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인물> ‘뭐가 뭔지∼’ 정신없는 문형표 보건복지부장관

'메르스 시국'서 멍∼때리다 골든타임 놓쳤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메르스 사태 원인은 초기 대응 실패다. 안일한 정부의 대응이 사태를 키웠다. 화살은 보건복지부로 향했다. 수장인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화살이 집중포화 됐다. 그런데도 문 장관은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매뉴얼’ 탓만 했다. ‘내 탓 아니오’라고 일관하는 그가 보건복지부 장관으로서 자질이 있는지 의심스럽다.    

 
문형표 장관은 1956년 서울 출생으로 서울고,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문 장관은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 최수현 금융감독원장 등과 서울고 27회 문과 동기이기도 하다. 연세대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미국 펜실베니아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수료했다. 이후 1998년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 사회복지 행정관으로 일했다. 2002년에는 미국 UC버클리대학의 객원교수로 지내기도 했다.  
 
부적절한 인사
처음부터 논란
 
문 장관은 한국개발연구원(KDI) 수석 이코노미스트 겸 재정·복지정책 연구부장으로 근무했다. 당시 그는 KDI에서 주로 한국의 노후소득보장체계 구축에 관한 연구와 경제 위기에 따른 분배구조의 변화와 시사점, 공적연금의 재정적 고찰 및 개선과제 등을 연구했다. 또 복지지출 수준의 평가와 전망 등 주로 공공경제학을 연구했다. 
 
문 장관과 박근혜 대통령과의 인연은 2004년 기초연금으로 맺었다. 당시 새누리당 전신인 한나라당 대표를 맡은 박 대통령이 연금 전문가들로 꾸린 특별 태스크포스에 합류해 주요 멤버로 참여했다. 이 때문에 장관으로 임명됐을 당시 ‘수첩인사’가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문 장관은 진 영 전 장관이 전격적으로 사퇴하자 공석이던 자리를 맡았다. 진 전 장관은 청와대가 대선 당시 내세웠던 ‘65세 이상 고령자 모두에게 월 20만원 기초연금 지급’ 약속을 깨고 ‘국민연금과 연계해 차등 지급하는 기초연금안’을 제시하자 “양심에 위배된다”며 사퇴했다. 
 
문 장관은 박 대통령과의 인연으로 발탁될 때부터 기초연금을 처리하기 위한 구원투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수첩인사가 매번 그랬듯이 문 장관도 자질 논란을 피해갈 수 없었다.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나설 당시 문 장관의 과거 발언이나 이력이 속속 드러나면서 부적절한 인사라는 비판을 샀다.
 
문 장관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KDI에 재직하면서 부인과 아들의 생일에 법인카드를 사용해 저녁식사를 하는 등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목희 민주당 의원은 윤 장관이 2008년부터 지난해 최근 5년간 아들 생일과 배우자 생일에 총 8번에 걸쳐 KDI법인카드로 고급 호텔과 일식집 등에서 식사했다며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공개했다. 
 
문 장관은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사용하지 않았다고 발뺌했다. 그러자 이 의원은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쓰지 않았다고 했는데, 부인과 아들 생일 저녁에 같이 밥 한 끼 안 먹고 계속 남들과 일하면서 먹었다는 소리냐”며 “배우자와 아들 생일이 일 년에 여러 번 있는 것도 아닌데 밥을 먹었는지도 기억이 안 난다고 하면 누가 믿겠느냐”고 따져 물었다. 
 
문 장관이 2008년부터 지난 5년 간 KDI 재직 시 사용했던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분석한 결과 기재부의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집행 지침을 위반한 사례가 500여건, 7000만원이 넘었다. 개인휴가 때 법인카드를 사용한 건수는 총 5건(54만원)이며 공휴일 및 토·일요일에 사용한 것이 총 70건(609만원), 관외지역 사용이 총 455건(6384만원)이었다.
 
