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단체장 탐구⑦ ‘8년 검증 일꾼’ 박맹우 울산광역시장

뚝심 있는 행정전문가 ‘강고집’을 소개 합니다



울산광역시장을 두고 치러진 선거판은 박맹우 후보의 독무대였다. ‘역동의 산업수도 푸른 울산’ 기치의 민선 3·4기를 이끈 무난한 행정과 ‘친환경 산업수도 울산’ 이미지를 끌어올린 정확한 판단력과 추진력, 그리고 도덕성과 신뢰감이 밑바탕이 됐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시민들은 민선 5기 ‘울산광역시호’에 대한 전폭적인 신뢰만큼 기대치 또한 크다. 이에 따라 8년 간 검증된 박 시장이 시정을 어떻게 마무리할 지에 시민들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재임시절 산업수도로 울산 재도약 발판 마련
세계 3대 인명사전 ‘마르퀴즈 후즈 후’ 등재

‘강고집’이라는 별칭이 더 친숙한 박맹우 울산광역시장은 1951년 울산에서 태어났다. 경남고와 국민대를 졸업한 그는 81년 행정고시에 합격, 이듬해 경상남도에서 첫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20년 간 중앙 및 지방 행정을 두루 익히며 행정전문가의 면모를 갖춰갔다.

97년 경남도 울산광역시준비단에서 일한 것을 계기로 울산시 기획실장, 내무국장, 건설교통국장, 울산 동구청장 권한대행 등을 역임한 박 시장은 고향인 울산의 시정을 꿰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세계적 산업도시
생태 환경도시 등극

99년 당시 동구청장 권한대행 이후 민선 구청장과 국회의원 출마 의사를 보이기도 했던 그이지만 정치적 환경 상 고배를 마셔야만 했다. 그러나 ‘위기가 기회’라고 생각한 그는 울산시 국장직을 내놓고 도전한 2002년 6·13 지방선거에서 첫 광역자치단체장에 오르는 쾌거를 달성했다.

하지만 이때 ‘광역시장으로서의 경륜이 얕지 않으냐’는 우려가 흘러나오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행정고시에 합격한 후 지방과 중앙을 오가다 울산시 국장급에서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곧바로 광역시장에 당선됐으니 대부분 중진 정치인이 시?도지사 선거에 나서던 당시로서는 당연한 걱정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행정전문가답게 시정을 안정적으로 이끌면서 산업수도로써 울산의 재도약 발판을 마련했다. 때문에 큰 어려움 없이 2006년 재선에 성공했고 울산을 세계적인 산업도시, 생태환경도시의 반열에 올려놨다.

울산행정의 수장으로서 박 시장은 8년 간 경부고속철도(KTX) 울산역 유치와 울산국립대(울산과학기술대학교) 신설, 혁신도시 유치, 자유무역지역 지정, 동북아오일허브 유치, 북구 강동개발 시작 등 울산의 미래가 걸린 현안을 특유의 뚝심으로 강력하게 밀어붙여 성사시켰다.

특히 공단 조성으로 오염이 심하던 대기질과 태화강의 수질을 개선해 ‘공해도시’의 오명을 벗고 울산을 세계적인 생태환경도시로 거듭나게 한 업적은 3선 연임의 원동력으로 풀이된다.

연어와 수달, 황어, 은어가 돌아오는 생명의 강으로 되살린 태화강은 정부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선도모델이 됐다. 이 같은 업적으로 그는 지난해 한국 지방자치단체장으로는 드물게 세계 3대 인명사전 가운데 하나인 ‘마르퀴즈 후즈 후’(Marquis Who’s Who)에 등재되기도 했다.

울산은 1962년 박정희 대통령이 가난의 대물림을 청산하기 위해 ‘잘살아보세’를 외치며 대한민국 근대화의 첫 삽을 뜬 영광의 공업도시다.

1997년 7월 광역시로 승격된 뒤 예산이 5배로 늘어나는 등 눈부신 외형적 성장을 이뤘다. 무엇보다 ‘죽음의 강’에서 생명의 강으로 거듭난 태화강을 찾는 이들이 전국에서 몰려들면서 시민들의 자긍심도 높아졌다.

그러나 울산은 여전히 적잖은 해결 과제를 안고 있다. 특히 교육과 문화, 복지 등 삶의 질을 한 단계 더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민선 5기를 이끌어 갈 박 시장이 이런 과제들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에 자연스레 초점이 맞춰졌다.


‘전국 제일의 복지·문화·경제도시’가 첫 임기 중 목표였다면 2006년 지방선거 승리 직후에는 ‘생태환경 도시’라는 구상을 추가했고, 이번에는 ‘큰 대한민국, 우뚝한 선진 울산’을 내세웠다.

