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인물> 더민당 목줄 잡은 김종인 선거대책위원장

불붙은 호남민심에 기름 부었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인재영입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지난 1월부터 젊은 인재와 파격적인 인사를 영입하며 정치권에 파란을 일으켰다. 특히 김종인 전 의원을 영입해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입명한 것은 더불어민주당 지지층 이탈을 막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게 중론이다. 문재인 대표는 대표직을 사퇴하고 김종인 선거대책위원장에게 전권을 일임했다. 김 위원장은 총선까지 더불어민주당의 목줄을 잡게 됐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당) 선거대책위원장은 ‘경제민주화의 상징’으로, 최근 몇 년 동안 거물급 인사로 꼽혔다. 1940년 경기도 시흥군 동면 신림리(현 서울특별시 관악구 신림동)에서 태어났다. 대한민국 초대 대법원장을 지낸 가인 김병로의 손자다.

중도성향 경제통
경제민주화 원조

한국외국어대학교를 졸업하고 독일 뮌스터대학교에서 유학했다. 귀국 후에 서강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를 지내다가 유신정권에서 정책자문역할로 경제개발계획 수립에 참여했다. 노태우 정부 때 보건사회부 장관과 청와대 경제수석을 역임했다. 1987년 헌법 개정 당시 ‘경제민주화 조항’(119조 2항) 신설을 주도하며 대표적인 재벌개혁론자다.

1979년 12·12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신군부가 내각을 통제하기 위해 만든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이른바 국보위)에 재무 분과위원으로 참여했다. 당시 국보위는 초헌법적 반민주기관으로써 신군부 반대세력들의 정치활동 규제, 언론인과 공직자 숙정, 삼청교육대 발족 등 많은 일들을 추진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독재 정권을 도왔다는 비판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김 위원장은 지금까지 여러 정치세력과 번갈아가며 손을 잡았다. 전두환 정권 출범 직후인 1981년 민주정의당(민정당) 비례대표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그는 12대(민정당), 14대(민주자유당) 의원으로 승승장구했다.

노태우정권에서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비서관, 보건사회부 장관을 역임했다. 사실 김 위원장은 노태우 대통령과의 경제 분야 과외교사로까지 불린다. 그러나, 정작 정권 출범 직후에는 대통령 측근들의 견제로 상대적으로 한직인 보건사회부 장관에 머물러 있다가 기록적인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경제 분야의 전권을 약속 받고 청와대에 들어갔다.

김 위원장은 청와대 경제수석 시절, 부동산 투기의 원인을 기업의 무분별한 부동산 투기로 봤다. 그래서 공급량 조절을 위해 주요 재벌들의 비업무용 부동산을 강제 매각시키는 5·8조치를 단행해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켰다. 이는 역사상 가장 강도 높은 재벌 규제로 손꼽힌다. 이를 기반으로 경제 구조 조정과 체질 개선을 주도했으며, 국가의 적절한 시장개입을 통해 재벌과 기업의 폭주를 견제하는 등 균형잡힌 경제적 성과를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이렇듯 강력한 재벌개혁 추진으로 재벌 쪽에서 가장 껄끄럽게 여기는 인물이 됐다. 당시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지낸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과는 사사건건 충돌했다. 이것이 정 회장이 1992년 제14대 대통령 선거 출마에 한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문재인 사퇴하고 김종인 체제 전환
총선까지 진두지휘…임무완수 가능?

승승장구했던 김 위원장은 1993년 안영모 동화은행장에게 2억1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돼 의원직을 잃었다.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재직 중이던 1991년 12월 청와대로 찾아온 안 은행장으로부터 “은행장 연임이 가능하도록 도와달라”는 부탁과 함께 1000만원을 받는 등 1992년 3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2억1000만원을 받은 혐의였다.

김 위원장은 뇌물수수로 감옥살이를 하며 재판을 받아 결국 징역 2년6개월 집행유예 4년형을 받았다.

이후 계속 야인으로 지냈다. 역대 정권의 인사 개편 때마다 경제부총리 혹은 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으로 하마평에 올랐으나 번번이 입각에 실패했다.

