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 장관감 의심받는 정진엽 보건복지부장관 내정자

‘연금전문’ 내리고 ‘의료전문’ 올렸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구멍난 메르스 방역의 책임을 물어 문형표 보건복지부장관을 경질했다. 후임자로는 정진엽 분당서울대병원 교수가 내정됐다. 연금개편을 성공적으로 마친 연금전문 장관에 이어 의료전문 장관을 내세운 것이다. 정진엽 내정자를 내세워 ‘의료 규제 완화’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노림수가 숨어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4일 그동안 교체 대상자로 거론돼온 보건복지부장관 교체 인사를 단행, 신임 장관에 정진엽 분당서울대병원 교수를 내정했다. 청와대 민경욱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이러한 인사내용을 발표했다.
 
“의료체계 전반에 
 이해·식견 갖춰”
 
민 대변인은 “박 대통령은 오늘 보건복지부장관에 정진엽 분당서울대병원 교수를 내정했다”며 “정 내정자는 25년간 서울대 의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다양한 의료 경험을 통해 한국 의료체계 전반에 대해 깊은 이해와 높은 식견을 갖고 있어서 공공의료를 강화하고 국민건강에 안정을 이룰 적임자”라고 밝혔다.
 
정 내정자는 1955년 서울 출신으로 서울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원자력병원 선임의사를 거쳐 서울대병원 교수로 재직했다. 33년 동안 의료계에 종사하며 특히 소아 뇌성마비 치료의 권위자로 평가 받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개원 이후 교육연구실장, 정형외과 과장, 진료부원장을 역임했다. 또 4∼6대 분당서울대병원장을 역임하며, 서울대병원에서 산하 병원장을 3차례 연임한 것은 정 내정자가 처음이다.  
 
정 내정자가 원장에 취임한 다음 해인 2009년 개원 이래 최대 규모의 경영실적을 달성하는 성과를 올렸다. 인근 지역 외에 전국 각지의 환자들이 분당서울대병원을 찾으면서 전국 병원으로 이름을 올린 데 이어 중증 환자를 치료하는 상급종합병원에도 선정됐다. 
 
분당이라는 지역적 편중성을 극복하기 위해 전국 지방의료원과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등 ‘전국 병원’의 기틀을 마련했다. 또 최첨단 의료정보 시스템 개발에 과감하게 투자해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힘스 애널리틱스사로부터 미국 밖에서는 세계 처음으로 의료정보화 최고 수준인 7단계 인증을 받는 등 의료IT 선도 병원으로서 탄탄한 입지를 굳혔다.
 
정 내정자는 분당서울대병원장일 당시 고객 중심의 병원 문화를 구축했다. 국립대병원은 삼성서울병원이나 서울아산병원 등 민간병원에 비해 불친절하다는 편견이 상당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정 내정자부터 권위를 탈피하고 직원들과 소통에 나섰다. 직원들이 스스럼없이 환자만족을 위한 아이디어를 내고 전체 병원에 확산시키는 문화를 만들었다. 병원업계 처음으로 ‘6시그마’ 경영기법을 도입해 불필요한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는 병원 시스템도 정비했다. 
 
특히 개인 이메일 공개와 SNS 개설 등 얼리어답터로서 교직원들의 고충과 아이디어, 제언 등 현장 목소리를 경청하며 주 1회 가정의 날로 정해 '칼퇴근'을 지시하는 등 여타 병원장과 다른 행보를 보였다.
 
지난 2011년 분당서울대병원 암병원 개원을 앞두고 언론과 인터뷰에서 “출신 대학과 근무병원에 관계없이 실력 있는 전문의를 스카우트 대상으로 고려하고 있다”면서 의료계 구태인 학연과 지연을 탈피한 실력 중심의 탕평책을 천명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런 정 내정자의 당시 행보로 직원들로부터 명장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능력있는 병원장

경영 탁월한데…
 
정 내정자를 발탁 배경에는 박정희 대통령 기념재단 초대 이사장을 맡았던 성상철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과의 각별한 인연이 자리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성 이사장은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초대 이사장을 맡은 인연으로 지금도 박근혜 대통령과 직접 통화할 정도로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며 “본인이 장관 후보로 올랐지만 이를 고사하고 정 후보자를 추천했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전했다.
 
