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 파격 발탁 김현웅 법무장관 내정자

‘총리-대통령’금줄 제대로 잡았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신임 법무부장관에 김현웅 서울고검장이 내정됐다. 김 내정자는 호남 출신이며, 현 검찰총장의 사법연수원 2년 후배다. 일각에서는 이 때문에 이번 인선이 '파격'이라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김 내정자와 박 대통령의 인연을 본다면 그도 ‘수첩인사가 아닌가’라는 말도 나온다.   

 
지난 21일 박근혜 대통령은 신임 법무부장관에 김현웅 서울고검장(56·사법연수원 16기)을 내정했다. 
 
민경욱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은 오늘 황교안 신임 총리의 제청을 받아 법무장관에 김현웅 서울고검장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 내정자는 광주지검장과 부산고검장, 법무부차관 등 법무부와 검찰 내 주요 보직을 두루 역임했다”며 “법무행정과 검찰업무에 뛰어난 전문성과 식견을 갖췄고, 사회 전반의 부정부패를 척결하고 법질서를 확립하는데 적임자다”고 밝혔다. 
 
요직 두루 거쳐
공안 이슈 처리
 
김 내정자는 1959년생으로 전남 고흥 출신이다. 광주제일고를 나온 그는 고등학교 시절 수제라고 불렸을 뿐만 아니라 복싱 도장을 다닐 정도로 운동능력도 뛰어났다.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으며 1984년 제26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부산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김 내정자는 1987년 5월 입대해 1990년 2월 육군 중위로 군 복무를 마쳤다.
 
김 내정자는 대검 검찰연구관과 법무부 법무심의관 등 검찰청과 법무부 요직을 거쳤다. 또 1995년 중국 베이징대 방문연구원으로 1년간 연수했다. 이 때문에 검찰 내부 ‘중국통’으로도 꼽힌다. 
 
검찰 안팎에서는 김 내정자의 성실함과 리더십에 호의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법무부 측은 김 내정자의 업무 성향에 대해 “온화하고 겸손한 성품으로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하다”며 “치밀한 업무스타일에 합리적인 리더십으로 조직 내 신망이 두텁고 자기관리도 철저하다”고 설명했다. 부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큰 체격만큼이나 화통하고 업무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다는 것이 김 내정자를 아는 이들의 공통적인 평가”라고 전했다. 
 
김 내정자는 광주지검 특수부장으로 있던 2001년 김대중 정부가 추진하던 교육정보화사업 비리 의혹을 수사했다. 당시 구축사업과 관련해 2억원의 뇌물을 받은 정영진 전남도교육감을 구속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으로 재직하던 2006년에는 법조계의 금품수수 비리를 파헤쳐 당시 서울고법 부장판사, 검사, 경찰 총경 등을 잇달아 구속해 주목받았다. 
 
2013년 12월 법무부차관으로 임명돼 지난 2월 서울고검장으로 보임될 때까지 1년1개월간 황 총리를 보좌한 경험도 있다. 황 장관과 마찬가지로 기독법조인 모임인 ‘애중회’ 회원으로도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1년 이상 장관, 차관으로 일했다는 건 두 사람 호흡이 잘 맞는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두 사람은 세월호 참사에 이은 유병언 세모그룹 회장 일가 수사와 국가정보원 대선·정치 개입 사건 수사, 청와대 문건 유출 수사,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 등 현 정부의 굵직한 공안이슈들을 함께 처리했다. 내각을 책임지는 국무총리와 법무·검찰의 수장으로서 박근혜 정부 후반기의 부패사정 작업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파격인사
수첩인사  
 
