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인물> 악역 맡은 이한구 새누리당 공천위원장

대대적 물갈이 안되면 피바람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새누리당이 4·13 총선 공천 관리와 심사를 책임질 공직자후보추천 관리위원장으로 이한구 새누리당 의원을 임명했다. 이 위원장은 이번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공직자후보추천관리위원장으로 선임됐다. 이 위원장은 대구 4선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 가정교사’라고 불리는 친박계 의원 중 한 사람이다.

이한구 공직자후보추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은 1945년 경상북도 경주군 감포읍에서 태어났다. 이 위원장은 전형적인 TK출신 앨리트 인사다. 경북고등학교, 서울대학교 상과대학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대학 2년 때
회계사 합격

서울대 2학년 때 공인회계사(CPA) 시험에 합격했고, 1969년에는 제7회 행정고시에 합격했다. 재무부에서 부동산 투기 대책, 상속세법 개정, 보험회사 사고처리 등의 업무를 맡으며 대통령 비서실 서기관, 재무부 외환자금과장 등 요직을 섭렵하며 엘리트 관료의 길을 걸었다.

그러나 1980년 전두환의 신군부가 집권 당시 ‘출세가 빠르다’는 이유로 축출 대상으로 지목돼 해직됐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의 손윗동서인 김용환 전 재무부(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김종필 쪽 사람’이라서 해직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회고했다.

이 위원장은 이후 보스턴대학교, 캔자스주립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박사 과정을 졸업했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과 인연을 맺어서 1989년부터 1999년까지 대우경제연구소에 몸담았다. 1998년부터 1999년까지 대우경제연구소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그는 2000년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총재의 “당 경제브레인을 맡아 달라”는 권유로 정치권에 입문했다. 이 위원장은 2000년 제16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한나라당 전국구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2004년 제17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대구광역시 수성구 갑 선거구에서 당선됐으며, 2008년 제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같은 선거구에 출마해 3선 의원반열에 올랐다. 같은 해 대한민국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역임했다. 

새누리당 총선 공천 관리·심사 책임
“현역 반은 죽었다” 고강도 칼질 예고

2004년 박근혜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로 구원투수로 나섰을 때 정책위의장에 지명돼 당의 간판 정책통이 됐다. 그해 8월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독립 유공자들과의 청와대 오찬에서 ‘좌파 항일운동 발굴 및 포상 추진’을 언급한 것에 대해 “(대통령) 탄핵사례가 누적되고 있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2007년 다시 한 번 정책위의장을 맡아 당시 여당인 열린우리당과 정부의 행정수도 이전 계획, 국가보안법 폐지 등 4대 개혁 입법에 맞서는 정책을 총괄했다. 또 정부의 부채와 부동산 대책 등 공격의 선봉에 서기도 했다.     

2012년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같은 선거구에 출마하여 민주통합당 김부겸 후보를 비교적 근소한 표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같은 해부터 2013년까지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역임했다. 

19대 총선 직전인 2012년 5월 친박계의 지지를 받아 원내대표로 당선됐다. 그러나 2개월 만인 7월15일 정두언 의원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 표결에서 부결된 데 책임을 지고 사퇴를 표명하기도 했으나,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통해 사의 표명 하루 만에 원내대표직에 복귀해 이듬해 5월까지 1년여간 원내대표직을 수행했다.


‘경제통’인 이 위원장은 KDI(한국개발연구원) 출신의 유승민 의원, 청와대 경제비서관 출신의 최경환 의원 등과 함께 박근혜 대통령이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던 시절 경제 부문 ‘싱크탱크’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박근혜의 경제 가정교사’로 불리기도 한다.

박근혜 대통령
경제 가정교사

친박 진영의 경제통 중 서열을 정하자면 이 위원장이 맏형격인 셈이다. 때문에 박근혜 정부 1기와 2기 내각 구성 과정에서 이 위원장은 최 부총리보다 경제부총리 하마평에 우선순위로 이름을 올리며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이 위원장은 경제문제에 있어 소신 있는 발언으로 대통령, 당과 각을 세우기도 해 ‘미스터 쓴소리’라는 별명이 붙었다. 