정 내정자는 박정희정권 시절에 의과대학 학생회장을 맡아 민주화운동을 해 1년 늦게 졸업했다. 그런 그가 박근혜정부에서 복지부장관을 맡게 된 것은 기묘한 인연으로 보인다.
 
정 내정자는 정부가 추진하는 ‘의료민영화’ 기조에도 잘 맞는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 내정자는 병원경영자의 이익집단인 대한병원협회에서 병원정보관리 이사를, 의료기기업자의 이익집단인 의료기기상생포럼에서 총괄운영위원장 등을 맡았다. 삼성과 SK텔레콤 등 전자회사와 통신사들이 야심차게 추진하던 바이오산업과 헬스케어산업 등에 족적을 남겼다. 특히 그는 서울대병원과 SK텔레콤의 영리 합작회사인 헬스커넥트 사업에도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는 ‘산업창의융합포럼’ 글로벌헬스케어분과위원장을 맡아 ‘의료 규제 완화론’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기도 했다. 공무원연금 개편도 끝난 지금, 이러한 이력을 가진 정 내정자가 박 대통령 임기 말까지 ‘의료 영리화’ 정책에 박차를 가할 적임자로 평가받는 이유다.
 
특히 정 내정자가 현 정부가 논란 속에 추진해온 원격의료 관련 특허를 다수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의료계에서는 정보통신기술(ICT)을 의료에 활용하는 정부 정책에 속도와 힘이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원격진료는 안전성이 아직 검증되지 않았고, 복지장관이 특허를 보유한 이해당사자일 경우 논란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정 내정자가 갖고 있는 21개 특허의 상당수는 원격진료, 병원자동화 영역과 맞물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6월22일 출원돼 지난 4월8일 등록된 ‘원격진료 서비스 시스템 및 방법’ 특허는 정형외과전문의인 정 내정자가 의과 교수 5명과 함께 특허 발명자로 이름을 올렸다. 
 
구멍난 메르스 방역 책임 문형표 경질
서울대병원 교수 내정…대통령 의도는?
 
특허 내용은 수술 후 퇴원한 환자의 만성창상(욕창·궤양 등 만성적으로 자리 잡은 상처)을 의료진이 원격으로 관리하는 서비스 방식과 시스템에 관한 것이다. 환자가 스마트폰 같은 휴대용 단말기를 통해 환부 영상과 문진 정보를 의사에게 전송하면 의사가 상처 관리법, 치료용 제품, 영양·생활습관 권고 등을 다시 환자의 단말기로 전송하게 된다. 
 

정 내정자가 갖고 있는 특허에는 ‘휴대용 단말기를 이용한 의료정보시스템’과 ‘전자의무기록시스템’ 등도 포함돼 있다.
 
 
정 내정자의 특허 내용은 정부의 원격의료 도입 취지와 일치한다. 복지부는 “자가관리를 해야 하는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자나 수술 후 퇴원 환자의 편의를 위해 원격의료를 도입할 계획”이라며 도서벽지·원양선박·전방부대·교정시설 등을 중심으로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와 보건의료 관련 시민단체들은 원격의료의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았고, 원격의료가 환자들의 대형병원 쏠림 현상을 더 부추길 것이라며 도입에 반대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의협은 원격의료·의료영리화 정책에 반발해 집단휴진까지 감행한 바 있다. 정 내정자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복지부장관으로 취임하면 원격의료의 전면적 도입 시기가 앞당겨질 공산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의료민영 염두?
비전문가 논란
 
보건의료단체연합은 성명을 내고 “정 내정자는 분당서울대병원장으로 재직하면서 병원정보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중동지역 의료수출을 추진한 인물”이라며 “박 대통령의 이번 인사는 보건복지부를 아예 ‘복지는 없는 의료상업화 부처’로 만들고자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 후보자 내정은 메르스 사태로 드러난 공공의료를 강화하기는커녕 오히려 병원정보시스템을 활용한 의료수출론을 키워 SK텔레콤 등이 벌인 개인의료정보 거래 등을 통해 돈을 벌어들이는 의료산업화를 가속화할 인사정책”이라고 우려했다.
 

