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인물> 어깨 무거운 원유철 새누리당 신임 원내대표

박근혜-김무성 중간책 역할 잘 할까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원유철 새누리당 신임 원내대표는 청와대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지도부간의 회동에서 당청 간에 ‘찰떡같은 공조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원 원내대표의 발언에 박 대통령이 웃었다. 비박계 의원으로 그가 앞으로 청와대 입맛에 잘 맞을지 주목된다.  

 
원유철 신임 원내대표는 1962년 9월 평택에서 태어났다. 1978년 수원 수성고등학교를 졸업했으며, 1986년 고려대학교를 졸업했다. 원 원내대표는 대학교를 졸업한 뒤 평택으로 다시 돌아온다. 원 원내대표는 어린 나이 일찍이 정치에 뜻을 뒀다. 1987년 그는 통일민주당 중앙청년위 송탄시지부장으로 활동한다. 
 
최연소 도의원
철새정치 오명
 
30년 만에 지방선거가 부활한 1991년, 원 원내대표는 28세 나이로 경기도의회 의원으로 당선되면서 정계에 발을 디뎠다. 당시 조직력이나 자금력이 전무하다시피 했던 그의 당선은 기적에 가까웠다. 원 원내대표는 역대 최연소 도의원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게 된다. 그는 고향인 평택에서 풀뿌리 정치인으로 정치적 입지를 다져갔다.
 
원 원내대표는 1995년 3대 경기도 의원 임기를 마치고, 경기 평택시 갑으로 15대 총선에 출마를 결심했다. 주위에서는 아직 나이가 젊으니깐 도의원을 한 번더 하고 도전하라고 충고했다. 그는 총선 출마를 결심했고 신한국당에 공천신청을 했지만, 3선 중진의원에 밀려 공천에서 탈락했다. 이에 원 원내대표는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선거결과 33살의 원 원내대표는 3선 의원을 이기고 15대 국회에 입성하게 된다. 15대 국회의원 299명 중 두 번째 젊은 나이였다. 
원 원내대표는 1997년 대선 당시 이인제 후보와 함께 탈당, 국민신당 창당 작업을 주도했다. 김대중 정부에서는 국민신당이 새정치국민회의와 합당하면서 여당의원으로 변신했다. 그는 선거마다 기염을 토하면서 여권의 영건으로 조명받았다. 원 원내대표는 2000년 16대 총선에서 재선까지 성공하는 등 승승장구했다. 국회 행정자치위원회와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간사로 활동하며 특유의 친화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원 원내대표는 2002년 대선 땐 반노 세력으로서 대선을 불과 40여일 앞두고 민주당 탈당했다.
 
원 원내대표는 민주당 탈당 직후 당시 이회창 대선 후보를 지지하며 한나라당에 들어가 제1정책조정위원장을 맡았다. 원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의 공천을 받아 2004년 17대 총선에 출마했다. 하지만 그는 총선에선 철새 정치인이라는 공격과 더불어 한나라당이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을 추진했다 역풍을 맞는 바람에 낙선했다.
 
20대 도의원, 30대 국회의원이라는 쾌속질주 도중 찾아온 첫 시련이었다. 이후 2005년 1월 유 원내대표는 미국 스탠퍼드대학 후버연구소 객원연구원으로 초청받아 유학길에 오른다. 1년간 미국에서 생활하며 재충전을 한다. 
 
2006년 2월 귀국 후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 남부권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다. 선거 후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정무부지사직을 제안한다. 정무부지사직을 수행하며 원 원내대표는 평택항과 경부선을 산업철도로 연결하는 사업을 추진하는 등 여러 행정 경험을 쌓으며 정계에 진출할 기회를 엿봤다.
 
2008년 18대 총선을 앞두고 원 원내대표는 정무부지사직을 내려놓고 한나라당의 공천을 받아 출마했다. 그는 어렵지 않게 3선 의원의 위업을 달성하게 된다. 18대 국회가 열리고 전반기에는 경기도당 위원장에 선출됐다. 당시 친이·친박을 아우르는 탕평인사를 통해 ‘용광로 공천심사위원회’를 구성, 공천 기간 내내 잡음이 없었다는 평이다. 쌍용차 사태와 노사정 여·야 중재단을 구성, 적극 중재로 극적인 타결을 이끌어냈다. 
 