 

이 의원은 “KDI가 있는 종로구, 동대문구 성북구 등 관내 지역을 벗어나 주로 문 후보자의 주거지인 서초구와 강남구 일대의 식당에서 집중적으로 결재된 건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증거 아니냐”며 추궁했다.
이에 대해 문 장관은 “주말에도 근무하는 날이 많아 회사에 나가 직원들과 식사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며 “법인카드 사용과 관련한 기록은 모두 제출된 것으로 안다. 시간을 주시면 더 파악해서 사후에라도 보고를 드리겠다”며 진땀을 뺐다. 
 
경제학자에 국민 보건을 맡겨놨으니…
메르스 걷잡을 수 없이 전국으로 확산
 
문 장관은 KDI 연구원 시절 공적연금에 대한 연구를 하면서 보편적 복지보다는 선별적 복지를 강조했다. 기초연금도 예외가 아니었다. 심지어 용역보고서를 통해 청와대 안이었던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연계 방식’도 “시기상조”라며 반대했다. 
 
하지만 청문회에서 그는 “개인 학자적 입장에서 말하자면 원칙적으로 필요한 분에게 집중적 지원을 하는 제도가 우선적으로 검토돼야 한다”면서도 “재정적 여건이 허락한다면 (보편적 복지) 공약을 실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을 바꿔 소신이나 실력도 없는 인사라며 비판을 받았다. 
 
문 장관은 명실공히 연금 분야에서 국내 최고로 인정받는 경제학자다. 하지만 야당에서는 “연금과 복지 분야의 이해가 깊은 것과 달리 보건과 의료는 전문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경제학자인 문 장관이 보건복지부 장관으로서 적합한 인물이 아니라며 우려했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메르스 확진 환자가 전국으로 퍼지고 격리자가 1800여명을 넘어서면서 국민의 불안이 눈덩이처럼 커졌다. 초기 대응에 실패한 정부와 보건당국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높아졌다. 문 장관의 책임론 또한 빗발쳤으며 언행불일치로 뭇매를 맞기도 했다. 
 
무능·무책임
사퇴요구 빗발
 
지난 5월29일 문 장관은 직접 주재한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회의 모두 발언에서 “개미 한 마리라도 지나치지 않는다는 자세로 하나하나 철저하게 대응해서 국민이 정부 대응체계를 신뢰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장관의 발언을 지켜보던 관계자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생물학을 전공한 그는 “지식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이라면 방역문제에 대해 ‘개미 한 마리’라는 표현은 절대 못 쓴다”며 “매우 정치적인 수사에 불과한 표현으로 전혀 신뢰가 안 간다”며 지적했다.
 
 

지난 3일 메르스 확진자 중 2명이 사망한 가운데 환자 수는 30명으로 늘어났다. 더욱이 3차 감염자도 나온 상황이라 긴장감은 더욱 커져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문 장관은 메르스 관련 지역과 병원의 비공개 원칙을 고수, 국민의 불안감과 불신을 키웠다. 하지만 문 장관은 태평했다. 그는 “메르스는 밀접 접촉을 통해 감염되기 때문에 어떤 환자가 해당 병원에 있었다고 해서 그 병원에 가면 안 된다고 하는 것은 지나친 우려”라며 병원명 비공개 원칙을 밝혔다. 
 
이 같은 문 장관의 발언은 병원 경영을 위해 주민의 안전을 무시한 처사라는 지적을 면치 못했다. 특히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루머와 일명 ‘찌라시’가 확산되면서 정부정책에 대한 불신과 불안감은 그 여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었다.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장은 “문 장관은 경제학자이고 차관은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사람이다. 경제관료에게 복지 행정의 수장을 맡기고 차관조차 보건에 대한 아무런 전문지식이 없는 사람에게 맡길 정도로 우리나라는 보건의료정책을 경시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문 장관은 이른바 ‘마스크 발언’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지난 2일 문 장관은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메르스 관련 관계부처 장관회의 결과 및 향후 대책’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메르스 마스크에 관한 언급을 했다. 문 장관은 메르스가 공기 중 감염이 아니므로 확진 환자가 발생한 병원을 방문한 환자 등은 마스크를 쓸 필요가 없느냐는 질문에 “마스크 착용하는 것들은 메르스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위생을 위해서 장려한다. 굳이 메르스 때문에 추가적인 조치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초기대응 실패…뒤늦게 ‘허둥지둥’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비판 일색
 

