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인물> ‘지역주의 타파’ 김병원 신임 농협중앙회장

52년 만에 호남사람 뽑았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김병원 신임 농협중앙회 회장은 ‘집념의 사나이’라고 불린다. 2007년과 2011년 농협중앙회장 선거에도 출마한 데 이어 이번에 세 번째 도전 끝에 234만명의 조합원과 자산 400조원을 거느린 거대조직 농협을 총괄하는 회장 자리에 올랐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서울 농협중앙회 본관에서 대의원과 농협중앙회장 등 선거인 289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제5대 민선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치러졌다. 선거 현장은 이성희 후보자(전 낙생농협 조합장)와 김병원(63) 회장의 각축전을 연출했다.

3강 구도(최덕규 후보 포함)를 형성하며 왕좌의 게임을 펼쳤지만 1차 투표에서 이 후보가 290표 가운데 104표를 얻어 1위를 차지했지만 과반수를 얻지 못했다. 이후 상위 득표자 2인으로 압축된 2차 결선 투표에서 김 회장은 전체 유효 투표수 289표 중 56.4%인 163표를 얻어 126표를 얻은 이 후보를 제치고 승자가 됐다. 김 회장은 총회가 끝나는 2016년 3월부터 4년간 농협 중앙회장으로 활동한다.

3파전 최종승자
지역주의 극복

이번 김 회장의 당선은 여러모로 많은 점을 시사한다. 우선 많은 조합원은 김 회장의 선출이 농협중앙회에 오랫동안 자리잡은 지역주의를 타파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김 회장은 호남지역을 대표하는 후보로 호남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농협중앙회장 자리에 오르며 새 역사를 썼다. 전남 지역이 전국 최대의 농도임에도 과거 농협중앙회장을 영남권이 독식한 것을 감안하면 파란이라 불릴 만하다.


특히 김 회장이 앞선 두 차례의 선거에서 지역주의에 기반을 둔 투표 행태로 눈물을 삼켰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당선은 과거의 아픈 기억을 씻어내고 전국 농협의 통합을 이뤄냈다는 평가다.

최 전 회장이 처음으로 당선됐던 2007년 선거에서 김 회장은 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2차 투표에서 최덕규 합천가야농협 조합장이 같은 영남권 후보인 최 전 회장의 지지를 선언하면서 눈물을 삼켜야 했다.

2012년 선거에서도 김 회장은 최 전 회장과 다시 맞붙었지만 최종 투표일 하루 전 최덕규 조합장이 사퇴를 선언하자 영남권 표가 최 전 회장에게 몰리는 현상이 감지되면서 결국 낙선한 바 있다. 이후 김 회장은 최 전 회장 당선 무효 소송을 냈다가 취하하기도 했다.

당초 김 회장은 다른 유력 후보에 비해 당선 가능성이 낮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이 후보는 최 전 회장의 측근이고, 최 후보는 청와대가 밀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했기 때문이다.

농협중앙회 안팎에서는 투표권을 가진 대의원 사이에 8년간 장기 집권한 최원병 현 회장의 측근이나 영남출신은 안되다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 김 회장의 승리에 결정적 요인이 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의 당선은 ‘전라도 출신은 농협중앙회장이 될 수 없다’는 편견 속에서 이룬 ‘뚝심의 승리’다.

김 회장은 1953년 전남 나주에서 태어났다. 1978년 농협에 입사해 남평농협에서 말단 직원에서부터 전무를 거쳐 1999년부터 13년간 조합장을 3차례 지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나주 남평농협은 2006년 다도농협을 흡수 합병했다. 현재 임직원은 100명, 농가수는 2683가구에 조합원수 2894명의 농촌형 농협이다.


또한 농촌 마을의 작은 농협에서 ‘왕건이 탐낸 쌀’ 등을 브랜드화하는 등 ‘전라도 쌀’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다양한 정책을 폈다.

2007년부터 세번째 도전 ‘집념의 사나이’
234만 조합원·자산 400조원 조직 총괄

2012 년 선거에서도 김 회장은 최 전 회장과 다시 맞붙었지만 최종 투표일 하루 전 최덕규 조합장이 사퇴를 선언하자 영남권 표가 최 전 회장에게 몰리는 현상이 감지되면서 결국 낙선한 바 있다. 이후 김 회장은 최 전 회장 당선 무효 소송을 냈다가 취하하기도 했다.

