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구영신 특집 2015 이슈메이커> '베스트&워스트'

국민들 울리고 웃긴 사람들 누구?

[일요시사 경제팀] 양동주 기자 = 새해 첫날의 기억이 어제처럼 생생하건만 어느덧 한해가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어렴풋이 떠오르는 사건·사고들은 지난 1년이라는 시간이 그리 평탄하지 않았음을 느끼게 한다. 훗날 2015년을 되돌아보며 격변의 시대였다고 되새길지도 모를 일이다. 그만큼 우리 주변에는 수많은 일들이 반복되고 있다. 올해 역시 별반 다르지 않았다.

다사다난했던 2015년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올 한해 굵직한 이슈를 만들어 낸 인물들을 각 분야에 걸쳐 ‘베스트&워스트’로 나눠 선정해 봤다.

[정치]

[Best] 모난 돌 유승민

지난 6월25일 국무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당시 새누리당 원내대표였던 유승민 의원에게 날선 분노를 표출했다. 원내대표 사퇴를 요구했다고 봐도 무방한 사안이었다. 대통령이 당 원내대표에게 사퇴 압력을 행사하는 건 옳지 않다는 여론이 들끓었지만 결국 유 의원은 자리를 내놓아야 했다. 박 대통령의 정책을 비판해 온 유 의원의 언행이 박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린 탓이다.

전화위복이랄까. 당내에서 실권을 상실한 유 의원은 오히려 앞날이 기대되는 정치인으로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키는데 성공했다. 할 말은 하는 올곧은 사람이라는 이미지마저 더해졌다. 지지율은 급등했고 어느새 차기 대통령감으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유 의원의 인기를 거품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존재하지만 그의 정치 행보를 예의주시하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Worst] 억울한 성완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지난 4월9일 메모를 남긴 채 죽자 엄청난 후폭풍이 불러왔다. 앞서 해외자원개발 비리 혐의로 성 전 회장을 지목한 검찰은 경남기업에 대한 압수수색을 강화하는 등 전방위로 압박하는 상황이었다. 당시만 해도 경제인의 개인 비리쯤으로 인식되던 사건은 성 전 회장이 북한산에서 숨진 채 발견되자 상황은 급변했다. 성 전 회장이 죽기 전 남긴 메모에는 허태열, 홍문종, 홍준표, 김기춘, 이완구 등 현 정권의 유력 인사 8명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소문으로만 떠돌던 ‘성완종 리스트’가 구체적으로 드러난 셈이다.

성완종 리스트가 불법대선자금 게이트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곳곳에서 터져나왔다. 그러나 지난 7월2일 검찰은 2012년 대선과의 관련성이 없다는 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불법대선자금 의혹을 일축했다. 성 전 회장의 리스트가 정치권의 살생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지만 검찰은 별다른 수사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검찰의 용두사미 수사로 리스트의 진실은 미궁 속에 남았다. 다만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은 한층 깊어질 수밖에 없었다.

[경제]

[Best] 성공신화 서경배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은 화장품을 수출 효자 상품으로 부상시킨 일등공신이자 올 한해 재계에서 가장 빈번히 언급된 인물이다. 지난해 7월부터 올 6월까지 1년간 아모레퍼시픽의 수출실적은 1억9700만달러로, 전년동기(1억3000만 달러) 대비 51.4%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10월까지 누적 수출액도 1억8253만 달러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이 2억달러 수출고지를 넘어설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지난 2013년 국내 화장품 기업 최초로 ‘1억달러‘ 수출 금자탑을 쌓은 지 2년 만이다.

아모레퍼시픽의 눈부신 성장의 배경에는 서 회장의 치밀함이 숨어있다. 내수시장의 한계를 절감한 서 회장은 2000년대 초부터 해외시장 진출을 시도했고 결국 아모레퍼시픽 성공신화의 주인공이 됐다. 서 회장은 이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7일 ‘제52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최고등급인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Worst] 뒷방신세 신격호

롯데그룹 형제의 난이 시간이 갈수록 점입가경이다.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이에 불거진 경영권 다툼은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이 입김이 축소됐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롯데그룹의 면세점 경쟁력이 약화되는 등 주력사업 곳곳에서 불안정한 모습이 연출되고 있지만 오너 일가는 여전히 경영권 다툼에 혈안이 돼 있다.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냉담하다. 특히 신 총괄회장에서 대한 부정적인 시선도 커지고 있다.