네티즌들은 문 장관이 지난달 23일 인천국제공항을 방문해 메르스 확산방지를 위해 카타르 도하발 항공기의 특별 검역상황을 점검할 당시 마스크를 착용한 사진을 거론하며 비난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누리꾼들은 이번 발언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며 해당 사진들을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공간에 확산시켰다. 네티즌들은 “보여주기식 복장과 발언은 국민의 불안감만 키울 것”이라며 문 장관을 비판했다.
 
문 장관은 지난 8일 메르스 확산 관련 국회 긴급현안질의에서 부실 대응에 대해 사과는 했지만, 정부의 ‘실패’를 끝내 인정하지 않았다. 대신 ‘경직된 매뉴얼에 책임을 돌렸다. 청와대 책임 지적에는 답변을 얼버무렸다.
 
문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메르스 관련 긴급현안질문에 출석해 “초동대응에서 좀 더 면밀하게 대응했으면 지금보다 더 빨리 메르스 사태를 종식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는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새정치민주연합 전병헌 의원과 정의당 정진후 의원 등이 ‘정부가 실패한 것 아니냐’는 취지로 묻자 “실패라기보다는 충분치 못했다”고 말했다. 또 “복지부 전체 정책 방향이 실패라고 말씀하시면 그것은 아니다”라고 항변했다.
 
문 장관은 초기 단계의 문제점 중 하나로 “지침이 기존에 경직돼 있어 모니터링 망을 짜면서 상당히 협소하게 짰다”고 말했다. 사실상 ‘경직된 매뉴얼(지침)’ 탓을 한 것이다.
 
그는 “메르스 지침을 만들어 놓고 있었는데, 그 지침이 상당히 경직적으로 돼 있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메르스라는 질환에 대해서도 정확한 정보가 담겨 있지 않았는데 일선 현장에서 담당하는 사람들이 그것을 마치 딱 맞게만 해야 한다는 식으로 경직적으로 운용하다 보니 상당히 많은 누락이 발생한 것 같다”고 부연했다. 야당은 문 장관이 매뉴얼 탓도 모자라 책임을 일선 현장의 직원들에게 돌리는 게 아니냐며 비판했다.
 
 
문 장관은 “완벽하지 못했다는 것은 인정한다”면서도 “매뉴얼대로 해오고 있지만 아무래도 사람이 하는 일이어서 놓치는 사람(환자)도 있고, 본인들이 감추고 숨기면 찾아내는 데 한계가 있었던 점도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러한 문 장관의 발언에 야당은 “왜 실패라는 말을 쓰기를 그렇게 두려워하느냐”며 “1차 유입 방지 실패, 2차 초기대응 실패, 3차 감염자 확산 실패, 실패의 연속이었지 않나”라고 질타했다. 그러자 문 장관은 “실패라는 단어에 집착되기보다는…”이라며 실패에 대한 시인을 주저했다.
 
