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자치단체장 탐구⑪> 일에 미친 ‘워커홀릭’ 김완주 전북도지사

‘미스터 일자리’가 자녀들 취업 책임지겠습니다!

전북도에서 모든 업무를 가장 잘 아는 사람으로 통하는 김완주 전북도지사. 1973년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40년 가까이 전북도에서 근무해온 때문이다. 계장부터 지사, 군수, 시장 등 안 거친 자리가 드물다.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민선 4기 시절 전북도지사로서 눈부신 성과를 일궈낸 김 지사. 그가 다시 한 번 전북도민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전북도정마차의 선두에 섰다. “‘영혼을 팔아서라도 취직하고 싶다’는 젊은이들의 바람보다 더 우선하는 가치는 없다”며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동분서주 뛰어다니는 그의 뒤를 쫓아가 봤다.

가난 딛고 일어나 정통 행정가 외길인생 40여년
여름휴가를 떠났다 하루 만에 가족을 두고 돌아와

 
김완주 전북도지사는 임실의 산촌에서 태어나 전주의 달동네에서 자랐다. 형제들 중 가장 똑똑한 자식 한 명만 겨우 공부할 수 있었던 어려운 시절, 그는 가족의 유일한 희망이었다.
하지만 그의 가족은 그야말로 ‘찢어지게’ 가난했다. 고등학교 시절에 월사금을 제때 내지 못해 학교에서 쫓겨나는 서러움을 겪어야 할 정도였다. 가난을 딛고 그가 할 수 있는 건 오로지 공부뿐이었다.

대학 다니면서
집안 생계 책임

필사적으로 공부한 끝에 서울대 정치학과에 진학할 수 있었다. 하지만 가난은 떨쳐 낼 수 없었다. 때문에 그는 대학에 다니면서 집안의 생활비를 충당하는 등 어려운 청년시절을 보내야 했다.

1973년 27살의 나이에 행정고시를 통해 공직에 발을 들인 김 지사는 전북도청과 내무부, 청와대 비서관 등을 역임하며 행정경험을 쌓았다. 이후 그는 고창군수와 남원시장, 전주시장을 지내며 소외와 낙후의 그늘 속에 신음하는 전북과 마주하게 됐다. 그리고 그는 ‘전북을 살려보겠다’는 일념 하에 지난 2006년 전북 도지사직에 출사표를 던졌다.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유일하게 열린우리당 후보로 전북지사에 당선된 그는 희망과 기회가 넘치는 전북을 만들기 위한 걸음에 박차를 가했다. 전북을 위해서라면 대통령 후보와의 설전도 불사했고, 중앙부처로, 국회로, 현장으로 쉬지 않고 달려갔던 김 지사. 그는 기업유치를 위해 지구를 네 바퀴 반을 돌고, 주당 서울출장 3.2회, 중앙부처를 500회 이상 방문하는 등 쉴 새 없이 뛰어다녔다.

이 때문에 ‘워커홀릭(Work aholicㆍ일 중독증)’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가족과 함께 동남아로 여름휴가를 떠났다 하루 만에 가족을 두고 되돌아왔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보좌진으로부터 “예상보다 일찍 새만금특별법이 법사위에 상정될 것 같다”는 보고를 듣고서다. 당시 참모진들은 “가족과 함께 휴가를 보내시라”며 만류했지만 김 지사는 “내가 직접 챙겨야 할 사안”이라며 입국과 동시에 국회의원들을 직접 만나 새만금에 대해 설명했다.

현대중공업을 군산으로 유치하는 과정에서도 김 지사의 열정이 드러난다. 그는 수십 차례 공식 방문한 것 외에도 혼자 현대중공업 본사가 있는 울산을 수차례 오가며 읍소했다. 당초 현대중공업은 군산에 조선소를 신설할 계획이 없었다. 하지만 김 지사의 이 같은 열성에 현대중공업은 두 손을 들었다. 군산에 조선소를 짓기로 결정한 것. 이런 그를 두고 김 당선자의 부인은 “우리 남편은 전라북도랑 결혼한 사람”이라며 볼멘 소리를 하기도 한다.

그의 트레이드마크는 강한 추진력이다. 전북도청은 밤 10시까지 불이 환하다. 행정에 정통한 도지사에게 사업의 타당성을 설명하고 설득하려는 부하직원들이 밤늦게까지 공부를 해야 하는 것이 그 이유다. 부하 직원들 사이에서 “너무 밀어 붙인다”라는 원성이 나오기도 할 정도였다.

하지만 그의 이런 스타일은 ‘일 잘하는 지사’라는 평가로 이어졌다. 민선 4기 재임기간 동안 눈부신 성과를 이뤄냈기 때문이다.
특히 대기업의 투자가 줄을 이었다. 1000억원 이상 투자하겠다고 밝혀온 대기업만 8곳에 달한다. 투자액만도 4조5984억원으로 전북도 1년 예산을 웃돈다. 모두 투자됐을 경우 1만5950명이 새로운 일자리를 찾게 된다.

기업ㆍ투자유치 성과도 크다. 민선 4기 출범 후 현재까지 387개 기업이 전북도로 공장을 이전해 왔다. 이는 2001년부터 5년간 202개를 유치한 것에 비해 91.5%나 늘어난 수치다. 창업한 기업 1124개를 더하면 1510개가 전북도에 새로운 공장을 지은 셈이다.
이로 인해 경제성장률도 대폭 상승했다. 2007년 5.6%에 달했다. 2000년 이후 최고치다.