4선 중진의원
당직 못 맡아
 
18대 국회 후반기에는 국방위원장을 맡았다. 천안함 대북규탄 결의안채택을 여·야 합의로 이끌어냈다. 원 원내대표가 국방위원장을 맡을 당시 유독 북한 도발이 많았던 시기였다. 천안함 피격사건과 연평도 포격 도발 등이 일어났다.
 
2012년 19대 총선에서 잇따라 당선된다. 50대라는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에 4선 중진 의원의 반열에 올랐다. 당 원내대표를 뽑는 전당대회에 출마했으나 탈락했다. 그해 대선 때는 박근혜 캠프에서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재외선거대책위원장으로 활동했다. 
 
특히 원 원내대표는 도의원 출신으로 지방자치의 중요성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지방자치제도 개선과 지방분권, 지방행정개편 등 지방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활동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또 2013년 10월 새누리당 국회의원 31명은 원 원내대표 주도로 통일을 여는 국회의원 모임을 만들었다. 이외 당 북핵안보전략특위와 재외국민위원장 등을 맡아 활동했다. 특히 원 원내대표는 국가안보와 외교·통일정책에 전문성을 갖췄다.
 
원 원내대표는 4선 의원이었지만, 그 동안 이렇다 할 당직을 맡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경기도지사 출마에 도전했으나 남경필 경기지사에 밀려 경선 고배를 마셨다. 
 
친박-비박 양쪽 모두 흡수 카드
당청 간 ‘찰떡같은 공조’ 공언
 
지난 2월 원내대표 경선에서 원 원내대표는 수도권 중진으로서 출마를 고려했다. 하지만 수도권 지역 단일화 난항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그는 지난 2월 유승민 전 원내대표와 함께 정책위의장에 선출되면서 또 한 차례 전기를 맞게 됐다.
 
원 원내대표는 정책위의장을 맡는 동안 도시가스 요금 인하, 쌀수급 안정대책, 가계통신비 절감, 서민금융지원 강화 등 ‘민생경제 안정화’를 위한 당정협의를 스무 차례 넘게 개최했다, 특히 ‘새줌마 투어’를 통해 현장 중심의 정책위원회를 만들었다는 평이다. 지난 14일 유 전 원내대표 뒤를 이어 원 원내대표는 합의추대로 신임 원내대표가 됐다.
 
 
정치권에서는 원 원내대표가 신임 원내대표로 추대된 것에 대해 “그 동안 말을 하지 않은 게 신의 한수였다”고 말한다. 지난 6월25일 박근혜 대통령은 유 전 원내대표를 두고 “배신의 정치”라고 지목했다. 
 
최고위원들은 대부분 대통령과 뜻을 함께한 상태였고, 최고위원회의는 늘 일방적이었다. 공격을 받으면 유 전 원내대표는 입을 닫았다. 최고위원회의 때 유 전 원내대표를 대변할 사람은 원 원내대표뿐이었다. 그는 유 전 원내대표가 당선될 때 러닝메이트로 정책위의장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배신의 정치” 발언 후 일주일간 원 원내대표는 이 문제에 대해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다. 원 원내대표가 발언한 것은 지난 2일 최고위원회에서 김태호 최고위원이 유 의원에게 거듭 사퇴요구를 하면서다. 
 
계파 없어
신의 한수?
 
당시 원 원내대표는 “유 원내대표 본인이 신중하고 합리적으로 판단하게 좀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김 최고위원의 발언을 맞받아쳤다. 처음 의견을 낸 것이다. ‘오죽하면 원유철 정책위의장이 그랬을까’라는 말이 나왔고, 발언의 파괴력은 강했다. 이어진 김 최고위원의 반론을 김무성 대표가 막으면서 회의중단까지 이어졌다.
 
