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신문고-억울한 사람들> ④경찰과 싸우는 영양사

“찍소리 못하고 일만 했는데…”

[일요시사 취재 1팀] 박창민 기자 = <일요시사>가 연속기획으로 ‘신문고’ 지면을 신설합니다. 매주 억울한 사람들을 찾아, 그들이 하고 싶은 말을 담을 예정입니다. 어느 누구도 좋습니다. <일요시사>는 작은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일 겁니다. 네 번째 이야기의 주인공은 전의경의 식단을 담당했던 영양사들의 이야기입니다.


 
경찰이 채용한 공공운수노조의 영양사들 무기계약직 전환 시점을 앞두고 갑작스레 계약 해지 통보를 했다. 2년 동안 ‘무기계약직’ 전환만 바라보고 여자 화장실도 없는 척박한 환경에서 의경들의 식단을 짠 37명의 영양사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지난 9일 경찰청에서 1인 시위를 하는 A씨를 만났다.  
 
결국 토사구팽
 
형편없었다. 2010년 이전까지 경찰 의경 급식은 한 끼에 1940원. 식단을 담당하는 영양사도 없었다. 2011년 국정감사에서 열악하고 부실한 의경 식단이 논란이 됐다. 2013년부터 경찰은 식단 개선을 위해 전국 각 지방에 계약직 여성 영양사를 순차적으로 채용했다. 
 
A씨는 2013년 경찰에서 채용된 1기 영양사다. A씨는 하루 평균 약 300명의 의경이 먹을 식단을 담당했다. A씨는 처음 경찰 영양사로 왔을 때 “출장이 잦은 의경들의 식수 맞추기와 4명도 안되는 취사대원으로 300명의 식사를 준비하는 게 가장 힘들었다”며 “여자가 나 하나뿐이니 소외감도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경찰 신병교육대나 의경 중대 같은 경우 남자밖에 없다. 그곳에서 근무하는 일부 영양사들은 여자 화장실조차 없을 정도로 근무 환경이 열악하다.  
 
A씨가 이토록 척박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하나였다. 2년 뒤 무기계약직 전환이었다. A씨뿐만 아니라 1기로 채용된 37명의 영양사가 한결같이 바라는 것이다. 경찰도 영양사들과의 워크숍에서 이미 2년 뒤 무기계약직 전환을 약속한 바 있다. 
 

A씨는 “2년 동안 일하면서 늘 심리적으로 불안했다”며 “혹시나 ‘무기계약직이 되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라는 걱정이 항상 따라다녔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책잡히지 않기 위해 정말 열심히 일했다. 영양사가 있기 전과 후의 식단을 보면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영양사들은 항상 경찰 관계자들을 만날 때면 “언제쯤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느냐”라며 물었다. 그럴 때마다 관계자들은 “걱정 안 해도 된다”며 영양사들을 안심시켰다. 이 말을 믿고 영양사 대부분은 이곳을 평생직장으로 생각했다. 117만원의 저임금과 열악한 근무 여건을 버텼다. 무기계약직만 된다면 월급은 적지만 평생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초까지 A씨의 무기계약직 전환은 공공연한 사실이었다. 지난 4월까지도 경찰 관계자들은 1기 영양사들이 계약 만료를 앞두고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A씨는 “5월이 됐는데도 영양사들의 무기계약직 전환에 대한 말이 없었다”며 “경찰청에 면담을 요청했는데 이들이 차일피일 미뤘다”고 말했다.   
 
지난 5월8일 불안한 마음에 수도권에서 근무하는 영양사 14명은 경찰청에 찾아갔다. 경찰은 이들을 본청이 아닌 인근 호텔 회의실로 데려갔다. A씨는 “경찰 관계자가 ‘예산 확보를 못 해 6월30일 계약 해지다’고 아무렇지 않게 통보했다”고 성토했다. 이어 “예산도 없으면서 올해 초부터 무슨 배짱으로 영양사를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말했는지 궁금하다”며 울분을 토했다.  
 
정부 예산안은 지난해 12월에 나와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집행되고 있다. 경찰이 밝힌 것처럼 예산이 부족하다면 왜 지난 다섯 달 동안 영양사들에게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말했는지 의문이다. 
 
