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신문고-억울한 사람들> ④경찰과 싸우는 영양사

“찍소리 못하고 일만 했는데…”

[일요시사 취재 1팀] 박창민 기자 = <일요시사>가 연속기획으로 ‘신문고’ 지면을 신설합니다. 매주 억울한 사람들을 찾아, 그들이 하고 싶은 말을 담을 예정입니다. 어느 누구도 좋습니다. <일요시사>는 작은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일 겁니다. 네 번째 이야기의 주인공은 전의경의 식단을 담당했던 영양사들의 이야기입니다.


 
경찰이 채용한 공공운수노조의 영양사들 무기계약직 전환 시점을 앞두고 갑작스레 계약 해지 통보를 했다. 2년 동안 ‘무기계약직’ 전환만 바라보고 여자 화장실도 없는 척박한 환경에서 의경들의 식단을 짠 37명의 영양사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지난 9일 경찰청에서 1인 시위를 하는 A씨를 만났다.  
 
결국 토사구팽
 
형편없었다. 2010년 이전까지 경찰 의경 급식은 한 끼에 1940원. 식단을 담당하는 영양사도 없었다. 2011년 국정감사에서 열악하고 부실한 의경 식단이 논란이 됐다. 2013년부터 경찰은 식단 개선을 위해 전국 각 지방에 계약직 여성 영양사를 순차적으로 채용했다. 
 
A씨는 2013년 경찰에서 채용된 1기 영양사다. A씨는 하루 평균 약 300명의 의경이 먹을 식단을 담당했다. A씨는 처음 경찰 영양사로 왔을 때 “출장이 잦은 의경들의 식수 맞추기와 4명도 안되는 취사대원으로 300명의 식사를 준비하는 게 가장 힘들었다”며 “여자가 나 하나뿐이니 소외감도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경찰 신병교육대나 의경 중대 같은 경우 남자밖에 없다. 그곳에서 근무하는 일부 영양사들은 여자 화장실조차 없을 정도로 근무 환경이 열악하다.  
 
A씨가 이토록 척박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하나였다. 2년 뒤 무기계약직 전환이었다. A씨뿐만 아니라 1기로 채용된 37명의 영양사가 한결같이 바라는 것이다. 경찰도 영양사들과의 워크숍에서 이미 2년 뒤 무기계약직 전환을 약속한 바 있다. 
 

A씨는 “2년 동안 일하면서 늘 심리적으로 불안했다”며 “혹시나 ‘무기계약직이 되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라는 걱정이 항상 따라다녔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책잡히지 않기 위해 정말 열심히 일했다. 영양사가 있기 전과 후의 식단을 보면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영양사들은 항상 경찰 관계자들을 만날 때면 “언제쯤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느냐”라며 물었다. 그럴 때마다 관계자들은 “걱정 안 해도 된다”며 영양사들을 안심시켰다. 이 말을 믿고 영양사 대부분은 이곳을 평생직장으로 생각했다. 117만원의 저임금과 열악한 근무 여건을 버텼다. 무기계약직만 된다면 월급은 적지만 평생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초까지 A씨의 무기계약직 전환은 공공연한 사실이었다. 지난 4월까지도 경찰 관계자들은 1기 영양사들이 계약 만료를 앞두고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A씨는 “5월이 됐는데도 영양사들의 무기계약직 전환에 대한 말이 없었다”며 “경찰청에 면담을 요청했는데 이들이 차일피일 미뤘다”고 말했다.   
 
지난 5월8일 불안한 마음에 수도권에서 근무하는 영양사 14명은 경찰청에 찾아갔다. 경찰은 이들을 본청이 아닌 인근 호텔 회의실로 데려갔다. A씨는 “경찰 관계자가 ‘예산 확보를 못 해 6월30일 계약 해지다’고 아무렇지 않게 통보했다”고 성토했다. 이어 “예산도 없으면서 올해 초부터 무슨 배짱으로 영양사를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말했는지 궁금하다”며 울분을 토했다.  
 
정부 예산안은 지난해 12월에 나와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집행되고 있다. 경찰이 밝힌 것처럼 예산이 부족하다면 왜 지난 다섯 달 동안 영양사들에게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말했는지 의문이다. 
 