이랬다 저랬다
말바꾸기 뭇매
 
문 장관은 청와대 책임 부분에 대해선 모르쇠로 일관했다. 그는 정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이 6월1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환자의 기본적인 숫자조차도 잘못 말했다”고 지적하자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당시 보건복지부는 확진 환자 숫자를 18명이라고 발표했으나, 불과 몇 시간 뒤에 열린 청와대 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15명이라고 말했다. 이는 청와대가 정상적으로 이번 사태를 보고받고 파악하고 있는지 여부에 의구심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문 장관은 “보고가 잘못된 건가, 청와대에 문제가 있는 건가”라는 정 의원의 추궁에 “거기에 대해서는 과정을 잘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에 뭐라 말씀드리기는 그렇다”고 얼버무렸다. 이어 “보고는 제대로 했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알고 있다”고 문 장관은 답했다. 이어 “그러면 청와대가 문제 아니냐”는 거듭된 지적에 “잘 모르겠다”고 즉답을 회피했다. 그러면서 “보고한 시간이나 이런 것에 대해서는 살펴보겠다”라고 덧붙였다.
 
야당은 문 장관에게 “박 대통령에게 대면보고를 했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문 장관은 “5월26일 국무회의에서 첫 보고를 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공식 회의 이외에 대면보고를 했는지에 대해선 "유선상과 통화로 여러 차례 말씀드렸다"고 에둘러 답변했다.
 
문 장관은 정부 발표에서 병원 정보가 틀린 데 대해선 “정말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겠다”며 거듭 사과했다. 그는 “실수였고 저희 직원들이 24시간 대기하면서 작업을 하고 있다.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야당은 “오타가 아니라 명백히 잘못 알고 있었던 것인데, 이것은 정말 국민을 화나게 하는 것”이라며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병원 명단 하나 제대로 만들지 못하는 질병관리본부가 어떻게 메르스를 제대로 관리하겠나”라고 질타했다.
 
이번 사태로 문 장관의 사퇴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야당은 비상사태의 진원지는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 무개념의 총체적 결과물이라며 문 장관이 말하면 반대로 된다고 해서 ‘문형표의 저주’라는 말까지 돌고 있다며 문 장관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는 ‘펠레의 저주’에서 비롯됐다. 축구선수 펠레가 예측하면 결과는 항상 정반대로 나오기 때문이다. 문 장관이 지금까지 메르스 사태를 대수롭지 않게 예측하고 안일하게 대응했다. 하지만 사태가 심각해지자 펠레의 저주는 문형표의 저주로 탈바꿈됐다.   
 
새누리당조차도 문 장관이 사퇴해야 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친박계 좌장인 서청원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박근혜 정부 내각에 위기관리를 할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며 “리더십 있는 인물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이 문제가 확산됐다”고 지적했다. 서 의원이 친박계 맏형으로서 그 동안 청와대 국정운영을 뒷받침했던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이례적이다. 이는 문 장관 등의 사퇴를 돌려 말한 것으로 해석된다.
 
사태 진정돼도
사퇴 불가피
 
문 장관의 사퇴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쪽은 정치권만이 아니다. 이번 메르스 사태를 현장에서 직접 체험한 의사들도 문 장관의 사퇴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소아청소년과 의사모임인 ‘미래를 생각하는 소아청소년과의사 모임’은 최근 “의학적 지식과 경험이 없어 메르스 사태 해결의 골든타임을 놓쳤다”라며 문 장관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들은 또 초기 대응 실패의 책임을 해당 환자를 진료한 병원과 의료진에게만 물리는 문 장관의 행태에 장관 자격은 이미 바닥났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반면 문 장관은 본인의 거취 문제와 관련해 “사태 조기 안정에 노력하겠다”며 밝힐 뿐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고 있다. 
 
 
<min1330@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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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10년 묵은’ 서불대 교수 학위 논란