친환경농업이 아직 일반화되지 않았을 때 친환경 쌀 생산 시스템을 만들어 농가 소득증대와 안정적인 농협경영을 이뤘다. 그는 지역사회·소비자와 함께하는 친환경농산물 택배사업을 시작해 농가에는 판로를 만들어주고 소비자에게는 신선한 농산물을 저렴하게 공급했다. 나주시 관내 생산 농산물을 우선 공급했으며 친환경 인증을 받은 농산물만 공급해 절임배추와 친환경패키지 택배는 수도권 소비자가 70%에 달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한국 농촌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쌀에 대한 그의 사랑은 남달랐다. 2007년에는 나주지역 쌀인 ‘왕건이탐낸쌀’이 전국 12대 브랜드에 3년 연속 선정돼 일반 쌀보다 20%가량 높은 가격에 판매되기도 했다.

이외 또 8년간 농협중앙회 이사를 지냈다. NH농협무역 대표이사와 농협양곡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민선 5명 중
첫호남 출신

광주농고와 광주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2010년 전남대에서 늦깎이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는 등 학업에 대한 간절함도 남달랐다. 이후 전남대 겸임교수와 한국벤처농업대학 교수를 지냈다. 농림부 양곡정책 심의위원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중앙상임위원,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 자문위원, 전국 무·배추협의회 회장을 지내 현장과 이론을 두루 섭렵한 농정 전문가로 평가 받고 있다.

김 회장 당선으로 농협 일대에 거센 변화의 바람이 불 전망이다. 그는 12일 1차 투표가 시작되기 전 소견발표에서 “8년동안 회장을 준비해왔다”며 “지역농협을 살리고 농협중앙회도 살리는 수단이 다 있다”는 말로 변화를 예고했다.
 

그는 다른 후보에 비해 파격적이고, 공격적인 공약을 내걸었다. 농협 경제지주 폐지가 단적인 예다. 김 회장은 “농협 경제지주로 농협중앙회의 경제 사업이 모두 이관되면 농협중앙회와 지역농협은 업무경합을 피할 수 없다”며 “경제지주는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모형으로 폐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농협 경제지주 제도를 폐지하려면 농협법을 개정해야 한다. 농협 경제지주 신설을 위해 농협법을 개혁한 지 4년밖에 지나지 않아 논란이 예상된다.

농협 경제지주는 2011년 농협법 개정으로 2012년 신설됐다. 농협이 돈되는 신용사업에만 치중하다보니 농업인이 원하는 농축산물 유통과 판매 등 경제사업에 소홀하다는 비판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농협중앙회의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을 분리해 경제사업을 활성화시킨다는 취지였다. 경제지주는 245만명의 조합원이 생산한 농축산물 유통, 판매를 전담하는 종합유통그룹으로 농협유통, 남해화학, 농협사료, 농협목우촌 등 13개 자회사가 들어있다.


투명성 제고
부정부패 척결

농협 상호금융의 수익률 제고를 위해 상호금융중앙은행(가칭)으로 독립 법인화하는 방안도 추진하겠다는 것이 김 회장의 공약이다.

상호금융 특별회계의 운용수익률도 자금 운용이나 리스크 관리에 전문성이 떨어진 탓에 3.69%로 2014년 국내채권펀드의 평균수익률 4.69%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조하다.

1969년 탄생한 농협 상호금융은 2015년 10월말 기준 예수금 258조원, 대출금 178조원에 이른다. 김 회장은 “돈을 벌면 그 돈이 지역농협으로 흘러가지 못하고 중앙회에 정체돼 있다”며 “상호금융을 중앙은행으로 독립시키고 수익률 5% 이상 나오게 만들어 지역농협에 이익을 환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간선제로 치러지는 농협 중앙회장 선거를 직선제로 전환하겠다는 공약도 김 회장은 내걸었다. 6명의 후보중 5명이 내걸었을 정도로 공감대가 있는 사안이었다.

간선제가 시행된 지 5년밖에 지나지 않은 데다 과거 직선제가 돈선거의 온상이었다는 이유로 정부가 직선제 회귀를 강력히 반대하고 있는 사안이기도 하다. 19대 국회에서 김승남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등 여러 의원들이 직선제 전환을 담은 농협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회기 만료가 얼마남지 않아 사실상 폐기됐다.