이번 김 내정자 인선은 그야말로 파격적이다. 한마디로 정의하면 ‘기수 역전’과 ‘호남 출신’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거 김 내정자의 아버지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인사를 본다면 ‘대를 이은 충성’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그는 김진태 검찰총장보다 사법연수원 2년 후배다. 검찰 내부에서는 서열과 상명하복을 중시하는 검찰에서 검찰총장의 후배이자 휘하 고검장이 장관으로 직행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라고 전했다. 또 현역 고검장이 법무부 장관에 지명되기는 김영삼정부 때인 1997년 김종구 당시 서울고검장 이후 18년 만에 처음이다. 그러나 청와대는 국회 인사청문회 통과 가능성을 주로 감안해 전관예우 논란을 피해갈 수 있는 현직 중에서 호남 출신인 김 고검장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이런 기수 역전 사례는 처음이 아니다. 노무현정부 시절 강금실 장관(13기)과 송광수 총장(3기), 천정배 장관(8기)·김종빈 총장(5기)의 전례가 있었고, 이명박정부 때 이귀남 장관(12기)·김준규 총장(11기)도 그랬다.
 
 
박근혜정부에서 호남 출신 인사로 장관이 된 사례는 방하남 전 고용노동부장관, 김관진 국방부장관, 이기권 고용노동부장관 등이 있다. 이들 장관은 학자 출신이고 공무원 출신이라 상대적으로 무게감이 덜하다. 말하자면 호남 출신 인사가 검찰에 개입할 수 있는 자리에 내정됐다는 것은 이 정부에서는 나름대로 놀랄만한 일이라는 얘기다. 
 
호남 출신 의외 인사 “통합·화합 메시지”
엘리트 코스 밟아…조직 내 신망 두터워
 
하지만 김 내정자의 아버지인 김수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인연을 근거로 간택된 수첩인사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김 내정자의 부친은 판사 출신인 김수 전 의원이다. 당시 호남지역에서는 상당한 영향력을 지닌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그는 지난 1979년 제10대 국회의원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전남 고흥·보성 지역구에서 옥중 당선되었다. 김 전 의원은 선거운동 와중에 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는데 당선 후 석방됐다. 
 
이후 박정희 대통령이 이끌던 민주공화당에 입당해 정치인의 길을 걸었다. 그는 입당 전 지역에 내려가 지역구민들에게 “박정희 대통령에게 충성을 다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2세인 박 대통령과 김 내정자의 이런 간접적인 인연은 김 내정자가 호남 출신임에도 여권에서 비교적 부담 없는 인물로 받아들인 이유 가운데 하나로 언급된다.
 
박 대통령의 김 내정자 지명은 지역 안배를 고려한 ‘탕평인사’를 담보할 수 있다는 점이 주요했다는 분석이다. 또한 현직 고검장 신분의 김 내정자가 전관예우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는 점에서 국회 인사청문회 통과 가능성을 염두에 뒀다는 의견도 있다. 청문회를 거치는 과정에서 총리와 장관후보자들의 잇따른 낙마로 인사트라우마를 경험한 박 대통령이 더 이상의 정치적 타격을 받지 않겠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나마 재산 적어
장남은 면역 면제 
 
인선 발표 이후 여당은 물론 야당까지도 이례적으로 우호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이언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청와대가 호남 출신 김 내정자를 신임 법무부 장관으로 내정한 것은 출신 지역을 고심한 인사로 보여진다”며 “법무부와 검찰 내 주요 보직을 역임한 전문성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라고 평했다.
 
당장 법조계와 정치계 전반에서는 이번 지명을 두고 ‘잘 된 인사’라는 평이 나오고 있는 만큼 야당도 호남 출신의 김 내정자를 두고 ‘반대를 위한 반대’는 쉽사리 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김 내정자는 비교적 수월하게 청문회 문턱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김 내정자가 마냥 웃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김 내정자 부친인 고 김수 전 의원과 고 박 전 대통령 사이의 인연 때문이다. 더불어 인선 과정에서 우려되는 정치적 중립성과 재산 형성 과정, 자녀 병역문제, 논문 표절 의혹 등 넘어야 할 산이 남아있다. 
 
청와대는 “선대의 인연이 인선에 영향을 미치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야당에서는 ‘대를 이은 충성’을 부각시키며 정치적 중립성에 초점을 맞춰 공세를 펼칠 가능성이 있다. 이뿐만 아니라 황 총리와의 관계, 김 총장과 지휘 역전이라는 불편한 관계 등 어떻게 풀어나갈지에 대한 부분도 주목해야 한다.
 
