다. 마치 순례자처럼 세계를 방랑한 그는 낯선 풍경을 지켜보며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어디에서건 이방인으로 머물렀다. 작가는 본인의 작업노트에서 "개인을 서술하는 기억이 교육의 산물이거나 사회적 현상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