 


김 회장의 책임도 막중하다. 김 신임회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만만찮다. 당장 농협금융지주의 당기순이익은 2011년 7788억원에서 2014년 5227억원으로 32.8% 가량 급감했다.

“첫째도 개혁 둘째도 개혁”
전 회장 미해결 과제 산적
 

2014년 기준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보면 농협은행은 14.02%로 국민은행 15.97%, 신한은행 15.43%, 우리은행 14.25%보다 낮다. 자기자본대비 당기순이익률도 2014년 1.7%로 국민은행 4.51%, 신한은행 7.5%, 하나은행 8.12%와 비교해 크게 낮다. 게다가 농협은 회생가능성이 희박한 STX조선에 8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빌려준 상태다.

상호금융 특별회계의 운용수익률도 자금 운용이나 리스크 관리에 전문성이 떨어진 탓에 3.69%로 2014년 국내채권펀드의 평균수익률 4.69%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조하다.

4조5000억원에 달하는 농협중앙회의 차입금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농협중앙회 사업구조개편을 위한 부족자본금 12조원 중 현물출자를 제외한 4조5000억원이 차입금으로, 내년 2월부터는 원금과 이자를 갚아야 한다. 또 농협 공제 수수료와 카드수수료가 갈수록 줄어드는 점도 농협중앙회의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그나마 경제사업은 흑자로 돌아섰다. 경제사업은 지난 2011년까지만 해도 75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2014년 763억원 흑자로 전환했다.

무엇보다 한.중 FTA 발효로 값싼 중국 농산물이 대량으로 들어올 것으로 예상돼 이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해야 하는 지혜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등에 따르면 한·중 FTA 발효 후 20년간 농림업과 수산업은 각각 연평균 생산이 77억원, 104억원 감소할 전망이다. 20년간 예상되는 농림.수산분야 피해액은 농림업 1540억원, 수산업 2080억원 등 총 3620억원으로 집계됐다.

김 회장이 총괄하는 농협중앙회의 조직 규모는 엄청나다. 금융계열사 등을 포함한 자산만 400조원 정도로 국내 4번째 대규모 기업집단인 SK그룹의 두배가 넘는다. 또 회장은 농협의 정책과 사업을 결정하는 이사회와 대의원회 회장도 겸임한다. 비공식적으로는 농협중앙회 부회장과 산하 계열사 대표 인사에도 영향력을 행사한다. 농협중앙회장은 234만명 조합원을 대표하며 31개 계열사 8800여명에 달하는 임직원을 관리하는 등 거대한 농협조직을 대표하는 ‘농민 대통령’으로 불린다.

정치권도 촉각
흑색전선 난무

정치권 등 외부에 미칠 영향도 관심거리다. 농협은 조합원만 235만명에 이른다. 조합원 가족까지 포함하면 500만∼600만명은 족히 된다. 임직원도 약 9만명에 가깝다. 각종 선거 등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정치권에서도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번 선거에서도 정권 실세 교감설, 전 정부 유착설 등 흑색선전이 난무했던 것도 농협중앙회장 자리의 무게감과 전혀 무관치 않다. 

<min1330@ilyosisa.co.kr> 

 

[김병원은?] 