[단독] ‘10년 묵은’ 서불대 교수 학위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전체 구성원이 200명도 안 되는 학교서 한 교수를 둘러싼 논쟁이 10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해당 교수의 학사학위가 논란의 시발점이다. 임용 당시 서류에 기재한 내용을 두고 사실 여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고등교육법 제30조(대학원대학)에 따르면, 특정 분야의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에는 대학원만 두는 대학, 이른바 대학원대학을 설립할 수 있다. 일반적인 종합대학과 달리 학사과정을 운영하지 않고 석·박사 과정만 두는 교육기관이다. 작은 학교 오랜 잡음 서울 금천구에 위치한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이하 서불대)도 그중 한 곳이다. 재단법인 불교안양원의 이사장인 덕해큰스님이 설립했다. 2002년 9월1일 개교한 서불대는 불교학과, 상담심리학과, 심신통합치유학과 등 3개 학과로 구성돼있으며 현재 석‧박사 학위과정 입학정원은 81명이다. 학교법인 보문학원서 운영을 총괄한다. 최근 서불대가 소속 교수의 학사학위 문제로 시끄러워졌다. 부교수인 정모씨의 학사학위가 진짜인지 가짜인지를 두고 경찰 고발까지 진행되는 등 심각한 상황이 연출됐다. 문제는 정 교수의 학위 논란이 불거진 게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 2월 서불대 관계자는 정 교수를 고발했다. 고발장에는 정 교수가 지원 당시 제출한 서류에 학력 부분을 허위로 기재하고 임용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고발인은 “학사학위도 없는 교수가 석‧박사를 지도하는 엉터리 같은 상황이 우리 대학원서 자행되고 있다”며 “사실 여부를 정확히 가려 일벌백계해달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2005년 9월1일 서불대 전임강사로 신규 임용됐다. 2007년 9월1일 조교수로 승진, 2015년 3월1일 부교수가 된 이후 현재까지 재직하고 있다. 쟁점이 된 부분은 정 교수가 2005년 7월 서불대 전임강사 임용 과정서 제출한 ‘신원진술서’와 ‘교수초빙 지원서’의 학력란이다. 정 교수는 학사 부분에 학교명 ‘Buddhist and Pali University’(스리랑카 국립 팔리불교대학교), 학과명 ‘Buddhist Social Philosophy’, 전공 ‘Buddhist Social Philosophy’라고 기재했다. 수학 기간은 1992년 3월부터 1997년 2월로 1997년 1월1일에 문학학사학위를 취득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정 교수가 함께 제출한 ‘신원진술서’에 1994년 6월부터 1995년 12월까지 군대에 다녀왔다고 적은 부분이다. 스리랑카 국립 팔리불교대학서 공부한 기간과 군 복무 기간이 겹치는 것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정 교수는 1997년 1월에 스리랑카로 출국, 같은 해 3월에 입국했다. 2015년 첫 문제 제기 2021, 2022년, 올해도 기록의 모순점이 알려지면서 정 교수의 학사 학위를 검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결국 서불대 학위검증위원회는 2014년 1월부터 2015년 8월까지 정 교수의 학사학위를 검토했다. 그리고 정 교수의 학사학위에 하자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정 교수는 당시 소명서에 학사과정을 적은 스리랑카 국립 팔리불교대학교가 아닌 한국분교서 군 복무 기간에 진행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심지어 한국분교인 ‘한국불교대학’은 당시 교육부 미인가 대학이었다. 눈여겨볼 만한 대목은 보문학원 이사회의 처분이다. 보문학원은 2015년 9월2일 개최한 이사회서 정 교수의 임용 과정 중 면접위원이었던 이모 교수와 김모 교수를 중징계 조치했다. 정 교수가 스리랑카 국립 팔리불교대학교의 한국분교서 학사과정을 한 사실을 인지했지만 이를 이사회에 보고하지 않아 보문학원과 서불대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퇴직 상태였기 때문에 ‘퇴직 불문’ 처리됐다. 근무 중 문제가 발생했지만 징계 절차 전에 퇴직해 문제 삼지 않는다는 뜻이다. 