1997년 김대중정권 시절 외환위기(IMF사태) 때 ‘어떻게든 문제투성이인 재벌을 개혁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돼 개혁진보 성향의 경제학자들과 언론이 김 위원장을 지지했으나, 결국 입각하지 못했다. 2003년 노무현정권 출범 직전에도 경제부총리후보로 강력하게 고려됐으나, 결국 그 자리는 관료출신으로 정권인수위에 참여했던 김진표 국무조정실장에게 돌아갔다.

박근혜·안철수
멘토로 불리기도

김 위원장은 뇌물수수로 감옥살이를 하며 재판을 받다가 결국 징역 2년6개월 집행유예 4년형을 받았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는 조순형 새천년민주당 대표의 영입 제안을 받아 비례대표로 4선에 성공했다. 이후 임기가 끝나고 이후 다시 야인으로 지내는 동안 강력한 재벌개혁과 부동산 규제를 주장하면서 경제민주화 전도사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이 대중의 관심을 모으게 된 것은 2010∼2011년 ‘청춘콘서트’를 열며 전국을 누비던 안철수 당시 서울대 교수의 멘토로 활약하면서다. 김 위원장은 청춘콘서트에 게스트로 종종 출연했고, 안 교수는 그를 가장 존경하는 인물 중 하나로 꼽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19대 총선을 앞둔 2011년 말엔 박근혜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의 영입 제안을 받고 새누리당에 합류했다. 또 제18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박근혜 후보의 캠프에서 활약했다. 핵심 공약인 경제민주화의 이론을 정립시켰고 새누리당의 경제민주화 공약을 설계했던 장본인이다.

이렇게 복지 및 경제민주화 이슈를 선점하는 데 성공한 새누리당은 총선에서 승리했다. 이 기세를 이어가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탄생하게 된다.

새누리당과 박근혜 대통령은 대통령직 인수위 때부터 사실상 경제민주화 노선을 버리고 창조경제로 선회하면서 김 위원장은 결국 이용만 당하고 토사구팽당한 꼴이 되어버렸다. 이때 김 위원장은 정부 여당과 완전히 결별하게 된다. 이후엔 박근혜 정부에 쓴소리를 주저하지 않았고 선거 때 박 대통령을 도왔던 일에 대해서도 “국민들에게 미안하다” “내가 너무 과욕을 부렸다”고 공개적으로 말하기도 했다.

지난 1월14일, 문 전 대표의 삼고초려를 받아들여 김 위원장은 전격 합류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김 전 의원이 우리당과 함께해주기로 했다”며 “선대위를 조기 출범시키고 김 전 의원을 당 선대위원장으로 모시려고 한다”고 밝혔다.

“원톱으로 간다”
단독선대위 구성

문 전 대표는 “우리 당이 유능한 경제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 또 경제민주화 실현을 위해 김 전 의원의 지혜와 경륜이 꼭 필요하다”며 “빠른 시일 안에 당내 동의를 진행한 뒤 김 전 의원을 중심으로 총선 필승을 하고 정권교체까지 바라보는 선대위 구성을 빠르게 마무리해 총선 관리를 맡기겠다”고 말했다.

선대위원장 자리를 두고 김 위원장과 문 전 대표 사이 단독이냐 공동이냐를 두고 긴장감이 흘렀다. 당 안팎에선 한때 문 전 대표와 김 위원장 사이에 출발부터 불협화음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던 터였다. 하지만 결국 문 전 대표는 공동선대위원장 구상을 철회했다. 문 전 대표 사퇴를 요구해 온 비주류 의원들은 “급하긴 급했던 모양”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더민주당 내부에서는 그 동안 연이은 탈당과 호남민심 이반 등으로 풍전등화의 처지에 놓였지만, 김 위원장을 영입한 이후 추가 이탈 움직임이 진정되고 당 운영도 안정화 과정을 밟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실제 호남의 한 축인 전북 의원단이 당 잔류를 선언했으며, 총 11명 중 이미 탈당한 유성엽·김관영 의원을 제외한 9명 전원이 돌아왔다. 탈당 후 국민의당에 합류한 권은희 의원의 ‘대항마’로 당 대변인 출신이자 경제통인 이용섭 전 의원이 복당했다.