▲남평농협 전무, 조합장(3선) ▲농협중앙회 이사(8년) ▲NH농협무역 대표이사 ▲농협양곡 대표이사 ▲전남대학교 겸임교수 ▲한국벤처농업대학 교수 ▲농림부 양곡정책 심의위원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중앙상임위원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 자문위원 ▲전국 무·배추협의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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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에테르노 압구정 아파트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 차준영이 영화배우 김모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준영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준영이 어떻게 워커힐 카지노 VVIP냐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카지노 출입설’이 단발성 풍문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PM 전문가로 알려진 차준영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준영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에테르노 간 큰 베팅 최근 차준영은 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누어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현재 차준영에게는 DL이앤씨 등과 소송 과정에서 발생한 수천억원 이상의 손해배상 채무가 있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그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준영이다. 압구정의 모 샤브샤브 전문점 사장에 따르면 “최근 연예인 해외원정 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차준영이 식사를 대접했다”고 한다. 미국 영주권자인 차준영은 국내 카지노를 활보하면서 한 연예인의 해외 도박을 제보한 셈이다. <일요시사>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동종업계 종사자와 나눈 카카오 메시지에서 넥스플랜 차준영의 요청으로 가수 겸 배우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준영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카지노 업계에서 차준영은 “수백억원을 베팅하는 큰 손”이라고 표현했다. MC몽도 <일요시사>와 인터뷰에서 “차준영은 나에게 10~20억원 정도는 배팅해야 된다며 도박을 권유했던 사람”이라며 “시행사 투자금 들고 카지노 쫓아가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차명 통장으로 분양금 받아 차준영 회사로 황정음·손흥민 에테르노 분양 대금의 행방 다만 대한민국 카지노 출입 기준은 ‘VIP 여부’가 아니라 ‘국적’이다. 현행 관광진흥법상 내국인은 원칙적으로 카지노 출입이 금지되며,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는 외국 국적자에 한한다. 카지노 멤버십 등급, VIP·VVIP 여부, 이용 금액, 단골 여부 등은 출입 적법성 판단에 어떠한 법적 의미도 가지지 않는다. 따라서 “VVIP의 요청이라서 김씨의 출입을 허용했다”는 설명은 법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이는 면책 사유가 아니라 오히려 카지노 사업자가 출입자 신분 확인 의무를 완화하거나 소홀히 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발언에 가깝다. “VIP 요청이라 허용했다”는 표현은 김씨의 출입 허용 판단의 기준이 ‘법’이 아니라 고객의 경제적 가치였음을 인정하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면 차준영의 도박 자금의 출처도 궁금해진다. 차준영은 ‘에테르노 압구정’을 분양하는 과정에서 친형이자 피아크 그룹 차가원 회장 아버지인 차대영의 계좌로 분양계약금 등 수백억원을 받은 뒤, 자신의 회사인 넥스플랜 계좌로 25억원을 입금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통장 이체 내역을 살펴보면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수탁자인 A 신탁에서 차대영의 통장으로 30억원이 이체됐다. 이어 3월24일 오전 10시43분 넥스플랜으로 5억원이 이체되는 방식으로 총 25억원이 넥스플랜으로 직접 흘러갔다. 앞서 차준영은 2024년 9월 DL이앤씨로부터 받은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 패소하면서 5184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통장과 제반 금융에 압류가 설정되자, 차준영은 “가족에게 생활비를 송금한다”는 목적으로 차대영이 개설한 통장을 빌렸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대영은 2024년 10월경 “예금채권 압류로 정상적 금융거래가 불가능해졌다”는 사정을 호소한 동생에게 생활비 등 기본 거래용이라며 하나은행 저축예금 계좌 1개를 무상으로 빌려줬다. 그러나 2025년 7월경 거래내역을 확인하자 잔액이 0원이었고, 생활비 용도와 무관한 거액 거래가 다수 발견돼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통장을 재발급받은 뒤 2025년 7월25일 내용증명으로 사용허락 철회를 통지했다는 것이다. 꿀꺽한 ‘셀럽 마케팅’ ‘신탁형 PF’ 구조인 에테르노 압구정은 분양수입금이 신탁계약상 A 신탁사 명의 관리계좌로 수납돼야 하는데 ‘차준영→넥스플랜’으로 직접 받으면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납부효력이 문제될 수 있고(미납 취급 위험), 신탁사가 보호해줄 수 없는 영역이 생긴다”는 논리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 형사상 “업무상 횡령” 및 “자금세탁”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에 차대영은 동생을 상대로 계약서 위조 및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차준영은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계약을 지난 2024년 30억원에 체결하기도 했다. 