김 내정자 가족은 부인 이상미(54) 여사와 슬하에 1남 2녀를 두고 있다. 올해 3월 기준 고위공직자 정기재산변동 신고사항에 따르면 부인, 장남과 차녀 명의의 재산은 총 5억6097만원으로 나타났다. 본인 명의로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 기준시가 3억2400만원 상당의 아파트와 예금(4099만 7000원)이 있었지만 은행 채무도 1억1992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인 명의로는 서초구 양재동 빌라를 6억원에 전세 임차 계약했으며 449만원 상당의 2004년식 그랜저 승용차를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부인 명의 예금으로 5494만6000원, 장남 명의 예금으로는 2696만7000원을 신고했다. 김 내정자의 재산은 차관급 이상 법무부·검찰 고위직 가운데 가장 적은 재산이다. 재산형성과정에 대한 의혹은 쉽게 발견되지 않을 수도 있다. 
 
법조라인 기수 역전
검찰총장 눈치 보나
 
장남의 병역문제는 김 내정자 입장에서 볼 때 다소 우려되는 부분이다. 본인은 1990년 육군 중위로 병역을 마쳤지만 장남은 개인 질병 사유로 제2국민역(5급) 판정을 받아 현역 입영대상에서 제외됐다. 고위공직후보자들이 자녀의 문제로 한순간에 비난 여론에 휩싸인 사례가 많은 만큼 이 부분은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지난 25일 새정치민주연합 서영교 의원은 김 내정자가 석사학위 논문을 상당부분 표절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국회에 제출된 김 내정자의 인사청문요청서에 따르면 김 내정자는 1985년 서울대 법학대학원 석사과정을 수료했지만 석사학위를 받은 것은 수료 7년 뒤인 1992년 2월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 의원은 “김현웅 내정자가 인용한 서적 및 학술지 등을 볼 때 석사논문을 작성한 시점은 사법연수원 수료 후 첫 부임지였던 부산지방검찰청에 재직하던 1990년부터 1991년 9월 사이로 특정된다”며 “수료한 지 7년이 지난 시점에, 그것도 업무량이 폭주해 쪽잠마저 자기 어렵다던 말단 검사 시절 130쪽에 달하는 논문을 썼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김 내정자의 종교관도 혹시 모를 요소로 꼽힌다. 그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황 총리, 정홍원 전 총리와 함께 기독교 법조인모임인 ‘애중회’에서 각별한 친분을 쌓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황 총리와 문창극 전 총리내정자 등 일부 공직자들이 과거 종교단체에서 했던 발언이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부각돼 홍역을 치른 바 있는 만큼 김 내정자 역시 이 문제에 각별히 신경을 쓸 것으로 보인다.
 
청문회 넘을까
무난할 전망
 
김 내정자가 청문회의 벽을 넘더라도 난제는 산적해있다. 연초부터 이어진 사정정국을 진두지휘함과 동시에 출구전략도 모색해야 한다. 특히 아직 종결되지 않은 성완종리스트 수사는 그 결과에 따라 정국에 큰 파동을 몰고 올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한다.
 
김 내정자는 “내게 맡겨진 시대적 소임을 유념하면서 인사청문회를 성실하게 준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 내정자가 본인의 말처럼 큰 탈 없이 법무부장관으로 취임할지, 아니면 거친 풍파를 맞이하게 될지는 내달 중 치러질 청문회를 통해 확인될 예정이다.
 
<min1330@ilyosisa.co.kr>
 
 
[김현웅은?]
 
▲1959년 전남 고흥
▲광주제일고·서울대
▲사시 26회(연수원 16기)
▲부산지검·광주지검 목포지청·서울지검 검사
▲대검 검찰연구관
▲춘천지검 속초지청장
▲광주지검 특수부장
▲대검 공판송무과장
▲부산고검 검사(예금보험공사 파견)
▲법무부 법무심의관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법무부 감찰기획관
▲인천지검 1차장
▲서울고검 형사부장
▲부산고검 차장
▲춘천지검장
▲서울서부지검장
▲광주지검장
▲부산고검장
▲법무부 차관
▲서울고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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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