무기계약직 전환 앞두고 돌연 계약해지
일방적인 통보에 37명 영양사들 ‘눈물’
 

지난 5일 이들 영양사는 경찰의 행태를 비난하며 국회 정론관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러자 강신명 경창청장은 지난 8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해지를 통보한 37명에 대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전원 재계약하도록 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A씨는 “그걸 우리가 어떻게 믿느냐”며 “경찰은 계속 근무하려면 사직서부터 제출하고 다시 지원하라고 한다. 만일 사직서 쓰고 다시 지원해서 떨어지면 실업 급여도 못 받는다”고 성토했다. 
 
경찰이 정규직 전환을 회피하기 위해 전형적인 ‘쪼개기 계약’을 하려고 꼼수를 부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현 정부의 국정 기조에도 어긋난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서 ‘상시·지속적 업무를 한 비정규직은 2015년까지 정규직 전환을 완료하겠다’고 내세웠다. 이와 별개로 비정규직 근무자가 2년 근무하면 무기계약직이나 정규직으로 전환토록 하는 등 비정규직 보호를 골자로 하는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위배된다. 
 
또 계약 해지를 앞둔 37명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할 경우 추가로 드는 비용은 925만원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소요되는 비용은 급여 인상분과 4대 보험료, 퇴직금 등을 합해도 1인당 연간 고작 50만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경찰은 지난해 도시교통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수천억 혈세 낭비를 했다”며 “낭비할 돈은 있고 정당하게 쓸 돈은 없는 게 말이 안 된다. 영양사들을 위한 예산 확보에 노력은 했는지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어 “만일 1기 영양사들이 무기계약직이 되지 않는다면 2기들도 진퇴양난에 빠진다”고 말했다. 2기는 지난 2014년 무기계약직을 기대하고 경찰 영양사로 왔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이들 역시 고용불안을 겪을 수밖에 없다. 
 
정부 정책 역행 
 
경찰은 지난 2013년부터 올해까지 총 3기에 걸쳐 영양사를 채용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경찰은 영양사 2기까지 채용했다. 만일 이번에 1기 영양사들이 계약해지가 된다면 그 자리는 새로 채용될 3기로 채워진다.
인터뷰 말미 A씨는 한사코 자신의 이름을 밝히지 말라고 부탁했다. A씨는 혹시나 신분이 노출돼 무기계약직 전환에 불이익을 당할까 걱정했다. 어쨌든 A씨는 아직 실낱같은 희망을 붙잡고 이곳 경찰에서 오랫동안 근무하길 바랐다.    
 
공공운수노조와 새정치민주연합 을지로위원회, 경찰청 간의 협의가 진행됐으며 1기 영양사 전원에 대한고용보장, 향후 무기계약직 전환 추진 계획에 대해 긍정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min1330@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비정규직의 무기계약직 전환율
 
지난 2월23일 이재준 경기의회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정부가 기간제근로자(비정규직)의 처우 개선을 위해 법을 제정해 2년 고용 후 의무적으로 무기계약직 전환을 강제했음에도 경기도 및 31개 시·군의 최근 3년간 무기계약직 전환율이 고작 5.2%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수원(0.94%), 연천(0%), 화성(0.58%), 여주(0.13%), 의정부(0.40%), 구리(0.73%) 등은 무기계약직 전환율이 거의 0%에 가까웠다. 이에 반해 성남(235명ㆍ39.4%), 의왕(43명ㆍ19.63%), 안산(116명ㆍ12.46%), 군포(53명ㆍ11.7%), 파주(36명ㆍ10.8%), 고양(82명ㆍ10.7%), 부천(131명ㆍ8.23%) 등은 10% 또는 100명 이상 전환했다.
 

이를 성실히 수행하기 위해 무기계약직 전환 의무 조례를 제정한 곳은 경기도와 파주시뿐이다. 비정규직의 처우, 채용 등 기본 조례를 제정한 곳 2곳 등 4개 단체만이 비정규직 관련 조례를 제정하고 있어 법률 이행 의지가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창>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