차준영과 A 신탁사 직원이 공모해 계약명의자인 차대영의 동의 없이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차대영은 지난해 12월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차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대영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다시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통장 거래내역을 보면 2024년 10월25일 오후 2시39분 차대영 명의의 하나은행 계좌에서 A 신탁 계좌로 30억원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대금 일부’ 명목으로 이체됐다. 오후 2시44분 이 거래는 취소됐고 다시 오후 2시50분 같은 금액을 재이체했다. 이후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공급계약 해제에 따른 분양대금 반환’ 명목으로 30억원이 계좌로 반환됐다. 날아간 통일 동산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에테르노 압구정은 축구선수 손흥민, 황정음 등 연예인들이 2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아파트로 관심을 끌었다. 이와 반대로 분양대금은 차준영이 친형에게 빌린 통장으로 입금돼 관리되고 있던 것이다. 배우 출신 황정음의 에테르노 압구정의 수상한 계약도 눈길을 끈다. 2025년 3월20일 황정음은 압구정 모 부동산에서 총 분양금 230억원에 달하는 ‘에테르노 압구정 501호’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통상 총 분양금에 10%에 달하지만, 황정음의 계약금은 4억원이라는 점도 특혜성 계약이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황정음 측은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계약금이 아니라 청약금인 줄 알았다”며 “내용증명을 통해 계약 철회 의사를 밝혔으나 현재까지 4억원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에테르노를 분양받은 손흥민 등 일부 유명인사들은 차준영을 직접 만나 거래하기도 했다. 차준영이 친형의 통장을 빌린 결정적인 이유는 파주 통일동산 개발사업의 실패다. 2024년 9월 DL이앤씨는 파주 통일동산 콘도 사업과 관련해 넥스플랜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5000억원대 지급 판결을 받아냈다. 판결 금액, 공사 중단 경위, 청구 내역(공사비·구상금·대여금 등)과 같은 구체 항목까지 드러났다. <비즈한국>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재판장 박준민)은 2024년 9월10일 DL이앤씨가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 시행사이자 차준영이 운영하던 ‘시티원’을 상대로 낸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시티원이 DL이앤씨에 5184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분양가 230억인데···황정음 계약금 4억 어디로? 시티원에서 넥스플랜으로…법인 바꾸고 자금 회수 인용된 청구 채권은 하자보수금을 제외한 기성 공사비 611억원과 구상금 3524억원, 대여금 1000억원, 지연손해금(법정이자) 50억원 등이다. 앞서 DL이앤씨는 ​2020년 8월 공사비 등 이 사업에 투입한 비용 총 5781억원을 정산해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청구 채권 상당액을 인정한 일부 승소 판결이 나온 셈이다. 소송 당사자인 시티원과 DL이앤씨는 각각 이 사업 시행사와 시공사로, 2006년 12월 공사 기간을 28개월, 공사비를 4125억원, 지체상금을 1일당 공사비 0.1%(최대 5%)로 정하는 공사 도급계약을 맺었다. 공사대금은 분양대금 납입 일정에 맞춰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공정률 33%에서 18년째 멈춰 있다. 결국 DL이앤씨는 2020년 8월 사업비용을 정산해 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된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에서 상계 채권을 제외한 총 578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는 이 사업 시공자로서 공사비를 직접 투입한 것은 물론 시티원 측에 사업비를 직접 대여하거나 연대보증인으로서 시티원이 갚지 못한 사업비 원리금 등을 대신 갚아왔다. 시티원은 오히려 DL이앤씨가 사업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과 사업 손해를 물어내야 한다며 2022년 4월 반소를 제기했다. 양측이 맺은 도급 계약에 따라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까지 공사를 마쳐야 하는데, 별다른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는 것. 공사 현장은 20년 동안 방치돼 흉물이 됐다. 공사 재개에는 2691억원이 필요해 회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DL이앤씨가 현장을 철거하고, 공사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 5%)과 미래 분양 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차준영의 자금 운용 건전성에 적신호는 해소되지 못한 반면, 카지노에선 VVIP로 불렸다. 정작 부동산시장에서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불과 수개월전까지 워커힐 카지노를 출입한 셈이다. 차준영에게 제기된 문제는 초고가 주택 분양 계약의 공정성, 대형 개발사업의 책임 귀속, 그리고 국내외 카지노 출입 논란까지 확장되고 있다. 법인 바꿔 타짜 행세 쟁점 중 하나는 ‘에테르노 압구정 직접 계약’이다.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이 에테르노 압구정과 관련해 시행사 대표와 직접 계약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분양 절차의 투명성과 이해상충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통상 초고가 주거상품의 분양은 다층적 심사·중개·검증 절차를 거치는데, 이 과정이 축약되거나 개인 간 직거래로 처리됐다면 ‘특혜’ 또는 ‘절차 생략’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