무기계약직 전환 앞두고 돌연 계약해지
일방적인 통보에 37명 영양사들 ‘눈물’
 

지난 5일 이들 영양사는 경찰의 행태를 비난하며 국회 정론관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러자 강신명 경창청장은 지난 8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해지를 통보한 37명에 대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전원 재계약하도록 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A씨는 “그걸 우리가 어떻게 믿느냐”며 “경찰은 계속 근무하려면 사직서부터 제출하고 다시 지원하라고 한다. 만일 사직서 쓰고 다시 지원해서 떨어지면 실업 급여도 못 받는다”고 성토했다. 
 
경찰이 정규직 전환을 회피하기 위해 전형적인 ‘쪼개기 계약’을 하려고 꼼수를 부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현 정부의 국정 기조에도 어긋난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서 ‘상시·지속적 업무를 한 비정규직은 2015년까지 정규직 전환을 완료하겠다’고 내세웠다. 이와 별개로 비정규직 근무자가 2년 근무하면 무기계약직이나 정규직으로 전환토록 하는 등 비정규직 보호를 골자로 하는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위배된다. 
 
또 계약 해지를 앞둔 37명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할 경우 추가로 드는 비용은 925만원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소요되는 비용은 급여 인상분과 4대 보험료, 퇴직금 등을 합해도 1인당 연간 고작 50만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경찰은 지난해 도시교통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수천억 혈세 낭비를 했다”며 “낭비할 돈은 있고 정당하게 쓸 돈은 없는 게 말이 안 된다. 영양사들을 위한 예산 확보에 노력은 했는지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어 “만일 1기 영양사들이 무기계약직이 되지 않는다면 2기들도 진퇴양난에 빠진다”고 말했다. 2기는 지난 2014년 무기계약직을 기대하고 경찰 영양사로 왔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이들 역시 고용불안을 겪을 수밖에 없다. 
 
정부 정책 역행 
 
경찰은 지난 2013년부터 올해까지 총 3기에 걸쳐 영양사를 채용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경찰은 영양사 2기까지 채용했다. 만일 이번에 1기 영양사들이 계약해지가 된다면 그 자리는 새로 채용될 3기로 채워진다.
인터뷰 말미 A씨는 한사코 자신의 이름을 밝히지 말라고 부탁했다. A씨는 혹시나 신분이 노출돼 무기계약직 전환에 불이익을 당할까 걱정했다. 어쨌든 A씨는 아직 실낱같은 희망을 붙잡고 이곳 경찰에서 오랫동안 근무하길 바랐다.    
 
공공운수노조와 새정치민주연합 을지로위원회, 경찰청 간의 협의가 진행됐으며 1기 영양사 전원에 대한고용보장, 향후 무기계약직 전환 추진 계획에 대해 긍정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min1330@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비정규직의 무기계약직 전환율
 
지난 2월23일 이재준 경기의회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정부가 기간제근로자(비정규직)의 처우 개선을 위해 법을 제정해 2년 고용 후 의무적으로 무기계약직 전환을 강제했음에도 경기도 및 31개 시·군의 최근 3년간 무기계약직 전환율이 고작 5.2%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수원(0.94%), 연천(0%), 화성(0.58%), 여주(0.13%), 의정부(0.40%), 구리(0.73%) 등은 무기계약직 전환율이 거의 0%에 가까웠다. 이에 반해 성남(235명ㆍ39.4%), 의왕(43명ㆍ19.63%), 안산(116명ㆍ12.46%), 군포(53명ㆍ11.7%), 파주(36명ㆍ10.8%), 고양(82명ㆍ10.7%), 부천(131명ㆍ8.23%) 등은 10% 또는 100명 이상 전환했다.
 

이를 성실히 수행하기 위해 무기계약직 전환 의무 조례를 제정한 곳은 경기도와 파주시뿐이다. 비정규직의 처우, 채용 등 기본 조례를 제정한 곳 2곳 등 4개 단체만이 비정규직 관련 조례를 제정하고 있어 법률 이행 의지가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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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