사실 정 내정자는 대내외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던 인물이다. 이 때문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여야 의원실은 이번 청와대 인사 발표를 듣고 의외 인사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문형표 전 장관은 그래도 좀 알려진 인사였는데 정 후보자는 하마평에도 없었고 전혀 알지 못하는 인물”이라며 “정 후보자에 대해 알아본 뒤 청문회 가닥을 잡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여야는 벌써부터 정 내정자의 관련 전문성을 놓고 엇갈린 입장을 내놨다. 새누리당은 관련 업무 전문가라고 치켜세웠지만, 새정치연합은 전문성이 없다고 비판했다. 
 
김영우 새누리당 수석대변인은 “정 내정자는 의료분야의 전문가다. 앞으로 질병에 대한 예방과 대처에 빈틈없이 능력을 발휘하고 국민의 복지 향상에 이바지해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반면 김성수 새정치연합 대변인은 “정 내정자는 행정경험이라고는 분당서울대병원장 경력뿐이라 보건복지와 관련된 복잡한 현안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전문가로 보기 어렵다. 공적연금 등 당면한 현안을 슬기롭게 해결하고 메르스 사태로 실추된 보건당국에 대한 국민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정 내정자가 복지부장관으로 임명되려면 국회 인사청문회라는 1차 관문을 넘어야 한다.
 
17년만에 나온 의사출신 장관
끊임없이 지적되는 자질 논란 
 
문형표 전 장관이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재직하면서 법인카드 사용 문제로 홍역을 치른 것에 비춰보면 정 내정자를 향한 야당의 파상공세가 예상된다. 정 내정자는 병원장 재직 시절 비즈니스 분야에서도 능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에 야당이 이 부분을 집요하게 파고들 가능성이 높다.
 
정 내정자가 장관에 임명된다고 해도 해결할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등 공적연금 개혁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문형표 전 장관의 유임설이 나온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었다. 반면 정 내정자는 이 분야에 전혀 경험이 없으므로 국민적 관심사인 공적연금 개혁에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부호가 따라다닌다.  
 
보건의료단체는 보건복지부에서 보건분야를 별도 부처로 독립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펴왔다. 복지부 의사결정구조에서 보건전문가가 전무하다는 이유여서다. 정 내정자의 이번 인사는 이런 요구를 일면 수용한 듯하지만, 메르스로 타격을 입은 보건의료단체와 정부 관계를 복원하는 문제는 쉽지 않을 수 있다. 정 내정자가 장관에 임명돼 원격의료 도입을 추진하면 지난해 대한의사협회 파업 같은 극단적인 갈등 상황이 나타날 가능성도 높다.
 
예상 못한 인사
풀 현안 산적
 
정 내정자도 이같은 점을 인식하고 있다. 정 내정자는 이번 인선이 확정된 이후 간담회를 열고 “의료인으로서 (장관으로) 지명된 것은 국민의 행복한 삶을 위해 복지와 더불어 대한민국 보건의료체계를 더욱 발전시키라는 뜻으로 생각한다”며 “장관이라는 중책을 맡아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는 “청문회에 성실히 임할 것이며, 통과해 장관에 임명되면 국민 건강과 복지 증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min1330@ilyosisa.co.kr>
 
 
[정진엽은?]
 