아들 간 분쟁을 조정하고 화해를 유도해 경영정상화에 힘을 보태야 할 신 총괄회장이 왜 더 갈등을 키우는 쪽으로 일을 벌이는지 쉽게 이해하기 힘들다는 게 공통된 시각이다. 오늘날 롯데를 국내 굴지의 대기업으로 일궈온 그의 지난 행보는 어느덧 퇴색된 지 오래다. 힘없고 늙은 뒷방 어른쯤으로 치부되는 게 현실이다.

유승민·성완종으로 떠들썩했던 정계
‘형제의 난’롯데그룹 오너일가 구설수

[사회]

[Best] 희망메신저 김정원

지난 8월4일 벌어진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은 한 개인의 안타까운 사연을 부각시켰다. 당시 사고로 김정원 하사는 오른쪽 발목 아래가 절단됐다. 국군의무사령부는 김 하사 치료를 계기로 부상 장병을 중앙보훈병원에서 재활 치료하는 동시에 이 병원 보장구센터의 보장구 제작ㆍ수리 서비스를 받기로 협약을 맺기도 했다. 이후 국군수도병원에서 성공리에 수술을 마치고 서울 중앙보훈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김 하사가 이전처럼 멀쩡히 걷는 건 불가능했다.

그러나 김 하사는 4개월간 재활치료 기간 동안 밝은 모습을 잃지 않았다. 비록 의족의 도움이 절대적이지만 걷는데 큰 지장이 없을 만큼 상황이 호전됐다. 계속 군복무를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면서 희망의 메시지를 꾸준히 전달하고 있다. 김 하사는 “발을 잃었지만 수십배 가치가 있는 모든 분들의 격려와 응원이 있어서 일어서게 됐다”며 “다치기 전과 다름 없이 밝고 현재를 즐기려고 한다”고 말해 감동을 주었다.
 

[Worst] Ctrl+V 송유근

지난달 24일 ‘천재 소년’으로 불리던 송유근이 국제학술지에 발표한 블랙홀 논문을 표절한 것으로 밝혀져 큰 충격을 주었다. 송군이 논문을 게재한 천체물리학저널(ApJ·Astrophysical journal)은 송군의 논문이 표절로 확인됨에 따라 게재를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한편 표절 대상으로 지목된 학술대회 발표자료(Proceeding)의 원저자인 박석재 위원은 표절논란에 대해 “송군이 쓴 논문과 내 발표 자료가 많은 부분이 같거나 비슷해 일반인이 보기엔 표절로 의심할 수 있다”며 “논문의 앞부분은 비슷하지만 중요하지 않은 부분이고 핵심인 편미분방정식이 다르므로 이 둘을 서로 다른 논문”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여론은 송군의 편이 아니었다. 어린 시절 천재로 불리던 한 소년의 씁쓸한 성장기는 우리 사회가 지닌 실적 우선주의가 불러온 단면이나 마찬가지였다.

[종교]

[Best] 갈등 봉합한 자승

지난달 발생한 민중대궐기는 반목과 갈등을 제대로 봉합하지 못했음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이후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에게 죄를 물은 경찰과 노조 측의 대립은 극단으로 치닫았다. 이 과정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의 역할이 두드러졌다. 자승스님은 조계사에 24일간 은신한 한 위원장이 경찰에 자진 출두하는데 힘을 보탰다.

일촉즉발의 순간 모습을 드러낸 자승스님은 “한상균 위원장의 거취를 해결하겠다”며 중재안을 냈다. 자승스님은 ‘내치지 않되 협조하지 않는다’는 조계종의 기조를 유지했고 경찰은 자승스님의 입장을 받아들여 공권력 투입을 보류했다.