그는 2010년,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던 ‘세종시 수정안’과 ‘4대강 살리기 사업’, ‘혁신도시’ 등에 대해 “재정사정이 나빠진 현 시점에서는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4대강 사업에 대해서는 “토목사업으로 하는 경기부양은 일시적이다”, “정부는 4대강 사업으로 지방경제가 좋아진다고 선전하지만 이 사업을 수행하는 업체는 모두 서울 업체여서 지방에서 돈 벌어 죄다 서울로 간다” 등의 논리로 정부 입장을 조목조목 반박해 진보진영에서도 주목받았다.

최 의원이 경제부총리로 있을 당시 ‘초이노믹스’에 대해 이 위원장은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이 위원장은 “인위적인 (경기) 부양 정책으로는 오래 가지 못한다”며 일본식 장기 불황을 우려했다. 이어 “막대한 빚을 내면서 정부와 가계, 기업의 가용재원을 총동원해 자산시장 활성화와 인위적 경기부양을 하겠다는 것은 무책임하고 위험한 발상”이라고 최 의원의 경제 정책을 정면 비판했다.
 

지난해에는 정부가 추진하는 4대 구조개혁에 대해 작심하고 ‘융단폭격’을 가했다. 이 위원장은  당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으로써 기획재정부 대상 국정감사를 앞두고 4대부문 구조개혁에 대해 60매 분량 장문의 보도자료를 내고 “각 부문별 핵심과제가 누락돼 알맹이 없는 개혁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혹독하게 비판했다.

쓴소리 잘해
선거 불출마 

새누리당은 지난 4일 이 위원장을 총선 공관위원장으로 임명했다. 당 지도부는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이 위원장을 포함한 공천위 1차 인선 명단을 발표했다. 부위원장 겸 간사는 비박계로 분류되는 황진하 사무총장이 맡는다.

비박계 홍문표 제1사무부총장과 친박계 박종회 제2사무부총장,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회선 의원 등은 위원으로 참여한다. 현재까지 추천된 외부 공천위원으로 박수용 서강대 교수와 남유선 국민대 교수, 박상희 전 중소기업중앙회장, 김혜성 전 의원, 법조계 인사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상향식 공천제라고 해서 국민들 뜻이 제대로 반영된다는 보장도 없다. 당헌·당규에 규정된 단수추천, 우선추천 조항을 적극 활용해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후보를 공천하겠다”며 재량권을 최대한 발휘할 뜻을 밝혔다.


이에 대해 비박계인 권성동 전략기획본부장은 “아직 공관위 구성도 완료되지 않았는데 이 위원장이 현역 의원들을 컷오프시킬 수 있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반발해 갈등을 예고했다.

전형적인 TK 파워 엘리트
대구 4선…대표적 친박계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이 위원장은 ‘상향식 공천’ 문제로 충돌하고 있는 양상이다. 김 대표의 ‘상향식 공천’과 달리 이 위원장이 ‘현역 물갈이’와 사실상의 전략 공천을 강조하며 맞섰기 때문이다.

여기에 비박인 김 대표를, 친박인 이 위원장을 옹호하고 나서며 당내 계파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이 위원장은 지난 5일 공천 과정에 대해 “당 대표와 논의할 사안이 아니다”며 “세세한 것까지 모두 당 대표와 상의하면 공정하게 이뤄질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김 대표의 상향식 공천은 취지는 좋은데 실천할 수 있는 여건이 돼 있느냐 아니냐가 중요하다”며 그런 여건이 안 돼 있으면 엉터리 선출이 일어난다“고 했다. 