▲ 서울 출생(58)
▲서울고, 서울대 의대, 서울대 의과대학원
▲원자력병원 선임의사
▲서울대병원 전임강사
▲미국 길레트 아동병원 펠로우
▲서울대병원 교수
▲서울대병원 소아정형외과 분과장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교육연구실장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정형외과 과장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진료부원장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원장
▲대한소아정형외과학회 회장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에테르노 압구정 아파트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 차준영이 영화배우 김모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준영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준영이 어떻게 워커힐 카지노 VVIP냐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카지노 출입설’이 단발성 풍문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PM 전문가로 알려진 차준영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준영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에테르노 간 큰 베팅 최근 차준영은 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누어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현재 차준영에게는 DL이앤씨 등과 소송 과정에서 발생한 수천억원 이상의 손해배상 채무가 있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그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준영이다. 압구정의 모 샤브샤브 전문점 사장에 따르면 “최근 연예인 해외원정 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차준영이 식사를 대접했다”고 한다. 미국 영주권자인 차준영은 국내 카지노를 활보하면서 한 연예인의 해외 도박을 제보한 셈이다. <일요시사>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동종업계 종사자와 나눈 카카오 메시지에서 넥스플랜 차준영의 요청으로 가수 겸 배우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준영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카지노 업계에서 차준영은 “수백억원을 베팅하는 큰 손”이라고 표현했다. MC몽도 <일요시사>와 인터뷰에서 “차준영은 나에게 10~20억원 정도는 배팅해야 된다며 도박을 권유했던 사람”이라며 “시행사 투자금 들고 카지노 쫓아가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차명 통장으로 분양금 받아 차준영 회사로 황정음·손흥민 에테르노 분양 대금의 행방 다만 대한민국 카지노 출입 기준은 ‘VIP 여부’가 아니라 ‘국적’이다. 현행 관광진흥법상 내국인은 원칙적으로 카지노 출입이 금지되며,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는 외국 국적자에 한한다. 카지노 멤버십 등급, VIP·VVIP 여부, 이용 금액, 단골 여부 등은 출입 적법성 판단에 어떠한 법적 의미도 가지지 않는다. 따라서 “VVIP의 요청이라서 김씨의 출입을 허용했다”는 설명은 법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이는 면책 사유가 아니라 오히려 카지노 사업자가 출입자 신분 확인 의무를 완화하거나 소홀히 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발언에 가깝다. “VIP 요청이라 허용했다”는 표현은 김씨의 출입 허용 판단의 기준이 ‘법’이 아니라 고객의 경제적 가치였음을 인정하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면 차준영의 도박 자금의 출처도 궁금해진다. 차준영은 ‘에테르노 압구정’을 분양하는 과정에서 친형이자 피아크 그룹 차가원 회장 아버지인 차대영의 계좌로 분양계약금 등 수백억원을 받은 뒤, 자신의 회사인 넥스플랜 계좌로 25억원을 입금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통장 이체 내역을 살펴보면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수탁자인 A 신탁에서 차대영의 통장으로 30억원이 이체됐다. 이어 3월24일 오전 10시43분 넥스플랜으로 5억원이 이체되는 방식으로 총 25억원이 넥스플랜으로 직접 흘러갔다. 앞서 차준영은 2024년 9월 DL이앤씨로부터 받은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 패소하면서 5184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통장과 제반 금융에 압류가 설정되자, 차준영은 “가족에게 생활비를 송금한다”는 목적으로 차대영이 개설한 통장을 빌렸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대영은 2024년 10월경 “예금채권 압류로 정상적 금융거래가 불가능해졌다”는 사정을 호소한 동생에게 생활비 등 기본 거래용이라며 하나은행 저축예금 계좌 1개를 무상으로 빌려줬다. 그러나 2025년 7월경 거래내역을 확인하자 잔액이 0원이었고, 생활비 용도와 무관한 거액 거래가 다수 발견돼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통장을 재발급받은 뒤 2025년 7월25일 내용증명으로 사용허락 철회를 통지했다는 것이다. 꿀꺽한 ‘셀럽 마케팅’ ‘신탁형 PF’ 구조인 에테르노 압구정은 분양수입금이 신탁계약상 A 신탁사 명의 관리계좌로 수납돼야 하는데 ‘차준영→넥스플랜’으로 직접 받으면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납부효력이 문제될 수 있고(미납 취급 위험), 신탁사가 보호해줄 수 없는 영역이 생긴다”는 논리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 형사상 “업무상 횡령” 및 “자금세탁”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에 차대영은 동생을 상대로 계약서 위조 및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차준영은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계약을 지난 2024년 30억원에 체결하기도 했다. 