또 서불대에는 기관경고 처분을 하면서도 정 교수에는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징계처분을 하지 않았다. 결론적으로 정 교수의 학위 논란에 책임진 사람은 아무도 없는 셈이다. 일단락되는 듯했던 학위 논란은 지난 2021년 재차 불거졌다. 이번에 문제된 부분은 성적증명서였다. 한국불교대학서 정 교수가 학부 과정을 진행했다는 시기와 인접한 때에 발부한 성적증명서와 그가 제출한 문서가 다르다는 새로운 의혹이 드러난 것이다. 실제 정 교수가 제출한 서류는 성적증명서가 아닌 졸업시험성적표로 확인됐다. 서불대는 ‘계약제 교수 업적평가 규정’에 따라 계약제로 임용된 교수의 계약기간을 1~3년으로 정하고 있다. 정년보장 교수(정교수) 승진 전까지 1~3년 단위로 재계약을 진행하는 것이다. 교원인사위원회가 영역별로 평가한 뒤 임용 혹은 면직을 제청하면 법인서 이를 승인하는 방식이다. 정 교수는 당시 일정 기간 단위로 계약을 새로 체결해야 하는 부교수 신분이었다. 6년 만에 바뀐 결론 서불대는 2021년 6월21일 열린 교원인사위원회서 정 교수의 부교수 임용 심의에 대해 논의했다. 그 결과 정 교수가 임용 서류에 학사학위 관련 허위 사실을 기재한 것이 면직 사유에 해당할 수 있다는 법률 자문 결과를 들어 면직을 제청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사립학교법 제58조(면직의 사유)는 ▲인사기록에 있어 부정한 채점‧기재를 하거나 거짓 증명 또는 진술을 했을 때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임용됐을 때 등의 이유로 해당 교원의 임용권자는 그 교원을 면직시킬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당시 변호사는 정 교수가 교원으로 임용될 당시 제출한 지원서에 허위 사실을 기재한 것이 사실이라면 면직 사유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자문했다. 그러면서 교원인사위원회서 심의하고 교원징계위원회의 동의가 이뤄지면 정 교수를 면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서불대 교원인사위원회는 정 교수의 면직을 보문학원에 제청했다. 이후 보문학원은 서불대 교원징계위원회에 정 교수에 대한 면직 동의를 요구하는 문서를 제출했다. 보문학원이 기재한 징계 사유는 “(정 교수가) 임용 지원 당시 교원임용지원서에 ‘스리랑카 국립 팔리불교대학 한국분교 한국불교대학’으로 표기했어야 하는 것을 당시 면접위원들과 논의해 ‘한국분교 한국불교대학’을 제외하고 ‘스리랑카 국립 팔리불교대학교’만으로 표기했다”는 것이었다. 정 교수는 “2015년 학위검증위원회서 ‘문제 없음’, 이사회서 ‘불문 처리’됐다며 항변했지만 결국 면직됐다. 흥미로운 사실은 2015년과 2021년 두 차례 걸친 검증 과정서 서불대와 보문학원 이사회는 정반대의 결론을 내렸다는 점이다. 서불대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2015년에 진행된 학위 검증이 얼마나 엉터리였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교원소청심사위원회의 판단은 또 달랐다. 보복이냐 허위냐 정 교수는 면직된 이후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면직 처분 취소 청구’를 제기했다. 교원소청심사위원회는 정 교수의 면직 처분이 위법하다며 취소한다고 결정했다. 당시 정 교수는 ▲2014~2015년 학위 검증 ▲사학비리 신고에 대한 보복성 조치 ▲면직 사유 부존재 등의 주장을 내세웠다. 2021년 1월경 서불대 전 총장 황모씨 등 일부 인사의 입시 및 학위 수여 부정, 다국어교육원 운영과 관련한 횡령 혐의 등을 교육부에 감사 요청한 것을 두고 그에 대한 보복성 조치로 면직 처분을 진행했다는 설명이다. 또 학사학위를 스리랑카 국립 팔리불교대학교서 받은 사실과 수학한 곳이 해당 학교의 한국분교라는 사실은 서로 다른 범주라고 강조했다. 공부한 곳을 지원서에 적지 않았다고 해서 학사학위를 받은 자체가 허위는 아니라는 주장이다. 교원소청심사위원회는 2014~2015년에 이뤄진 학위 검증에 대해 언급했다. 서불대가 요청한 학부‧석사 성적, 재학증명서에 대해 스리랑카 국립 팔리불교대학교가 서류를 보낸 점, 당시 면접위원이었던 김모 교수의 확인서 등을 근거로 삼았다. 김 교수는 “학사 및 석사학위에 하자가 없음을 확인했다”고 진술했다. 또 교원소청심사위원회는 학위검증위원회의 판단 자체도 문제가 없다고 봤다. 