경선에 앞서 현역 의원을 일정 비율 탈락시키는 컷오프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드러낸 것이다. 이 위원장은 “20대 국회는 19대보다 훨씬 나아져야 하고, 자질이 좋은 사람을 뽑아야 한다”며 “결국 19대 국회에서 능력 부족이 확인된 사람은 걸러내는 게 먼저”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악역 정도가 아니라 ‘반은 죽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 이 위원장은 “훌륭한 분을 최대한 모셔 와서 우선 추천 지역, 비례대표 배정 등 방법을 동원해 안심시켜 드리겠다”고도 했다. 전략 공천이란 표현만 쓰지 않았을 뿐. 실상은 전략 공천이나 다름없다. 이 역시 “전략 공천은 없다”는 김 대표 원칙과 반대되는 입장이다. 

부적격자 배제
당대표와 갈등

그러자 김 대표는 즉각 “일방적 개인 의사”라고 반박했다. 이날 오전 김 대표가 소집한 공천관리위원 면담에서 두 사람은 언쟁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총선 예비 후보자 워크숍에서도 “새누리당은 정당 민주주의를 확립했고, 그렇게 만들어진 공천 룰은 누구도 손댈 수 없다”며 “공천관리위원회는 국민 앞에 공표된 룰대로 공정하고 투명하게 관리만 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고 말했다.


<min1330@ilyosisa.co.kr>
 

[이한구는?]
 
▲1945년 경북 경주 ▲경북고 ▲서울대 경영학과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석사 ▲미국 캔자스주립대 경영학 박사 ▲행정고시 7회 ▲대우경제연구소 사장 ▲16·17·18·19대 국회의원 ▲한나라당 정책위의장 ▲18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 ▲대통령 직속 국가경쟁력강화위원 ▲한나라당 17대 대통령선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 ▲국가미래연구원 재정·복지 분야 발기인 ▲새누리당 원내대표 ▲새누리당 경제혁신특별위원회 위원장

<기사 속 기사> 야권 공천위원장은?

 
4·13 20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야당이 본격적인 공천 경쟁에 나섰다. 지난 4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등 야당은 공천을 총괄할 수장을 확정했다.

더 민주는 홍창선(72) 전 카이스트 총장을 임명했다. 같은 날 국민의당은 전윤철(76) 전 감사원장을 윤리위원회 위원장 겸 공직후보자격심사위원회 위원장에 선임했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70대 원로 인사이며, ‘원칙’을 중시하는 성품으로 평가받는다. 전윤철 공심위원장은 ‘경제통’으로 손꼽히며, 홍창선 공관위원장은 과학기술 분야에 정통한 인사다.

김성수 더민주 대변인은 같은 날 오후 현안 브리핑에서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임명 배경과 관련해 홍창선 공관위원장이 개혁적이며 올곧고 학계에서 두루 덕망을 쌓은 분이고, 17대 국회의원을 지내 정치 현실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홍 위원장은 연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펜실베니아주립대학에서 응용역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96년에는 한국항공우주학회 회장을 역임했고, 17대 국회 당시 열린우리당과 통합민주당의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지냈다. 의정활동 당시 과학기술분야에 주목했으며 “우리나라가 산업경제에서 지식기반경제로 이행한 오늘날은 ‘융합’현상에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국가경쟁력을 결정짓는 시대”라고 강조했다.

전윤철 국민의당 공관위원장은 행시 4회로 공직에 입문한 뒤 김대중 정부에서 공정거래위원장, 기획예산처 장관,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을 두루 거치는 등 40년이 넘는 공직 생활 대부분을 경제부처에서 근무한 정통 경제관료다. 공직 생활 동안 성격이 곧고 매사에 원칙을 중시해 ‘전핏대’라는 별명으로 불린 것으로 알려졌다.

전 위원장은 국민의당 총선 후보자의 자격에 대해 “기본적으로 의원주의에 충실하고 계파정치에 함몰되지 않아야 한다”면서 “인기에 영합하지 않으면서 국민의 눈높이에서 정치를 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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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