이를 위해 그는 먼저 “울산의 경제적 역량을 극대화하는 데 전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산업용지 1650여만㎡를 조성해 5조원대의 투자를 유치할 계획이다. 공장을 지을 땅이 없어 기업이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심산이다. 또 동북아 오일 허브를 유치해 많은 부가가치와 고용을 창출할 방침이다. 울산지역 오일 허브사업은 2020년까지 모두 2조488억원을 투자해 울산 남항과 북항 일대 57만9000㎡에 2789만배럴 규모의 석유저장시설 및 거래시설을 구축하는 대단위 사업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오일 허브 평면배치, 항만과 방파제 등 기반시설이 확정되면 사업 추진에 탄력을 받을 예정이다. 박 시장은 “석유의 입·출하와 현물·선물 거래가 활성화돼 저장과 물류·금융 등 연관산업이 발전하고 이에 따른 대규모 고용 창출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2060년까지 모두 44조4000억원의 경제파급 효과와 36만6000명의 고용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작고 일 잘하는’
강소조직 유지할 것

이를 위해 연관산업, 특히 금융산업의 육성이 가장 중요하다는 게 박 시장의 지론이다. 금융산업 육성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울산과학기술대학교와 에너지경제연구원 등에 ‘연관산업 활성화 방안’ 용역을 추진하고 있다.

또 자동차와 정밀화학, 전자산업이 융합된 2차전지산업은 향후 반도체에 버금가는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존 SB리모티브와 솔베이그룹 아시아지역 연구개발센터에 대한 지원확대와 함께 공격적인 투자 유치로 2020년 150개 기업에 생산액 20조원, 고용 1만명 규모의 제4주력산업으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경제적 역량을 바탕으로 문화와 복지를 더 키울 계획이다. 박 시장은 “시립미술관과 시립도서관, 문학관, 제 2장애인체육관 건립 등 문화·복지인프라를 확충해 시민의 행복지수와 건강지수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또 다른 시정목표로는 ‘아름답고 푸른 친환경 도시의 건설’이 있다. 정부가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선도모델로 지목한 태화강에 국비를 본격적으로 투입해 세계적인 생태하천으로 완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박 시장은 “북구와 중구 주민의 쉼터 동천강, 시민 식수원 회야강, 하구 갈대밭이 넓은 외황강도 생태를 복원하고 레저공간으로 변모시켜 생명력이 넘치는 강으로 만들겠다”고 전했다.

또 박 시장은 고속철도역을 중심으로 인접 도시 간 연계교통망을 확대하는 것은 도시 경쟁력을 위해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양산~울산 경전철이 건설되면 울산과 부산, 양산이 하나의 생활권이자 동일경제권으로 묶여 모든 분야에 걸쳐 더욱 유기적으로 연결되리란 계산에서다. 영남알프스와 반구대 암각화 등 울산의 우수한 관광자원을 활용할 수도 있다. 시비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재원 분담 비율을 국비 75%, 지방비 25%로 맞추고 정부에서는 신공법과 신기술 도입을 통해 총사업비를 최대한 절감하고, 철도 전문 운영기관을 통해 직접 운영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그는 “‘작고 일 잘하는 강소 조직’ 기조를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2006년 이후 공무원 정원을 지속적으로 감축했고 절감된 인건비를 현안사업에 투자할 생각이다. 올해 총액 인건비(정부 기준) 대비 2국 165명을 적게 운영한다. 박 시장은 앞으로도 강소형 조직 운영 기조를 계속 유지하되, 중장기적 안목에서 미래의 행정수요를 예측하고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시민의 복리 증진
최우선 가치 돼야

하지만 난제도 남아있다. 기초자치단체와 파트너십을 형성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 특히 민주노동당 소속 윤종오 북구청장이 공약인 초·중학교 무상급식을 강행할 경우 마찰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시는 다른 구군과의 형평성에 맞지 않고 시정의 난맥상을 초래할 수 있어 반대한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기초단체의 행정도 민선5기 출범 초기부터 삐걱거릴 것으로 예고됐다.


이에 박 시장은 “목표 달성을 위한 방식에서 다소의 견해차는 있을 수 있지만 ‘울산 발전’이라는 목표는 동일하다”고 설명했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면서 더 나은 방법을 찾아가는 것이 진정한 민주주의 가치라는 것이다. 이어 그는 “건전한 동반자 관계를 유지해 나갈 것으로 믿는다”며 “시와 시의회의 최우선 가치는 두말할 나위 없이 ‘시민의 복리 증진’”이라고 전했다. 시민의 행복지수를 높이고 시의 미래 발전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을 찾기 위해 박 시장은 시의회의 이해를 구하고 적극 협력해 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박 시장은 “경제와 환경, 문화와 복지에 이르기까지 울산이 가야 할 길은 멀고 해야 할 일은 많다”며 “행복한 울산의 길을 앞장서서 열 테니 시민들은 힘을 모아줄 것”을 당부했다.


박맹우 시장 프로필

■학력
·1964 울산 삼호초등학교 5회 졸업
·1967 울산 제일중학교 16회 졸업
·1971 경남고등학교 25회 졸업
·1980 국민대 행정학과 졸업
·2001 경남대 행정대학 행정학 석사 졸업
·2006 동의대 대학원 행정학 박사 졸업

■경력
·1981 제 25회 행정고시 합격
·1989 내무부 근무
·1995 경남 함안군수
·1997 경남 울산시 기획실장
·1997 울산광역시 내무국장
·1998 울산광역시 동구청장 권한대행
·2000 울산광역시 건설교통국장
·제 3·4·5대 민선 울산광역시장

■수상
·1987 노동부장관상 수상
·1997 홍조근정훈장 수상
·2002 행정자치부장관상 수상
·2007 대한민국 글로벌 경영인 대상
·2007 대한민국 경제리더 대상
·2007 우수지방자치단체장상
·2008 뉴거버넌스 리더쉽 메달 수상
·2008 대한민국 공공행정 대상
·2008 21세기 경영리더 대상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