지역 경제 살리기
미래 동력 산업 육성

이처럼 민선4기 시절, 어려운 지역경제를 살리고 미래 동력 산업을 키우는 것에 집중한데 이어 이번에도 김 지사는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한 기업 유치 및 산업단지 육성 등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김 지사는 우선 전북에 자동차 기계 부품소재 조선 태양광 풍력 식품산업 등 성장동력 기업을 매년 100개씩 유치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통해 매년 청년들의 일자리 8000개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새만금 관광 등 서비스 분야가 활성화되고 사회적 기업과 소규모 창업을 지원하면 4년간 모두 4만 개의 일자리가 생겨 청년실업을 해결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 지사는 또 새만금 내부 개발에 속도를 내 동북아경제중심지로 만들 것을 공약했다. 이를 위해 국가 예산을 안정적으로 확보해 새만금 신항만과 군산국제공항을 건설하는 한편 무비자 무관세 무제한외환거래 등의 규제 완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그는 농축수산업의 경쟁력을 높여 살기 좋은 농촌을 만들겠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농촌 지역이 많은 전북의 특성을 염두에 둔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쌀의 정부 비축량을 확대하고 장기적으로 대체작목 생산을 지원하며 쌀 가공 기업 유치에 적극 나서겠다는 것이다. 또 2012년까지 저온저장고 100동을 추가로 세우도록 정부와 협조하기로 했다.

저소득층을 배려하는 민생 공약으로 ‘장기임대주택 1만 채 건설’이 있다. 구체적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와 전북개발공사를 통해 2014년까지 17개 단지 1만1283채를 건설한다는 내용이다.

이어 김 지사는 전북지역 학력 신장을 위해 연간 100억 원 규모인 교육지원예산을 5배로 확대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도내 우수교사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영어 원어민교사를 더 늘릴 예정이다.

민선 4기 눈부신 성과…‘일 잘하는 지사’ 호평 자자
민생일자리본부 신설하는 등 일자리 창출에 박차

전북도민들의 압도적인 지지에 힘입어 재선에 성공한 김 지사. 민선5기의 포문을 연 지 50여 일이 지난 지금, 그는 도정을 바르게 꾸려가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특히 그가 재선에 나설 당시 “아들, 딸들에게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주고 싶다”는 간절한 뜻을 선거 슬로건으로 내세운 만큼 일자리 창출에 열심인 모습이다.
김 지사는 우선 도청 조직을 개편해 일자리 창출에 재일보 박차를 가했다. 현행 1실8국1본부182담당 체제에서 민생 일자리본부를 신설하는 등 1실7국2본부191담당 체제로 전환했다. 모든 공무원이 각자의 분야에서 일자리를 창출하면 민생 일자리본부가 매년 성과를 종합 평가해 인사에 반영하려는 심산이다.

이와 함께 기능이 유사한 군산·고창·부안 수산사무소와 수산시험연구소, 내수면개발시험장 등을 통·폐합해 18개 사업소를 14개로 줄였다.
또 새만금 산업단지에 첫 투자도 이끌어냈다. 현대하이텍, JY중공업, 케이비스틸, 해원마린, 윙싱중공업을 비롯한 16개 기업과 1개 대학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총 1700억원을 들여 새만금 산업단지 98만6000㎡에 조선해양클러스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특히 요트, 쇄빙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의 개발과 해양플랜트 산업의 고도화 등을 통해 조선산업의 외연을 확장할 계획이다. 김 지사는 클러스터가 조성되면 3300여 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길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김 지사는 매년 100개씩 4년 간 400개의 기업을 유치해 8조여 원의 투자를 이끌어내고 이를 4만개의 일자리 창출로 연계시킨다는 방침이다.
공약사항 중 하나인 무상급식 시행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진보적 성향의 김승환 전북도 교육감 당선자나 민주당 소속의 기초단체장들과도 코드가 맞기 때문이다.

초·중·고교생을 한꺼번에 하려면 연간 772억원이 필요하기 때문에 단번에 하기는 어려워 우선 내년에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단계적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이에 필요한 재원은 도교육청과 지자체가 50%씩 부담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도와 일선 시군은 하반기에 무상급식과 관련한 조례를 개정해 지원 근거를 마련키로 하는 등 점차 속도를 내고 있다.

김 지사는 또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전주-진주 혁신도시 유치를 놓고 갈등을 빚는 경남도 김두관 지사를 조만간 만나 대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작년 초부터 1년 반가량 지지부진했던 LH의 지방이전을 마무리 짓겠다는 각오다.

‘소통의 부재’
풀어야할 숙제

이처럼 광폭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김 지사지만 풀어야할 숙제도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그가 입버릇처럼 강조한 ‘소통’이다.
김 지사는 선거 캠프 안팎에서 재선을 도왔던 김윤덕, 박종문, 원도연, 최형재씨 등을 요직인 전북중소기업종합센터 본부장, 정무부지사, 전북발전연구원장, 경제살리기 도민회의 사무처장 등에 각각 기용했다.

이 과정에서 공모절차도 거치지 않고 능력 검증도 하지 않았다는 지적과 정실인사 논란이 제기됐고 이는 ‘소통의 부재’라는 비판으로 이어졌다.
이와 관련, 김 지사는 “민선 5기 도정은 낙후한 전북 탈피에 역점을 두고 있으며 이를 위해 일자리 창출과 새만금사업에 행정력을 집중할 것”이라며 “최근 기용한 인물들은 지역사회에서 어느 정도 능력을 검증받은 만큼 성과로 평가 해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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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