그의 발언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여러 의견이 나왔다. “지켜봐달라”는 그의 말이 유 전 원내대표를 ‘더 압박하게 되는 것’이라는 반응과 ‘잘 말했다’는 말이 나왔다. 다만 이때부터 원 원내대표가 유 전 원내대표와 다른 길을 선택한 것 같다는 말들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유 전 원내대표가 사퇴하기 전날인 지난 6일 본회의를 마친 늦은 밤 여의도 모처에서 긴급 최고위원회의가 열렸다. 유 전 원내대표만 빠진 상태였다. 이 자리에서 원 원내대표는 ‘결의안 형태로 유 전 원내대표 사퇴를 유도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날인 7일 오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김무성 대표는 ‘새누리당의 미래와 박근혜 정권의 성공을 위한 원내대표 사퇴 권고 결의안 채택을 위한 의총’을 소집하겠다고 밝혔다.
 
비박계 재선 의원들 반대로 결의안 방식이 채택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유 전 원내대표는 의원총회 논의 결과를 전달받고 사퇴했다. 이후 신임 원내대표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원 원내대표가 물망에 올랐다.
 
원 원내대표는 친박계도 비박계도 모두 받아들일 수 있는 ‘카드’였다. 말을 아껴온 탓에 친박계와 청와대에 등을 돌린 상태도 아니었다. 유 전 원내대표의 러닝메이트였기에 비박계도 거부할 이유가 없었다. 친박계 원내대표를 앉히기에는 친박계에서도 부담이 큰 상황이었다.
 
무골호인 온화한 인품 평가
일찌감치 정치권 뛰어들어
지역구에선 전폭적인 지지
 
원 원내대표는 평소 무골호인(뼈가 없이 좋은 사람)으로 통할 정도로 겸손하고 온화한 성품에 합리적 기질을 가지고 있다. 계파를 아우르는 폭넓은 리더십과 정치의 본령인 타협과 협상’을 중시하는 조화로운 리더십을 바탕으로 당내 갈등 수습은 물론, 대야 협상에서도 능력을 인정받아왔다. 
 
특히 원 원내대표는 유승민 거취 정국에서 유 전 원내대표의 명예로운 퇴진을 위한 역할을 하는 등 중재력을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정 계파에 치우치지 않는 그의 정치적 스타일이 당내 친박계나 비박계 의원은 물론 청와대로부터도 큰 거부감을 사지 않았던 게 합의 추대의 배경으로 꼽힌다.
 
그는 국정 현안을 두루 꿰뚫어야 하는 정책위의장을 맡자마자 매일 밤늦게까지 의장실에서 혼자 책상에 불을 켠 채 공부에 몰두했다고 전해진다.
 
아마추어 바둑 5단의 실력을 갖춘 그의 기풍(바둑을 두는 특징)에도 이처럼 인내와 끈기로 ‘대마’를 살리는 기질이 반영돼 있다고 한다. 현재 한국기원 이사이면서 국회 기우회장이다. 원  원내대표는 최근 11년 만에 한·일 의원 친선 바둑교류전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청와대 손발
‘잘 맞출까’
 
지난 14일 국회 본청에서 원 원내대표는 이날 수락연설에서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말이 있듯 이제 서로 상처를 보듬고 더 건강한 새누리당으로, 국정운영을 책임진 집권여당으로, 책임 있는 모습 보여야 할 때”라며 “선당후사, 선공후사의 심정으로 견마지로를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여당 원내대표로서 여야 협상을 진두지휘해야 한다. 그는 이제 올해 정기국회와 내년 4월 20대 총선에서 예전과는 차원이 다른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min1330@ilyosisa.co.kr>
 

[원유철은?]
 
▲1962년(53세)
▲경기 평택
▲수성고
▲고려대 철학과·정치외교학과
▲고려대 정책과학대학원 고위정책결정과정
▲미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 객원연구원
▲경기도의회 의원
▲제15·16·18·19대 국회의원
▲신한국당 부대변인
▲한나라당 제1정책조정위원장·경기도당위원장
▲경기도 정무부지사
▲18대 국회 국방위원장
▲19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국회 지방자치발전특별위원장
▲새누리당 무상급식·무상보육 태스크포스(TF) 위원장
▲새누리당 정책위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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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