자승스님은 2009년 10월 조계종 중앙종회 의원 80명과 전국 24개 교구 본사 선거인단 등 총 320명이 참가한 가운데 치러진 조계종 제33대 총무원장 선거에서 전체 317표 중 290표라는 역대 최고 지지율로 당선됐다. 2011년 3월부터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대표의장을 맡고 있으며 2013년 11월 제34대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장에 취임했다.
 

[Worst] 우울한 말년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와 조용기 목사를 둘러싼 의혹은 올해도 계속됐다. 이미 헌금을 빼돌린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은 조 목사이다. 이번에는 여의도순복음교회 장로 30명이 공동으로 검찰에 고발했다. 조 목사의 비리 혐의는 800억원에 대한 부당이득이다. 2004년부터 5년간 매년 120억원씩, 총 600억원이 특별 선교비란 명목으로 지급됐는데 이 돈을 조 목사가 개인적으로 챙겼다는 것이다.

조 목사의 퇴진을 요구하는 장로들이 검찰에 고발장을 낸 건 이번이 두 번째. 이들은 2011년부터 이른바 ‘교회바로세우기 장로모임’을 만들고, 조 목사와 장남 조희준씨를 교회 헌금을 빼돌린 혐의로 고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조 목사는 지난해 1심에 이어 2심 재판에서도 유죄가 인정돼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현재 대법원 상고심이 진행 중이다. 교회 측은 이번 고발 사건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조 목사에 대한 세간의 시선은 한층 냉담해졌다.

신경숙·송유근 표절 논란
계속되는 종교인들 비리도


[연예]

[Best] 인생 한방 이애란

방송가를 뜨겁게 달군 ‘쉐프’ 열풍도 이애란의 “~라 전해라”에 비견할 수 없었다. 지난해 EXID가 기적적인 역주행을 이뤄냈다면 올해는 이애란이 그 주인공이다. 소위 말하는 '짤방' 스타로 뜬 이씨는 자신이 과거에 발표한 곡 '백세인생'에서 계속 반복되는 가사인 ‘못 간다고 전해라’ ‘와있다고 전해라’ 등이 유행어로 떠오르며 요즘 대세임을 제대로 입증했다.

백세인생이 유명세를 타면서 이씨의 몸값은 6배 이상 치솟았다. 메신저 속 이모티콘으로 출시된 것도 모자라 공중파 예능 프로그램에 연달아 출연하며 데뷔 25년 만에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 실제로 이씨는 연예인 인기 척도인 CF 문의가 쇄도하는 상황이다.

[Worst] 아빠된 김현중

김현중의 아이라고 주장했던 전 여자친구 최씨의 말이 결국 사실로 드러났다. 김씨가 아버지일 확률이 99.9999%라는 감정결과가 마침내 공개된 것이다. 김씨에게는 남은 군 복무를 성실하게 마치고 아이 아빠로서 양육을 책임져야 하는 의무가 주어졌다.

이제 쟁점은 16억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으로 쏠렸다. 사실 친자 여부는 최씨 측에서 제기한 16억원대 위자료 청구 소송과는 관계가 없다. 최 씨는 반복적인 임신과 유산에 따른 정신적 피해보상을 받기 위해서 16억원에 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앞서 김씨는 2012년부터 2년여 간 교제한 최 씨와 임신-폭행-유산을 둘러싸고 진실 공방을 벌여왔다. 최씨는 지난해 5월 폭행을 당해 유산됐다며 김씨를 고소했지만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이유로 취하했다. 이후 최씨가 정신적 피해를 이유로 김씨를 상대로 지난 4월 16억원 상당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며 다시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김씨는 아이 양육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변함없는 입장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최씨는 군 복무 중인 김씨의 ‘남자다운’ 사과를 원한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문화]

[Best] 한국의 쇼팽 조성진

동양인에게 콧대를 숙이지 않았던 쇼팽 콩쿨이 한국의 전도유망한 청년에게 결국 무릎을 꿇었다. 지난달 21일 프레데릭 쇼팽 협회는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제17회 국제 쇼팽 피아노 콩쿠르 결선의 최종 심사 결과 조성진이 1위에 올랐다고 발표했다. 