수도권 탈당의 키를 쥐고 있던 박영선 의원도 김 위원장 합류 이후 당에 남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내 갈등봉합?…일단 지지율 반등세
국보위 참여 전력…광주쪽 여론 싸늘

광주·전남 의원들의 후속 이탈 움직임도 당 정상화 움직임과 맞물려 주춤하고 있다. 충남지역 의원들도 당 잔류로 가닥을 잡고 있다는 후문이다.

지난 1월25일 김 위원장은 문 전 대표 없이 당 선대위 회의를 처음 주재했다. 제1야당 리더로 공식 등장한 김 위원장은 선대위 모두발언에서 “그간 더민주당이 국민에게 준 실망을 어떻게 회복할지”라며 “정치인으로서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한 분들은 당이 단호한 입장을 견지해 우리 당이 변모했다는 모습을 보여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 발언 이후 열린 당 윤리심판원 전체회의에선 신기남·노영민 의원에 대해 ‘총선 출마 불가’라는 중징계 결정이 났다. 노 의원은 당원자격정지 6개월, 신 의원은 당원자격정지 3개월을 받았다. 신·노 의원은 문 전 대표와 가까운 주류 측 핵심 의원으로 꼽힌다.
 

‘김종인 개혁’은 인적 쇄신이 최종 승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한 라디오에 출연해 “이번 총선에서 최소한 현 의석(109석) 이상, 탈당 전 의석수(127석) 이상이 돼야 승리라고 할 수 있다”며 총선 승패 기준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문 전 대표도) 현재보다 한 석이라도 많아야 책임론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관건은 ‘사람’이다. 김 위원장은 현역 기득권 타파를 외쳤다. 김 위원장은 “하위 20% 물갈이는 (탈당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적용할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의 광폭행보를 보며 “저승사자가 따로 없다”며 혀를 내두르고 있다. 김 위원장은 당 체질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정치투쟁을 지양하고 정책정당을 지향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경제민주화 담론을 ‘포용적 성장’으로 구체화하고, 선대위 내 ‘새경제위원회’(가칭) 설치를 검토하는 것은 실천 방안이다.

김 위원장 영입으로 문 전 대표가 차기대선주자 지지도에서 2주 만에 1위로 올라섰다.

문 전 대표는 안 의원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에 각각 1.1%포인트, 1.2%포인트 앞서며 2주 만에 선두를 탈환했다. 문 전 대표는 수도권(↑2.1%포인트)과 대전ㆍ충청ㆍ세종(↑2.0%포인트), 30대(↑7.5%포인트)와 50대(↑2.4%포인트), 보수층(↑3.0%포인트)과 중도층(↑2.7%포인트)에서 주로 상승했다.

탈당 러시 막아
광폭 인재 영입

1월18일 언론을 통해 보도된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의 2016년 1월 2주차(11∼15일) 여야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결과에 따르면, 김종인 전 의원을 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하고 비정치권, 전문직 중심의 인재영입을 이어간 문 전 대표의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0.9%포인트 상승한 18.9%를 기록했다.

문 전 대표는 안 의원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에 각각 1.1%포인트, 1.2%포인트 앞서며 2주 만에 선두를 탈환했다. 문 전 대표는 수도권(↑2.1%포인트)과 대전ㆍ충청ㆍ세종(↑2.0%포인트), 30대(↑7.5%포인트)와 50대(↑2.4%포인트), 보수층(↑3.0%포인트)과 중도층(↑2.7%포인트)에서 주로 상승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여론조사 보도 참조함)


<min1330@ilyosisa.co.kr>

 

[김종인은?] 

▲1940년 서울 ▲중앙고·한국외대 ▲뮌스터대학교대학원 석·박사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 ▲11, 12, 14, 17대 국회의원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 ▲국민경제자문회의 자문위원 ▲헌법연구자문위원회 위원장 ▲대한발전전략연구원 이사장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대학원 석좌교수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 ▲박근혜 대선경선캠프 공동선대위원장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