차준영과 A 신탁사 직원이 공모해 계약명의자인 차대영의 동의 없이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차대영은 지난해 12월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차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대영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다시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통장 거래내역을 보면 2024년 10월25일 오후 2시39분 차대영 명의의 하나은행 계좌에서 A 신탁 계좌로 30억원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대금 일부’ 명목으로 이체됐다. 오후 2시44분 이 거래는 취소됐고 다시 오후 2시50분 같은 금액을 재이체했다. 이후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공급계약 해제에 따른 분양대금 반환’ 명목으로 30억원이 계좌로 반환됐다. 날아간 통일 동산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에테르노 압구정은 축구선수 손흥민, 황정음 등 연예인들이 2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아파트로 관심을 끌었다. 이와 반대로 분양대금은 차준영이 친형에게 빌린 통장으로 입금돼 관리되고 있던 것이다. 배우 출신 황정음의 에테르노 압구정의 수상한 계약도 눈길을 끈다. 2025년 3월20일 황정음은 압구정 모 부동산에서 총 분양금 230억원에 달하는 ‘에테르노 압구정 501호’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통상 총 분양금에 10%에 달하지만, 황정음의 계약금은 4억원이라는 점도 특혜성 계약이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황정음 측은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계약금이 아니라 청약금인 줄 알았다”며 “내용증명을 통해 계약 철회 의사를 밝혔으나 현재까지 4억원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에테르노를 분양받은 손흥민 등 일부 유명인사들은 차준영을 직접 만나 거래하기도 했다. 차준영이 친형의 통장을 빌린 결정적인 이유는 파주 통일동산 개발사업의 실패다. 2024년 9월 DL이앤씨는 파주 통일동산 콘도 사업과 관련해 넥스플랜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5000억원대 지급 판결을 받아냈다. 판결 금액, 공사 중단 경위, 청구 내역(공사비·구상금·대여금 등)과 같은 구체 항목까지 드러났다. <비즈한국>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재판장 박준민)은 2024년 9월10일 DL이앤씨가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 시행사이자 차준영이 운영하던 ‘시티원’을 상대로 낸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시티원이 DL이앤씨에 5184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분양가 230억인데···황정음 계약금 4억 어디로? 시티원에서 넥스플랜으로…법인 바꾸고 자금 회수 인용된 청구 채권은 하자보수금을 제외한 기성 공사비 611억원과 구상금 3524억원, 대여금 1000억원, 지연손해금(법정이자) 50억원 등이다. 앞서 DL이앤씨는 ​2020년 8월 공사비 등 이 사업에 투입한 비용 총 5781억원을 정산해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청구 채권 상당액을 인정한 일부 승소 판결이 나온 셈이다. 소송 당사자인 시티원과 DL이앤씨는 각각 이 사업 시행사와 시공사로, 2006년 12월 공사 기간을 28개월, 공사비를 4125억원, 지체상금을 1일당 공사비 0.1%(최대 5%)로 정하는 공사 도급계약을 맺었다. 공사대금은 분양대금 납입 일정에 맞춰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공정률 33%에서 18년째 멈춰 있다. 결국 DL이앤씨는 2020년 8월 사업비용을 정산해 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된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에서 상계 채권을 제외한 총 578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는 이 사업 시공자로서 공사비를 직접 투입한 것은 물론 시티원 측에 사업비를 직접 대여하거나 연대보증인으로서 시티원이 갚지 못한 사업비 원리금 등을 대신 갚아왔다. 시티원은 오히려 DL이앤씨가 사업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과 사업 손해를 물어내야 한다며 2022년 4월 반소를 제기했다. 양측이 맺은 도급 계약에 따라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까지 공사를 마쳐야 하는데, 별다른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는 것. 공사 현장은 20년 동안 방치돼 흉물이 됐다. 공사 재개에는 2691억원이 필요해 회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DL이앤씨가 현장을 철거하고, 공사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 5%)과 미래 분양 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차준영의 자금 운용 건전성에 적신호는 해소되지 못한 반면, 카지노에선 VVIP로 불렸다. 정작 부동산시장에서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불과 수개월전까지 워커힐 카지노를 출입한 셈이다. 차준영에게 제기된 문제는 초고가 주택 분양 계약의 공정성, 대형 개발사업의 책임 귀속, 그리고 국내외 카지노 출입 논란까지 확장되고 있다. 법인 바꿔 타짜 행세 쟁점 중 하나는 ‘에테르노 압구정 직접 계약’이다.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이 에테르노 압구정과 관련해 시행사 대표와 직접 계약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분양 절차의 투명성과 이해상충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통상 초고가 주거상품의 분양은 다층적 심사·중개·검증 절차를 거치는데, 이 과정이 축약되거나 개인 간 직거래로 처리됐다면 ‘특혜’ 또는 ‘절차 생략’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