반면 문제를 제기한 쪽은 정 교수가 신규 임용 재계약 과정서 제출해야 할 서류를 내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서불대 규정에 따라 진행하는 재임용 과정서 정 교수가 그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서불대 관계자는 “사립대학 교원의 임용권은 학교법인이나 학교의 장에게 있다는 교육부의 유권해석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서불대 교원의 신규 임용 후보자는 규정에 따라 14가지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대학 졸업증명서 및 성적증명서 ▲석·박사 학위증명서·성적증명서 및 학위기 사본 ▲경력증명서 등이다. 서불대 관계자는 “정 교수는 학사(대학)학위 관련 서류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며 “특히 2005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학사 성적증명서를 누락했다”고 주장했다. 학내 결정, 외부 기관 뒤집혀 면직→복직, 재임용 1년→3년 2022년 또다시 학위검증위원회와 교원인사위원회가 잇따라 개최됐다. 정 교수를 포함한 교수 3명의 재임용을 논의하는 과정서 학위 검증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반영됐다. 학위검증위원회는 정 교수의 학사학위에 대해 다시 문제를 제기했다. 당시 회의록에 따르면 “2015년 학위검증위원회가 잘못 심의한 부분과 2015년 이후 추가로 밝혀진 부분을 참고해 재검증한다”는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서불대 교원인사위원회는 학위검증위원회의 결과를 바탕으로 정 교수에 ‘재임용 불가’를 의결했다. 보문학원은 단서 조항을 달아 ‘조건부 1년 재임용’으로 결론내렸다. 하지만 정 교수가 법인의 결정에 반발해 국민권익위원회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사안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국민권익위원회가 1년 조건부 재임용 계약을 취소하고 3년 재임용 계약을 체결하라고 주문한 것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정 교수는 서불대의 교직원 부당 채용 의혹 등을 신고한 뒤 재임용 계약기간 단축 등 불이익 조치를 받았다며 ‘신분보장등조치’를 신청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정 교수의 신고가 없었더라도 동일한 내용의 불이익 조치를 받았을 만한 정당한 사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정 교수가 2021년 2~3월에 신고한 교직원 채용 관련 문제에 대해 교육부가 징계 조치 등을 요구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후 보문학원은 정 교수와 3년 재임용 계약을 맺었다. 강의 배정, 논문지도 교수 위촉 등 국민권익위원회의 주문 사항도 처리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월에 이뤄진 경찰 고발사건 역시 ‘공소권 없음’으로 처리해 불송치됐다. 경찰은 정 교수의 업무방해 혐의에 공소시효가 만료됐다는 이유를 들었다. 업무방해 혐의의 공소시효는 7년이다. 서류 누락 진실은? 서불대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는 “정 교수는 ‘교원의 자격’ ‘신규 임용자의 제출서류’ 등 학교 규정을 무시한 채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며 “학사학위와 관련한 서류를 내면 모든 게 마무리되는데 2005년 신규 임용 때부터 19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그걸 못 내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이 문제를 학교나 법인 차원서 처리하지 못하는 게 답답하다”고 한탄했다. 정 교수의 입장을 듣기 위해 질의서를 보내고 통화를 시도했다. 정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취재에 응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학교법인 보문학원에도 질의서를 보냈지만 답변이 오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