그는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았을 뿐 가능성으로 충만한 연주자였다. 2008년 모스크바 국제 청소년 쇼팽 피아노 콩쿠르 1위 등 그는 국제무대에서 차곡차곡 수상 이력을 쌓아 왔다. 6세에 피아노를 시작해 만 11세이던 2005년 금호영재콘서트를 통해 데뷔한 조군은 2008년 국제 청소년 쇼팽 콩쿠르 최연소 우승, 2009년 하마마쓰 국제 피아노 콩쿠르 최연소 우승을 하며 국제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2011년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3위를 차지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제14회 아르투르 루빈스타인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3위로 입상했다.
 

[Worst] 표절 권력자 신경숙

소설가 이응준이 지난 6월 신경숙씨가 일본 작가 미시마 유키오의 작품 일부를 표절했다고 밝히면서 불거진 ‘신경숙 표절 사태’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문학권력으로 지목된 출판사 창비의 내부인사들이 물러났지만 문학계의 폐쇄적 구조는 좀처럼 허물어질 기미가 안 보인다.

10년 전부터 표절 의혹 제기됐음에도 창비가 무시한 사실이 밝혀지고 창비가 여론과 동떨어진 무심한 태도로 일관하면서 기름을 끼얹는 꼴이 됐다. 여기에 신 작가의 모호한 입장 표명도 사태를 더욱 키웠다. 문학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한국소설이 독자들의 다양한 취향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불거진 신 작가의 표절 논란은 한국소설의 위기론을 더욱 부채질했다. 어쩌면 이번 표절 사태는 문단 내 자정의 목소리가 모처럼 힘을 얻을 수 있는 시작점이 될 수도 있다.

[스포츠]

[Best] EPL 입성 손흥민

한국축구의 기대주 손흥민이 토트넘 유니폼으로 갈아입으면서 ‘꿈의 무대’인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에 입성했다. 지난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에서 17골을 터트리며 활약한 손흥민은 토트넘 이적 후 변함없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축구의 본고장 잉글랜드에서도 적응 기간 없이 곧바로 자리 잡아 올 시즌 3골 5도움을 기록하며 자신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 올해 국가 대표 팀이 치른 13경기에 출전해 팀 최다골인 9골을 뽑아내기도 했다.

손흥민은 축구팬이 뽑은 2015 올해의 남녀 선수에도 선발됐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9일부터 20일까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2015년 한해 동안 축구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올해의 선수’ 인터넷 투표를 실시했다. 손흥민은 전체 2242표 중 656표(29.2%)를 획득해 574표(25.6%)를 얻은 기성용(스완지시티)을 제치고 남자 부문 1위를 차지했다.

[Worst] 나쁜 손버릇 임창용

올해 상반기에 프로농구가 불법 스포츠 도박으로 홍역을 치렀다면, 하반기에는 프로야구가 해외 원정 도박 파문에 시달렸다. 야구 선수들의 해외 원정 도박 사실은 검찰이 기업인과 도박을 알선한 조직폭력배들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원정 도박자 명단을 확보하면서 시작됐다. 삼성 라이온즈의 간판급 선수인 임창용, 윤성환, 안지만의 이름이 나온 데 이어 오승환까지 검찰에 출두하면서 팬들은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다.

특히 임창용은 지난달 11일 가장 먼저 검찰에 출석해 13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다. 이어 지난 9일 오승환이 5시간 동안 검찰 조사를 받았다. 두 사람 모두 지난해 11월말 마카오에서 수억 원 상당의 칩을 빌릴 건 맞지만 실제 도박 횟수와 액수는 많지 않다며 억대 도박금액에 대해선 부인했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임창용은 삼성으로부터 방출돼 불명예 은퇴의 위기에 놓였다. 예전부터 다루기 힘든 선수라는 꼬리표를 달고 살았던 임창용은 도박 파문으로 선수생명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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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